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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문제해결책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는 심리학의 TRIZ,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은 이제 학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기업과 사회가 처한 현실이라는 격투기장의 링 위에 올라가는 하나의 도전자처럼 느껴진다. 이 격투기장에는 전설로 남았거나 또는 현재 활동 중인 경쟁자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제조공정의 불량률을 줄이는 데 성공한 식스시그마 기법, 개발자에게 고객의 니즈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 기법, 개발된 신제품의 시장 성공을 예측하는 컨조인트 분석, 혁신상품을 기획하는 데 가능성을 보인 디자인싱킹 기법 등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방법론으로는 고객의 구매패턴을 찾아내는 빅데이터, 직원의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직원의 업무피로도를 낮춰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 등이 있다. 심지어 이들을 하나로 묶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강력한 방법론도 등장했다.

현실의 문제를 푸는 데에는 이렇게 여러 학문에서 파생된 해결책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행동경제학이 기업과 NGO 등의 실무자들에게 특히 환영받을 만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행동경제학자는 실무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에 현실의 문제를 연구한다. ‘규범 학문’인 경제학이나 ‘설명 학문’인 심리학과 달리, 이 두 학문이 섞인 행동경제학은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특정 대안을 더 많이 선택하도록 개입하는 ‘처방 prescriptive 학문’이기 때문이다…

Plugging in with Behavioural Insights (Rotman School of Management)

둘째, 행동경제학은 이미 수많은 기법이 해외 특히 북미에서 검증됐기에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 필요가 거의 없다. 기존 해결책을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공과대학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트리즈가 떠오른다. 트리즈(TRIZ·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는 옛 소련의 엔지니어가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300만 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해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상자 바깥(outside the box)을 끝없이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행동경제학도 상자 안에서(inside the box) 검증된 해결책을 선택하여 조합한 뒤 최적의 결론을 얻어낸다. 즉 행동경제학은 일종의 ‘심리학의 트리즈’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디자인에 접목되는 행동경제학: 습관의 의미

A.G. 래플리 P&G 전 회장과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의 로저 L. 마틴 학장은 디자인의 비즈니스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북미의 절친 콤비다. 래플리 회장은 마케팅사관학교로 불리던 P&G를 디자인 파워하우스로 변신시켜서 다양한 신제품을 성공시킨 사람이고, 마틴 학장은 토론토대 경영대를 혁신컨설팅이 가능한 비즈니스디자인 교육기관으로 변신시킨 사람이다. 이전까지의 토론토대 경영대는 파생상품의 대가인 존 헐 교수가 있던 파이낸스 중심이었다.

래플리와 마틴 두 사람은 전통적인 마케팅과 전략의 대안으로서 고객의 근본적인 니즈를 찾는 디자인을 주장해 왔다. 흥미롭게도 이번 글에서는 고객의 니즈 변화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서 혁신적인 제품을 추구하는 대신, 고객의 습관 자체를 추구할 것을 주장했다. 이 주장의 근거로 인스타그램과 마이스페이스를 들었으며,유니레버는 실패하고 페이스북, P&G의 타이드 세제가 성공한 이유도 습관의 시작이 되는 익숙함이라 말했다. 이들은 익숙함을 습관으로 만들고(필수원칙 2), 이를 강화하는 브랜드 확장(필수원칙 3)과 커뮤니케이션 전략(필수원칙 4)을 수행하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가 형성된다고 결론을 맺었다.

흥미롭게도 본 글에서는 익숙함, 역치, 직관, 처리 유창성, 중독 등 심리학과 경제학이 접목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용어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과 전략의 대안으로 디자인을 받아들인 저자들이 이제는 대니얼 카너먼, 리처드 탈러, 댄 에리얼리 등으로 대표되는 행동경제학을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행동경제학은 <블링크>를 쓴 맬컴 글래드웰 같은 사람을 통해서 그 학문적 성과가 외부에 많이 알려졌다. 이제는 습관을 만드는 신상품 개발 모델이 연구될 만큼 실무에 접목되는 속도가 빠르다. 이는 니르 이얄과 라이언 후버가 펴낸 <훅>이라는 책에 잘 나와 있다.

그럼 래플리와 마틴이 쓴 아티클을 심도 있게 살펴보자.

 

 

1. (기획자/마케터에게) ‘소비자가 습관을 형성하게 하라는 ‘시장이나 제품 대신 사람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2. (디자이너에게) ‘습관을 강화하라는 말은 분석이 아니라 직관적인 대안이다.

3. (행동경제학자들에게) 습관 형성과 강화에 필요한 것은 ‘익숙함’뿐이 아니다.

