카테고리 보관물: 미디어/사례

디자인에 접목되는 행동경제학: 습관의 의미

A.G. 래플리 P&G 전 회장과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의 로저 L. 마틴 학장은 디자인의 비즈니스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북미의 절친 콤비다. 래플리 회장은 마케팅사관학교로 불리던 P&G를 디자인 파워하우스로 변신시켜서 다양한 신제품을 성공시킨 사람이고, 마틴 학장은 토론토대 경영대를 혁신컨설팅이 가능한 비즈니스디자인 교육기관으로 변신시킨 사람이다. 이전까지의 토론토대 경영대는 파생상품의 대가인 존 헐 교수가 있던 파이낸스 중심이었다.

래플리와 마틴 두 사람은 전통적인 마케팅과 전략의 대안으로서 고객의 근본적인 니즈를 찾는 디자인을 주장해 왔다. 흥미롭게도 이번 글에서는 고객의 니즈 변화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서 혁신적인 제품을 추구하는 대신, 고객의 습관 자체를 추구할 것을 주장했다. 이 주장의 근거로 인스타그램과 마이스페이스를 들었으며,유니레버는 실패하고 페이스북, P&G의 타이드 세제가 성공한 이유도 습관의 시작이 되는 익숙함이라 말했다. 이들은 익숙함을 습관으로 만들고(필수원칙 2), 이를 강화하는 브랜드 확장(필수원칙 3)과 커뮤니케이션 전략(필수원칙 4)을 수행하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가 형성된다고 결론을 맺었다.

흥미롭게도 본 글에서는 익숙함, 역치, 직관, 처리 유창성, 중독 등 심리학과 경제학이 접목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용어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과 전략의 대안으로 디자인을 받아들인 저자들이 이제는 대니얼 카너먼, 리처드 탈러, 댄 에리얼리 등으로 대표되는 행동경제학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블링크>를 쓴 맬컴 글래드웰 같은 사람을 통해서 그 학문적 성과가 외부에 많이 알려졌다. 이제는 습관을 만드는 신상품 개발 모델이 연구될 만큼 실무에 접목되는 속도가 빠르다. 이는 니르 이얄과 라이언 후버가 펴낸 <훅>이라는 책에 잘 나와 있다.

그럼 래플리와 마틴이 쓴 아티클을 심도 있게 살펴보자.

 

 

1. (기획자/마케터에게) ‘소비자가 습관을 형성하게 하라는 ‘시장이나 제품 대신 사람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2. (디자이너에게) ‘습관을 강화하라는 말은 분석이 아니라 직관적인 대안이다.

3. (행동경제학자들에게) 습관 형성과 강화에 필요한 것은 ‘익숙함’뿐이 아니다.

<사례 1>
우리는 종종 감정을 듬뿍 실은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술 취해서 ‘업된’ 상태에서 낮에 혼난 상사에게 화풀이하는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기분이 ‘센치’해진 밤에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고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이 맑아진 다음날에는 보낸 메일을 취소할 수가 없다. 이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지메일Gmail 엔지니어였던 존 퍼로 Jon Perlow는 공학적 해결책 대신 메일을 작성하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메일 고글스 Mail Goggles라는 기능을 2008년에 선보였다. 이 기능을 켜놓은 상태에서 메일을 작성하면, 보내기 버튼을 눌러도 곧바로 전송되지 않는다. 그 대신 사칙연산 문제 5개가 들어있는 화면이 등장하면서 제한시간 60초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정답을 모두 맞히고 다시 한번 보내기 버튼을 눌러야만 비로소 메일이 전송된다. 메일고글스는 산수 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메일을 쓰면서 뜨거워졌을지도 모르는 본능을 끄고 차가운 이성을 켜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카네기멜런대 조지 로웬스타인 George Loewenstein 교수가 진행하는 본능에 관한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이 기능은 특히 알코올 등의 작용으로 본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토요일 오전 4시까지 많이 사용되었고 2012년에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 많은 지메일 사용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지메일의 엔지니어는 비합리성을 ‘차단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결론: 습관은 강력하다

저자들은 디자인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서 기업의 전략과 한 몸이 되기(align) 위해서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주력으로 하는 행동경제학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듯싶다. 즉, 끝없이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이를 무시해도 괜찮다는 주장을 통해서, 자신들의 기존 주장, 즉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더욱 정교화하고 있다. 저자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앞으로 경영학, 마케팅 분야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이 디자인과 행동경제학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의 인사이트를 더욱 많이 받아들여서, 영역에 상관없이 풍부하고 정교한 비즈니스 개선의 기회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또한 본능, 자기관리,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 미래의 감정에 대한 예측 등 다양한 종류의 비합리성을 파고드는 행동경제학을 이해해서 가정이나 직장 또는 사회에서도 더 나은 의사결정이 유도되기를 기대한다.

 

 

택시몰고 노숙하고 구걸하는 기자들 – 경험시대 발맞춘 체험기사 봇물…“마케팅 기능 점점 고도화”

이벤트나 공간, 실험영상 등을 통한 기업들의 경험마케팅은 이제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았다. 다만, 경험시대는 기업들 사이에서만 부각되는 키워드는 아니다. 언론계에서도 부쩍 ‘체험저널리즘’을 표방한 콘텐츠가 나타나고 있다.

