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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와 국내에 숨겨진 행동경제학 사례들

서초고등학교에서 학기별로 진행되는 외교 아카데미에 초대되었다. 각 학년별 약 15명의 학생들이 초대되는 행사로 고등학생들이 외부의 특강을 들으면서 국제화된 시야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

강연에서는 국가별 차이점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동경제학 사례를 공유했다. 고등학생들은 대학생들보다 더 창의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강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국가별로 차이가 나는 상황이 사실은 인간의 공통된 본성 때문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즉,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편향을 (Bias) 공통적으로 보인다는 점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많은 나라에서 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거나 갱신할 때 장기기증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확률이 국가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 2003년 조사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은 15% 이고,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는 100%이다.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것은 문화, 시스템, 의료체계 등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이 현재유지편향을 (status-quo bias) 보이기 때문에 기본값에 (default) 따라서 선택 확률이 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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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Johnson, E. J., & Goldstein, D. (2003). Do defaults save lives? Science, 302(5649), 1338–1339.

“If preferences concerning organ donation are strong, we would expect defaults to have little or no effect. However, as can be seen in the figure, defaults appear to make a large difference: the four opt-in countries (gold) had the lower rates than the six opt-out countries (blue)… One reason these results appear to be greater than those in our laboratory study is that the cost of changing from the default is higher; it involves filling out forms, making phone calls, and sending mail.” (pg. 1339)

[특강] 행동 경제학 기법에 적용한 마케팅 실험들

기말고사 전, 소비자행동론 수업은 디자인, 마케팅 그리고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연구를 하고 계시는 윤나영 박사님의 특강으로 마무리 되었다. 우선 강의 내용과 별개로 특강 당시 핀란드 시간이 아침 8시라는 점에서 마음속으로 박사님께 박수를 쳐드렸다. 나는 평소 아침 9시 수업이 있을 때도 수업을 듣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투덜거리며 학교에 겨우 왔는데 강의를 직접 주도하는 사람에게 아침 8시라는 시간은 정말 가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박사님께서는 방긋 웃으시며 우리를 반겨 주셨고 활기찬 목소리로 강의를 진행해주셨다.

강의주제는 ‘행동 경제학 기법에 적용한 마케팅 실험들’ 이었고 “못생긴 과일이 매력적인 상품이 될 수 있을까?” 라는 내용을 시작으로 진행되었다. 위 연구는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연구인데 연구자들은 연구 초반 전세계적으로 싱싱한 식자재의 40%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버려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비자들은 미적으로 즐거움을 주지 못하는 제품들을 거부하며, 못생긴 제품들은 프로덕트의 속성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연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이하고 정형적이지 않은 색상의 농작물은 맛이 덜하다고 느끼며 균일하지 않은 모양의 식자재는 건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런 연구 내용을 듣고 나도 평소 엄마랑 마트에서 장을 볼 때 과일과 채소를 직접 고르며 모양이 조금이라도 이상하거나 색이 진하지 않은 것들은 카트에 담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렇게 단순히 못생겼다, 즉 ugly하다는 이유로 구매하지 않는 식재료에 대해 연구자들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높이기 위해 못생긴 식자재에 못생겼다고 라벨링을 하면 과연 효과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험 결과 ‘ugly’ 라벨은 못생긴 식자재의 선택을 높이는데 효과가 신기하게도 분명히 나타났다. 이 실험의 재밌는 포인트는 소비자들은 정말 못생긴 제품을 소비하지 않은 이유가 ‘단순히’ 정말 못생겨서였고 현업자들의 직관과는 반대로 못생긴 농작물의 미적인 결함을 강조하는 것만으로 프로덕트의 속성 (대부분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못생긴 농작물의 선택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로덕트에 분명히 드러나는 부정적인 속성이 있을 때 나는 당연히 이런 부정적인 측면은 사람들에게 비춰지지 않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면 못생긴 제품을 보기 아예 보기 좋은 제품으로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독특한 행동경제학 사례를 보며 제품의 부정적인 속성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물론 이런 사례가 모든 분야에 적용되기는 어렵겠지만 농작물처럼 바꿀 수 없는 상황이 있을 때 단점을 우리의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하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번째 내용은 “우리는 왜 ‘도덕적으로 올바른 제품’을 사지 않을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연구였다. 먼저 이걸 알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 속에 다른 생각 안하고 그냥 한 제품을 사고 싶어하는 ‘되고 싶은 자아’와 구매를 할 때 이런저런 것들을 따져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해야만 하는 자아’가 항상 싸우고 있다는 것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이러한 우리 마음속에 있는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데 이때 작용하는 메커니즘이 ‘Willful ignorance’, 즉 ‘고의적인 무시’ 이다. 실험을 시작하기 위해 떠올린 아이디어 중 한 가지는 “다른 사람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비자들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소비’를 더 하고 싶어할까?” 라는 질문이었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잘 합니다” 식의 social comparison 방식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었다.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하는 것’ 사이에 갈등을 불러 일으키는 프로덕트일 때, 소비자들의 심리적 갈등 상태를 이해하고,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던지 죄책감 이 들지 않도록 해야 장기적으로 ‘should self’ 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었다.

