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계를 중심으로 팝업스토어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유행에 편승하면서 비슷한 콘셉트의 팝업스토어가 우후죽순 쏟아져 이제 더 이상 신선한 아이디어가 등장하기 어렵고, 팝업스토어의 수명이 다한 게 아니냐는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 활동은 데이터로 추적되기 때문에 비용 대비 효과가 분명히 드러나는 반면 팝업스토어를 비롯한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은 측정되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체감되기 쉽다. 그러나 팝업스토어는 오프라인 마케팅이지만 데이터 기반의 성과 측정이 가능하다.
… 넥스트 팝업스토어는 브랜드가 특정 가설을 갖고 시작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하는 실험실로 변모할 것으로 전망한다. 프로젝트 렌트는 ‘초콜릿을 프리미엄 디저트로 포지셔닝한다’라는 팝업스토어의 가설을 세운 뒤 평균 체류 시간, 방문객 수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인상, 재방문 및 입소문 의향 등 정성, 정량적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이 가나초콜릿을 프리미엄 디저트로 즐기는 경험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 이런 이유로 결국 데이터를 수집하는 측정 도구를 붙여 가설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팝업스토어가 변모할 것이라 본다.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소비자를 대상으로 구체적인 가설을 세워 검증하려는 특화된 팝업스토어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한 브랜드가 세운 가설이 팝업스토어를 통해 잘 검증되면 지속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팝업스토어가 아닌 다른 수단을 활용하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바꾸는 과정에서 포화 상태에 가까운 팝업스토어 시장이 정리되는 양상을 띨 것이다.
남의 취향을 눈으로 배우고, 나의 취향을 머리로 찾은 다음에, 그 취향을 경험으로 확정하는 거군요.
– 그런데, 경험은 주어진 가설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즉, 광고를 가설로 먼저 접한 뒤에 제품을 경험하면, 광고에 맞게 경험을 해석합니다. 최근 많은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이유도, 회사의 가설에 맞추어 방문객이 경험을 해석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This paper examines the influence of advertising on how and what consumers learn from product experience. A hypothesis-testing framework is adopted where consumers treat advertisements as tentative hypotheses that can be tested through product experience. Two experiments were conducted using product categories that provided either ambiguous or unambiguous evidence about product quality. The first experiment showed that when consumers have access to unambiguous evidence, judgments of product quality are dependent only on the objective physical evidence and unaffected by advertising. However, advertising had dramatic effects on perceptions of quality when consumers saw ambiguous evidence; judgments and product inspection behavior protocols showed that advertising induced consumers to engage in confirmatory hypothesis testing and search. The second experiment showed that advertising influenced quality judgments by affecting the encoding of the physical evidence; retrieval of ad-consistent evidence also appeared to occur, though to a lesser degree.
– 만약 신맛이 나는 커피를 좋아하고, 신맛이 나는 커피를 왜 좋아하는지 말할 수 있다면, 취향이 정교화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취향이 정교화되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두 가지를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어릴 적에 거실에 깔려져있던 카페트를 보면서 “뭐 이렇게 복잡한 그림을 그려놓았나” 생각했는데 관심을 갖게 되면 달라보이는군요.
– 카페트뿐만 아니라, 안경, 신발, 넥타이 등 세상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취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걸 너무 재미있어해요. 대학생들이 스스로의 취향을 정교화하기 위해서 운동화, 향수, 음악에 많은 비용을 쓰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찾아와서 스스로의 취향을 찾는 놀이터가 다른 제품에서도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Consumers’ understanding of their own preferences can be aided by a “consumption vocabulary”-a taxonomy or framework that facilitates identifying the relation between a product’s features and one’s evaluation of the product. In the absence of such a vocabulary, consumers’ understanding of their own preferences will require more extensive experience and may never fully develop. The effect of such a vocabulary is tested in two experiments in which subjects provided with a vocabulary (1) exhibit better-defined and more consistent preferences than control subjects, (2) show improved cue discovery, and (3) show learning (i.e., increases in consistency over time). All results hold regardless of the functional form of the model used to assess subjects’ preference formation.
처음에는 따라하기로 시작하는 거네요. 그런데 남의 걸 보고 배우는게 나만의 온전한 취향이 될 수 있을까요?
