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미디어/사례

카르멜 와인 (Carmel Wine) 리브랜딩을 위한 Foodography

1888년 설립된 카르멜 와이너리는 이스라엘 1위의 와인 생산 기업으로 독보적인 와인 생산량, 점유율, 다양한 제품군을 자랑한다. 자신들이 이스라엘 와인의 역사라고 말할 정도로 전통있는 카르멜 와이너리는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브랜드임과 동시에 올드한 이미지이기도 했다. 브랜드 이미지의 노후화는 소비자와 기업간의 커뮤니케이션 도구인 브랜드가 오랫동안 소비자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카르멜 와이너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Foodography’라는 캠페인을 시행했다.

 

Foodography(1)

 

  1. 소개

카르멜 와이너리의 Foodography 캠페인은 Food와 Photography의 합성어로 사람들이 SNS에 맛집음식 사진을 올린다는 현상에 주목한 프로젝트이다. 광고 에이전시인 BBR Saatchi & Saatchi 그리고 이스라엘 최고의 푸드 포토그래퍼, 셰프, 도자기 아티스트와 협력해 구상해낸 이 캠페인은 음식이 예쁘게 나올 수 있는 그릇을 개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와인과 함께 할 음식을 담은 그릇에 핸드폰을 거치할 수 있는 홈을 만들어 어느 각도에서도 멋진 음식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또 미슐랭 스타 셰프를 초빙해 소비자들에게 멋진 음식 사진뿐만 아니라 맛있는 경험을 선물해 깐깐한 Foodie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 결과

Foodography는 SNS와 이스라엘 현지 언론 매체에서 큰 이슈가 되며 $400,000 이상의 광고 효과를 거두어들였다. 이스라엘 인구의 20%에 해당하는 인원이 레스토랑에 방문했으며 카르멜 와이너리의 매출은 13%가 증가했다.

 

Foodography

 

  1. 성공요인 분석
  • 소비자가 와인을 소비하는 과정에 집중했다: 최근 와인 업계는 고객의 경험에 공감한 새로운 형태의 와인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카르멜와이너리 역시 와인을 소비하는 사람들의 과정에 공감해 새로운 형태의 그릇을 개발해냈다는데 성공요인이 있다. 단순히 가격이나 디자인을 바꾸는 등의 구매시점까에만 국한되는 고객경험에 제한을 두지않고 이를 즐기는 과정에 집중했기에 가능한 성공이었다. 뿐만 아니라 카르멜와이너리는 다른 와인업계와 달리 고객을 이러한 캠페인에 직접 참여시키는 데까지 나아갔다.

 

  • SNS를 고객 경험으로 인식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SNS를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홍보 수단’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카르멜 와이너리는 색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레스토랑에서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 SNS에 업로드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문화라고 할 만큼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는데, 푸도그래피는 이 흐름을 읽어 소비자들이 SNS에 잘 나온 음식사진을 업로드 해 직접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끔 유도한 것이다. 즉, 고객들이 와인을 즐기며 SNS를 하는 것 까지도 고객 경험의 하나로 생각하였다.

 

  1. 결론

디자인 경영은 ‘고객 참여’이다. 카르멜 와이너리는 멋진 음식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심리와 경험에 주목했고, 참여한 고객들은 직접 콘텐츠를 생성하며 효과적으로 홍보해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따라서 디자인 경영은 고객의 경험을 디자인해 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다.

 

Written by 이호진, 방연진, 최승현, 문정희, 장영주, 이병돈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Air B&B 브랜드 리뉴얼에 사용된 고객 참여 경험

에어비앤비 (Airbnb)는 2008년 8월에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의 숙박 공유 서비스이자 현 시대의 공유 경제를 가장 잘 나타내는 사례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브랜드 리뉴얼 과정을 거쳤는데, 그 과정이 다른 회사들과 차이가 있고 디자인 경영적 면모를 보여 흥미를 느끼고 더 조사를 하게 되었다.

Airbnb_before_after

대부분의 성공적인 브랜드 리뉴얼 프로젝트는 단순 수치의 변화에 머물지 않고 디자인적 사고를 거쳤다. e편한세상의 경우 소비자 관찰을 기준으로 브랜드 리뉴얼을 하였고 ‘진심이 짓는다’라는 메시지를 중점으로 잡고 마케팅과 동시에 상품개선을 하였다. YG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으며 고객에게 보여지는 모든 접점에 이를 적용하였다. 이 두 사례는 브랜드 리뉴얼을 먼저 수행한 후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는 특징이 있는데, 에어비엔비는 이와 다르게 브랜드 리뉴얼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프로젝트 과정에 소비자들을 참여시켰다는 차이가 있다.