<사례 1>
우리는 종종 감정을 듬뿍 실은 이메일을 보내고 나서 나중에 크게 후회하는 경우가 있다. 술 취해서 ‘업된’ 상태에서 낮에 혼난 상사에게 화풀이하는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기분이 ‘센치’해진 밤에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다시 만나자고 글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이 맑아진 다음날에는 보낸 메일을 취소할 수가 없다. 이메일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지메일Gmail 엔지니어였던 존 퍼로 Jon Perlow는 공학적 해결책 대신 메일을 작성하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하고 메일 고글스 Mail Goggles라는 기능을 2008년에 선보였다. 이 기능을 켜놓은 상태에서 메일을 작성하면, 보내기 버튼을 눌러도 곧바로 전송되지 않는다. 그 대신 사칙연산 문제 5개가 들어있는 화면이 등장하면서 제한시간 60초가 줄어들기 시작한다. 제한된 시간 내에 정답을 모두 맞히고 다시 한번 보내기 버튼을 눌러야만 비로소 메일이 전송된다. 메일고글스는 산수 문제를 푸는 과정을 통해 메일을 쓰면서 뜨거워졌을지도 모르는 본능을 끄고 차가운 이성을 켜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카네기멜런대 조지 로웬스타인 George Loewenstein 교수가 진행하는 본능에 관한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이 기능은 특히 알코올 등의 작용으로 본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금요일 오후 10시부터 토요일 오전 4시까지 많이 사용되었고 2012년에 서비스가 중단되기 전까지 많은 지메일 사용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지메일의 엔지니어는 비합리성을 ‘차단해서’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결론: 습관은 강력하다

저자들은 디자인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서 기업의 전략과 한 몸이 되기(align) 위해서는, 인간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주력으로 하는 행동경제학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듯싶다. 즉, 끝없이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맹목적으로 추종하지 말고 이를 무시해도 괜찮다는 주장을 통해서, 자신들의 기존 주장, 즉 ‘디자인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더욱 정교화하고 있다. 저자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앞으로 경영학, 마케팅 분야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이 디자인과 행동경제학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의 인사이트를 더욱 많이 받아들여서, 영역에 상관없이 풍부하고 정교한 비즈니스 개선의 기회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또한 본능, 자기관리, 과거의 경험에 대한 기억, 미래의 감정에 대한 예측 등 다양한 종류의 비합리성을 파고드는 행동경제학을 이해해서 가정이나 직장 또는 사회에서도 더 나은 의사결정이 유도되기를 기대한다.

 

 

디자인 씽킹의 3大 난제: 경험디자인, 협업, 시행착오

“최근 필자가 디자인 에이전시 대표들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이제는 신제품이나 신사업을 설계할 때 전반적인 시장조사에 근거하기보다 개인의 요구들을 현명하게 해결해주는 아이디어가 ‘대박’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솔루션을 찾는 데 디자인 사고나 디자인 기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고 한다. 또 공공기관 컨설턴트들과 얘기를 해보면, 디자인 씽킹이 공공 영역에서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보고서에는 여러 디자인 조사기법과 디자이너들이 쓰는 콘셉트 개발 도구들이 등장한다.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른 응용력을 보이는 한국 기업과 정부는 디자이너의 사고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 하지만 이번 스포트라이트 기사는 디자인 씽킹을 동반한 변화가 항상 순조롭지는 않다는 사실도 일깨워주었다. 효율을 중시하는 제조업에서는 디자인 씽킹에 반발하게 마련이다. 회사 내부에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강력한 브랜드와는 경쟁 관계에 놓이게 마련이며, 변화를 원치 않는 이해 관계자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 되곤 한다…

…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필자는 대학에서 지난 2년 동안 상품 기획, 디자인, 마케팅, 개발 업무를 수행하는 기업 실무진을 초청해 국내에서 디자인 씽킹을 적용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듣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해왔다. 이 세미나를 통해 한국에서 디자인 씽킹을 성공적으로 접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특강] 현실에서 신상품 개발은 체계적이지 않다

이번 강연은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이하 HBR Korea)조진서 기자님이 함께 해주셨다. 기자님께서는 이전에 진행하였던 신문사에서의 새로운 섹션 기획을 사례로 실제 필드에서 신제품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DML_Business Focus조진서 기자님의 중요한 메시지는 3가지였다.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강연에서 들었던 의문점은 좋게 말하면 제작과정의 유연성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현실에서의 프로젝트 구현 과정이었다. 결국 현실에서는 신제품 개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고 개발된 신제품의 성공에 대해서 다양한 인식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책과 현실의 간극: 프로젝트는 중개자인가 매개자인가

책에 따르면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기 까지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사를 분석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내의 니치 마켓을 찾는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를 수행하고, 산업을 분석하고, 기획안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이러한 조사들이 신제품 개발의 작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현업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업에 입문하기 전에 해당 업무에 관한 직∙간접적인 교육을 받는다. 강의, 사내 교육, 사수로부터 배우는 업무 교육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기획을 시작한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의미 또한 배울 때와 일할 때 다르다. 대학이나 사내 교육을 듣는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젝트란, 하나의 과정을 배우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단순한 중개자(Interpreter)일 뿐이다. 배운 분석 방법을 프로젝트를 통해 적용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즉, 프로젝트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신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실무자들에게 프로젝트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매개자(Mediator)이다. 이러한 경우 과정의 진행에 의미가 없다. 대신 신상품 개발이라는 공통의 통과지점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참가한 실무자들이 팀이라는 네트워크로 움직인다. 프로젝트 자체가 하나의 도구로써 혼자서 의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여러 실무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여러 관계가 중요하다.