요즘 사회가 굉장히 ‘친환경적’인 요소를 고려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기업이 판매하는 제품까지 이어져 내가 평소 제품을 구매하려고 할 때 제품의 성능보다는 친환경적인 요소를 더 고려해야 될 것 같은 무언의 압박감이 들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의 제품 후기를 보기 위해 블로그나 유튜브를 참고하면 “이 제품이 친환경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어 의미 있는 소비를 하는 기분이 든다” 라는 블로거와 유튜브들의 후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사실 소비자 입장으로서는 제품을 구매할 때 나에게 맞는 제품의 기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친환경 제품라인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환경적인 요소를 먼저 고려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예를 들면, 그 제품이 화장품인 경우 나의 피부 타입과 맞지 않아 구매한 행위를 후회한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구매 실패 사례가 늘어나며 나는 자연스레 should self 한 소비와는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런 부분을 많은 제조 기업들이 아직 착안하지 못한 것 같은데 스타트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나 기업 마케팅 담당자들은 꼭 이런 연구 결과를 봐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박사님께서 정말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누군가는 지금도 경험하고 있을 사례를 이야기 해주셔서 굉장히 재밌고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사실 박사님께서 처음에 소개를 해주실 때 마케팅, 디자인 그리고 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아 연구를 시작하셨다고 했는데 이렇게 세 가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고 또 세 가지를 조합하여 연구를 하고 계시는 점이 아직 분명한 진로를 정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나로서는 신기하고 부럽게 들렸다. 사실 나는 고등학생 때 단순히 여러 마케팅 성공 사례들을 살펴보는 것이 재밌어 경영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 다른 교수님의 ‘마케팅’ 수업을 듣다 보니 생각보다 마케팅이라는 과목이 이 안에서도 분야가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소비자행동론’ 이라는 수업은 인간의 심리나 행동 특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통해 마케팅에 적용하는 사례를 보는 것이라 흥미롭다고 생각했으며 오늘 강의 내용에서도 박사님께서 유익한 사례를 훑어주셔서 내가 “기업의 마케팅 담당자라면 저런 부정적인 측면은 수정하여 제품을 판매할 것이다” 라는 생각을 짧게 나마 들게 만들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않아 어떤 분야에 대해 구체적으로 공부해야 될 지는 모르겠지만 박사님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 진로를 정하게 된 것처럼 나도 우선 경영학과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활동들에 참여하고 수업을 들으며 나의 관심 분야를 몇 가지 정하고 이를 접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written by 김유진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나는 벌어들이는 수입의 10~20%를 꾸준히 내가 관심 있는 패션/뷰티 분야에 소비한다. 그렇기에 월말마다 내가 한 소비가 합리적이었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는 한다. 구매를 결정할 땐 가격과 디자인, 그 효용을 모두 고려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소비 내역을 되돌아봤을 때 비합리적인 소비를 발견한 적이 많았다. 소비자행동론 수업을 듣고 나서 내가 왜 비합리적인 소비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게 됐고 그 이후 실제로 ‘비합리적인 소비’가 줄었다. 하지만 소비자로부터 하여금 이러한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 아닐까? 나는 수업 후 내가 자주 둘러보는 패션/뷰티 플랫폼이 어떤 식으로 행동경제학을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시야가 조금씩 열렸고 과연 나라면 이 제품을 어떻게 마케팅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다. 좋은 기회로 소비자행동론 강의에서 현재 행동경제학을 전공하고 계시는 윤나영 선배님의 강연을 듣게 됐고 이 강연 속에서 다양한 사례를 접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패션/뷰티 업계의 마케팅을 바라봤을 때 새롭게 느끼게 된 감상을 적어보고자 한다.

# ‘default’로 재고를 해결하는 방법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하나 고르자면, 역시 모양새가 예쁘지 않아서 시장에서 외면받은 토마토를 ‘못생긴’ 토마토라고 라벨링을 했을 때, 기존보다 더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는 사례다. 나는 이 사례를 보고 최근 온라인 패션/뷰티 업계가 재고를 처리하고 있는 방법을 떠올리게 됐다. 패션/뷰티 업계의 타겟은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기에 ‘지난 시즌에 발매되었다’는 상품의 특징은 부정적인 속성으로 분류된다. 업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아울렛’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여 제품들을 한군데에 모았다. 아울렛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브랜드의 재고/이월 상품을 저렴하게 직영 판매하는 오프라인 할인점을 말한다. 기존에 주로 오프라인에서 볼 수 있었던, 또 재고 판매의 성공적인 돌파구로 자리 잡은 ‘아울렛’을 온라인 시장에도 도입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온라인에서도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인식을 준 것이다. 소비자에게 ‘아울렛’ 상품이라는 기준선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소비자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였다. 실제로 패션 플랫폼 무신사 아울렛은 2023년 11월 거래액이 약 140억을 돌파했고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187% 증가한 수치이다. 또한, 아울렛에 입점하는 브랜드의 수도 1,40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단순히 상품을 할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아울렛 상품’이라는 라벨링을 붙임으로써 온라인 플랫폼도 피해갈 수 없는 재고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 도덕적으로 올바른 제품을 소비자가 기꺼이 구매하도록 하려면

두 번째 사례는 ‘다른 사람이 도덕적으로 올바른 소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소비자들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소비’를 더 하고 싶어할까?’라는 주제의 연구였다. 청바지의 가격이나 스타일을 더 중요시하게 여긴 소비자는 ‘노동 환경’과 같은 도덕적으로 올바른 속성을 고려한 소비자를 부정적으로 평가(덜 패셔너블하다, 더 가르치려 든다 등)했다는 사실이 인상 깊었다. 패션/뷰티 산업은 언제나 환경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재생 불가능한 자원을 사용함과 더불어 어마어마한 양의 폐기물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어떤 산업보다도 소비자의 ‘should self’가 중요시되는 분야이다. 그 속에서 소비자는 항상 심리적 갈등 상태를 겪는다고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최근 업사이클링 의류로 효과적인 마케팅에 성공한 ‘래코드’의 마케팅 방식을 찾아보게 됐다. ‘래코드’는 2012년부터 버려진 폐자재들을 업사이클링한 의류를 선보이는 코오롱의 브랜드다. 단순히 ‘친환경적인 소비’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에서 그치지 않고, 입지 않지만 의미 있는 옷을 다시 리디자인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관람객이 직접 업사이클링을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을 개최하여 소비자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패션 소비자들의 가장 큰 니즈인 ‘좋은 디자인’을 고려하여 사람들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인 점 또한 인상 깊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옷을 왜 구매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 또한 놓치지 않은 것이다. 브랜드는 스토리를 가질 때 설득력이 생기고 소비자로 하여금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게 할 수 있다. ‘래코드’는 현상을 유지하려고 하는 소비자에게 필수지만 외면당하고 있는 메시지(환경을 생각하는 소비를 해야 한다)를 거부감이 들지 않게 전달하여 소비자를 설득하고 ‘should self’에서 기인한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패션 마케터들이 주목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했다.