– 사람들은 취향에 대해서 이중적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을 막 쫓아가지만, 나중에는 모든 사람들이 가는 곳에는 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결국, 대중을 따라가지 않고 나만의 독특한 취향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때, 취향이 개발된 전문가를 찾게 되고 책을 읽거나 전문가 모임을 찾게 됩니다.
People often diverge from members of other social groups: They select cultural tastes (e.g., possessions, attitudes, or behaviors) that distinguish them from outsiders and abandon tastes when outsiders adopt them. But while divergence is pervasive, most research on the propagation of culture is based on conformity. Consequently, it is less useful in explaining why people might abandon tastes when others adopt them. The 7 studies described in this article showed that people diverge to avoid signaling undesired identities. A field study, for example, found that undergraduates stopped wearing a particular wristband when members of the “geeky” academically focused dormitory next door started wearing them. Consistent with an identity-signaling perspective, the studies further showed that people often diverge from dissimilar outgroups to avoid the costs of misidentification. Implications for social influence, identity signaling, and the popularity and diffusion of culture are discussed.
Members of the Target Dorm viewed the members of the Academic Dorm as dissimilar, but would they abandon a previously held taste when the geeks adopted it? Results suggested that they did; in the week after the wristbands were adopted by the geeks, there was a 32% drop in the number of Target Dorm members who reported wearing the wristband. This drop was not accounted for by simple boredom. During the same period of time, there was only a 6% drop in wristband wearing in the control condition, X2(1, N=36)=3.78, p=.05.
– 초기에 경험이 부족해서 열쇠를 잘 열지 못할 때에는, 잠긴 열쇠를 열어달라는 요청에 30분동안 끙끙거려서 문을 열어주면 지켜보던 집주인이 고생했다면서 수고비와 팁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많이 쌓인 후에는, 잠긴 열쇠를 금방 열어주면 지켜보던 집주인이 팁도 주지 않고 수고비도 적게 주려고 합니다.
– 노력 휴리스틱은 벗어나기 어렵고, 특히 한국에서 강하게 작동합니다. 결과가 얼마나 좋은가 만큼이나 과정상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데, 문제는 과정상의 노력이 눈에 보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마무리 짓고 일찍 퇴근하면 눈에 보이는 노력이 부족해서 나쁘게 평가를 받고, 똑같은 시간을 일해도 아침 일찍 나와서 하는 대신 저녁 늦게까지 남아 있으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평가를 좋게 받습니다.
Kruger, J., Wirtz, D., Van Boven, L., & Altermatt, T. W. (2004). The effort heuristic.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0(1), 91–98.
The research presented here suggests that effort is used as a heuristic for quality. Participants rating a poem (Experiment 1), a painting (Experiment 2), or a suit of armor (Experiment 3) provided higher ratings of quality, value, and liking for the work the more time and effort they thought it took to produce. Experiment 3 showed that the use of the effort heuristic, as with all heuristics, is moderated by ambiguity: Participants were more influenced by effort when the quality of the object being evaluated was difficult to ascertain. Discussion centers on the implications of the effort heuristic for everyday judgment and decision-making.
“네, 선풍기를 오래 쐬면 머리가 아파서 여러 브랜드와 여러 가격대의 선풍기를 테스트 하고 있었는데, 자연풍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선풍기를 발견했어요. 가격이 55만원으로 스탠드형 선풍기 평균 가격보다 10배 가까이 비쌌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실외기가 포함된 에어컨이 50만원인데 선풍기 회사에서 사기를 친거 아니냐고 말했지만, 저는 머리가 아프지 않은 바람을 경험한다면 55만원은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The durability bias, the tendency to overpredict the duration of affective reactions to future events, may be due in part to focalism, whereby people focus too much on the event in question and not enough on the consequences of other future events. If so, asking people to think about other future activities should reduce the durability bias. In Studies 1–3, college football fans were less likely to overpredict how long the outcome of a football game would influence their happiness if they first thought about how much time they would spend on other future activities. Studies 4 and 5 ruled out alternative explanations and found evidence for a distraction interpretation, that people who think about future events moderate their forecasts because they believe that these events will reduce thinking about the focal event. The authors discuss the implications of focalism for other literatures, such as the planning fallacy.
Large samples of students in the Midwest and in Southern California rated satisfaction with life overall as well as with various aspects of life, for either themselves or someone similar to themselves in one of the two regions. Self-reported overall life satisfaction was the same in both regions, but participants who rated a similar other expected Californians to be more satisfied than Midwesterners. Climate-related aspects were rated as more important for someone living in another region than for someone in one’s own region. Mediation analyses showed that satisfaction with climate and with cultural opportunities accounted for the higher overall life satisfaction predicted for Californians. Judgments of life satisfaction in a different location are susceptible to a focusing illusion: Easily observed and distinctive differences between locations are given more weight in such judgments than they will have in reality.