 

  • 필드가 가진 양날의 검: 제약조건

필드가 가진 관계의 중요성은 책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약조건 때문에 생겨난다. 물적∙인적 자원의 한계와 시간 제약, 그리고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권이 갖는 여러 제약 사항들을 거쳐가면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필드의 프로젝트이다. 여러 제약 조건들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완벽을 포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수준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이번 강연을 통하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2.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3.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20150506_Jinseo Cho @ NPD(7)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전체 20여 페이지 남짓의 코리아 타임스 신문에 새로이 8페이지로 만들어지는 기획 섹션이었지만, 소수의 편집자들이 참여했으며 디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 또한 없었던 상태에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Business Focus였다. 이러한 강한 제약을 뚫고 새로운 섹션을 기획할 수 있게 한 힘이 바로 벤치마킹이었다. 인·물적으로 자원이 제약된 상황에서 Financial Times와 Weekly Biz를 자신들에 맞춰 재구성함으로써, 시행착오에 따른 한정적인 자원들의 제약을 넘어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섹션의 연재가 가능했다.

 

  1.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제약 상황과 더불어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는 프로젝트 구성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 역시 기업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할 때에,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받아주기 보다는 자원의 한계를 이유로 제약 조건을 더 넓혀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간격을 좁혀주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DBR에서 HBR Korea를 런칭할 때, 초안의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담당자들이 고민한 경우가 있었다. 아쉽게도 기업에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외침을 관심있게 듣지 않아서 내부적인 담당자의 컴플레인이 묵살되었다. 이 때에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폰트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성이라는 간판을 가지고 의사 결정 조직을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었으며, 책임 소재 역시 분명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컨설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과업 수행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유연성은 필요하다.

 

  1.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아웃소싱이란 기업 내부의 활동을 기업 외부의 제3자에 위탁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인소싱(Insourc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이전과 같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핵심이 아닌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외주 업체들과 강한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웃소싱을 통한 거래 비용이 정보 기술의 혁신을 통해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아웃소싱이 더욱 적합하다. HBR Korea 역시 Harvard Business Review 원문을 변역할 때는 외부 업체를 통해 1차 번역을 한다. 언뜻 보면 HBR Korea판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인 번역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1차 번역된 문서를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여러 번 수정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통하여 적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단순 번역에서 오는 경제·경영 오류를 바로 잡고 원본 내용의 깊이 있게 재구성을 하여 기사의 질(quality)에 집중했다.

 

 

  • 네트워크 안에서 재정의 되어야 하는 성공의 의미

신상품 담당 부서는,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신경써야 하지만, 만든 이후 상품의 성공 여부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성공에는 여러 입장이 존재한다. 기획 단계의 예측 수량을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기존에 없던 컨셉을 시장에 도입할 수도 있고, 수익 측면에서는 손해지만 CSR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한계에 봉착한 시장에 CSV적인 가치를 창출하거나, 수익이나 점유율 성과는 없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증대나 점유율 증대 등 고정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따라서 다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는 여러 제약 조건이 있다.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완벽한 조건을 이룬 상황에서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에는 여러 제약 안에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진행의 체계성이나 엄밀성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안에서 형성된 관계들 간의 상대적인 입장과 여러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임기 응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여러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산출물의 결과를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Written by 박준우 박윤규 유하정 이지은 몽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마케터여, 갈등 뒤에 숨지 말자

“…이번 호의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인 조시와 히메네즈의 ‘의사결정이 주도하는 마케팅은 이처럼 불명확한 상황을 영역 간 융합으로 돌파하려는 요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저자들은 마케터가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타 부서들과 협력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이 재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타깃의 마케팅 부서가 전략 부서와 협업하기 위해 전략 지침(strategy briefing)을 만들고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영업 부서와 함께 홍보 자료(collateral materials)를 만들고노드스트롬 마케팅 부서가 IT부서와 협력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인사이트를 공유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본인이나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저자들이 제안하는 배경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느리지만 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 시장의 변화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의 마케터들은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느리고 협력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의 마케팅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점과 제안을 두 가지만 추가로 소개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