에어비앤비는 사업이 성장함에 따라 초기 비전인 “내 방을 누군가에게 주는 따뜻한 서비스”를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호텔과 별 다를 것 없이 변해가고 있었고, 초기의 비전을 로고가 반영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에어비앤비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기업의 비전과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소비자들에게 이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에어비앤비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 인간은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을 때 편안함을 느끼고 행복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이 힘들다. 내 집과 같은 편안함을 만날 수 있는 “멋진 세상”을 만들고자 한 에어비앤비의 초기 가치관이 이를 잘 받아들였고,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에어비앤비는 belonging을 핵심 키워드로 판단했다.

Airbnb

 

브랜드 리뉴얼을 하는 과정이 독특했다. 먼저 고객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고 브랜드 리뉴얼 과정에 초대를 해서 참여를 유도했다. belonging 이라는 기업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화상 채팅을 통해 고객이 브랜드 리뉴얼 과정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여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한 후 원하는 방향으로 함께 나아갔다. 그 결과, 로고, 홈페이지 등 고객과의 모든 접점이 새롭게 바뀌었다. 그 결과 에어비앤비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상승했으며, 고객들의 소속감도 더욱 강화되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다. 기존에는 제품 디자인이나 상품 개발 단계에서 고객 경험을 고려했다면, 이제는 브랜드 리뉴얼 단계에서도 고려해야 한다. 기존 고객과의 소통에서 더 나아가 소통을 통한 참여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실제로 변화시켜야만 강력한 브랜드가 탄생한다.

 

Written by 강인경 권지현 윤진재 이원재 이태호 | 디자인 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보행자 표지판, 달리는 모습으로 바꿨더니 사고 줄어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무려 4621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보행 중 사망자가 1795명으로 40% 가까이 됐다. 정부는 보행자 사고를 줄이기 위해 위험 지역, 특히 학교 앞 등 어린이들이 자주 다니는 길목에 주의 표지판을 세운다. 어른과 아이가 손을 잡고 길을 걸어가는 그림이다.

이런 ‘보행자 주의’ 표지판은 나라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한국이나 미국의 표지판은 그림 속의 어른과 아이가 천천히 걸어서 지나가는 듯한 모습이다. 그런데 러시아와 폴란드의 표지판은 어른과 아이가 급히 달려 나가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어느 쪽이 보행자 사고를 막는 데 더 효과적일까. DML_Crossing

최근 미국 버지니아대와 미시간대, 브리검영대의 학자들이 이를 확인해봤다. 이들은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자동차가 주행하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화면을 바라보는 눈동자의 움직임을 측정했다. 주행 영상에서 한국처럼 천천히 걷는 모습의 보행자 주의 표지판이 등장하자 학생들의 시선은 평균 1.46초 만에 표지판에 고정됐다. 그런데 러시아처럼 다급하게 달려가는 모습의 보행자 주의 표지판(사진)을 보기까지는 0.8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또 걷는 모습의 표지판이 등장한 직후 학생들은 실제로 길을 건너는 사람이 있는지 평균 2.04회 화면 여기저기를 둘러봤다. 달리는 모습의 표지판이 등장했을 때는 이 탐색 횟수가 2.53회로 늘어났다. 결국 표지판에 그려진 그림이 긴박하고 동적일수록 운전자가 표지판을 더 빨리 보고 주변도 더 자주 살피게 되는 것이다.

도로교통 안전을 위해서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한다. 차량 속도를 줄이려고 턱을 만들고 점멸 신호등을 설치한다. 하지만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운전자의 빠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교통 표지판에 그려진 그림을 좀 더 동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이는 다른 상황에서도 사용될 수 있다. 위험한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지 말라는 표지판도, 위험 물질을 다룰 때는 조심하라는 표지판도 이렇게 다급한 느낌으로 표현하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동적 이미지가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디자이너와 일반직원 대화 금지”… BMW는 왜?

레고 블록을 조립해 본 적이 있는지. 어른 세대가 기억하는 레고는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 블록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설명서를 차근차근 따라 하며 포장 박스에 그려진 대로 멋진 성이나 자동차 따위를 만드는 ‘키트’가 중심이다.

하지만 레고를 설명서대로 조립하는 것이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까? 미국과 노르웨이 경영학자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는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아예 회피하게 만든다.

