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문을 연 프리미엄 식료품 판매 매장에서 파스타를 사다가, 반년 후 동일한 제품을 싸게 파는 일반 매장을 발견해서 그곳에서 구매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 아내는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프리미엄 매장에서 사자고 제안했어요. 동일한 제품에 돈을 더 내려는 비합리적인 이유를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Patients’ memories of painfu lmedical procedures may influence their decisions about future treatments, yet memories are imperfect and susceptible to bias. We recorded in real-time the intensity of pain experienced by patients undergoing colonoscopy (n = 154) and lithotripsy (n = 133). We subsequently examined patients’ retrospective evaluations of the total pain of the procedure, and related these evaluations to the real-time recording obtained during the experience. We found that individuals varied substantially in the total amount of pain they remembered. Patients’ judgments of total pain were strongly correlated with the peak intensityof pain (P < 0.005) and with the intensity of pain recorded during the last 3 min of the procedure (P < 0.005). Despite substantial variation in the duration of the experience, lengthy procedures were not remembered as particularly aversive. We suggest that patients’ memories of painful medical procedures largely reflect the intensity of pain at the worst part and at the final part of the experience.
Keywords
Medical treatment and pain; Memory; Colonoscopy; Lithotripsy; Pain intensity
“We found no significant correlation between the duration of the procedure and retrospective evaluations—a striking illustration of Duration Neglect.” (pg. 6)
“Patients’ retrospective evaluations were strongly correlated with Peak Pain and End Pain.” (pg. 6)
“In accord with laboratory research, patients’ memories of the overall pain of both colonoscopy and lithotripsy were characterized by Peak and End Evaluation and Duration Neglect…” (pg. 7)
“The discrepancy between people’s real-time and retrospective evaluations is not surprising given the limitations of human memory and judgment.” (pg. 7)
“Peak and End Evaluation and Duration Neglect have significant implications for how clinicians conduct painful medical procedures.If the objective is to reduce patients’memory of pain, for example, lowering the peak intensity of pain could be more important than minimizing the duration of the procedure. By the same reasoning, gradual relief may be preferable to abrupt relief if patients retain a less aversive memory when the intense pain does not occur near the end of the procedure. In contrast, if the objectiveis to reduce the amount of pain actually experienced, conducting the procedure swiftly may be appropriate even if doing so increases the peak pain intensity and leaves patients with a particularly aversive memory.” (pg. 7)
온누리스토어에서 브랜드매니저(BM)로 일하고 있는 정다은 선배님께서 특강을 진행해 주셨다. 정다은 선배님은 경영학부 13학번 졸업생으로, 컨설턴트로 근무하다가 스타벅스를 거쳐 온누리스토어에 BM으로 입사하였다. 온누리스토어는 온누리약국을 기반으로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로, 온누리스토어는 헬스케어 관련 제품에 투자하거나, 회사 자체 PB 브랜드를 개발, 그리고 해외 유명 브랜드를 한국에서 공식 런칭하는 등의 업무들을 수행한다. 이전까지는 BM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어 이 직무에 관한 인사이트가 거의 없었는데, 특강을 통해 기업에서의 실무적인 내용을 토대로 BM이 무슨 역할을 수행하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특강이 특히 재미있었던 점은 BM의 직무에 대해 들으면서 수업 내용과 연결해 볼 수 있었던 점이다. 이런 흥미를 바탕으로 BM이라는 직무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우선 브랜드 매니저가 하는 일에 대해 알아보기 전, 헷갈리기 쉬운 MD와 간단히 비교해 보았다. BM과 MD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업무의 범위라고 볼 수 있다. MD는 어떤 카테고리에서 여러 상품 및 브랜드를 판매하는 일을 수행한다면 BM은 브랜드에 관한 총체적인 관리를 수행한다. 이러한 차이점을 가진 MD와 BM은 협업 관계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MD가 플랫폼 파워와 기획전 등으로 BM에게 브랜드 상품을 요청하고, BM은 브랜드 파워를 이용하고 마케팅 목적으로 MD에게 채널을 요청하는 식으로 협업한다. 그럼, BM이 하는 일은. 한마디로, 브랜드의 생존에 걸린 모든 일, 즉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하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 브랜드의 총체적인 관리를 수행하는 BM은 전체 판매 채널의 매출뿐만 아니라 생산⦁발주, 영업, 마케팅, 매출, 물류, CS 등 모든 프로세스에 전방위적으로 개입하고 관리해야 한다. 관리하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BM은 브랜드/제품에 대한 단기적인 성과가 목적이 아니라 한 브랜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경쟁력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런칭 이후 매출이 늘거나 줄었을 때 그 이유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은 BM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 중 하나이다.
그럼 브랜드 매니저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어디일까?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른 무엇이 아닌 ‘이익’인 것처럼 BM 역시 ‘이익’이 가장 궁극적인 목적일 것이다. BM은 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따라서 BM은 자신의 브랜드/제품을 정의하는 한 문장의 킬링메시지를 전달한다. 온누리스토어의 대표는 수많은 정보 중 나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각인’되기 위해서 그들의 “불편, 불안, 공포”를 찔러야 한다고 말한다. 이것을 통해 사람들은 편안하고 익숙한 것에서는 별다른 자극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킬링메시지를 만드는 과정은 STP(Segmenting, Targeting, Positioning)와 연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BM은 우선 킬링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브랜드/제품을 판매하려는 시장을 명확히 세분화하고, 그 시장의 소비자들이 타제품으로부터 가지는 Pain Point를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타겟팅 한 후 소비자의 머릿속에 그 Pain Point를 겨냥한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제품 이미지를 명확하게 확보하고 시장 점유율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일련의 목표로 잡고 활동한다고 생각된다. 단, 이 과정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하나여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는데 메시지가 여러 개가 있다면 소비자의 혼란을 야기하거나 신뢰도를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측면에서는 단기적으로 Promotion 단계와도 연관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으로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으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트렌드 리딩, 구조화, 위기 대처 능력을 말씀해 주셨다. 이 역량들을 기르기 위해서는 각 역량이 중점적으로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단지 사교성이 좋은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원하는 목적을 이루어 내는 소통 능력을 강조하고, 트렌드 리딩 능력은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창의성이 아니라 이미 퍼져있는 트렌드를 발견하는 관찰력이 중요하다. 그리고 구조화와 위기 대처 능력은 포함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위기 대처 능력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과 자기 결정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은 업무에 대한 전체 프로세스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체화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BM은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관리하는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브랜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되 전체의 업무의 구조 및 단계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구조화’ 능력을 늘릴 필요가 있고, 그 결과로 ‘위기 대처 능력’이 계발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마케터에게 필요한 역량 중 니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앞으로의 활동은 이것을 늘리는 방향으로 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다.