체험저널리즘은 기자가 직접 특정 직업이나 이슈에 뛰어들어 현장분위기와 체험을 르포 형태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어찌 보면 기업의 간접경험 전달과 비슷하지만 기자가 직접경험의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보도자료만으로도 기사 하나 뚝딱 만드는 시대에서 ‘발로 뛴다’는 언론의 기본으로 돌아간 셈이다. 체험저널리즘은 언론사의 무분별한 난립과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어뷰징의 홍수 속에서 차별화를 위한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보다 생생한 현장감을 무기로 뉴스소비자들의 눈을 끌기 위한 노력이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일반적인 기사문법과는 다르기 때문에 (뉴스) 수용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며 “잘 만들어졌다면 언론사의 브랜드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활밀착형 기사가 다수인지라 브랜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의 진보도 체험형 기사를 양산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김 연구위원은 “취재 기자재나 통신망의 발전도 간접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아무래도 기자재가 소형화되면 즉각적인 기사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합법적이라는 전제만 있다면 최근 등장하는 체험저널리즘은 직업과 상황을 가리지 않는다. 명절시즌 택배기사부터 지하철 천장 청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극한직업을 체험하는 기자들이 점점 늘고 있다.

체험형 기사들이 수없이 쏟아지는 형국이지만 눈에 띄는 케이스들은 있다. <중앙일보>의 박민제 기자는 택시기사 체험에 나섰다. 지난 4·13 총선 당시 승객들로부터 생생한 민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였다. 4년 전 취재 목적으로 취득한 택시면허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는 ‘예비아빠’라는 개인사를 살려 만삭체험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장비를 착용하고 일주일간 생활하면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기사를 지난달 내놓았다. <한겨레> 이정국 기자는 ‘웃픈’ 체험기사로 화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SPA 브랜드 H&M과 명품 브랜드 발망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현장에서 노숙을 한 것. 자칭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이 기자는 오픈을 기다리는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사이즈에 맞지 않는 옷까지 구입했다. 그야말로 생고생에 돈 낭비였지만 독자들의 큰 주목을 받은 만큼 수고가 아깝지는 않았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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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에 그치는 체험기를 떠나 장기기획으로 용감하게 승화시킨 이들도 있다. 지난해 1월부터 약 한 달간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를 연재한 <서울신문> 특별기획팀 기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해당 리포트는 교육, 육아, 주거 등의 소주제를 나누고 상위 1% 부유층과 절대빈곤층의 라이프스타일을 극명하게 대비시켰다. 특히, 남녀기자가 각각 걸인의 하루와 최고급 호텔스위트룸을 경험하고 비교한 기사는 언론계의 큰 화제를 모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당시 팀장을 맡았던 김상연 기자는 “1면부터 3면에 걸쳐서 나간 기획이었는데 독자는 물론 타사 기자들에게도 연락이 올 정도였다”고 전했다. ‘빈부리포트’는 지난 4월 신문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획탐사보도 부문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신문기사로는 보기 드물게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이들이 후속작으로 내놓은 ‘아날로그&디지털 리포트’는 스마트폰, PC와의 단절을 통해 디지털 금단현상을 경험하는 체험저널리즘의 형태로 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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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체험저널리즘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신선도가 다소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별다른 아이디어 없이 지면을 위한 체험에 국한되는 기사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상연 기자는 “기자가 왜 체험을 해야 하는지도 몰라서는 곤란하다”며 “독자들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주제로 다가가야 한다. 시선을 끌기 위한 단순한 재미 이상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위근 연구위원은 또 다른 관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장점도 많지만 저널리즘 윤리를 위반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기자의 주관적 경험에 기반한 기사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 경험 넘어 아이덴티티와 참여 시대로

마케팅과 PR, 광고, 언론 영역까지 아우르는 경험시대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게 될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니라는 데 입을 모은다. 이미 ‘경험’이라는 단맛을 본 소비자들이 과거처럼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대상이 될 이유는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경험시대는 새로운 소비자 패턴을 가능케 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고 만지는 경험 이상으로 소비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큰 역할을 하게 되는 ‘참여형 마케팅’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이 기업에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제품 개선에 참여하는 등의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는 경험의 다음 단계로 ‘아이덴티티’를 제시하며 “유행을 쫓아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이 연애라면 아이덴티티 브랜딩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결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백년가약을 맺을 자격이 된다면 이는 소비자의 삶의 일부가 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통적인 마케터들의 역할 축소를 예견했다. 주 교수는 “마케팅을 연구한 이들보다는 공간을 창출한 경험을 가진 아티스트, 혹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마케팅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마케팅의 기능이 점점 고도화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존 마케터들의 역할은 고객과의 접점을 마련하는 전략 설정에 국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주 교수는 “예전에는 마케터가 소비자를 불렀다면 이제는 소비자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공간을 찾아가게 된다”며 “점점 더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 (VR같은) 가상공간까지 이르게 될 것 같다. 자신이 좋아하는 경험을 완벽하게 세팅한 공간을 찾는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체험저널리즘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위근 연구위원은 “(뉴스) 수용자의 관심사는 다양해지고 있지만 시공간의 제약으로 이를 모두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체험형 기사에 대한 요구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언론사 입장에서도 ‘브랜디드 콘텐츠’ ‘네이티브 광고’ 등을 통해 수익과 연동될 수 있으므로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여기에 VR 등 경험형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보급은 체험형 기사 진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공간에 심는 경험마케팅, 라이프스타일로 침투. 브랜드 연관성 흐릿해도 무방, ‘키워드’ 존재해야