주재우 교수님의 ‘마케팅’, ‘소비자 행동론’ 수업을 수강하고 수많은 마케터 분들의 경험을 들으며 나도 ‘마케터’로서의 진로를 고민하게 됐다. 또 많은 사례를 통해서 행동 경제학이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도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지 생각하게 된다. 강의 지식을 단순히 얻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더 생각할 기회를 주신 주재우 교수님과 윤나영 선배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단순히 마케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어떤 마케터’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가득한 요즘이다.

written by 송채영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열심히 할 필요 없습니다 잘하면 됩니다 (Effort heuristic)

열쇠 수리공의 역설 (Locksmith paradox)이 무엇인가요?

– 초기에 경험이 부족해서 열쇠를 잘 열지 못할 때에는, 잠긴 열쇠를 열어달라는 요청에 30분동안 끙끙거려서 문을 열어주면 지켜보던 집주인이 고생했다면서 수고비와 팁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많이 쌓인 후에는, 잠긴 열쇠를 금방 열어주면 지켜보던 집주인이 팁도 주지 않고 수고비도 적게 주려고 합니다.

– 노력 휴리스틱은 벗어나기 어렵고, 특히 한국에서 강하게 작동합니다. 결과가 얼마나 좋은가 만큼이나 과정상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데, 문제는 과정상의 노력이 눈에 보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마무리 짓고 일찍 퇴근하면 눈에 보이는 노력이 부족해서 나쁘게 평가를 받고, 똑같은 시간을 일해도 아침 일찍 나와서 하는 대신 저녁 늦게까지 남아 있으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평가를 좋게 받습니다.

2023.10.26

#행동경제학 개론
노력 휴리스틱
#노력 에 대한 어림짐작이 가져오는 왜곡된 판단
#노력휴리스틱#마케팅 활용과 #경영 노하우 등
#주재우 교수 (국민대 경영학과) #KBS1라디오 #경제라디오 #성공예감이대호입니다 #성공예감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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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Kruger, J., Wirtz, D., Van Boven, L., & Altermatt, T. W. (2004). The effort heuristic.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0(1), 91–98.

The research presented here suggests that effort is used as a heuristic for quality. Participants rating a poem (Experiment 1), a painting (Experiment 2), or a suit of armor (Experiment 3) provided higher ratings of quality, value, and liking for the work the more time and effort they thought it took to produce. Experiment 3 showed that the use of the effort heuristic, as with all heuristics, is moderated by ambiguity: Participants were more influenced by effort when the quality of the object being evaluated was difficult to ascertain. Discussion centers on the implications of the effort heuristic for everyday judgment and decision-making.

난독증을 게임으로 진단할 때 선생님은 어떻게 해야할까?

박현아, 김보배, 양민화, 윤나영, 주재우 (2023),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교수자의 학습자 행동에 대한 인식: 난독현상 학생의 비과업 행동을 중심으로, 학습장애연구, 20 (2), 25-46.

요약

본 연구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한 교수에서 목표 시각화 유무와 보상 시각화 유무가 학생이 보이는 비과업 행동(자리이탈, 불쑥 말하기, 소음, 기타행동)의 관찰 횟수와 튜터가 보고하는 비과업 행동의 강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25명의 초등학교 1~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글 파닉스 교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교수학습 환경에서 목표 시각화 유무와 보상 시각화 유무에 따라 활동 중 학생들이 보이는 비과업 행동의 횟수와 강도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이원분산분석(2-way ANOVA)을 활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먼저 행동의 횟수를 살펴보면 비과업 행동 중 자리이탈, 불쑥 말하기, 소음의 경우 목표 시각화 유무와 보상 시각화 유무에 따른 차이가 발견되 지 않았다. 다음으로 강도에서는 비과업 행동 중 소음의 경우 목표 시각화가 제공되었을 때 제공되지 않았을 때보다 튜터가 보고하는 강도는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불쑥 말하기의 강도에서는 두 독 립변인의 상호 작용과 각각의 주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목표 시각화 적용 유무에 따른 불쑥 말하기 강도의 차이는 보상 시각화가 있을 때에만 그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교수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교수자가 학습자의 행동에 대해 보이는 인식에 대해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와 관련하여 교수자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This study examined how the presence of a visualized performance goal and reward displayed on computer programs affects tutors’ perception on the frequency and intensity of off-task behaviors (such as ‘out of seat’, ‘talking out’, ‘making noise’, and ‘’other) of students with learning difficulties. For this purpose, we collected data on the frequency and intensity of off-task behaviors based on the presence or absence of the visualized performance goal and rewards in a computer-based Korean phonics learning program. Tutors’ behavior ratings were compared to the ratings of a trained observer. This experiment was conducted while students with dyslexia received a series of Korean phonics instruction using a computer program in a 1:1 clinic setting. The results showed that regarding the behavior intensity, tutors reported higher scores on the ‘making noise’ when the performance goal was visually presented compared to when there was no performance goal presented. More importantly, tutors perceived that students showed more intense “talking-out” behaviors when the visualized performance goal and visualized reward were presented together. However, the trained observer reported that there was no significant difference in the intensity on students’ “talking out” behaviors when the performance goal and rewards were presented on the screen compared to when the goal and rewards were not presented. This study implies that the perceptions of educators regarding students’ negative behaviors during a computer-based instruction need to be delt with caution. The results also shed light on the need for related teacher training to promote positive interactions during computer-based instructions.