이번 특강은 특히, BM에 대한 지식을 습득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나의 진로와 관련해 새로운 관점을 여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때까지 나는 ‘경영’이란 너무 넓고 얕은 분야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경영학과에서 배우는 여러 전공과목은 모두 유기성을 가지지 않은 채 각각 독립되어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중, 내가 ‘마케팅’이라는 직무를 선택하게 된다면 경영학과를 졸업했음에도 마케팅 외의 다른 분야는 알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BM은 나의 예상과 달리,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대학에서 배우는 모든 과목을 이용해야 했다. 너무 많은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힘들어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모든 분야를 열심히 할 동기가 생길 수 있었다. 아직 진로를 구체화하지 않은 입장에서 느끼는 직무 선정의 부담감과 진로의 막연함이 학습의 의지를 흩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실무에 대한 정보는 내가 배운 이론들이 어떻게 적용될지 고민해 보면서, 개념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화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같았다. 이번 마케팅 특강은 실무자의 경험을 통해 BM의 역할에 대한 정보를 얻음과 함께 마케팅이라는 분야가 어떻게 적용되고, 어떻게 뻗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동문 선배님을 직접적인 롤모델로 삼고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written by김태령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우선 정다은 마케터님이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렇고, 요즘 대학생들은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실패했다는 손가락질이 무섭기 때문이겠지?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시다가, 바리스타로 일하시고, 그 뒤에 마케터가 되셨다. 누가 보면 왜 허송세월을 보냈지? 진작에 마케팅 쪽으로 나갔으면 더 성공했던 게 아닐까? 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 또한, 대학에 25살에 입학한 나로서는, 오히려 과거의 경험들이 더 중요하단걸 안다.
나도 대학 입학 전에는, 조선소에서 일하고, 호프집 서빙, 전단지, 상 하차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했다. 학업에 취미가 없었고, 그저 100만원, 200만원 돈 벌어서 사는 게 즐거웠다. 하지만 어느 계기로 수능을 준비하게 됐고, 그때 번돈으로, 군대에서 공부해서 대학에 진학했다. 나 또한 이런 일련의 과정들로 조금 더 강하고 단단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마케터님도 여러 직업을 가지시면서 더 강한 사람이 되어 자신의 마케팅 역량을 펼치고 있다고 느꼈다. 자신이 맡은 브랜드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고, ‘브랜드 생존에 걸린 모든 것을 한다’ 라는 브랜드 마케터가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 마케터 특강을 통해, 직접 실무에서, 필드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 들었는데 몹시 흥미로웠다. 생산/발주, 영업, 마케팅, 매출, 물류, CS 등 전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고객과 시장에 대한 분석, 구매 동선에 대한 파악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은 몰랐다. 특강을 듣기 전까지는 철저한 분업화가 이루어져, 그저 판매 촉진이 주 업 인줄 알았는데, 전 범위에 촉을 세우고 검토하고 평가해야 하니까, 브랜드 마케터에 대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워라밸이 중요하고, 여가 시간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인 의식이 강하고, ‘내 브랜드’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천직이 아닐까 싶었다. 판매량이 저조하던 브랜드를 맡아서, 마케터로서, 이 브랜드를 성장시키고, 그 성장을 눈으로 확인한다면 그 어떤 것보다 기쁜 일이 아닐 수가 없을 것 같다. 그와 동시에, 브랜드 마케터는 마케터로서 길러야 할 역량 중에서 트렌드 리딩과 위기 대처 능력이 더 중요시되는 것 같다.
마케터로서 트렌드 리딩 능력은 중요하지만, 정말 컨텐츠 하나, 타인이 열광하는 것을 발견하는 능력은 브랜드 마케터에게 더욱 강조되는 것 같다.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의 혜택은 다른 은행의 체크카드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하지만 지난 3월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 건수는 2400만장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럼 사람들은 왜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를 발급했을까? 고객들의 대답은 굉장히 의외였다. ‘귀여워서’ 가 주된 답변 이였다고 한다. 이 간단한 답변을 그 전까지의 마케터들은 몰랐을까? 하지만 ‘타인이 열광할 만한 것’에 집중한 관찰력은 폭발적인 결과를 낳았다.
또 위기 대처 능력 중에서 ‘책임감’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정말 ‘내 브랜드’ 라는 주인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브랜드 마케터 로서의 자질은 없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이 없다면, 한 브랜드를 런칭하고 시장에 내놓는 과정들이 즐겁고 보람차기 보다는 하기 싫은 지옥처럼 느껴질 테니까 말이다. 그러다 문제가 발생하면 회피하려 할 것이고, 그 마케터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다.
또, 전체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먼저 파악해야 미시적인 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과정 하나하나에 신경 써야 하는 브랜드 마케팅은 어느 미시적인 과정 하나에 치중하다 보면, 전체 프로세스를 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테라브레스, 프레스샷 등 실생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브랜드와 제품을 들어서 반갑기도 했고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필드에 계신 열정을 가진 브랜드 마케터분에게 특강을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고 많은 것을 배웠던 것 같다.
written by 이태열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뷰티 분야에 관심 있는 여학생이라면 누구든지 한 번쯤 올리브영을 뒤적여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6월 세일이 얼마 남지 않은 탓에 이번엔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고민하다가 프레스샷 제품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비타민인데 병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또 최근 기존에 설정했던 진로의 방향을 전환해 보고자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프레스샷’의 BM이자 같은 학교에 다니셨던 선배님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그렇게 주의를 기울이려 노력하지 않았음에도 어느새 단어 하나하나 집중해서 강연을 듣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한 브랜드의 BM이자 선배님의 특강에 대한 후기를 학부생의 시선으로, 또 후배의 시선으로 남겨보고자 한다.
1. 학부생의 시선
가장 먼저 ‘내가 이렇게까지 한 직업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나?’는 생각에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됐다. 또 실무에서 직접 사용하는 자료를 가져와 주신 점도 이해에 큰 도움이 됐다. 이를 통해 한 브랜드를 운영하기 위해서 어느 시기에, 얼마나 제품을 생산이나 발주해야 하는지 그리고 매출에는 끼치는 영향을 어떻게 피드백하는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BM은 수많은 상황을 고려하고 움직여야 하는 직업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자료였다. 세부 마케팅 직군에 대한 비교 또한 기억에 남는다. 준비해 주신 시각 자료에서 MD/BM, In-house/Agency, Performance/Contents 와 같이 서로 연관이 있지만, 각각 요구하는 능력이 조금씩 다른 직업들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진입 전까지는 알기 어려운 차이점들을 미리 세세하게 알 기회가 되었고 이 방향성을 바탕으로 진로 선택을 고민해 보려고 한다.