Lego

 

연구진은 실험으로 이를 확인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셋으로 나눠서 1번 그룹에는 레고 달 탐사선 키트를 만들게 했다. 반면 2번 그룹에는 같은 블록들로 아무것이나 자유롭게 만들게 했다. 마지막 3번 그룹에는 레고를 주지 않았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논리력 시험과 창의력 시험을 실시했다. 논리력 시험 성적은 비슷했지만, 창의력 시험에선 정해진 설명서대로 블록을 쌓았던 1번 그룹만 유독 성적이 나빴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도 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을 둘로 나눴다. 한 그룹에는 곱셈, 퍼즐 맞추기처럼 ‘분명하게 잘 정의된’ 문제를 풀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효과적인 쓰레기 재활용 방법처럼 ‘잘 정의되지 않아(ill-defined)’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제에 답하게 했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2개의 레고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나는 설명서대로 달 탐사선을 만들 수 있는 키트였고, 또 하나는 무작위로 레고 블록이 들어있는 가방이었다. 그 결과, 잘 정의된 문제를 푼 참가자들은 67%가 달 탐사선 키트를 택한 반면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제를 푼 참가자들은 44%만 키트를 골랐다. 이는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창의적 문제를 아예 선택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경향이 있음을 드러낸다.

이 연구 결과는 기업이 혁신을 추구할 때 조직 문화를 분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의 디즈니는 일상 업무를 하는 직원과 상상력이 필요한 일을 하는 직원을 구분해 관리한다. 즉, 두 가지 종류의 일을 한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 독일의 BMW도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일반 사무직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도록 분리해 뒀다. 논리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문제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친구따라 투표소 간다”… SNS 활용하면 투표율 상승

올해 치러진 20대 총선 최종 투표율은 58%다. 19대 총선보다 3.8%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다방면에서 투표율 제고를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시민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투표율을 높일 수 있을까?

학계 연구에 따르면 투표를 하라는 사회적 압박을 받은 사람은 투표할 확률이 올라간다. 또한 투표라는 행위도 전염성이 있어서 2인 가구의 경우 한 사람이 투표를 하면 다른 사람이 투표할 경향도 올라간다. 반면 e메일을 통한 독려는 큰 효과가 없다.

DML_Facebook voting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떨까? 미국 샌디에이고대 연구진은 페이스북과 함께 2010년 11월 2일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서 이를 실험해 봤다. 이날 페이스북에 접속한 미국인들을 무작위로 3개의 그룹으로 나눠 화면 최상단에 각각 다른 정보를 보여 줬다.

첫째 그룹은 선거와 관련된 아무런 메시지도 보여 주지 않았다. 둘째 그룹은 선거 관련 ‘정보성’ 메시지를 보여 줬다. 투표 독려 문구, 가까운 투표장을 알려주는 링크, “나는 투표했다”라고 표시할 수 있는 버튼, 또 그 버튼을 누른 사용자의 수 등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그룹은 정보형 메시지와 더불어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 중 투표했다는 버튼을 누른 사람 6명의 사진을 무작위로 보여 줬다. 이것은 일종의 ‘사회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정보성 메시지만을 받은 사용자들은 아무 정보를 받지 않은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투표한 친구들의 사진까지 보여 준 그룹은 투표율이 다른 그룹보다 약 0.4%포인트 높았다.

한국은 선거 당일에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아서 투표를 독려하기 어렵다. 이럴 때 온라인으로 투표를 독려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나의 온라인 친구들이 투표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이 한국의 투표율을 올리는 데도 사용되길 기대한다.

 

Design Thinking… 생각부터 제품서비스까지 디자인하라

디자인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화두다. 달라진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서 소비자는 더 까다로워졌고,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한때 식스시그마나 IS9000 같은 품질 경영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단순히 품질만 좋아서는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 시대의 변화는 상상보다 빠르다.

차별화를 위해 주목받는 경영기법이 디자인 경영이다. 단순히 제품의 디자인을 아름답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디자인적 사고)’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 소비자의 경험까지 새롭게 하고, 조직 문화 개선과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디자인 경영이다.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는 1990년대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 의뢰로 산업용 로봇을 기획한 경험을 비추어 이렇게 말했다. “당시 경영진은 새로운 개념의 로봇을 만들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디자인팀은 로봇을 거꾸로 세워볼까, 천장에 매달아볼까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러니 경영자들은 ‘이게 수익이 나겠나’를 우려하고, 엔지니어들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겠나’를 고민하더군요.” 정 교수는 “디자이너들은 때로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지만 디자인적 사고가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DML_Donga왜 디자인 싱킹인가.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별점을 꼽는다. 기존 경영기법은 고객의 구매 이력과 설문조사 결과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설계 방향을 도출한다.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한다. 반면 디자인 싱킹은 ‘현재를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고객이나 회사 직원 등 이해관계자를 직접 관찰해 당사자 입장에서 문제점을 도출한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고 이를 시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체크한다. 이후 정식 제품으로 자리 잡는다.