키워

인식, 목표 시각화, 보상 시각화, 비과업 행동, 컴퓨터 기반 교수

Perception, Visualized goal, Visualized reward, Off-Task behavior, Computer based instruction

국민대학교 ERiD센터는 대학부설연구기관으로서 국어학, 교육학, 상담심리학, 특수교육학, 서비스디자인 분야 교수급 전문연구진이 난독증 및 난독현상 예방과 교육에 관한 인재육성 프로그램, 교육지원사업과 학술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RiD센터는 2020년 가을학기(9월) 부터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에 시작되는 ‘난독증 교육' 전공 석박사 양성 프로그램(협동과정) 협력 교육임상센터로서 다년간 연구개발을 통해 발전시킨 전문 교재/교구를 활용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합니다.

ERiD 센터가 운영하는 읽기쓰기클리닉은 국내 대학 최대규모로서 난독증, 난독현상, 다문화 가정 및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하여 교육 클리니션과 튜터가 협력하는 팀티칭(Team Teaching) 방식의 온/오프라인 클리닉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교사자격을 갖추고 교육임상 경험이 풍부한 클리니션(전문교사)을 중심으로 교육학, 유아교육, 국어교육, 상담심리 등 관련전공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이 튜터로 참여하는 팀티칭은 개별 아동의 특성과 학습능력에 최적화된 학습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ERiD센터의 맞춤교육 프로그램입니다. 학생 한사람 한사람에 맞춤화된 교수법이 제공되는 팀티칭 클리닉은 ERiD센터가 다년간의 교육임상 경험과 학문적 융합 연구, 그리고 IT 기술을 접목하여 발전시킨 것으로, 실증적 효과성을 교육현장에서 입증해 나가고 있습니다.​​

DBR ‘Best Contributor’ 5인

DBR(동아비즈니스리뷰)이 창간 15주년을 맞아 창간 이래 최근까지 DBR에 가장 많은 기고를 해주신 필자 다섯 분을 최고 기여자(Best Contributor)로 선정하고 감사패를 수여했습니다. 오랜 시간 DBR의 든든한 파트너로 활동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DBR에 기고하게 된 계기와 의미, 앞으로 바라는 점 등을 들어봤습니다. (가나다순) 이 다섯 분 외에도 한국의 경영계를 대표하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 및 학자들께서 DBR의 지식 아카이브를 독보적인 경영 관련 콘텐츠의 보고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모든 필진께 큰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정리=배미정, 이규열, 최호진 기자

2011년 가을, 캐나다에서 마케팅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나의 가장 큰 관심 주제는 인간 중심 접근법인 디자인싱킹과 행동경제학이었다. 디자인과 경영 관련 실무자들의 모임에서 활동하던 중 디자인싱킹에 관한 글을 요청받았다. 그렇게 DBR 11호(2012년 8월 2호)의 스페셜 리포트 ‘Design Thinking’에 첫 기고를 하게 됐다.

처음에는 연구자를 대상으로 하는 논문이 아니라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것이 무척 어려웠다. 하지만 점점 일반 독자에 대한 이해도가 커졌다. 이후로 내가 직접 케이스 스터디 취재를 제안하거나 DBR 기자의 제안으로 다양한 사례를 케이스 스터디로 분석했다. 이를 위해 실무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국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이 겪는 문제와 해결책을 직접 접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저널워치 코너에도 기고하면서 주목받는 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어떻게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다.

DBR 기고 덕분에 가상의 연구자가 아닌 살아 있는 사람과 이야기하는 법을 배웠다. 연구자들은 논문의 핵심적인 가설과 데이터에 집중한다. 하지만 DBR에 기고할 때는 상황과 사람을 자세하게 서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추상적으로 생성된 인과관계를 진공 상태에서 검증하는 대신 상황과 사람이 고려된 현실에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 오래전부터 문제는 현실에서 발견하고, 해결책은 학문에서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DBR 기고를 통해 스스로 되고 싶은 사람에 가까워질 수 있었다. DBR 기자들의 다양한 제안과 도움 덕분에 현장에서 이슈를 지속적으로 듣고 그중 내가 아는 학문적 접근법을 적용해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DBR 190호(2015년 12월 1호)의 스페셜 리포트 ‘Experience Design’에 기고한 글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많은 실무자가 마케팅의 한계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던 차에 나는 기존의 마케팅 엔진을 사용하되 연료를 바꿔야 한다고 믿었다. 제품이나 시장 관점에서 데이터를 주입하는 대신 개인 고객 관점의 경험을 주입해야 한다고 말이다. 이러한 믿음을 최근의 여러 사례로 뒷받침했다. 이후에 고객 경험 (CX, Customer eXperience)이 급부상하면서 학계와 기업에서 많은 협업 요청을 받았고 연구 주제로도 구체화할 수 있었다. DBR 272호(2019년 5월 1호)에 기고한 신한카드의 초개인화 마케팅 프로세스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는 내가 직접 진행한 신한카드와의 산학 프로젝트를 설명한 글로 행동경제학을 접목해 엄밀하게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소개한 것이다. 58만 명이라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를 수집했더니 학계에서는 예측하지 못한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행동경제학이 현실에 적용된 모범 사례로 국내 경영대학의 소비자행동 박사 과정에서도 사례로 읽는다고 전해 들었다.