공간을 활용한 경험마케팅은 브랜드 가치를 보다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좋은 무대가 된다. 플래그십 스토어나 체험관도 일종의 공간마케팅으로 볼 수 있지만 문화나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하는 시도가 각광받는 추세다. 소비자의 삶속에 자연스럽게 침투하고자 하는 의도다.

ms-store국내 공간마케팅의 선두주자는 단연 현대카드다. 디자인, 여행, 음악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테마로 한 라이브러리들을 잇달아 오픈하고 소비자들을 맞이했다. 최근에는 ‘바이닐&플라스틱’이라는 음반 매장을 개설하기도 했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세분화하고 이에 걸맞은 경험마케팅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대카드는 다소 딱딱한 금융업의 이미지를 벗어나 젊고 감각적인 브랜드로 각인되고 있다.

매일유업은 올 봄 전북 고창군에 농촌형 테마공원 ‘상하농원’을 오픈했다. 자연 그대로의 식재료를 체험하면서 건강한 먹거리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식품회사라는 특성을 살려 최근 주목받는 전원라이프에 최적화된 공간마케팅을 시도한 경우다. 단지 공간만 마련한 것은 아니다. 농원을 배경으로 예비신혼부부에게 웨딩 촬영기회를 제공하는가하면 ‘어린이 북 페스티벌’을 통해 책 만들기를 체험하도록 했다. 특히, 어린이는 장기 충성고객으로 발전할 잠재성이 있기에 기업에게는 두말 할 나위없는 마케팅 타깃이 된다.

‘도대체 왜?’라는 의문이 남는 공간마케팅도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5월 서수원점 옥상에 풋살장을 개설하고 지역주민들에게 이를 개방했다. 공간마케팅과 지역사회공헌을 접목한 셈이다. 구장 주변에는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잔디길을 조성했다.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이 가드닝을 즐길 수 있도록 매장 안에 텃밭을 꾸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저마다 장르와 방법은 다르지만 이러한 공간마케팅은 단 하나의 본질적인 공통점을 지닌다. 자사와 별다른 연관성을 갖지 않아도 일단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해줬다는 의미다. 굳이 제품판매를 위한 무리한 접근도 하지 않는다. 소비자와 즐겁게 만나는 접점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각지 않았던 다양한 체험공간을 제시하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언급했다.

물론, 단순한 호의에서 놀이터를 만들어 준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자연스레 브랜드 충성도 강화로 연결시키겠다는 속내가 담겨있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는 “소비자들이 자사 공간에 오래 머문다는 것은 상품을 소개할 수 있는 접점이 늘어난다는 이야기”라며 “당연히 세일즈 효과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간마케팅은 곧 이미지 마케팅으로도 치환된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간 자체가 가진 이미지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덧씌워지는 효과가 있다”며 “똑똑하게 공간을 활용하면 좋은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마케팅 공간이 제품이나 브랜드와 흐릿한 연관성을 갖는다고 해도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흐릿하더라도 연관성이 되는 키워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주재우 교수는 “두부를 파는데 최첨단 테크노밸리에서 공간마케팅을 하는 것이 어울리겠느냐”고 반문했다.

경험마케팅에도 반드시 고도화된 전략은 따른다. 한상린 교수는 선택과 집중을 당부했다. 그는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접점이 이뤄지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면 초점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며 “소비자가 느끼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으므로 임팩트 있는 경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장순 대표는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만을 꾀한다면 ‘믿음의 근거’가 사라지게 된다. 진정성 있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구매 이전부터 구매 이후까지의 소비자 경험여정을 파악해야 한다. 이를 세밀하게 관찰해서 어떤 터치포인트가 존재하는지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그렇게 하다보면 경험과정이 조금씩 다른 소비자층을 세분화시켜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소비자는 ‘척’이 아닌 ‘접’에 끌린다. 단순체험 넘어 ‘브랜드 가치’ 전달하는 경험 마케팅

신뢰의 상징 OO기업에서 이번에 신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우리 제품에는 OO이라는 최첨단 기술이 담겨있습니다.’ ‘한번 써보시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apple-store지난 수십 년간, 어쩌면 지금까지도 계속 쏟아져 나온 광고·마케팅 메시지는 소비자에게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인지시키거나 장점을 어필하는 것이 지상목표였다. 이를 마땅히 검증할 방법이 없었던 소비자들은 그럭저럭 믿으며 지갑을 열 수 밖에 없었다. ‘고객은 왕’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기업의 메시지가 소비자의 경험보다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었다.

ICT 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되면서 전세는 역전됐다. 인터넷과 모바일, SNS 등이 상용화되면서 개개인이 감당 못할 만큼 수많은 정보들이 쏟아졌다.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갖가지 정보를 찾아보는 수많은 길이 열렸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집단지성 시스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막강한 정보력으로 무장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에 의존하지 않게 됐다. 부풀리기식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염증과 불신이 차곡차곡 쌓여온 결과였다.