디자인 경영의 선도 기업으로는 피앤지(P&G)가 꼽힌다. 피앤지가 2000년대 내놓은 최초의 일회용 막대걸레 ‘스위퍼’는 디자인 싱킹을 통해 나온 제품이다. 당시만 해도 바닥청소는 쪼그려 앉아 걸레질을 하는 방식밖에 없었다. 피앤지 관계자는 아프리카 청소부들이 천장에 붙어 있는 거미줄을 빗자루 여러 개를 연결해서 제거하는 것을 보고 스위퍼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피앤지는 부직포에서 나는 정전기를 이용해 바닥 먼지를 제거하는 막대 걸레를 내놓아 대성공을 이뤘다. 시장에선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이혜선 이화여대 교수는 “디자인 싱킹은 겉으로 드러나는 ‘팩트’ 외에도 이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며 “동조(sympathy)가 아닌 공감(empathy)에 기반을 둬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재우 국민대 교수는 “디자인 싱킹의 문제 해결 방안은 데이터가 아니라 관찰과 직관에서 나온다”며 “이를 위해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 직관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자인은 ICT와 결합해 제품의 생산, 유통방식을 아예 바꿔놓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제품을 기획해 대량 생산한 뒤 유통한다. 그러나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시제품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주문자 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생산에 돌입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서 미리 결제를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비교적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크라우드 펀딩’과도 비슷하다. 또 제품 주문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은 소비자의 선호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고, 규모가 작은 디자이너들도 유통망에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조재경 이화여대 교수는 “공장을 통한 대량 생산이 아닌 주문 제작, 소량 생산 등을 통해 창작자들이 경영의 주체가 되는 ‘신(新)개인제조’ 시대가 오고 있다”며 “특히 3차원(3D) 프린터 같은 기술은 이러한 트렌드를 빠르게 가능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K(한국)-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디자이너 출신인 스튜어트 그린 인터브랜드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더이상 남들을 따라 하지 말라. 자신감을 갖고 한국만의 브랜드를 만들라”고 강조한다. K팝이 증명했듯 ‘뭔가 독특하게 한국적인 것’은 일본, 중국 등 경쟁자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기아자동차와 아모레퍼시픽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기아차는 ‘호랑이코 그릴’과 역동적인 디자인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에어쿠션’은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 선크림을 하나로 합쳐 화장의 단계를 줄였다. 이와 동시에 쿠션을 찍을 때마다 적당량이 나오도록 고안해, 튜브형 제품과 달리 양 조절이 쉽도록 했다. 그린 CEO는 “에어쿠션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유사 제품을 낼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고 말했다.

 

 

DML_Signature이러한 추세를 담아 국내 기업들은 디자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구를 닮은 TV’로 평가받는 신개념 TV ‘세리프 TV’를 선보였다. 유명 가구 디자이너인 부룰레크 형제와 협력해 만든 TV다. ‘커튼 모드’라고 해서 TV를 보고 있지 않을 때의 인터페이스까지 디자인해 주변 인테리어 소품과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했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 ‘YF 쏘나타’를 시작으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유연한 역동성)’를 내세웠다. 지난해 출범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는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제품 철학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루크 동커볼케 전 벤틀리 수석디자이너를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영입했다.

LG전자는 지난달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혁신적인 성능 못지않게 예술 작품처럼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미로 ‘가전이 아닌 작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포스코는 2월 월드프리미엄(WP·자사 고유기술로 만든 고부가가치 제품) 스테인리스 강재를 적용한 ‘전기자동차 완속 충전기’를 개발했다. 이는 2014년 출범한 ‘디자인솔루션 개발전담조직’이 고안한 제품이다. 이 조직은 고객의 수요에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발족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임직원들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GS타워 본사 27층에 열린 소통 공간 ‘지음(知音)’을 마련했다. 디자인을 통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도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항생제 오남용 처방 없게… 의사들을 위한 ‘심리적 처방’