DBR은 현실 이야기를 전해주는, 국내 유일의 비즈니스 사례 전문지다. 핫하게 떠오르는 기업의 사례를 다루면서 한국이라는 상황과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을 고려하니 해당 기업이 내리는 의사결정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장단점을 예측할 수 있다. 특히 예상치 못한 독특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영감을 많이 받는다. 동시에 현실에 관심이 많은 연구자들이 새로운 시각을 집어넣기도 한다. 케이스 스터디 기사의 마지막에 소개되는 연구자의 시각은 하나의 동일한 사례를 보면서도 어떤 부분이 흥미로운 연구 소재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독특한 공간이다. 독자들은 연구자를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연구자와 대화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DBR에서 다루는 사례가 HBR Case study처럼 학문 후속 세대를 위한 교육 자료로 적극 지원되길 바란다. 독자들에게 사례의 빈공간을 메꿔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또 나와 같은 필자들이 더 많이 발굴돼서 학계의 연구자들이 현실을 좇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궁극적으로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가 학계에 더 많이 퍼지기를 기원한다.

주재우 (2023), “‘DBR Best Contributor’ 5인, “학계 업계 잇는 최고의 지식 보고”” March (1), 22-24.

+ “더 깊이 공감, 더 많이 공유: 여성면도기의 신화 쓰다,” 2012, August (2), 90-93.

+“좋은 경험은 고객을 움직인다. 샤오미도, 산펠레그노도 마케팅 강자가 된다,” 2015, December (1), 74-82.

+ “2만5000개 소비패턴 분석해서 혜택 제안 필요할 때 귀신같이 알려주는 ‘똑똑 카드’” 2019, May (1), 76-89.

기업경영학부 산학협동 수업, 소비자 행동론 속 프로젝트

유니드컴즈 정연준 이사와 경영학부장 주재우 교수를 만나다

경영대학 학우들이라면 매 학기 다양한 과제물과 프로젝트를 마주할 것이다. 그중 기업경영학부 소비자 행동론 수업에서는 평범한 프로젝트와는 다르게 기업과 협업하여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경영학부 학우들과 유니드컴즈 회사 측에서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정연준 이사, 주재우 교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Q.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연준 이사: 유니드컴즈에서 킵 그로우 사업을 총괄 담당하는 정연준 이사이다. 유니드컴즈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분들을 위한 자동화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자동화 업무 서비스에는 가입을 편하게 해주는 1초 가입 서비스, 주기적으로 마케팅 메시지를 보내는 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들이 존재한다. 유니드컴즈는 롱테일 시장 고객들을 목표로 이들을 위해 어떤 이로운 업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고 있다.

Q. 프로젝트를 교수님에게 제안하게 된 계기는?

정연준 이사: 지난 2019년 여름에 신한카드와 함께 진행한 행동경제학 프로젝트에서 주재우 교수를 만났다. 학생들은 현업을 경험할 기회를, 회사에는 신선한 행동경제학 관련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면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며 수업 프로젝트에 한 번 적용해 보자고 제안했는데 긍정적으로 의견이 맞아 진행할 수 있었다. 프로젝트는 바로 그해 가을 학기부터 도입되었고, 이를 통해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학우들이 어렵지 않고 간단한 방법으로 현업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랐다.

Q. 프로젝트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해주시자면?

정연준 이사: 이번 프로젝트는 소비자 행동론 수업에서 소개되는 행동경제학을 활용하여, 킵 그로우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특정 상품의 첫 구매 유도 마케팅 링크와 카카오 채널 톡을 통한 첫 구매 유도 메시지 발송 서비스를 활용해 궁극적으로 “첫 구매 유도 마케팅”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했다. 프로젝트는 구매 유도를 위한 200자 이내의 마케팅 메시지와 14자 이내의 버튼 명을 작성해보는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과거에는 프로젝트가 조별 과제로 진행되었지만, 현재는 개별 과제로 진행되고 있다.

Q. 특별히 기업경영학부 수업에만 도입한 계기는?

주재우 교수: 기업경영학부 학우들이 다른 과 학우들보다 좀 더 실무 경험이나 현업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생각했다. 학우분들이 회사에서 볼 수 있는 질문을 함께 토론해서 해결책을 제안하면 좀 더 현실감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 같아, 기업경영학부 수업에 접목했다.

Q. 학생들이 특별하게 힘들어하거나, 의아한 프로젝트 결과물은?

주재우 교수: 전체적으로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았고, 어떠한 결과물을 유니드컴즈 측에서 듣길 원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았다. 결과물들이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업을 처음 진행할 때, 행동경제학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좋은데 그 시점이 학기 초반이 아닌 중반 이후였다. 전체 수업 중에서 행동경제학을 소개하는 시점이 늦어서, 그때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는 수업 계획상 어려움이 존재했다. 이러한 학우들의 불편함을 보완하고자 이번 학기부터는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맞추기 위해 행동경제학을 초반 부에 강의하기로 조정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느낀 점은 학우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도 될 거 같다는 것이다. 모르면 질문하고, 생각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며, 수업 자체가 토론형식으로 바탕이 되는 것이 좋은데, 수동적으로 강의를 소화하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수업 자체가 매우 활발한 분위기로 진행되기에 소극적인 학우들은 곤란할 수 있지만, 그런 학우들도 부담 없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도 좋을 거 같다.

Q. 처음부터 프로젝트가 수업에 큰 비중을 차지했는지?

주재우 교수: 처음에는 평범한 소비자행동 수업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도입한 후, 학우들이 프로젝트를 즐기면서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프로젝트에 더 큰 초점을 두게 되었다. 이사님 외에 회사 클라이언트,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프로젝트는 더 흥미로워졌다. 프로젝트 내용을 단순하게 만들어준 회사의 공로 덕분이기도 하고, 수업에 참여하여 제출하는 학생들이 신선한 결과물을 가져온 덕분이기도 했다. 양쪽 모두 원활하게 잘 진행되어 수직적 강의가 아닌, 모두가 문제점을 고민해보고 해결책을 생각해보는 수평적인 놀이터 같은 느낌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Q. 프로젝트가 불러온 유니드컴즈의 변화는?