이번 강연을 들으며 기존에 들어왔던 마케팅 강의부터 실무 업무까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교수님이 분야별로 강조해서 수업하셨던 3C(자사, 고객, 경쟁사), 4P(제품, 가격, 채널, 마케팅)가 실무 현장 분석에 어떻게 사용이 되고, 무엇을 중점으로 분석되는지 알 수 있었다. 몇 주 전 수강했던 디지털마케팅 특강에서 사용되었던 CTR. CPC, 전환율과 같은 단어들 또한 언급되고 이해할 수 있어 반가웠다. 이러한 연결은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분야에서 일을 담당하더라도 전반적인 마케팅 지식은 필수이며 또 계속해서 공부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했다. 한 학기가 지나간 지금에서야 마케팅 분야에서의 한 걸음을 겨우 내디딘 기분이 든다.
2. 후배의 시선
이 특강을 들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을 하나 꼽자면 역시 강연을 해 주시는 선배님의 모습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BM인 본인의 브랜드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다. 자기 분야에서 성의와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 다시 한 번 느낀다. 특강이 끝나고 나서도 성심성의껏 학생들의 질문에 답변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아직 실무 현장에 뛰어들지 않은 학생으로서 선배님처럼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수많은 사람들의 책임을 어깨에 얹고 일을 끌어 나갈 수 있을지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됐다.
마지막으로 개인 질문에 성심성의껏 해 주신 답변을 후기에 꼭 언급하고 싶다. 내 질문은 ‘BM이 된 지금의 미래를 알고 과거로 돌아가신다면 어떤 활동을 하실 것 같은가요?’였는데 선배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리지 않고 많은 활동을 했고 할 것 같으며 도움이 되지 않는 활동이 없었다’고 답변해 주셨다. 평소 내 미래를 어떻게 그려 나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나로서 진로에 대한 특강을 숱하게 많이 들어왔다. 그때마다 교수자 분들은 ‘아무 활동이나 하는 것보다 본인의 진로와 알맞은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셨다. 2 학년이 되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해 봤자 도움이 안 되는 활동’이 될까 봐 무서웠다. 그렇기에 활동 하나하나에 무게가 실려 신중하게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고 1학년보다 훨씬 더 무거운 2학년을 보내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선배님의 답변을 듣고 이런 내 행동에 ‘도전이 무서웠던 나를 합리화하고 있었던 핑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 답변은 내가 이번 여름에 기존의 방향과 다소 다른 활동을 시작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게 된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어쩌면 여름방학 전 조금 늘어졌을지도 모를 삶의 테이프를 팽팽히 다시 감고 새로운 경험들을 입힐 수 있는 계기가 된 특강이었다.
이번 특강을 진행하신 박정훈 대표님은 대학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이후 LG전자에서 일을 하는 등 IT업계에서 일을 하시다가 이직 이후 모바일 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고 한다. 이후 현재까지 12년간 고객들이 선호와 소비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계셨다.
“의식의 흐름에 충실한 마케팅 강의”라는 제목과 걸맞게 강의는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하지만 다른 마케팅 강의와 확연한 차별점이 있었던 부분은 대표님이 이공계 출신의 마케터라는 것이다. 덕분에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마케팅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시각을 함양할 수 있던 강의였다. 그중에서 이번 강의로부터 특히 인상을 받은 부분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마케팅의 근본적 세 가지 질문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종말
디지털 마케팅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의 구매행동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행위이다. 디지털 마케팅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박정훈 대표님은 온라인 고객의 구매행동 유도를 위해서는 세 가지 고민이 필수적이라고 하셨다. ‘어디로 가야 고객을 만날 수 있는지, 어떤 말로 설득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고객 유도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은 언제인지’의 세 가지 고민에 대해, 특정 분야가 아닌 과정 전체에 걸쳐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분야를 넘어 어쩌면 고객 유도를 위한 가장 근본적이였던 질문들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마케팅 절차에 따른 행동방식만 학습했던 나로써는 강의를 듣는 내내 이 세 가지의 근본적 질문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세 가지 질문 중에서도 특히 ‘유도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 인상적이었다. 정보화 시대에 살아가는 나 역시 늘상 많은 온라인 광고에 노출되고, 내가 관심 있는 상품을 검색하다 보면 유사한 관련 광고가 보이곤 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과 구글이 웹브라우저 서드파티 쿠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마케팅 업계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왔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서드파티 쿠키가 사라진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에 마케팅 업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며, 사용자의 검색 정보가 더 이상 쿠키의 형태로 제공되지 않기에 고객 유도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에 대한 고민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마케팅을 배우는 경영학도로써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연스레 고민하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쿠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별 사용자의 분석보다는 박정훈 대표님이 언급하셨던 고객 데이터 플랫폼 (CDP, Customer Data Platform) 등을 활용해 퍼스트파티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며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마케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마케팅 업계의 여러 돌파구 중 하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데이터만으로 고객을 이해할 수 있을까
디지털 데이터 또는 빅데이터와 같이 불리는 정보화 시대 데이터는 가공되지 않은 형태로 전해진다. 나 역시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마케터의 관점에 따라 시장에서 데이터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개념에 더불어 대표님은 빅데이터가 한 가지의 방향성이나 팁을 제공해줄 순 있지만, 그것이 ‘왕도(王道)’라고 보긴 어렵다고 하셨다. 생각보다 빅데이터에서 마케터들이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마저도 세부적으로 분석하다 보면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듣기 이전에는 정보를 분석하는 마케터들의 주관에 따라서만 차이가 결정되는 줄 알았지만, 결국 데이터가 시장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변수에 의해서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어느 정도만 반영해야 하는 것이 적절할까?’에 대한 고민 역시 해볼 수 있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마케팅 시간에 학습했던 STP (Segmenting, Targeting, Positioning)가 떠올랐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통해 큰 집단을 이해하기보단, 집단을 여러 갈래로 분산시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통해 단일 고객집단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즉, 주 소비자 층을 파악하고 디지털 테이터를 기반으로 타겟에 맞는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고객 이해와 더불어 다변화하는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이자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론
이공계열 출신 대표님의 강의를 듣기 전 ‘마케팅에선 데이터가 중요하다’ 라는 인식만 있었을 뿐, 데이터는 나에게 있어 어쩌면 꽤나 막연한 가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 마케팅 업계의 현실적 데이터 활용 사례와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해 변화하는 시대 상황 등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는 마케팅 분야에서 데이터의 가치 뿐 아니라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해야 고객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대표님께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시며 강의에 더욱 몰입하게 해주셨던 것이 이번 강의를 더욱 유의미하고 감사하게 들을 수 있던 이유인 것 같다.
다산 네크웍스 남민우 회장님의 특강을 듣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혁신은 새로움과 변화를 상징하는 단어이면서 동시에 어딘가 고리타분하다는 인상을 준다. 기업과 정부가 ‘혁신’이라는 단어를 남용해온 탓일까? 아니면 ‘혁신’을 운운하는 사람들이 정작 무엇도 혁신하지 못한다는 점에 수없이 실망을 거듭해온 탓일까. 어쨌든 연사님께서 말씀하셨듯 혁신은 어려운 것이다. 변화에는 언제나 반발이 뒤따르므로.