영국의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래 항생제는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들의 처방량이 늘어나면서 약효가 떨어지고, 또 항생제로 해결이 안 되는 ‘슈퍼박테리아’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은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DML_pill의사는 십수 년의 교육과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아야만 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인간의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는 만큼 우리가 ‘믿을 수밖에 없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항상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황에서는 항생제 처방을 내릴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심리학을 이용해 의사들의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예를 들어 항생제 처방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는 서약서에 의사가 자필 서명을 하고 진료실에 붙여 두면, 자필 서명이 없을 때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는 동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이런 심리적 장치의 효과가 잘 나타난다. 이들은 미국 내 47개 병원에서 일하는 248명의 의사들을 18개월 동안 관찰했다. 우선 의사들에게 항생제 남용 방지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 비율이 24.1%에서 13.1%로 내려갔다. 또 항생제를 처방할 때마다 그 이유를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거나,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은 처방전의 예시를 보여주는 것, 혹은 자신의 항생제 처방 비율을 다른 의사들과 비교해 보여주는 등 추가적인 심리적 걸림돌을 만들어 놓을 경우 처방비율이 6∼8%까지 떨어짐을 확인했다.

결국 의사가 내릴 수 있는 비합리적인 결정들을 제어하고 의사의 올바른 결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병원 차원이나 사회적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 본 연구 결과가 국내 의약계에도 적용돼 시한폭탄 같은 항생제 오남용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희망한다.

소비자 오감만족의 묘수…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라

[新 디자인 경영 / 시즌3] <2> 주목받는 ‘디자인 싱킹’

 

최근 디자인 경영에서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 주목받고 있다. 간단히 말해 디자이너처럼 사고한다는 의미다. 사업을 구상할 때 경영자들은 수익 창출 모델을, 엔지니어들은 기술적 가능성을 먼저 고려한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은 소비자와 직원 등 이해 당사자를 직접 관찰한 뒤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하는 방식으로 사고한다. 이에 디자인 싱킹은 대체로 ‘관찰과 이해→문제점 발견→해결책 도출→시제품 시험→사업화’ 과정을 거친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 교수는 “마케팅이나 리더십, 품질 경영 등 기존의 경영방식이 한계에 다다르자 많은 기업이 디자인 싱킹을 도입하고 있다”라며 “디자인이 새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주목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라

디자인 싱킹 디자인 경영 애경 산업 SSG 디자인 싱킹으로 빛을 본 대표적인 사례는 애경산업 ‘케라시스 퍼퓸’ 샴푸다. 애경산업은 2012년 국내 ‘퍼퓸 샴푸’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애경산업은 여대생들을 관찰한 뒤 여성들이 긴 머리를 흔들었을 때 좋은 향이 나면 세정이 잘됐다고 느낀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샴푸는 과학적이어야 한다”는 내부 반대에 부딪히면서 일단 한정판 제품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2012년 5월 한정판을 내놓은 뒤 반응이 좋자 12월 정규 제품으로 선보였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퍼퓸 샴푸는 전체 샴푸시장에서 12%를 차지하며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디자이너가 최고경영자(CEO)인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의 사무실 곳곳에는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업무 시작 시간이 오전 9시라는 뜻이다. 회사 비전인 ‘정보기술을 활용해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라는 문구도 곳곳에 붙여 놨다. 주 교수는 “시각적 매개체로 모든 직원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한다”며 “김 대표가 전 직원과 카카오스토리로 연결돼 수평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직관적 감각으로 이뤄지는 소통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IBM이 디자인 싱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 IBM은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성장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디자이너 1500명을 채용하고 있다. 기존 개발 방식이 관료주의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든 관리직 임원들에게는 디자인 사고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는 “디자인 싱킹의 궁극적 목적은 디자인을 중시하고,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선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는 “디자인 싱킹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기반해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통찰력과 공감력”이라고 강조했다.

 

○ 경험까지 디자인해야

전문가들은 디자인 싱킹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결국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경험까지 디자인해 소비자의 오감(五感)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식품·생활 전문관 ‘SSG푸드마켓’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산물은 유럽 시장 느낌이 나도록 큰 바구니에 담아 진열했다. 색상의 조화에도 신경 썼다. 가공육 코너에서 쇠고기를 원하는 두께만큼 썰어주는데, 소비자들이 두께를 체감할 수 있도록 0.5cm 단위로 잘라둔 나무 조각을 함께 진열했다. 모든 고객에게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본 무인양품의 여행용품 매장 ‘무지 투 고(TO GO)’도 좋은 사례다. 무지 투 고가 지난해 7월 공개한 유튜브 영상은 한 일본인이 여행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도착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주면서 각각의 순간마다 파우치, 캐리어, 노트, 쿠션, 선블록 등 무지 제품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이케아는 ‘이케아 카탈로그’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집 안에서 이케아 카탈로그를 가구를 두고자 하는 공간에 놓은 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촬영하면 화면 속에서 가구가 놓여 있는 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무턱대고 샀다가 집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다.