신한카드는 고객 개개인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할인과 이벤트 등의 혜택을 앱으로 전달하는 초(超)개인화 프로젝트를 3년에 걸쳐 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하는 것처럼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2만5000개의 소비 패턴을 정립하고 그에 따라 고객이 딱 원하는 혜택을, 딱 원하는 타이밍, 메시지, 채널(TMC)로 자동 전달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이를 위해 성별, 연령, 요일, 날씨 등에 따라 할인 혜택을 전하는 마케팅 메시지가 달라지는 행동경제학 실험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규모로 실시했다.
… 초개인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담당자들이 문제의식을 가진 게 있었다. 빅데이터사업본부 이중재 부부장은 “시스템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느끼는 것은 자기에게 떨어지는 메시지이며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고객이 초개인화를 실감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한다. 즉, TMC 중에서 T(타이밍)와 C(채널)는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으로 개선해나갈 수 있지만 M(메시지)은 근원적으로 섬세한 인간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 해법으로 거론됐다. 행동경제학은 풍부한 연구 결과와 다양한 성공 사례로 해외에서는 그 효과가 증명됐다. 최근 20년간 북미 마케팅 박사 과정의 절반 이상은 행동경제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서구의 공공기관이나 기업 현장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다.
…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며 연구팀은 행동경제학의 여러 기법을 수집한 뒤 이 실험에 적용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했다. 먼저 행동경제학 연구자들의 바이블인 ‘Behavioral Economics Guide’와 ‘Nudge Database’를 기반으로 하고 최신 연구에서 밝혀진 새로운 기법을 추가해 총 108개의 기법을 수집했다. 이 중에서 중복되거나 충돌하는 기법은 제외하고, 2000년 이후 반복적으로 효과가 검증돼 연구자들에게 의미 있다고 받아들여지는 기법들만 10개 남겼다. 선택된 10개의 기법이 적용된 메시지를 제작한 뒤 연구팀은 신한카드 담당자들과 내용을 공유했다. 현업 경험이 많은 사람이 보기에는 어떤 기법이 좋은지에 대한 선호도도 알아야 했고, 규제가 빡빡한 금융업의 특성상 준법감시팀의 심의도 통과해야 했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5가지 행동경제학 기법이 선택됐다.
… 신한카드 마케팅전략 부서는 매회 약 20만 명의 페이판 앱 사용자에게 6가지 메시지 중 하나를 무작위로 골라서 발송했다. 메시지당 약 3만 3000명이 배정된 셈이다. 발송일은 2019년 1월 11일(금), 1월15일(화), 1월17일(목)이었다… 종합하자면, 이 실험은 무작위로 선발된 59만 2589명의 신한카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동일한 오퍼를 동일한 채널로 보내되 조건을 18가지(6가지 메시지 × 3가지 타이밍)로 달리 만들어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행동경제학을 적용한 커뮤니케이션이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한 것이다.
… 요일과 날씨에 따라서 행동경제학의 효과가 다르다는 결과를 해석할 때에도 한국적 특성을 고려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인은 일상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면서 바쁘게 살아가는 편이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행동경제학이 전반적으로 효과가 없다. 하지만 일상에서 벗어나는 특수 상황에서는 행동경제학이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감정적 혹은 쾌락적으로 생각할 여유가 생기는 주말과 금요일, 또 미세먼지 때문에 생기는 부정적 정서를 (쇼핑 등으로) 환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경우 등이다. 즉, 한국에서는 일상을 벗어나는 상황이 생겨야만 비합리성이 관여하는 행동경제학이 효과가 있음이 이 실험에서 확인됐다.
…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주재우 교수와 함께 실험을 주도한 신한카드 이중재 부부장의 말이다. “예전에는 기업이 고객에게 혜택을 쫙 뿌리고 알아서 쓰라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점점 고객 각자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소비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 사람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고민의 폭이 넓어져야 한다. 그래야 차별점을 발견할 수 있다. 누가 이런 요일, 이런 날씨를 좋아하는지 알아내면 그에 맞는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 이런 것들을 시스템화하는 것이 초개인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