“이 세상에 상식이라는 게 있다고 생각하세요? 여러분의 생각이 있고 내 생각이 있는 거지, 상식이라는 건 없습니다. 공정에 대해서 얘기 많이 하잖아요. 여러분, 공정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없습니다. 그게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이해 관계가 있을 뿐이에요.” 연사님의 이 말을 듣고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처럼 멍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언제나 변화를 외치는 쪽이었고, 변화하지 않음에 분노하며 행동하고자 하는 쪽이었기 때문에, 왜 사회는 이러한 당연하고도 손쉬운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는가에 많은 의문을 가져왔다. 그러니까, 나는 연사님이 말하는 ‘하수’였던 것이다.
하수는 세상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 해석하려 하고, 중수는 이해 관계의 잣대로 해석하며, 고수는 단순한 돈의 흐름이나 이해 관계를 초월한 무언가까지 보는 사람이라고, 연사님은 말씀하셨다. 맞다. 공정도, 정의도, 모두 개인의 가치관이지 세상 사람 모두가 공유하기란 너무도 어려운 개념이다. 세상에 단순하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무 것도 없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위에 굴러가는 사회일진대, 명료한 판단 기준이나 해결책이 있을 리 만무하지 않나. 연사님께서는 이것이 혁신이 직면한 문제라고 하셨다. 현상 유지로 이득을 보는 집단, 그러니까 기득권이 혁신하지 않으려 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고. 하지만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도 그렇다. 그렇다면 어떻게 혁신해야 하지?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을 때,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판단을 내려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찰나, 연사님께서는 ‘이해 관계자의 관점이 아니라 전체 소비자, 국민의 관점에서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다. 혁신의 복잡한 본질을 이해하고, 그래야만 조금이나마 혁신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말을 듣고 나서야 지금껏 내가 혁신에 대해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사실을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선택과 집중’에 대한 말씀이었다. “많이 가진 사람, 있는 사람이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맞지만, 가진 것도 없고 벌릴 일도 없는 사람이 선택하라는 게 말이 되나요.” 연사님은 변화에 대한 어딘지 모를 거부감은 ‘꼰대’들의 잘못된 의식 때문에 비롯된 것이며 그것이 오히려 우리를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사회의 시선에 개의치 않고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것.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도전해보는 것. 어쩌면 지금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엇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한 혁신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나는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면 또 모를까, 굳이 험난한 창업의 길을 택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인생의 혁신을 꿈꾼다면 창업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라는 거예요.” 여전히 창업을 생각하면 망설임이 앞서지만, 그렇다고 못할 것도 없지 않나? 싶었다.
다산네트웍스의 성장기는 국내 경제사와 우여곡절을 함께했다. “우리가 살다보면 수단과 목적을 가끔 혼돈하죠. 우리 경영의 목표가 이익 많이 내는 거라고 하지 마세요. 이익을 낸다는 건 회사가 이익을 많이 낼수록 사업을 확장하고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방법이자 시간이지, 그게 목적이 되면 안된다는 거예요.” 이 말씀이 앞서 언급하셨던 ‘고수’의 관점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다. 돈의 흐름, 이해관계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 수단과 목적을 혼돈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향해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사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혁신하고, 그 과정에서 기득권과 충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는 순간이었다.
김현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남민우 회장님께서 질문을 던지셨다. 본인이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듣는 순간 떠오른 개념은 ‘기업의 대표로서 기업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효율적인 경영을 펼치려는 의지와 능력’을 떠올렸다. 리더십과 조금 유사한 영역일 수 있지만 기업가 정신은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는 다른 사람은 절망해도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궁리하려고 노력하려는 의지, 기업이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면 너무 심취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내는 능력 등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회장님께서는 기업가 정신의 3요소로 문제 해결을 위한 혁신 의지, 실패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도전 정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 정신을 제안하셨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혁신을 하지 않는 기업은 도태될 것이라고 말하셨는데 나도 이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새로운 혁신으로 새로운 세상을 펼쳐야 한다. 특히 기업가의 기술혁신이 세상을 바꾼다. 에어팟으로 예를 들자면 에어팟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모두 줄 이어폰으로 노래를 듣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었는데 이제는 에어팟이 전 세계인의 일상에 침투했다.
이렇게 신규 혁신의 핵심 문제는 리스크 문제이고 대체 혁신의 핵심은 이해관계 문제라고 말하셨다. 이해관계는 모든 경영에 얽혀있는데 그 예로 ‘타다’라는 기업과 택시 기사간의 이해관계를 말하셨다. 이에 대해 알아봤는데 타다 베이직의 사업에 속력이 붙으면서 택시업계와 강력하게 충돌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법률에 근거해 합법 영업을 하고 있다지만 택시면허 없이 승객 유상 운송을 하는 사업이 자신들의 생계를 직접적으로 위협한다는 것이 택시업계의 주장이었다. 법인 및 개인택시는 전국에서 약 25만 개에 이르는 ‘택시면허’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고 있고 이 면허는 지금도 일종의 재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개인택시 면허는 수천 만 원에서 1억 원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이 면허를 가지고 있어야 돈을 받고 승객을 태울 수 있었는데 타다 베이직의 등장으로 이런 원칙이 허물어지는 것을 택시업계가 두고 볼 수는 없는 것 또한 사회적으로는 엄연한 사실이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택시업계의 항의, 집회가 이어졌고 결국 분신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 속에 만들어진 타다금지법은 11~15인승 승합차의 경우 렌터카 사업자의 운전기사 알선을 예외적으로 허용했던 법에 더 제한을 두면서 타다 베이직을 불법화했다고 한다 (‘타다금지법’ 2년, 택시 모빌리티 산업들, 동아일보, 김도형).
이 사례를 읽고 나서 기술의 혁신은 인간의 삶을 더 편리하도록 도와주는 건데 어느 한 측면에서는 이를 통해 일자리를 뺏기거나 경제적으로 위협이 느껴지는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모든 것은 우리 세상에서 인간이 더 살기 좋게 먹고 살자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로지 기업의 이윤만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남민우 회장님께서는 위협이 다가오면 우리가 새로운 점프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최근에 ‘역행자’라는 책을 읽었는데 거기서 역행자의 쳇바퀴와 비슷한 내용이었다. 이 책에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하면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좋아하라고 했다. 정말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마인드를 가졌기에 결국은 경제적 자유의 경지까지 오르는 것 같다. 아직 나한테는 너무 어려운 마음가짐이지만 차근차근 시도해 볼 좋은 자극이 된 강의였다.
