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을 정교화 하라, ‘좋아하는 이유’가 중요한 이유 (Consumption vocabulary)

취향 정교화는 무엇인지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 만약 신맛이 나는 커피를 좋아하고, 신맛이 나는 커피를 왜 좋아하는지 말할 수 있다면, 취향이 정교화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취향이 정교화되면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두 가지를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어릴 적에 거실에 깔려져있던 카페트를 보면서 “뭐 이렇게 복잡한 그림을 그려놓았나” 생각했는데 관심을 갖게 되면 달라보이는군요.

– 카페트뿐만 아니라, 안경, 신발, 넥타이 등 세상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취향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는 걸 너무 재미있어해요. 대학생들이 스스로의 취향을 정교화하기 위해서 운동화, 향수, 음악에 많은 비용을 쓰는 것처럼, 소비자들이 찾아와서 스스로의 취향을 찾는 놀이터가 다른 제품에서도 만들어질 것 같습니다.

*행동경제학개론
취향 찾기
#취향#행동경제학 의 관계
– 취향을 찾아 정교화하려는 노력
– 취향의 결정요소와 #마케팅 에의 활용
#주재우 교수 (국민대 경영학과) #KBS1라디오 #경제라디오 #성공예감이대호입니다 #성공예감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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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West, P. M., Brown, C. L., & Hoch, S. J. (1996). Consumption vocabulary and preference formationJournal of consumer research23(2), 120-135.

Consumers’ understanding of their own preferences can be aided by a “consumption vocabulary”-a taxonomy or framework that facilitates identifying the relation between a product’s features and one’s evaluation of the product. In the absence of such a vocabulary, consumers’ understanding of their own preferences will require more extensive experience and may never fully develop. The effect of such a vocabulary is tested in two experiments in which subjects provided with a vocabulary (1) exhibit better-defined and more consistent preferences than control subjects, (2) show improved cue discovery, and (3) show learning (i.e., increases in consistency over time). All results hold regardless of the functional form of the model used to assess subjects’ preference formation.

2 thoughts on “취향을 정교화 하라, ‘좋아하는 이유’가 중요한 이유 (Consumption vocabulary)”

  1. 취향 찾기는 단순히 내가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을 넘어 그것을 왜 좋아하는지 말할 수 있도록 취향을 정교화하는 것이다. 이는 본인 스스로를 자세히 알게 하는 것 그 이상의 효과를 가져오는데 본인의 선호를 구분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물건 구매, 노래 청취, 식사, 여가 시간 등 모든 소비활동에 영향을 준다. 반대로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훌륭한 마케팅 아이템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물건이 침구류, 특히 폴리 소재 커버가 씌워진 이불을 가장 좋아하고 취미는 ‘슬라임 만들기’이다. 이 행동 경제학 영상을 보기 전까지 나는 내 취향을 정교화하지 못했다. 어른들 말마따나 천성이 게으르고 귀찮음이 많은 성격이라서 하루종일 누워만 있느라 이불을 좋아하게 된 줄 알았고, 단순히 집순이라서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슬라임 만지기를 취미로 갖게 된 줄로만 알았다. 그러다 취향을 찾기 위해 내가 왜 슬라임과 이불을 좋아하게 되었을까를 생각하고 그 근거를 찾아보게 되었고 결국 취향을 정교화할 수 있었다.

