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연은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이하 HBR Korea)의 조진서 기자님이 함께 해주셨다. 기자님께서는 이전에 진행하였던 신문사에서의 새로운 섹션 기획을 사례로 실제 필드에서 신제품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조진서 기자님의 중요한 메시지는 3가지였다.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강연에서 들었던 의문점은 좋게 말하면 제작과정의 유연성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현실에서의 프로젝트 구현 과정이었다. 결국 현실에서는 신제품 개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고 개발된 신제품의 성공에 대해서 다양한 인식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책과 현실의 간극: 프로젝트는 중개자인가 매개자인가
책에 따르면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기 까지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사를 분석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내의 니치 마켓을 찾는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를 수행하고, 산업을 분석하고, 기획안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이러한 조사들이 신제품 개발의 작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현업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업에 입문하기 전에 해당 업무에 관한 직∙간접적인 교육을 받는다. 강의, 사내 교육, 사수로부터 배우는 업무 교육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기획을 시작한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의미 또한 배울 때와 일할 때 다르다. 대학이나 사내 교육을 듣는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젝트란, 하나의 과정을 배우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단순한 중개자(Interpreter)일 뿐이다. 배운 분석 방법을 프로젝트를 통해 적용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즉, 프로젝트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신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실무자들에게 프로젝트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매개자(Mediator)이다. 이러한 경우 과정의 진행에 의미가 없다. 대신 신상품 개발이라는 공통의 통과지점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참가한 실무자들이 팀이라는 네트워크로 움직인다. 프로젝트 자체가 하나의 도구로써 혼자서 의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여러 실무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여러 관계가 중요하다.
- 필드가 가진 양날의 검: 제약조건
필드가 가진 관계의 중요성은 책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약조건 때문에 생겨난다. 물적∙인적 자원의 한계와 시간 제약, 그리고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권이 갖는 여러 제약 사항들을 거쳐가면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필드의 프로젝트이다. 여러 제약 조건들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완벽을 포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수준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이번 강연을 통하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전체 20여 페이지 남짓의 코리아 타임스 신문에 새로이 8페이지로 만들어지는 기획 섹션이었지만, 소수의 편집자들이 참여했으며 디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 또한 없었던 상태에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Business Focus였다. 이러한 강한 제약을 뚫고 새로운 섹션을 기획할 수 있게 한 힘이 바로 벤치마킹이었다. 인·물적으로 자원이 제약된 상황에서 Financial Times와 Weekly Biz를 자신들에 맞춰 재구성함으로써, 시행착오에 따른 한정적인 자원들의 제약을 넘어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섹션의 연재가 가능했다.
-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제약 상황과 더불어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는 프로젝트 구성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 역시 기업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할 때에,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받아주기 보다는 자원의 한계를 이유로 제약 조건을 더 넓혀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간격을 좁혀주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DBR에서 HBR Korea를 런칭할 때, 초안의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담당자들이 고민한 경우가 있었다. 아쉽게도 기업에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외침을 관심있게 듣지 않아서 내부적인 담당자의 컴플레인이 묵살되었다. 이 때에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폰트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성이라는 간판을 가지고 의사 결정 조직을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었으며, 책임 소재 역시 분명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컨설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과업 수행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유연성은 필요하다.
-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아웃소싱이란 기업 내부의 활동을 기업 외부의 제3자에 위탁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인소싱(Insourc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이전과 같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핵심이 아닌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외주 업체들과 강한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웃소싱을 통한 거래 비용이 정보 기술의 혁신을 통해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아웃소싱이 더욱 적합하다. HBR Korea 역시 Harvard Business Review 원문을 변역할 때는 외부 업체를 통해 1차 번역을 한다. 언뜻 보면 HBR Korea판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인 번역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1차 번역된 문서를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여러 번 수정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통하여 적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단순 번역에서 오는 경제·경영 오류를 바로 잡고 원본 내용의 깊이 있게 재구성을 하여 기사의 질(quality)에 집중했다.
- 네트워크 안에서 재정의 되어야 하는 성공의 의미
신상품 담당 부서는,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신경써야 하지만, 만든 이후 상품의 성공 여부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성공에는 여러 입장이 존재한다. 기획 단계의 예측 수량을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기존에 없던 컨셉을 시장에 도입할 수도 있고, 수익 측면에서는 손해지만 CSR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한계에 봉착한 시장에 CSV적인 가치를 창출하거나, 수익이나 점유율 성과는 없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증대나 점유율 증대 등 고정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따라서 다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는 여러 제약 조건이 있다.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완벽한 조건을 이룬 상황에서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에는 여러 제약 안에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진행의 체계성이나 엄밀성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안에서 형성된 관계들 간의 상대적인 입장과 여러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임기 응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여러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산출물의 결과를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Written by 박준우 박윤규 유하정 이지은 몽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