이와 관련,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메시지는 소비자들에게 식상함을 준다. ‘믿을 수 있을까’ ‘내가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의지가 더 큰 신뢰를 준다”고 소비 심리의 기저를 짚었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는 “이전의 모든 마케팅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 기본 전제로 깔고 있는 요소는 ‘인지도’였다. 표면적 차별화를 위해서만 마케팅을 하다 보니 ‘우리가 최고’라고 호도해온 경향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제 소비자들은 자신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구매의 절대적인 지표로 삼고 있다. 과다경쟁시대에 생존을 모색해야 할 기업의 광고나 마케팅도 자연스럽게 이같은 변화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 경험의 장을 마련해주는 전략을 채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대표는 “인지도를 쌓는다고 해도 (경험시대에는) 친숙도와 선호도, 구매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제품에 대한 지식을 늘리는 경험마케팅이 고안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제 경험은 마케팅의 필수요소가 됐다고 봤다. 그는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입할 때 소비자들은 A제품과 B제품을 비교하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카테고리의 교통수단과 비교한다”며 “소비자 경험을 마케팅의 기본 단위로 생각하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기업들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마케팅 분야에서 경험을 중시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배경이다. 일례로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지난 9월 삼성 ‘청춘문답’ 강연에서 “과거의 마케팅 키워드는 ‘~척’이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이제는 실제 경험 없이 소비자들이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 브랜드의 진정성과 신뢰성 높이는 강력한 수단

소비자 행동변화에 따른 필연적인 선택이라지만 경험마케팅이 기업에 가져다주는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최장순 대표는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려면 이를 믿을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경험마케팅은 설득시키는 한편, ‘믿어야 할 이유(reason to believe)’를 강화시킬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한상린 교수는 “소비자에 대한 진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효과가 훨씬 더 즉각적이고 깊게 나타난다”면서 “소비자 자신이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에서 보면 단기간에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험이란 개념이 최근에서야 마케팅에 도입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지금도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식이나 시음은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고전적 마케팅 기법이다. 옷을 구입하기 전에 입어본다던가, 전자제품을 구동해보는 방식의 순간적 경험도 일반화돼 있다. 하지만 이를 본격적인 경험이라고 지칭하기에는 어딘가 모자란 측면이 있다. 한상린 교수는 “과거에는 피상적인 체험에만 머물렀지만 지금은 제품을 깊이 있게 파악하고 직접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자사제품들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집대성해놓은 기업의 플래그십 스토어나 팝업 스토어, 체험관 등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업계에서는 자사의 제품을 실제 스포츠나 레저 활동에서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레슨 형식의 마케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엠리밋의 ‘워터플레이 원데이 클래스’가 대표적이다. 참여자들이 한강에 모여 전문강사로부터 수상스키, 카약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수상스포츠를 배우고 체험하는 형식이다. 단지 매장에서 제품만을 착용해보는 일차원적인 체험이 아니라 실제 활동에서 심도 있게 경험하게 한 것이다.

소비재가 아닌 서비스의 경우 직접적인 경험마케팅이 쉽지 않다. 체험 자체가 구매와 다름없기 때문. 그러나 이들도 색다른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네덜란드의 항공사인 KLM은 자사 항공기의 1등석이 편안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공항로비에 이를 설치했다. 이 자리에서 편안하게 몸을 누인 승객에게는 항공권을 선물로 증정하기도 했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8월 시큐리티 업계 최초로 자사의 서비스와 기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홍보관을 개설했다.

최근 불고 있는 경험마케팅 열풍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가치까지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최장순 대표는 “브랜드에는 제품 이상의 요소가 담겨 있기 때문에 보다 고도화된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해당 브랜드의 정신을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요소로 접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아빠&딸 드라이빙 투어’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아빠가 직접 딸에게 운전 노하우를 가르치고 함께 교외드라이브에 나서는 프로그램이다. ‘여성운전자의 안전운전’을 위한 브랜드의 노력을 각인시키면서 자연스럽게 자사 차종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가족애’라는 긍정적 이미지가 브랜드에 덧씌워지는 효과도 거뒀다.

페스티벌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전파에 나서는 케이스도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 7월 유명 래퍼들이 참가하는 ‘언더브릿지 비츠 파티’를 열었는데 카스(Cass)의 브랜드 이미지인 역동성과 활력을 여기에 투영했다. 물론, 자사 제품을 마실 수 있는 바(Bar)도 잊지 않았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예쁘긴 한데 비싸고 복잡하대요” 스마트 홈을 향한 시행착오… 교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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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SK텔레콤이 기획/설계하고 SK브로드밴드가 판매한 셋톱박스 ‘비박스(B box)’는 여러 모로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외형부터 고급스러운 조명등 이미지였고 리모콘에도 터치스크린과 충전식 배터리가 제공됐다. 홈 모니터링, 화상전화 등 ‘스마트 홈 허브’ 기능도 추가됐다. 하지만 출시 첫해부터 디자인은 전통적인 셋톱박스의 형태로 되돌려졌고 브랜드는 서서히 사장됐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파격적 디자인에 따른 단가 상승, 발열, 안전 우려 등 제조 측 면에서의 어려움
2. 회사 내부의 다른 프리미엄 제품과의 경쟁
3. 고급 소비자 접점 확보의 어려움과 유통채널의 차별화 부재