이선화 (국민대학교 미디어 광고 학부)
창업의 이유
다산네트웍스 남민우 회장의 강연을 통해서, 기업가 정신을 시작으로 기업을 경영하며 느낀 여러 경험과 삶의 지혜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기업가 정신은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임을 언급하며 기업가의 기술혁신, 경영혁신, 시대 정신 뿐만 아닌 문제해결 의지, 도전 정신, 창조 정신을 강조하였다. 혁신이란 낡은 가죽을 벗겨내고 새 살이 돋아나게 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또한 세상에는 1. 공짜는 없다 2. 비밀은 없다 3. 상식이 없다고 이야기하며 다소 파격적인 문구로 기억에 남는다. 남민우 회장은 왜 창업을 했는지에 대해 ‘내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라고 이야기하였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 6년, 중소기업 2년을 거치며 회사 생활로서는 빈곤한 삶을 바꿀 수 없다고 깨달은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지금의 다산네트웍스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91년도 창업을 시작으로 4번의 큰 위기를 맞았다. 1) 97년 IMF를 직면하고 기업을 넘기게 되며 실리콘밸리에서 지냈던 1년이 인터넷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2) 2001년 IT 버블 붕괴, 3) 2004년 중소‧대기업 갑질 문제와 여러 상황이 겹치어 유럽 시장에 기업을 정리하고 4) 2008년 기업을 재인수하며 맞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은 남민우 회장의 사업 철학 뿐만 아닌 삶에 있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창업 이후 3~4년 주기로 계속되는 위기에 따라 한 우물만 파라, 선택과 집중을 해라 등의 이야기는 절대적인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대기업이 크고 작은 위험에도 굳건히 버티는 능력은 문어발 경영이었다. 이는 대한민국 시장에 적합한 생계 모형이다. 2012년 인수합병을 시작으로 사업 다각화, 시장 글로벌화, 신사업 진출을 통해 일명 지네발 경영을 시작하였다. 이후 다산네트웍스는 2023년 현재 총 17개 계열사를 포함하여 약 2,000명의 임직원과 매출액 8천억을 달성하였다.
경영철학
남민우 회장의 삶, 다산네트웍스의 이야기를 들은 후 앞서 충격으로 다가왔던 세상의 3가지 관점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창업은 꿀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이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많은 위기와 위험을 극복해낸 삶의 경험이자 철학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민우 회장은 기업 경영은 정답이 없으며 순간의 CEO 판단이 중요하다, 이는 사업과 인생도 같은 맥락임을 이야기하였다. 또한 이익을 창출하되 이익은 방법이자 수단일 뿐 단순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끝으로 삶이 어려울 때 반드시 견디고 이겨내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며 이는 결국 개인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고 이야기하였다.
닥치고 창업
졸업에 가까워지는 순간에도 취업과 창업 중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강연을 들으며 나는 무엇 때문에 망설이고 있으며 도전하지 않고 있는가에 대해 생각했다. 학생의 신분을 핑계 삼아 현실에 안주하거나 다가오는 불안감을 회피하는 현재의 모습을 돌아 볼 수 있었다. 고민과 어려움을 내가 아닌 세상의 탓으로 돌리며 불투명한 미래에 낙담하고 있는 내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작게 느껴졌다. 강연이 진행됨에 따라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닥치고, 창업이다. 강연에서와 같이 창업은 학생의 특권이며 놓쳐서는 안 될 기회이다. ‘위기와 위험에 무너지지 말고 극복하자, 이는 곧 새로운 도약의 기회이다’ 남민우 회장의 말을 깊이 새기어 나도 훗날 학교에서 강연을 할 수 있는 성공한 창업자가 되어있기를 꿈꾸어 본다.
이번 특강을 진행해주신 황미라 대표님은 애드이피션시라는 디지털 마케팅 회사 소속이시고 이 회사는 2022년 대한민국 디지털 광고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우수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 강연을 듣기 위해 학교에 가던 도중, 평소 관심 있는 스포츠 브랜드의 바람막이가 구매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포털사이트에 ‘아디다스/나이키 바람막이’를 검색하고, 큰 망설임 없이 사이트 광고를 눌러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 제품을 구경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정확히 30분 후 똑같은 검색 화면을 강의 자료에서 목격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마케팅에 둘러싸여 살아간다. 그렇지만 한 사람이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개인용 태블릿 PC, 노트북을 소지하는 것이 당연해지고 더 나아가 AI까지 사용자화 되는 현재 가장 우리와 가까운 마케팅은 바로 디지털마케팅이 아닐까? 나는 이 실무 특강을 들으면서 두 가지의 감상이 들었다. 그 감상을 경영학도로서의, 또 미래 마케터로서의 관점으로 나눠서 서술해 보고자 한다.
경영학도로서의 관점
경영학도로서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지만 나는 관련 강의를 듣기 전까지 그 실체가 정확히 무엇인지 와 닿지 않았다. 2학년 1학기 마케팅 강의를 수강하면서 이제야 마케팅에 대한 기초 지식을 쌓아가는 중이다. 평소에도 이 강의가 실무와 굉장히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는데 수업 시간을 활용하여 직접 현직에서 종사하시는 교수님의 특강을 들으며 앞서 궁금해했던 마케팅의 ‘실체’/마케터들의 실질적인 ‘업무’에 대해 접근했다고 느꼈다. 경영 쪽 어느 업무에 종사하든지 마케팅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경영학도에게 마케팅의 전반적인 업무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필수적인 지식을 알아보고, 또 미리 체험해 볼 수 있어 값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디지털마케팅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기에 이 경험의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높아질 것이다.