정연준 이사: 마케팅 메시지에 마케팅 타이틀을 제작할 때 투입되는 인력은 두세 명이다. 물론 회사에서 나오는 아이디어가 현업 종사자이기에 더 나았을 수도 있지만, 프로젝트를 통해서 더 다양한 학우들이 생각하는 아이디어와 교수님의 강의 덕분에 더 다채로운 아이디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좋은 결과물을 채택하는 것을 넘어,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 측도 견해를 넓힐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또한 회사 클라이언트들도 학우들의 연령대를 주목표로 하는 쇼핑몰을 운영하기에, MZ세대의 시선을 알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Q.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는?

정연준 이사: 작년쯤 MBTI가 한창 유행했을 때, MBTI 키워드를 이용한 마케팅 아이디어를 낸 학우가 있었다. 비록 유니드컴즈는 B2B 모델인 업종이라 채택하기엔 어려웠지만, 이후 많은 쇼핑몰 사업자들이 MBTI를 활용한 마케팅 메시지를 사용한 것을 목격했다. 이처럼 학우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현업에서도 적용되고 유효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사례였다.

Q. 궁극적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학우들이 얻어갔으면 하는 것은?

정연준 이사: 행동경제학 이론이나 넛지 효과가 실제로 비즈니스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인식만 가지고 있으면, 활용은 학우분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즈니스는 고객의 행동, 그 다음 행동까지 전환하기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다. 교수님의 강의 이론을 바탕으로, 고객의 행동 유도를 잘 숙지하면 많은 것을 배워 현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주재우 교수: 강의실에서 배우는 이론들이 현실에서 충분히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소비자행동 수업안에서 배우는 세부 주제 중 하나인 행동경제학은 현업에서 관심이 많고, 이것을 적용하기 위해 많은 회사가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이 영역에 관심을 가지면 취업이나 창업할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 많은 학가 자신을 어떤 토픽을 통해 차별화를 둘지 모르는 경우를 봤다. 혹은 조금 유행이 지난 옛날 것을 가지고 차별화를 내려 하는 경우도 있다. 학우분들이 현실감 있게 차별화를 둘 수 있는 도구로써 행동경제학의 중요성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이론을 학습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젝트같이 어떠한 방식이든 한번 행동경제학을 이용해서 현업에 적용하는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Q. 경영대학 학우들에게 한마디?

정연준 이사: 학교에서 배운 이론이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강의 이론이 실제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저는 행동경제학은 좋은 비즈니스 무기라고 생각하기에 많은 학우가 관심 가졌으면 좋겠다.

주재우 교수: 현실감 있는 지식을 배워야 한다. 경영학은 현실에 도움이 되는 게 목표다. 기업이 고민하는 문제점을 함께 고민해야, 취직하던 창업을 할 수 있고, 조금 더 경영대 학우들이 적극적으로 기업들이 궁금해하는 문제점을 깊게 빨리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학우들의 취 창업을 위해 노력하는 주재우 교수와 정연준 이사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기업경영학부 학우들이 소비자행동론 수업을 통해 자신들의 진로에 대해 체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기업경영학부 수업뿐만 아니라 다른 학부 수업에서도 산학협력 수업이 늘어나, 학우들이 현업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현업을 직접 체험할 기회가 더욱 많이 주어지길 바란다.

기자 김도헌,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KIBS
디자인 김보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KIBS

기업경영학부 산학협동 수업, 소비자 행동론 속 프로젝트 – 유니드컴즈 정연준 이사와 경영학부장 주재우 교수를 만나다, Bizon (65), 2022.10.

나 홀로 집에: 외로움이 AI 스피커의 수용을 증가시킨다

신윤철, 주재우 (2019), “나홀로 집에: 외로움이 AI 스피커의 수용을 증가시킨다,” 대한인간공학회지, 38 (6), 499-515.

Objective: The aim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n the AI speaker adoption and whether crowdsourced cue moderates the effect of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n consumers’ adoption of the AI speakers.

Background: We study how to nudge consumers to recognize their needs for AI speakers, which is the first stage of their decision-making processes. In particular, we investigate whether two variables including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as a psychological variable and crowdsourced cue as a behavioral economics variable jointly increase consumers’ adoption of AI speakers.

Method: We conducted two surveys to test two hypotheses: whether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increases consumers’ adoption of AI speakers and whether crowdsourced cue moderates the effect of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n consumers’ adoption of AI speakers. To secure the external validity of our experiments, we selected an actual AI speaker as an experimental stimulus and manipulated two variables in reality.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was manipulated by the content of the message shown on the messenger dominant messaging service and the crowdsourced cue was manipulated by the content of the promotional message about AI speaker shown on the poster.

Results: We obtained two findings. Firstly, when business school students felt lonely, their adoption of AI speakers was greater than when they did not feel lonely. Secondly, when there was a crowdsourced cue, design school students’ adoption of AI speakers increased in the lonely condition. However, design school students’ adoption of AI speakers did not increase when there was no crowdsourced cue even though when they are lonely.

Conclusion: Our findings suggest that consumers are more likely to adopt AI speakers when they feel situational and social lonely and when it reflects other consumers’ needs.

Application: This research is the first attempt to apply loneliness and crowdsourced cue to nudge consumers to recognize their needs about AI speakers, which increases their adoption of the new product. Unlike previous researches, this study is different in that it tries to solve the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f young people. We propose AI speaker and crowdsourced cue as a solution to solve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ur findings provide fresh insights into designers and marketers who should develop an advertisement about their AI speakers.