황유진 인터브랜드 상무는 “초기의 경험 디자인은 편리하고 효과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었지만, 최근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하고 재미있게’라는 부분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미술관 봄나들이… 생각보다 얻는 게 많답니다

봄이 왔다. 곧 일선 학교에선 봄 소풍을 갈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입시 공부에 지친 학생들은 엄숙한 미술관이나 박물관보다는 신나는 놀이공원이나 운동경기장, 영화관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예술작품을 관람할 기회를 잃어도 괜찮은 걸까?

미국 아칸소대 연구진이 2011년 아칸소 주에 있는 크리스털브리지스미술관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학기 동안 미술관의 1시간짜리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약 1만 명의 학생과, 다음 학기에 오기로 예정돼 있는 1만 명의 학생을 놓고 동일한 설문을 했다. 설문에는 세 가지 문항이 있었다. 첫째 질문은 낯선 그림을 보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묻는 분석력 테스트였다. 둘째 질문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테스트했다. 예를 들어 그림의 배경이 된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더 공감하는지를 물었다. 마지막 질문은 타인의 의견에 대해 얼마나 관용적인지를 테스트했다.

테스트 결과 미술관 견학을 다녀온 학생들이 아직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분석적 능력, 공감 능력, 관용성의 세 가지 척도에서 모두 우수했다. 단 1시간 정도 미술관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지성과 감성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특히 이런 미술관 견학의 긍정적 효과는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나 저소득층 학생에게 훨씬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평소 예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적인 학교 수업 환경에서도 책이나 영상물 등을 통해 예술에 관한 교육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작품이 전시된 장소에 견학을 가면 예술을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마음 자세가 달라진다. 우리가 미술관과 박물관을 만들 때 건축과 분위기 조성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미술관 견학이 수학 같은 다른 과목 학습에도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연구자 중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수학을 많이 하면 예술을 잘하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없는데, 왜 예술에 많이 노출되면 수학을 잘하게 되는지만 궁금한가요? 예술은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운동량 늘려주는 웨어러블기기… 운동의 즐거움은 되레 줄어

최근 애플, 삼성선자, LG전자 등 수많은 기업이 옷처럼 입거나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wearable)’ 전자기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산 사람 중 약 3분의 1은 6개월 안에 사용을 그만둔다고 한다. 질려서, 건강해져서 기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혹은 타인과 비교되는 게 싫어서 등의 이유다.

Etkin, Jordan (forthcoming April 2016), “The Hidden Cost of Personal Quantifica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한발 더 나아가 미국 듀크대 경영학과 조던 엣킨 교수는 활동을 측정하는 행위가 그 활동 자체의 즐거움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그는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첫 번째 실험은 걷기였다. 학생들을 두 무리로 나눠서 한 무리에겐 일반적인 만보계를 줬고 다른 무리에겐 숫자를 볼 수 없는 만보계를 줬다. 실험 결과, 걸음 수를 볼 수 있었던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걸었다. 하지만 ‘걷는 것이 즐거웠느냐’는 질문에는 걸음 수를 몰랐던 학생들이 더 긍정적으로 답했다.

두 번째 실험은 전자책 읽기였다. 한 무리에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지금까지 몇 페이지를 읽었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다른 무리에겐 보여주지 않았다. 걷기 실험과 마찬가지로 페이지 수를 확인한 학생들이 더 많이 읽었지만, ‘즐거웠는가’라는 물음에는 페이지 수를 모르고 읽은 그룹이 더 긍정적이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측정의 부작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걷기 실험에서 88%의 응답자는 만보계를 계속 차고 싶다고 말했고 책 읽기 실험에서도 74%가 페이지 수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인간은 활동을 측정하려는 집착이 있고 이런 집착이 즐거움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예상을 못한다.

따라서 일상활동을 측정하는 기기를 만들거나 사용할 때는 측정 자체가 가져오는 역효과를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을 언제 얼마나 먹는지 측정하는 것은 먹는 즐거움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어서 살 빼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활동이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측정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측정하는 순간 ‘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