미래 마케터로서의 관점
마케팅 강의를 듣다 보면 종종 마케터가 된 내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강의를 듣기 전부터 내가 무얼 홍보하고 판매해야 한다면 역시 관심 있는 분야인 뷰티 쪽에서 종사하고 싶다고 꾸준히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하다. 특히나 뷰티 업계는 트렌드에 민감하고, 그 트렌드에 맞춘 상품을 브랜드 별로 출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비슷한 니즈를 겨냥한 상품들 속 유의미한 판매 수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광고 문구 작성과 확장소재의 전략적 사용이 필수적이다. 강연을 담당해 주신 교수님이 뷰티 업체를 여러 번 담당하시던 분이셨기 때문에, 나는 강의 자료에 예시로 언급해 주신 뷰티 제품이 특히 눈에 익었다. 그렇기에 그 제품에 맞는 키워드를 추출하고 광고 문구를 작성하여 페이지를 구성하는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내가 마케터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강연을 듣게 됐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최근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를 떠올리게 됐다. 2023년 s/s 시즌은 [1]‘퍼스널 컬러’를 중점으로 하여 ‘본인에게 가장 어울리는 색깔’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하는 제품이 많이 출시되었고, 광고 또한 쏟아져 나왔다. 이에 만약 내가 ‘퍼스널컬러’ 뷰티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마케터라면 어떻게 제품을 디지털마케팅 했을지 생각했고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나는 이 경우에서 ‘인플루언서’의 활용에 무게를 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최근 H&B 업체들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인플루언서/아이돌 가수 XX Pick’과 같은 문구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인지도가 있는 사람들이 ‘평소에도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지점이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고 판매에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와 비슷한 또래의 여성들은 좋아하는 인물이 사용하거나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나는 이 점을 참고하여 롱테일/정보성 키워드로 인플루언서의 이름과 제품이 들어간 키워드를 추출한 다음 ‘여름 쿨톤(퍼스널 컬러의 한 종류) 아이돌 XX의 인생 제품/실제 사용 제품’과 같은 광고 문구를 설정하여 구매를 유도할 것이다. 또 확장 소재로 인플루언서가 실제로 제품을 사용하는 홍보 영상이나 이미지를 광고 구성에 활용하고 싶다. 실제로 이러한 형식으로 마케팅을 구성했을 때 어떤 실적이 나타날지 궁금하다. 비록 가상이지만 높은 CVR과 ROAS를 기록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렇게 실무와 연관성이 큰 경험을 하고 나 스스로 생각을 전개할 수 있어 유익했다. 훗날 마케터가 된다면 지금의 이 특강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1] 개인이 가진 신체의 색과 어울리는 색. 사용자에게 생기가 돌고 활기차 보이도록 연출하는 이미지 관리 따위에 효과적이다. 우리말샘, “퍼스널 컬러”, 네이버 사전, 2023년 5월 8일, https://ko.dict.naver.com/#/entry/koko/52501dff9e5041728ac8315424149187
디지털 마케팅이란 급변하는 시대에서 스마트 미디어와 광고를 접목시켜 기존 마케팅 시장의 벽이었던 시간, 공간의 장벽을 허물고 고객과 상호연결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그동안 수많은 인터넷 광고들을 봐왔어도 한 번도 그 원리에 의문을 갖지 않았는데 광고의 순서, 크기의 세심한 차이도 마케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대표님의 말씀을 들으니 경영학도로서 부끄러운 감정이 가장 먼저 들었다.
디지털 마케팅 트렌드
시대가 변하면서 마케팅의 스타일도 같이 움직이고 최근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검색 광고 시장이다. 검색 광고 시장이란 스마트기기 유저가 직접 입력한 검색 키워드를 적극 활용하고, 검색 알고리즘을 강화하여 그들의 관심사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아가 AI를 탑재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직접 제안하고 구매를 유도하는 ‘써제스트(Search+Suggest)’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대형회사들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강화하여 관련 플랫폼에 그들을 연동시키고 자신들의 페이지 체류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사용하여 한 주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사를 심도있게 파악한다. 다양한 SNS를 접하면서 최근 관심있게 보던 주제가 갑자기 광고로 떠 놀란 경험을 많은 사람들이 해봤을 것이다. 좋은 제품을 적기에 소개해준다는 점에서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나의 모든 생활과 검색기록이 그들에게 정보가 되고 실시간으로 관찰되고 있다는 점이 소름돋기도 하였다. 개인화된 스마트기기 속에서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입력했던 단어들이 큰 영향을 불러올수도 있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네이버 검색광고에 대한 이해
검색광고란 이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할 때 연관된 광고를 보여주고 이용자의 반응에 따라 더욱 정교한 정보, 광고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검색광고는 CPC (Cost Per Click)라는 광고를 클릭하였을 때 과금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으며 각 업종 및 키워드에 따라 실시간으로 입찰 경쟁이 발생한다. 광고 노출의 순서와 실제 과금은 [입찰가]와 [품질지수]에 의해 결정되는데 입찰가는 최소 70원에서 최대 10만원이고, 품질지수는 기본 4점에서 최대 7점까지 부여된다. 품질지수가 높으면 저렴한 입찰가로 경쟁사 대비 상순위 노출이 가능한데, 품질지수란 ‘회사의 광고가 다른 광고와 비교해서 얼마나 검색 사용자의 요구를 충족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다양한 마케팅 회사들은 일방적으로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반응에 기민하게 반응하여 변화된 형태의 광고를 끊임없이 제공한다. 또한 적절한 입찰가를 결정하여 자사 광고를 효과적인 위치에 배치해야하기 때문에 경영학이 인간의 심리학과도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음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네이버 검색광고 운영 방법
네이버는 효과적인 검색광고를 통한 KPI(수익성 지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메인키워드]와 [롱테일키워드]를 추출한다. 롱테일 키워드란 2~3개의 단어가 조합된 세분화된 키워드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비트코인에 대해 검색을 할 때에 여기서 메인 키워드는 ‘비트코인’이다. 하지만 이 키워드만으로는 너무 포괄적이고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소’, ‘비트코인 전망’, ‘비트코인 주가’ 등과 같은 롱테일 키워드를 사용하여 범위를 좁히는 것이다. 다양한 회사들은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하여 키워드 입찰을 진행하는데 [실시간 입찰]이 진행되는 검색광고 시장 내에서 자사 광고가 목표하는 순위권 내에 노출 되도록 입찰을 설정한다. 특히 코어 타임(소비자가 많이 몰리는 시점) 상순위 노츨은 소비자 유입, 전환 KPI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해당 요일 및 시간대는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회사들은 지속적으로 입찰 최적화를 통해 성과를 개선하고, 키워드별 성과에 따른 인덱스화를 통해 입찰 전략을 수립하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결론
처음 특강이 진행된다고 들었을 때에는 ‘왜 현대사회에서 디지털 마케팅이 중요한가, 생겨났나?’같은 이론적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이제 디지털 마케팅은 당연히 존재해야 한다는 논점 기반으로, 실무에 계시는 분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굉장히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 강사님만 말씀하시는 일방적인 특강이 아니라 역질문도 여러 번 하시고, 모든 학생들을 이끌고 가려는 대표님의 모습을 보고 곧 사회에 나올 대학생들에게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어하시는 마음이 잘 느껴져서 감사했다. 이번 강의는 마케터의 입장뿐만 아니라 소비자로서 현명한 선택을 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강의였다. 또한 경영학도로서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였을 때 발빠르게 적응하여 소비자보다 앞서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에는 가장 광범위하고 대표적인 네이버의 마케팅을 위주로 살펴보았는데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규모가 작은 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설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러한 특강 자리가 또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마케팅 수업 시간에 디지털 마케팅 실무 특강을 듣게 되었다. 그냥 이론적으로, 검색엔진에 대해 배우기만 했다면 듣기 어려웠을 텐데, 실무특강인만큼 실제 사례로 예시를 접하여 더욱 잘 이해하면서 들을 수 있었다. 검색엔진 마케팅과 디지털 마케팅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 강의를 통해 개념을 확실히 알게 된 것 같다.
