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싶은 물건에 꽂히면, 왜 장점만 보일까요? (Focalism)

교수님이 무척 비싼 선풍기를 사셨다고 작가님께 전해들었습니다. 맞나요?

“네, 선풍기를 오래 쐬면 머리가 아파서 여러 브랜드와 여러 가격대의 선풍기를 테스트 하고 있었는데, 자연풍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선풍기를 발견했어요. 가격이 55만원으로 스탠드형 선풍기 평균 가격보다 10배 가까이 비쌌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실외기가 포함된 에어컨이 50만원인데 선풍기 회사에서 사기를 친거 아니냐고 말했지만, 저는 머리가 아프지 않은 바람을 경험한다면 55만원은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2023.08.24

#초점주의 편향
– 초점주의 #편향 의미와 실생활 적용
– 초점주의를 활용한 #마케팅#소비자 의 대응 등
#주재우 교수 (국민대 경영학과) #kbs1라디오 #라디오 #KBS라디오 #시사라디오 #KBS1Radio #성공예감이대호입니다 #성공예감 #이대호 #행동경제학 #행동경제 #경제학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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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Wilson, T. D., Wheatley, T., Meyers, J. M., Gilbert, D. T., & Axsom, D. (2000). Focalism: a source of durability bias in affective forecast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8(5), 821-836.

Abstract

The durability bias, the tendency to overpredict the duration of affective reactions to future events, may be due in part to focalism, whereby people focus too much on the event in question and not enough on the consequences of other future events. If so, asking people to think about other future activities should reduce the durability bias. In Studies 1–3, college football fans were less likely to overpredict how long the outcome of a football game would influence their happiness if they first thought about how much time they would spend on other future activities. Studies 4 and 5 ruled out alternative explanations and found evidence for a distraction interpretation, that people who think about future events moderate their forecasts because they believe that these events will reduce thinking about the focal event. The authors discuss the implications of focalism for other literatures, such as the planning fall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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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2

Schkade, D. A., & Kahneman, D. (1998). Does Living in California Make People Happy ? A Focusing Illusion in Judgments of Life Satisfaction. Psychological Science, 9(5), 340–346.

Abstract

Large samples of students in the Midwest and in Southern California rated satisfaction with life overall as well as with various aspects of life, for either themselves or someone similar to themselves in one of the two regions. Self-reported overall life satisfaction was the same in both regions, but participants who rated a similar other expected Californians to be more satisfied than Midwesterners. Climate-related aspects were rated as more important for someone living in another region than for someone in one’s own region. Mediation analyses showed that satisfaction with climate and with cultural opportunities accounted for the higher overall life satisfaction predicted for Californians. Judgments of life satisfaction in a different location are susceptible to a focusing illusion: Easily observed and distinctive differences between locations are given more weight in such judgments than they will have in reality.

“사고싶은 물건에 꽂히면, 왜 장점만 보일까요? (Focalism)”의 3개의 생각

  1. 소비자가 어떤 제품을 살 때 꼭 필요하다는 하나의 요소를 가지고 제품을 산다는 것인데 예측할 때 특정한 요인에 과하게 집중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미래에 내가 어떤 경험을 할지 예측을 할 때 특정한 원인에 과하게 초점을 맞춰서 예측을 잘못한다는 것을 초점주의라고 합니다.

    저는 소비습관에서 초점주의가 자주 일어납니다. 하나의 예로 자취방을 구했을 때 청소기를 살지 빗자루를 살지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방도 작고 자주 청소를 하려고 했기 때문에 좀더 가벼운 것을 사고자 했습니다. 빗자루가 청소기보다 단순히 가벼워서 자주 사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이에 청소기 대신 빗자루를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구매해서 사용해보니 가볍기는 하지만 방 전체를 쓸기에는 손이 너무 아파서 자주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가볍다 라는 장점에만 너무 집중해서 실용성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한가지 걱정되는 사건이 생기면 그 사건에만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소비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알바를 하면서 어느정도 충당하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은 모아둔 돈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아둔 돈을 다 써버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집중해서 불안감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 가다 보니 돈이 부족하면 알바를 더 구하는 방법, 소비를 줄이는 방법 등 여러 선택의 대안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돈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감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또다른 해결책을 찾아 가면서 불안한 감정에서 쉽게 벗어났습니다.

    초점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여러가지를 고려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물건을 구매하든 특정 상황을 경험하든 한 요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주변 상황들을 고려하는 자세를 통해 합리적으로 구매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 이 영상을 처음 봤을 때는 단순히 ‘충동구매를 조심하자’라는 내용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나의 경험을 돌아보며, 이 영상 속 개념인 ‘초점주의(focalism)’가 얼마나 현실적으로 적용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작년 나는 42만 원짜리 고가의 헤드셋을 구매했다. 사실 이미 에어팟을 가지고 있었고 실용적으로 따지면 헤드셋이 꼭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SNS에서 본 헤드셋 이미지에 강하게 끌렸던 것 같다. 사람들이 헤드셋을 착용한 사진을 보며 ‘이건 단순한 음향기기가 아니라 패션 아이템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음악과 패션을 동시에 즐기는 감각적인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 나는 그 순간 ‘패션’이라는 한 가지 요인에만 집중했고, 다른 정보는 모두 희미해졌다. 이것이 바로 초점주의의 전형적인 형태였다.