평균에 저항하라

2009년 여름, 캐나다에서 한창 박사과정 중일 때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자동차를 사야 했다. 돈이 많지 않았던 나는 싸고 예쁘면서 유지비가 적게 드는 중고차를 원한다는 어려운 요구를 했고, 딜러는 경매 물품으로 나온 자동차 2대를 제안했다. 하나는 수많은 중고차 구매자가 평균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깔끔한 폭스바겐이었고, 다른 하나는 약 10년 동안 12만 킬로미터를 달려서 유지비가 많이 들 것이 분명한 아우디였다.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눈길에서 더 안전할 것 같은 아우디를 선택했다. 부디 고장 나지 말라고 엔진 소리를 본 뜬 ‘붕붕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고, 겨울에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손 세차도 하면서 사랑을 듬뿍 쏟았다. 이후 붕붕이는 캐나다 동부의 폭설을 헤치며 나의 삶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수없이 제공했다. 이처럼 평균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는 선택은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경영 현장에서도 혁신을 일으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Aeron chair_Herman Miller

1992년 허먼 밀러가 고용한 빌 스텀프(Bill Stumpf)와 돈 채드윅(Don Chadwick)은 기존 의자와 다른, 인체 공학적으로 완벽한 의자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완성된 의자는 고탄성 카본 프레임을 사용한 결과 ‘선사시대의 거대한 곤충 뼈’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근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초기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조금 편안하긴 하지만 너무 못생겼다는 반응을 얻었다. 초기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개선한 후, 이 의자는 편안함의 척도에서는 10점 만점에 8점까지 다다랐으나 예쁨의 척도에서는 6점에도 도달하지 못할 만큼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편안함과 예쁨은 상관관계가 높게 나오기에 이러한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에 실시한 전문가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은 이 의자가 어떤 부분에서 기존의 의자와 다른지 이해했지만, 실제 구매를 결정하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나 인체 공학 전문가들은 대부분 못생겼다는 이유로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먼 밀러는 좋아하는 응답자와 싫어하는 응답자의 점수를 합쳐 평균을 낸 뒤 그에 따라 의자를 바꾸는 대신, 본능을 믿고 그대로 출시했다. 그 결과 에어론(Aeron)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 의자는 1990년대 후반 허먼 밀러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의자로 선정되었다. 이후 약 7백만 개가 판매되었고, 지금도 17초에 한 대씩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흥미롭게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된 이후 추가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예쁨에서도 8점을 받았다.

 

Resolve_Herman Miller

허먼 밀러는 2000년대 들어서는 의자를 벗어나 사무용 가구에 도전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편안하게 업무를 보는 동시에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4각형 박스(Cubicle) 형태가 아닌 5각형 벌집(Honey comb) 형태의 혁신적인 사무실 가구를 생각해냈다. 색다른 접근법을 검증받기 위해서 가상으로 사무실을 만든 뒤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을 땐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나뉘면서 평균적으로는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허먼 밀러의 리서치 디렉터인 짐 롱(Jim Long)은 조사 결과를 “건설적으로 거부(Constructive rejection)”한다면서 프로젝트를 변화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사람들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이유 모두가 ‘새롭다’는 동일한 사실에 기반한다는 점을 알아낸 뒤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우리의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면 혁신적이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 사무용 가구는 리졸브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같은 해 네오콘(NeoCon) 금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또 다음 해에는 경쟁사가 카피 제품을 출시하는 등 사무용 가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처럼 일상생활이나 경영 현장에서 평균을 거부하면 색다른 결정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의도적으로 평균을 거부하는 경우 뒤따르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본인이 져야 한다. 붕붕이 자동차는 타이밍 벨트도 직접 교체해야 했고, 아무도 없는 시골길에서 점화플러그가 망가져서 차가 멈추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책임이 어쩌면 당신의 인생에 풍미를 더해줄 수도 있다.

 

 

고객등급 매기는 ‘불평등 마케팅’… 자칫하면 역효과

해외여행은 즐겁지만 여행지까지 가는 비행은 괴롭다. 비행기를 타려면 번거로운 출국 수속과 보안 검사를 받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려야 한다. 탑승 후에는 좁은 기내 통로를 지나 불편한 의자에 몸을 구겨 넣어야 한다. 주변 승객이 갑자기 의자를 움직이거나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참아야 한다. 스트레스를 못 이겨 기내에서 사고를 치는 사람도 나온다.

토론토대와 하버드대가 최근 공동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비행 중 승객의 정신 상태는 비행기 안의 사회적 구조에서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좌석 등급이 나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이 자제력을 잃기 쉽다.

Seat

 

연구진은 어느 대형 국제 항공사의 비행 기록 수백만 건을 분석했다. 등급 구분 없이 3등석(이코노미석)만 있는 여객기는 1000회 비행당 평균 0.14건의 기내 난동이 있었다. 그런데 1등석부터 3등석까지 좌석이 구분돼 있는 여객기는 1000회당 기내 난동이 1.58건으로, 이코노미 전용 비행기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많았다.