Keywords: New product adoption, AI speaker, Loneliness, Crowdsourced cue, Behavioral economics

기존 연구에서는 노인의 외로움은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외로움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고, 국내외 AI 스피커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A사와 S사 또한 노인의 만성적, 개인적 외로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청년들의 일시적, 사회적 외로움 또한 만성적, 개인적 외로움만큼 중요한 감정이며 AI 스피커 수용의도에 있어 외로움이 노인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설문을 통해 증명했다. (pg. 510)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일시적, 사회적 외로움과 크라우드소싱 단서가 혁신 제품의 수용의도를 높이는 행동경제학 기법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기존에 알려진 정보 표시 방법의 변화, 공간 정리, 제품 진열, 명화 차용, 사용자 의견 무시에 더해서 신제품 수용을 증대하는 새로운 기법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설문 결과를 염두에 두고, AI 스피커나 AI와 관련된 제품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와 이러한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마케터는 크라우드소싱 단서를 광고에 입히는 순차적으로 사용자의 일시적, 사회적 외로움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pg. 510)

차세대 문제해결책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는 심리학의 TRIZ,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은 이제 학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기업과 사회가 처한 현실이라는 격투기장의 링 위에 올라가는 하나의 도전자처럼 느껴진다. 이 격투기장에는 전설로 남았거나 또는 현재 활동 중인 경쟁자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제조공정의 불량률을 줄이는 데 성공한 식스시그마 기법, 개발자에게 고객의 니즈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 기법, 개발된 신제품의 시장 성공을 예측하는 컨조인트 분석, 혁신상품을 기획하는 데 가능성을 보인 디자인싱킹 기법 등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방법론으로는 고객의 구매패턴을 찾아내는 빅데이터, 직원의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직원의 업무피로도를 낮춰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 등이 있다. 심지어 이들을 하나로 묶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강력한 방법론도 등장했다.

현실의 문제를 푸는 데에는 이렇게 여러 학문에서 파생된 해결책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행동경제학이 기업과 NGO 등의 실무자들에게 특히 환영받을 만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행동경제학자는 실무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에 현실의 문제를 연구한다. ‘규범 학문’인 경제학이나 ‘설명 학문’인 심리학과 달리, 이 두 학문이 섞인 행동경제학은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특정 대안을 더 많이 선택하도록 개입하는 ‘처방 prescriptive 학문’이기 때문이다…

Plugging in with Behavioural Insights (Rotman School of Management)

둘째, 행동경제학은 이미 수많은 기법이 해외 특히 북미에서 검증됐기에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 필요가 거의 없다. 기존 해결책을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공과대학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트리즈가 떠오른다. 트리즈(TRIZ·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는 옛 소련의 엔지니어가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300만 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해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상자 바깥(outside the box)을 끝없이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행동경제학도 상자 안에서(inside the box) 검증된 해결책을 선택하여 조합한 뒤 최적의 결론을 얻어낸다. 즉 행동경제학은 일종의 ‘심리학의 트리즈’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디지털의 역습: 디지털 시계를 보면 신제품 수용이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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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배경 신제품 수용에 대해 오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 연구에서는 제품과 무관한 정보를 디지털로 표시할 때보다 아날로그로 표시하는 경우 사용자의 해석 수준이 증가한다는 가설을 수립하고, 해석 수준이 증가할수록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한다는 또 다른 가설을 수립했다.
연구방법 2개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혁신 상품인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를 사용하여 베트남 하노이에서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실험 결과, 아날로그 시계를 본 뒤 3시간 15분이 지난 시간을 아날로그 시계 형태로 표시한 실험 참가자들은 디지털 시계를 본 뒤 3시간 15분이 지난 시간을 디지털 시계 형태로 표시한 실험 참가자들에 비해서 해석 수준이 증가했다. 또한 해석 수준이 증가할수록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했다. 추가로 수행된 매개 분석에 따르면,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해석 수준을 통해서 매개됨을 확인했다.
결론 본 실험은 기존 연구에서 좀처럼 다루어지지 않은 상황 변수인 정보 표시 방법이 사용자의 심리적 변수인 해석 수준을 통해서 신제품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 주었기에, 신제품 수용의도를 높이려는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개입을 제안했다는데에 학문적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의 실험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디지털 정보 표시의 단점과 아날로그 정보 표시의 장점은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가설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디자인 실무자들은 매장 방문자에게 신제품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서, 제품과 무관한 매장 내 환경 정보인 시간, 온도, 습도 등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공간을 정리하지 않음으로서 사용자의 창의성을 북돋우거나, 아름답지 않은 제품을 곁에 두어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우거나, 사용자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 대중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제품에 차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심지어 독특하기만 하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여기는 사용자의 의견은 무시하는 것이 신제품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간 정리, 제품 진열, 명화 차용, 사용자 의견 무시와 더불어 아날로그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을 증대하는 또 하나의 행동경제학 기법이 될 수 있다 (pg. 111)

실험 결과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실무자에게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오늘날 많은 매장에서는 디지털 정보 표시 방법이 가진 특유의 장점에 기반해 정보를 디지털로 표시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이다. 하지만, 사용자나 소비자가 좀더 추상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여 판매하는 제품의 장점에 집중하게 하려면, 제품과 무관한 환경 정보를(예, 시간, 온도, 습도, 등) 아날로그로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pg. 111).

기부 대상자 명확하면 기부자의 마음 더 열려

  • 무엇을 왜 연구했나?