    헤드셋을 주문하던 날, 나는 ‘이건 나에게 꼭 필요한 투자’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음질도 좋을 것이고, 공부할 때 더 몰입될 것이고, 디자인도 세련됐으니까 오래 쓸 거라고 장점만 떠올리며 구매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막상 사용해보니 헤드셋은 크고 무거웠다. 여름에는 귀가 덥고 땀이 차서 오래 착용하기 힘들었고, 외출할 때는 머리카락이 눌리고 화장이 망가져 불편했다. 가방에 넣기에도 부피가 커서 들고 다니기 번거로웠고, 장시간 착용하면 머리가 조여서 두통이 생기기도 했다. 처음에는 “이 정도 불편함쯤이야”라고 생각하며 넘겼지만 시간이 지나자 후회가 밀려왔다. 결국 몇 달 뒤, 나는 헤드셋을 중고거래 플랫폼은 당근마켓에 판매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초점주의’가 단순한 충동이 아니라, 인간의 인지적 편향에서 비롯된 현상임을 깨달았다. 우리는 어떤 요인 하나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다른 요인들의 중요성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된다. 특히 미래의 감정 상태나 만족도를 예측할 때 이런 오류가 더 자주 발생한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정서적 예측의 오류’라고 부른다. 나는 “이 헤드셋을 쓰면 매일 행복할 거야”라고 확신했지만, 그 행복은 일시적이었다. 만족감은 몇 주도 가지 않았고, 갈수록 제품의 단점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초점주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광고에서는 제품의 전체 기능을 강조하기보단 한 가지 강력한 장점을 반복적으로 부각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광고에서는 카메라 성능만을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화장품 광고는 한 번에 톤업되는 효과만을 강조한다. 소비자는 그 하나의 포인트에 시선을 빼앗겨 전체적 가치를 충분히 평가하지 못한 채 구매를 결정한다. 나 역시 ‘패션 아이템으로 완벽하다’라는 이미지에 설득되어 실용성과 효용을 간과한 셈이다.

    이후 나는 소비 습관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어떤 물건을 사고 싶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첫째, 나는 지금 어떤 요소에만 집중하고 있지 않은가? 둘째,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불편함은 무엇일까? 셋째, 이 만족감이 과연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 이 과정을 거치면 감정이 아닌 이성적인 기준으로 제품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행동경제학을 배우며 느낀 점은 인간이 완벽히 합리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감정의 영향을 받으며 한 가지 요인에 사로잡혀 전체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편향을 인식하고 스스로 점검하려는 노력만으로도 훨씬 더 지혜로운 소비를 할 수 있다.

    결국 나에게 초점주의는 단순히 소비자의 심리를 설명하는 개념이 아니라, 생각의 왜곡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법을 가르쳐준 경험적 교훈이었다. 앞으로는 제품의 화려한 이미지나 순간적인 설렘보다는 나의 일상 속에서 진짜로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소비자가 되고 싶다.

  3. ‘사고 싶은 물건에 꽂히면 왜 장점만 보일까요?’라는 제목은, 소비행위에 내재된 인간의 비합리성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있었다. 이를 보는 순간 평소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기게 되면 합리화부터 시작하는 소비자인 나는 ‘아, 이건 내 얘기다’ 싶었다. 이 단순한 문장 하나는 나의 소유 욕망의 배후에는 어떤 심리적, 행동경제학적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며 자연스럽게 이끌었다.

    초점주의란 어떤 한 요소에 과도하게 집중함으로써 전체 판단이 왜곡되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를 풀어보면 사람들은 특정 요인을 부풀려 생각하고, 그 외의 변수들은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영상을 통해 과거 나의 한 소비 경험을 떠올리게 하였다.

    디자인의 이해 강의를 수강하며 해체주의가 정말 흥미롭게 다가왔다. 형태를 해체하고, 의미를 다시 세우는 그 사유의 방식은 메종 마르지엘라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레이 가와쿠보의 철학에 따라 네 땀 스티치 등 새로운 디테일로 심미성과 상징성을 바탕으로 독창성을 추구하고 있었다. 홀린 듯 메종 마르지엘라의 10라인 Lana Vergine 울자켓을 구매했다. 이때의 나는 “옷을 산 것이 아니라 철학을 입은 것”이었다. 그 순간의 선택은 아무리 생각해도 가격, 필요성, 효용성 등 경제적인 변수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옷장 속, 정중히 걸려 있는 실루엣은 영롱하게 다가왔다. 최대한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적절한 계절을 기다렸다. 온도와 빛, 공기의 질감마저 완벽히 어울릴 때 입고 나가고 싶었다. 이러한 기다림의 시간은 이상을 현실로 끌어내려 기대와 신념이 교차하는, 일종의 의식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오랜 이상으로 남아 있던 행복은 단 하루 만에 사라졌다. 옷의 안감과 겉감은 상상 속의 섬세함을 배반했고, 옷과 맞닿는 모든 것이 적이었다. 그 순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옷을 산 것이 아니라, ‘해체주의를 이해하고 체현하는 나’를 구매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사물을 통해 비춰지고 있는 ‘이상화된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문득 다이아몬드가 떠올랐다. 드 비어스의 “A diamond is forever” 뾰족한 메시지 하나가 전 세계인의 인식을 재구성하게끔 하였다. 사랑이라는 복합적 감정을 단 한 점의 보석으로 압축했고, 사람들은 더 이상 ‘사랑’의 가치를 느끼는 게 아니라 ‘사랑을 증명할 매개’를 구매하고 있다. 이는 초점주의가 상업의 언어로 구현된 사례이며, 인류 감정 역사상 가장 비싼 문장이라고 생각된다.

    두 소비 사례는 물건을 소비한 것이 아니라, 자기서사를 소비한 행위였다. 인간은 실체보다 상징에 초점을 고정함으로써 스스로를 설득하고, 그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선택을 정당화한다. 이는 결국 인간이 상징을 통해 자아를 정당화하는 존재임을 행동경제학적으로 증명하는 사례이다. 결국 경제학이 다루는 ‘선택’이란 계산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무엇에 초점을 맞추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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