특히 탑승구가 비행기 앞쪽에 있어서 3등석 승객이 1, 2등석 승객들 사이로 지나가야 하는 경우 기내에서 말썽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높았다. 3등석 승객만 짜증을 내는 게 아니다. 1, 2등석 승객 역시 3등석 승객과 접촉이 많을수록 기내에서 사고를 칠 확률이 올라갔다. 특히 승무원이나 옆자리 승객 등 타인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는 비율은 1, 2등석 승객이 3등석 승객보다 훨씬 높았다.

사람은 자신이 어떤 사회에서 상위 계층이나 하위 계층에 속한다는 걸 느끼는 순간 생각과 감정과 행동이 크게 바뀐다. 비행기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넓은 임원실 바로 옆에 일반직원용으로 좁은 칸막이 자리를 마련해 놓은 회사나, 영화가 잘 보이는 좋은 좌석에는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맨 앞줄에만 할인을 해주는 영화관 같은 곳에서도 사회적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 돈을 더 쓰게 만들려고 일부러 불평등을 자극하는 마케팅 기법에는 언제나 사건사고의 위험이 따른다는 점을 명심하자.

 

 

액체가 아닌 종이로 섬유 유연제 시장 1위를 차지한 LG 생활건강 샤프란 아로마 시트

Problem

피죤 vs. LG 생활건강 샤프란

1978년, 피죤이 처음으로 섬유유연제 시장에 등장 / 당시 주요 섬유 소재였던 나일론, 폴리에스터의 정전기를 줄여주며 좋은 향을 낼 수 있도록 함 / 1979년, LG생활건강이 샤프란 제품으로 섬유유연제 시장 진출 (후발주자) / 시장 1위 탈환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생활용품 시장의 특성 상 판도가 쉽게 변하지 않음 / 2009년까지, 32년동안 피죤은 시장 선도자우위를 바탕으로 섬유유연제 시장 1위를 굳건히 지킴.

 

LGcare

 

피죤

제품의 기본속성에 머무른 고민 / 더 좋은 향을 내기 위한 고민, 더욱 옷감을 부드럽게 하고, 정전기 방지 기술 등을 위한 노력 / 하지만, 근본적으로 제품 별 기능 간 차이가 크지 않음 / 프로모션, 광고 및 판촉 위주의 경쟁, 가격경쟁력 등 기존 마케팅 기법에 의존

샤프란 

ʹ관찰ʹ을 통한 고객의 Hidden needs를 파악 / 2007년 소비자 관찰조사 실시(샤프란 마케팅 팀), 아래와 같은 Insight를 얻게 됨.

  1. 실제로 대부분의 섬유유연제를 구매하는 고객은 여성
  2. 제품이 여성고객에게 지나치게 무거워 불편함을 야기: 마트 진열대에서 제품을 꺼낼 때, 제품을 카트에 담을 때, 차에 실을 때, 실제로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며 빨래 할 때 (너무 무거워 따르다가 벌컥 쏟아버림)
  3. 액상유연제의 경우 적정량의 계량이 어려움

샤프란 아로마시트 개발 : 편의성의 혁신 / 기존 제품 콘셉트에서 벗어난 새로운 제품 – 휴지처럼 한 장씩 뽑아 쓰는 형태 / 무게가 가벼울 뿐 만 아니라, 한 번 세탁 시 한 장을 넣는 등 계량의 어려움 문제를 해결 / 이후 액체 섬유유연제 대안으로, 10배 고농축 제품을 내놓기도 함.(2010년)

결과 

2010년, 32년만에 샤프란이 피죤을 제치고 섬유유연제 시장 1위 자리 차지 / 시장 점유율: 샤프란 40%, 피죤 22.5%, P&G 다우니 20% (닐슨코리아, 2014년 8월 기준) 2400억원 시장규모

 

Written by 방한결, 최세계, 이수정, 민동오, 조준희 | 디자인 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리브랜딩을 위한 무한도전의 Flexible identity 디자인

무한도전의 리브랜딩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005년 시작이래, 현재까지 방영되고 있는 국내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이다.하지만 무한도전이 처음부터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은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은 2005년 4월‘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 내 한 코너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최초 방송되었다. 무모한도전은 황소와의 줄다리기 등 정말 무모한 도전을 하였는데,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폐지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랬던 무모한도전은 김태호PD가 연출을 맡으며 환골탈태하기 시작한다.김태호PD는 국내 예능프로그램 최초로 플렉서블아이덴티티 디자인(Flexible Identity Design)를도입하여 무한도전을 리브랜딩(Rebranding) 하였다.

Challenge

 

프로그램 기획의 재구성

무모한 도전에서 무한도전으로 리브랜딩되며, 기획 방식에서변화가 있었다. 무모한 도전 당시 기획 방식은‘대결’ 이라는 틀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의 틀과 컨텐츠가 매회 변하는 유연한(Flexible) ‘무형식의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그 밖에도 무한도전 멤버들이 기획한 프로그램들이 방영되고, 기획과정에서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여 시청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기획되기도 하였다.