    나는 촉각에 예민하고 외부 자극에 대한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다. 그래서 전신에 닿는 이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불 속에 들어가 내 온 몸을 이불이 다 감싸고 있을 때 안정감을 느꼈던 것이다. 단순히 ‘이불’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이불이 주는 ‘부드러운 감촉’과 ‘안정감’을 좋아했다는 거다. 이는 슬라임을 좋아하는 내 취향으로 연결이 된다. 슬라임이 손으로 지속적인 촉각 자극을 일으켜 안정감을 주는 취미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취향을 구체화 한 이후에 나 스스로를 많이 알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자가용, 버스, 비행기, 카페나 영화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모든 순간에, 손을 상의 안에 넣고 있는다. 정확히는 손을 상의로 덮고 내 배를 만지고 있는 것인데 이 행동은 내 오랜 습관이라 의문을 품지도, 이유를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그냥 내 삶의 일부분이었다. 하지만 내 취향을 정교화 한 뒤에 난 이 행동도 ‘부드러운 촉감’과 ‘안정감’을 주는 내 취향의 연장선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취향 찾기는 내 소비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 동안 예쁘지만 손이 잘 가지 않던 옷의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옷을 살 때, 옷 안감에 신경을 쓰게 되었다. 특히 바지나 아우터 종류에서는 손이 넉넉하게 들어갈 수 있는 주머니의 유무를 살피는 것이 첫 번째 순서가 되었다. 이러한 내 사례를 통해 정교화된 취향 찾기가 무엇인지, 또 이 행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2. 약 1년 가까이 빽다방 아르바이트 하면서 다양한 음료 및 커피 취향을 가진 손님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빽다방은 얼음 양, 샷 추가, 시럽 추가, 베이스 추가, 탄산수 변경 등 옵션이 많아 본인의 입맛에 맞게 커스텀마이징이 유용하다. 그러다 보니 손님들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주문하는 게 다반사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장 많이 본 사례는 기존 음료에 샷이나 토핑을 추가해 먹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떤 손님은 밀크쉐이크에 샷을 추가해 주문하기도 하고 어떤 손님은 야샷추에 나티드코코(코코넛펄)을 추가해 드시기도 한다. 이 두 개는 실제로도 직접 해먹은 적이 있기에 손님들이 ‘왜’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밀크쉐이크에 샷 추가를 하면 커피 쉐이크 느낌이 나면서도 밀크쉐이크의 맛이 더 진해 특유의 달달함을 즐길 수 있고 나티드코코 추가를 하면 나티드코코 특유의 물컹하면서도 오도독한 식감 때문에 먹는 재미가 있다.

    근데 직접 주문을 받으며 ‘왜’ 이걸 좋아하는 건지 의문이 들었던 때가 있었다. 바로 미숫가루에 샷을 추가해 드시는 손님이였다. 미숫가루에 커피라? 주문을 받고 만들 때에도 의아함이 가시지 않았다. 이게 과연 무슨 맛일까, 왜 이걸 주문하신 걸까, 각종 궁금증이 들었다. 곧 그 해답을 들을 수 있었다. 손님이 일행에게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미숫가루에 샷을 추가해 먹으면 커피향이 조금 더 진한 오곡라떼를 먹는 느낌이라 이렇게 커스텀 해먹는다고 하셨다. 알고보니 그 손님은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 더 나아가 ‘왜’ 좋아하는지 잘 아는, 취향 찾기가 완벽히 되어 있으신 분이셨다.

    취향찾기와 관련해 알바 경험에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특정 메뉴를 자주 사먹는 사람들은 취향 정교화 과정이 매우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빽사이즈 아메리카노를 즐겨 드시는 손님은 커피의 양이 많아서, 샷이 많이 들어가 있어 맛이 진해서 좋아하시는 게 다반사고 완전망고주스, 완전토마토주스 등 주스류를 시키시는 손님은 다른 블랜드류와 달리 물 베이스의 주스류가 과일맛이 더 진하게 느껴져서 좋아하신다. 빽스치노를 즐겨드시는 손님은 주로 달달한 입맛의, 단 걸 선호하는 손님이 많고 에이드류를 시키시는 손님은 탄산의 청량감과 과일의 상큼함을 동시에 느끼는 걸 좋아하시는 손님이다.

    ‘취향 찾기’와 관련해 잘 몰랐을 때는 손님들이 특정 메뉴를 자주 시키는 것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냥 저 메뉴를 저렇게 툭하면 먹어도 안 질리나? 왜 저렇게 자주 시키시는 거지?” 이런 의문만 들었을 뿐 그들이 “‘왜’ 저 메뉴를 좋아할까?”라는 그들의 취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들, 특정 음료를 자주 시키시는 손님들은 그 누구보다 본인의 취향을 잘 알고 그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 즉 취향 정교화 과정이 잘 되어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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