디지털 마케팅은 크게 데이터 마케팅과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이루어지는데 그 퍼포먼스 마케팅 중 하나의 방법이 바로 검색엔진 마케팅이다. 그리고 이러한 검색엔진 마케팅은 주로 검색 광고에 활용된다. 검색 광고란, 이용자가 특정 키워드를 검색할 때 연관 광고를 제공하고 반응에 따라 더 정교히 웹사이트와 상품, 콘텐츠를 연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검색엔진 마케팅을 주제로 한 이번 강의는 크게 세 가지 목차로 진행되었다. 디지털 마케팅의 트랜드, 네이버의 검색광고, 마지막으로 네이버의 검색광고 운영 방법의 순서로 이어졌다. 우선 현 디지털 마케팅의 트랜드는 검색 알고리즘이 강화된 것, 그리고 써제스트이다. 검색 알고리즘이 강화되며 유저가 입력한 키워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검색광고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써제스트는 search + suggest 로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함께 찾는 쇼핑 키워드” 등으로 추천 상품을 띄워주는 것을 말한다. 또한 커뮤니티 서비스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포털 및 매체별 GPT 서비스를 출시 및 런칭하기 위한 노력도 있다.
두 번째 목차 부분에서 네이버에서 검색광고를 띄울 때, 기업들이 이용자에게 노출될 순서를 정하는 방식이 흥미로웠다. 노출 순서는 ‘입찰가’와 ‘품질지수’라는 항목을 이용해서 결정된다. 입찰가는 광고 클릭당 과금되는 가격이고, 품질지수는 경쟁사대비 얼마나 이용자의 검색 의도와 요구를 충족하는지에 관한 정보이며 점수로 나타난다. 이 두가지 항목 중 ‘네이버’는 품질지수라는 항목을 더 높이 평가했다. 즉, 입찰가가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품질지수가 낮으면 순위가 밀릴 수도 있게 만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이용자가 찾는 키워드를 브랜드의 광고 문구, 랜딩페이지와의 관련성이 높아지게 설정함으로써 품질지수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광고 노출 순위에 있어 입찰가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그 제품라인의 입찰경쟁이 일어나는 강도를 알 수 있는데, 쓸 수 있는 기업의 예산 및 최대 입찰가액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브랜드들은 품질지수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검색광고 순서를 정하는 지표로서 입찰가와 더불어 품질지수를 사용함으로써 기업들 간의 경쟁을 사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환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이 품질지수를 높이려고 노력한다면, 그만큼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찾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용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CVR을 높이고, 고객에게도 편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하는 선순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적절한 지표라고 생각된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브랜드 검색 광고’ 방법이었다. 브랜드 광고는 브랜드명을 검색했을 때 최상단에 브랜드의 정보를 보여주는 것인데, 소비자가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브랜드가 노출되게 하려면 검색된 키워드가 브랜드에 대한 관련성이 있어야 하고 이용자들의 검색니즈와 부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AJ라는 브랜드를 이용자가 검색창에 AJ라고 검색했을 때는 그 브랜드가 나오지만 ‘에이제이’라고 검색했을 때는 이기광(연예인)이 검색된다. 이것은 에이제이를 한국어로 쳤을 때, 브랜드 ‘AJ’보다는 ‘이기광’에 대한 니즈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한다. 브랜드 AJ에서는 네이버 측에 클레임을 요청했지만 네이버는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부분에서 검색광고 마케팅은 이용자, 소비자의 의견과 반응을 다른 마케팅에 비해 크게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런 이용자의 인식과 관련한 지표들을 어떻게 선정하고, 브랜드 AJ가 한국어 ‘에이제이’로 검색 했을 때 나오기 위해선 어떤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 것인지 궁금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 깊게 다루어지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혹시 이용자 니즈 전환의 사례가 있는지, 없다면 실제로 가능한 것이며 지표가 따로 있는 것인지 찾아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마케팅은 정말 많은 방법과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지만 그 중 하나에 대해 자세히 배워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 특강을 통해 ‘검색엔진 마케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특강을 듣기 전 검색엔진 마케팅은 단지 검색엔진을 이용하여 알고리즘을 형성하고, 이 알고리즘을 통해서 관련 브랜드나 사이트, 정보 등이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이것은 내가 검색했을 때 얻는 정보에서 내 예상보다도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검색광고 마케팅은 소비자의 일상과 가장 많이 연관되어 있는 마케팅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검색광고 마케팅은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들면서 동시에 강한 영향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간단해 보이면서도 복잡한 마케팅인 것 같다..
마케팅의 범위는 굉장히 넓고 그것이 미치는 영향력도 매우 크기 때문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유의하되, 마케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점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지속적으로 고민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특강을 듣기 전 까지는, 마케팅을 천재들의 특별한 아이디어로 성공하는, 재능의 영역 이라고 생각해왔다. 수업시간에 여러 천재들이 모여서 사람 뇌리에 바로 꽂히는 그런 창의의 영역만이 마케팅이라고 생각해왔었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마케팅 기법들이 존재 해왔다.
생각해보면 나 또한 물건을 살 때, 네이버에서, 쿠팡에서, 티몬에서 몇번씩 비교해보고, 같은 물품이라도 더 저렴한 사이트가 있는지 찾아봤던 것 같다. 그러한 행동 영역도 검색 엔진 마케팅의 영역에 속한다고 하니, ‘아 이렇게도 돈이 되는구나’ 싶었다.
특히 ‘에어팟 맥스’나 ‘소니 헤드셋’을 검색하기만 해도 마케팅 비용이 든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클릭당 과금’ 이라는 개념이 조금은 낯설었다. 직접 찾아가서 상품을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클릭 한번으로도 과금을 해야한다니.. 심지어 보험의 경우에는 5만원, 10만원 단위까지 비용이 발생하니 좀 놀라웠다. 나도 블로그를 하고 있는데 하루 블로그 접속자 수가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쓰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마지막에 태그를 하는데, 이러한 행동패턴이 검색광고에서 특정 키워드와 상품, 컨텐츠로 연결해주는 ‘검색광고’와도 비슷하다 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해야 내 블로그에 다른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까? 어떻게 해야 내 마켓에 들어와 물건을 사게 할까? 라는 생각이 같은 계열의 고민이 아닌가 싶었다. 어떻게 보면 전광판으로 하는 광고보다, 더 사람들에게 밀접하고 가까이 존재하는 마케팅이 이 검색 엔진 마케팅이 아닐까 싶다.