 

무한도전의 캐릭터

캐릭터 면에서도 플렉서블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무한도전은 고정 캐릭터의 지속적인 확장과 변화를 통해 무한도전이라는 브랜드를 디자인하였다. 무모한도전에서는 출연자들이 자주 바뀌어정체성을 형성하기 어려웠지만, 무한도전은 고정된 출연진들이 일정한 이미지와 정체성을 형성한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의 고정된 출연진 내에서 캐릭터는 확장되며 변화한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변화하는 캐릭터 속에서도 무한도전의 여섯 출연진은 시청자에게 동일한 아이덴티티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로고디자인과 자막

무한도전 로고디자인에 있어서 흥미로운 점은, 새로운 도전의 성격에 맞게 로고디자인이 바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변화는 무한도전만의 캐릭터 ‘무도리’를 활용한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 로고디자인에서도 플렉서블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이다. 로고의 변화는 주제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성격을 가지며,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로고만 보고 내용을 짐작 할 수 있다. 무한도전만의 자막제작 방식은, 로고디자인을 반영 한 결과이다. 로고의 색상을 자막에 넣어, 로고와의 통일감을 전달한다. 무한도전은 유동적인 로고디자인과 자막제작을 통해, 고정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마다 신선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Challenge(1)

 

IMC

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는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발견하고, 이를 일관되게 전달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무한도전은 이를 프로그램 내 다양한 수단 이외에도, 프로그램 밖에서 달력이라는 상품과 무한도전박람회(Expo)라는 서비스를 통해 확장시켰다.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메시지를 강요하기 보다는, 프로그램을 통해 메세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사용자의 직접적인 서비스 참여경험을 유도하여 핵심메시지를 정확하고 일관되게 전달한다.

 

문제점과 해결책

무한도전은 리브랜딩을 통해, 국내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였다.무한도전은 유연한 프로그램의 형태를가지기 때문에 신선한 이미지를 제공한다. 하지만지나친 새로움으로기존의 아이덴티티를 약화시켰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실제로 많은 애청자들은무한도전이 기존 형식에서 지나치게 벗어났다고지적하곤 한다. 플렉서블아이덴티티가 의미있게 전달되려면 불규칙 속에 분명한 규칙을 갖추고, 정교환 가이드라인 속에서 변화해야 한다.이를 위해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평균 이하를 자처하는 이들의 도전’ 이라는 기존 핵심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 필요하다 생각된다.

 

Written by 김보원, 정은애, 이찬희 | 디자인 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추억으로 차별화하기 위한 미스리 별다방 카페의 고객 경험 접점

2016년 현재 대한민국은 과거를 회상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이라는 tv프로그램에서는 ‘토토가’라는 컨셉으로 대한민국의 가요계를 90년대로 되돌려놓았고 2012년부터 시작한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모든 시리즈가 공중파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보일 정도로 성공하여 추억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복고열풍은 2006년 기사에도 나와 있듯 오늘날만의 일이 아닙니다. 이와 같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시키며 큰 성공을 이룬 카페가 있습니다.

Misslee

바로 별다방 미스리라는 카페입니다. 별다방 미스리는 브랜드명에서부터 복고풍의 느낌을 한껏 풍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먼저 국내 커피산업현황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드리고 별다방 미스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후에는 기존의 카페들과 별다방 미쓰리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이를 통해 인사이트를 도출해보았습니다.

프렌차이즈 업종별 상반기 경기전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전국 커피전문점이 9400개 넘어섰지만 커피산업이 다른 업종보다 전반기보다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가별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은 1.8 kg 세계 54번째 커피 소비국가라고 합니다. 교수님도 커피를 자주 드시는 편인가요? 저도 시험기간엔 하루에 커피를 5잔정도 먹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소비량으로 볼때도 한국의 커피시장은 아직 성장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죠.

그렇다면 이번엔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시장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도록하겠습니다. 먼저 스타벅스는 하루 평균 14만여 명 매장 방문하고 국내 커피전문점 문화 선도 기업입니다. 커피빈은 커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차도 취급하며 스타벅스 보다도 고가 전략을 세웠습니다. 카페베네는 유럽풍의 우리나라 토종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글로벌 메뉴 개발 통한 해외시장 공략했습니다.

그렇다면 별다방 미스리는 어떨까요?

Misslee(1)

별다방 미스리는 2008년 인사동을 기점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처음부터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고 입소문을 타 현재 인사동 대학로 명동 삼청동 총 4개 지점 운영중입니다. 2008년 가게오픈 이후 MBC ‘우리 결혼 했어요’에서 다녀갈 만큼 커플들의 단골 데이트 코스로도 많이 소개되어 멀리 외국 관광객들도 빼먹지 않고 방문하는 필수 여행 코스입니다.

그렇다면 별다방 미스리는 어떠한 이색으로 어른부터 아이들, 커플들이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별다방 미스리의 대표메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추억의 도시락’은 어른들에게는 70년대 80년대의 추억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젊은 커플들에게는 그때 그 시절을 느낄 수 있는 이색 먹거리이다. 분홍 소세지와 볶음김치, 계란 후라이와 김의 조화로 어른부터 젊은 커플들의 입맛과 마음을 사로잡았다. 저희 조도 가서 먹어봤는데욮 생각보다도 더 맛있어서 놀랬습니다. 저희 어머니도 가게에 이렇게 추억의 도시락을 팔면 참 좋아하시면서 드셨는데 그러한 점에서 어른들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어릴 적 학교 앞 문방구, 분식집에서 많이 먹었던 그 때 그 떡볶이인 ‘전투 떡볶이’와 양은냄비에 푸짐하게 담은 ‘냄비 빙수’는 주인장의 ‘덤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메뉴입니다.