미국에서는 전체 가정의 70%가 정기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을 구하거나, 자연환경 보존을 목표로 하는 단체에 기부한다. 경기가 좋지 않았던 2010년에도 2009년 대비 3.8% 증가한 연간 2억9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최근에는 약 8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기부단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부를 독려하는 기부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국세청 데이터에 따르면 연간 76억 달러가 NGO의 마케팅 활동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부 마케팅에 관한 보고서와 연구 결과는 다수 존재하지만 기부 마케팅의 효과를 현실에서 엄밀하게 검증한 연구는 드물다. 예를 들어, 헌혈에 대해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하면 헌혈자가 늘고 복권을 제공하면 기부자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보고가 되었으나, 그 보상 효과가 학문적/통계적으로 엄밀하게 검증되지는 않았다. 반대로 학계에서 제안된 보상 방법은 실험실에서만 효과가 검증되었고 현실에서는 검증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인도 출신의 연구자들은 인도 현지에서 실험을 수행하여, 기부 단체의 마케팅 활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총 4가지 기부마케팅 기법의 효과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중 3가지는 기부 대상자와 기부자의 사회적 거리를 줄여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심리학적 방법이다. (1) 기부 대상자를 분명하게 알리기(identified victim effect), (2) 기부 대상자가 기부자와 같은 집단에 속한다는 점을 알리기(in-group vs. out-group effect), (3) 기부 대상자의 상황이 점차 나빠진다는 점을 알리기(reference dependent sympathy) 였다. 마지막 1가지는 행동경제학 기법으로, 사람들이 적은 액수를 여러 번에 나누면 내기 쉬워한다는 점을 이용한 (4) 하루에 조금씩만 내기(a pennies a day: PAD)였다.

 

 

  • 무엇을 발견했나?

HelpAge India는 인도 노년층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는 NGO 단체로 1978년에 세워졌다.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Support a Gran”이라는 프로그램은 노년층이게 최소한의 음식, 기초적인 의류, 최저 생계비를 매달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들은 기부를 요청하는 편지를 매년 3월에 보낸다. 참고로 인도의 3월은 선이 악을 이기는 힌두교 축제 홀리 (Holi)가 있고, 연간 수입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기부를 독려하는 종교적, 경제적 유인책이 이미 존재하는 기간이다.

연구자들은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기제를 검증하기 위해서 기부를 요청하는 편지를 여러 방법으로 수정하고 무작위로 보낸 뒤, 얼마나 많은 응답자가 얼마나 많은 액수를 실제로 기부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2011년 3월에 수행했다. 즉, 내용을 손대지 않은 기본 편지 1개, 그리고 4가지 기부마케팅 기법을 하나씩 다르게 적용한 12가지의 편지를 마련한 뒤, 기부 경험이 없는 18만4396명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총 13가지 편지 중 1가지 편지를 무작위로 보냈다(각 편지 당 약 1만4000명).

4가지 기법은 다음과 같이 적용했다. 첫째, 기부 대상자를 알리지 않은 편지에는 대상자를 퇴직한 여성 4명이라고 소개했고, 기부 대상자를 알린 편지에는 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한 할머니 한 명의 개인정보와 사진을 더했다. 둘째, 기부 대상자가 다른 집단인 편지에는 대상자의 종교가 기독교였고, 기부 대상자가 같은 집단인 편지에는 대상자의 종교가 힌두교였다. 셋째, 상황이 원래 나빴던 편지에는 대상자가 사별한 후 어떤 상황이었는지 불분명하게 썼지만, 상황이 점차 나빠지는 편지에는 대상자가 은퇴 전에는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넷째, 하루에 조금씩만 내기(PAD) 기법이 적용되지 않은 편지에는 매달 750루피를 기부하는 것이 어떤지 제안했고, 이 기법이 적용된 편지에는 하루에 25루피를 기부하는 것이 어떤지 제안했다.

실험 결과,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3가지 기법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기부 대상자가 1명으로 명시되면 4명일 때 비해서 기부율이 2.55배 증가했고(0.24% vs. 0.09%) 기부액이 2배 증가했다. 기부 대상자의 종교가 힌두교이면 기독교인 경우에 비해서 기부율이 42% 증가했고(0.28% vs. 0.19%) 기부액이 77% 증가했다. 기부대상자의 상황이 점차 나빠진다고 했을 때는 상황이 원래부터 상황이 나빴던 경우에 비해서 기부율이 51% 증가했고(0.23% vs. 0.15%) 기부액이 33% 증가했다.

그런데 마지막 행동경제학 기법은 예상과 반대로 효과가 나타났다. 기부액이 월 단위로 제시되면 일 단위로 제시될 때 비해서 기부율이 71% 증가했고(0.24% vs. 0.14%) 기부액이 66% 증가했다.

결국 4가지 기법을 결합하면(기부 대상자를 1명으로 명시하고, 기부자와 기부 대상자가 같은 힌두교 집단에 속하고, 기부 대상자의 상황이 점차 나빠지고 있으며, 기부액이 월별 단위로 제안) 그런 장치 없이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낼 때 보다 기부율이 3.3배에 이르렀고 기부액도 3.78배에 달했다. 반대로 기부 대상자가 불분명하고(4명) 일일 기부액이 제안된 편지를 보내면 기본 편지를 보낼 때 비해서 기부율과 기부액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자들은 이 실험에서 발견된 효과가 3월이 아닌 다른 달에는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지진이나 홍수처럼 구체적인 자연재해를 명기하면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소규모 실험실에서 검증된 이론이 현실에서 검증되었다는 점이 기쁘고, 무엇보다 기부액 매칭이나 세금 환급과 같이 큰 비용을 들여서 기부를 독려하는 것과 달리 추가 비용 없이 내용만 바꾸어도 기부율과 기부액이 3배 이상 증가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본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HelpAge India의 CEO인 Cherian은 “마케팅 활동을 결정하기 위해서 논의를 할 때마다 직관적으로 결론을 내렸는데, 실험 결과 우리의 직관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론에 기반한 실험이 가져다주는 의의를 확실하게 배웠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기부자는 2000년대 들어서 2013년까지 꾸준하게 증가해서 580만명에 다다랐지만 2014년 이후 감소하여 2015년에는 529만명까지 떨어졌다. 기부자 감소는 소득이 감소하면서 기부 여력이 있는 국민이 줄어들었다는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기부한 돈이 기부 대상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기부 단체가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부 자체를 꺼리는 심리적 이유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부단체에서도 “기부 대상자를 분명하게 알리는” 기법을 활용하여, 기부자의 마음도 얻고 단체의 신뢰도도 함께 회복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