별다방 미스리의 대표 메뉴가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직접 끓인 전통차는 한국 전통의 맛과 멋, 건강까지 담았습니다.

이곳이 인사동 데이트코스에서 빠질 수 없는 이유 중에는 지루할 틈이 없는 다양한 즐길 거리라는 것도 있는데요 매장 한 켠에 마련된 편지지를 ‘별다방 우체통’에 넣으면 100일 뒤에 무료로 보내주는 이벤트로, 휴대폰 문자로 보내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적 감성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손 편지로 친구, 커플, 가족들에게 인기 있는 이벤트 중 하나이라고 합니다.

이 외에 소원나무, 공기놀이, 빙고, 추억의 뽑기 등 각 종 이벤트로 한 번 방문하면 쉴틈없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도 공기놀이를 다같이 했는데요 추억에 젖어 저는 문방구에서 공기를 사와서 집에서까지 잠깐 향수에 젖고는 했습니다.

좀 더 현실적인 정보를 얻고 싶어서 별다방 미스리에 미리 연락을 하고 찾아가서 인터뷰를 해 보았습니다.

몇가지 질문만 피피티에 담아보았는데요 최근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전통차를 맛보고 돌아간다고 합니다.

기존의 타 카페와 비교를 해보면 일반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기본적인 커피와 케이크 빵 등 서양의 디저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반해 별다방 미스리는 전통적인 차와 간식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빙수의 그릇이 일반 카페들은 유리 그릇등 쉽게 볼 수 있는 그릇들로 되어있지만 별다방 미스리는 냄비에 담아 그 컨셉을 확실히 잡을 수 있었습니다. 또 일반 카페들은 디저트외 식사류의 음식은 잘 팔지 않는데 추억의 도시락, 떡볶이가 별다방 미스리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 하고 있고 카페들이 수다를 떠는 곳 노트북등을 이용하면서 과제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곳으로 이용되는 반면 별다방미스리에 오는 사람들도 담소를 나누기도 하지만 다양한 여러 가지 이벤트를 체험하는 것이 더 큰 매력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신선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던 별다방 미스리는 요즘 그 인기 상승세가 주춤 했는데요 저희는 그 이유를 초창기의 신선함 상실, 차별화 상실, 관심의 저하 등 초반에 독특함으로 사랑을 받았지만 카페를 방문할 수록 떨어지는 신선함에 두었습니다.

앞서 말 한 것과 같이 별다방 미스리는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이게 말해보면 복고풍 컨셉으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유발했던 별다방 미스리는 무수한 경쟁 속에서 자사 고유의 스타일 즉,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는 전략을 보다 강화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최신 아이돌 노래가 나오고 세련된 기존 카페의 장점을 가져오는 등 별다방 미스리의 컨셉이 모호해 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저희 조는 추측했습니다. 이러한 원인은 타깃이 점점 불분명해질 뿐만 아니라 복고풍 카페이긴 하지만 위와 같은 복고적인 요소의 증대 및 발전이 소홀히 되어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경험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아 소비자들은 별다방 미스리에 대해 점점 지루해하며 단지 일회성 경험으로 전략했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별다방 미스리는 별다방 미스리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맞게 현재의 애매모한 타깃에서 전 세대를 공감시킬 수 있는 추억적인 요소들을 증대시키면서 소비자들의 공감 및 유입을 꾀해야 하며, 추억을 통한 공감을 더욱 강화하고 더 나아가 별다방 미스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을 분석하고 변화를 꾀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경험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와 같은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별다방 미스리가 제공하는 추억의 흐름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인 복고풍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 세부적으로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흐름을 제공하여, 소비자가 별다방 미스리를 이용하는 전 과정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별다방 미스리에 소비자가 들어오기 전부터 시작되는데요, 먼저 복고풍의 미스리 캐릭터를 벤치와 함께 카페 앞에 설치함으로서 소비자가 입장하기 전부터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같이 온 가족, 친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이를 추억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카페 디자인과 메뉴를 복고풍으로 하는 것을 뛰어 넘어서 추억의 달고나, LP판을 통한 과거 노래 재생, 윷놀이 한마당 등을 카페 이용에 추가함으로써 과거 경험 즉, 추억을 되살리고 공감을 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카페를 이용하면서 얻게 되는 색다른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별다방 미스리만의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위와 같은 세부적인 요소들을 구성하는 것 중 제일 중요한 것은 과거 추억을 연상하게 하는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알맞게 구성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즉, 단순히 위와 같은 요소들을 나열해서 이벤트 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하나로 묶어서 별다방 미스리를 이용하게 되는 흐름을 알맞게 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와 같은 경험들은 단순히 고착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 별다방 미스리가 복고풍을 선도하는 카페로서 해나가야 할 중요한 이슈라고 저희는 생각했습니다.

 

 

Written by 강지민, 박현우, 박남규, 임호영, 홍신영 | 디자인 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