특히 ‘Chat GPT’의 등장 이후, 구글, 네이버, 카카오 모두가 이 AI에 투자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검색 엔진 마케팅’이 더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내가 직접 찾아나서지 않아도, AI에게 물어봐서 추천을 받아서 구매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번거롭게 내가 하나하나 비교하는 것 보다, AI 검색엔진을 통해, 사이트, 컨텐츠 별 가격 비교를 주문하면, 몇 분도 안돼서 빠르게 ‘추천’해주기 때문에 이 AI의 주도권을 잡는 기업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까지 생각해보았다.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여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냥 ‘검색’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이런 치밀한 마케팅의 세상이 존재하고 있던 것에 놀랐고, 여태 몰랐던 것에 바보가 된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건을 구매할 때 남들보다 더 비교해보고 구매한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는구나..’ 라고 느꼈다. 디스플레이 광고를 보고, 사이트 검색광고, 콘텐츠 검색광고, 쇼핑 검색광고를 통해 관심사를 찾아보고, 구매하는 과정을 ‘고객의 여정’이라고 한다고 했다. 몇 천번을 검색해보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당연히 이 안에도 마케팅이 있겠구나.. 라고 약간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수업시간에 배우는 마케팅도 굉장히 흥미롭다. 이번 학기 수강신청 제일 잘한 과목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흥미롭고 실무적인 마케팅에 대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 들은 이 특강은, ‘실생활, 혹은 지금 당장’에 마주하는 마케팅이라서 흥미롭게 느꼈던 것 같다.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 4.0에서 “경험되지 않은 브랜드는 구매되기 어렵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수많은 기업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근거로 공간을 구성하고 경험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단순히 남들과 차별화 되는 것을 넘어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의 소통이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국내의 기존 공간들은 변화를 꾀했고, 새로 생겨나는 공간 역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지난 2월 서점과 공간의 확장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약 1년간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생산된 100만여건의 소셜 데이터 중 서점 관련 키워드로 많이 언급된 것은 카페(8만877건), 동네서점(6만 1107건), 문화(2만2151건), 전시(1만3352건) 등이 있다.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공간으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로 꼽힌다. 특히 서울시 인구밀도는 1㎢당 1만6728명으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주재우 교수는 이러한 환경적 상황이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발전시켰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도시의 집약도가 너무 커서 공간에 대한 경쟁이 심하다 보니 차별화를 위해 더욱 다양한 방식의 공간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높아진 교육 수준과 선진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 젊은 세대들일수록 문화를 느끼는 선호나 감각이 예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기존의 성공 사례를 모방한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예민해진 감각을 가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비슷한 공간에 쉽게 싫증을 낸다. 이는 자신만의 브랜드와 가치관을 오랫동안 고민하여 전달해야 하는 이유이다.
비즈니스관점에서 공간에 대한 투자가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이유는 차별화된 공간으로부터 얻는 수익이 투자 대비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간이 브랜딩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힘은 분명 있지만, 공간의 어떠한 요소가 브랜드의 어떤 요소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정확하게 찾기 힘들다. 그러나 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공간 브랜딩과 체험 공간에 대한 시도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례가 축적되어 공간 브랜딩에 관한 경제적 연구 또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했다.
기존의 생활에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들은 색다른 경험을 찾아 문 밖을 나선다. 경쟁이 지속될 수 있는 최소한의 여유분이 있는 한, 경쟁은 계속해서 심화될 것이다. 이러한 시장에서 사람들을 사로잡기 위해서 브랜드는 다양한 감정과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다. 나만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은 젊은이들은 모두 주목! 리새의 공간 브랜딩 비법노트를 참고하자!
오는 2022년 1월 3일(월)부터 6일(목)까지 밤 12시 15분 EBS1 <비즈니스 리뷰>에서는 주재우 교수의 “알기 쉬운 행동경제학(총 4강)” 편이 방송된다.
2017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탈러(Richard H. Thaler)가 출간한 ‘넛지(Nudge)’는 행동경제학을 다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도서로 잘 알려져 있다. ‘팔꿈치로 살짝 찌르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넛지’는 강제나 강요 대신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을 뜻한다.
규범적 학문인 경제학과 설명적 학문인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은 행동과 마음 사이의 간극을 조절하며 상대가 특정 선택을 하도록 개입하고 유도한다. 마음이 아닌 행동을 바꿈으로써 우리가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드는 행동경제학의 숨겨진 비결은 무엇일까. ‘주재우 교수의 알기 쉬운 행동경제학’ 편에서는 주재우 교수와 함께 세상을 움직이는 힘인 행동경제학의 모든 것에 대해 배워 본다.
▷ 장기 기증 의사 99%의 비밀 (01월 03일(월) 방송)
누구나 한 번쯤은 의학 드라마를 통해 장기 기증에 관한 이슈를 접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장기 기증의 수요공급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7년부터 운전면허증 발급 및 갱신 시 기증 의사를 밝힌 자의 면허증에 해당 문구를 삽입하는 정책을 시행해 왔다. 하지만 그 효과가 미비해 2018년 실제 기증 희망자는 약 3%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떨까. 2000년대 초반 유럽의 장기기증률을 비교해 보면 덴마크는 약 5%, 독일은 약 12% 정도에 그쳤지만, 포르투갈이나 프랑스 등 기증률이 99%에 육박하는 국가도 다수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높은 기증률을 자랑하는 국가들의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성공적인 행동경제학 활용법을 알아본다.
▷ 공공 기관도 똑똑해질 수 있다 (01월 04일(화) 방송)
2020년 미국에서는 어떻게 하면 독감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행동경제학 실험을 진행했다. 사람들에게 약 20개의 접종 유도 메시지를 전송한 결과, 가장 효과가 높았던 메시지는 접종 3일 전에 보낸 ‘당신을 위한 독감 백신이 준비돼 있습니다’와 접종 하루 전에 보낸 ‘당신을 위한 독감 백신이 예약돼 있습니다’라는 문구의 조합이었다.
이 메시지를 받은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으로 접종을 다짐하게 되기 때문에 접종률이 약 5%가량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처럼 적은 비용으로 큰 성과를 가져오는 행동경제학 메커니즘은 수많은 공공 기관에서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공공 정책의 핵심인 행동경제학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글로벌 기업이 행동경제학과 만났을 때 (01월 05일(수) 방송)
기업의 마케팅은 행동경제학이 적용되는 주요 분야 중 하나다.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매출과 시장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경영 역시 마찬가지다.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리프트(Lyft)’는 운전자들이 한가한 화요일 아침 대신 손님의 수요가 많은 금요일 저녁에 운행하도록 유도하고자, 운전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행동경제학 실험을 진행했다.
한 그룹에는 금요일 저녁에 일하면 수익이 증대된다는 정보를 주고, 다른 그룹에는 금요일 저녁에 일하지 않으면 수익이 감소한다는 정보를 주는 실험을 통해, 리프트는 운전자들의 행동을 움직이게 하는 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과연 사람들의 선택을 바꿈으로써 기업의 이익 증진을 돕는 행동경제학의 특별한 비결은 무엇일까.
▷ 스스로를 넛지하라 (01월 06일(목) 방송)
자기관리란 현재에 고통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미래에 큰 이익을 얻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고통이 너무 커 보일 때 사람들은 쉽게 의욕을 잃고 자기관리에 실패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에서 벗어나 과거 시점으로 자기 자신을 보내는 ‘탈 현재 편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운동을 가기 위해 맞춰둔 알람이 울리는 상황에서 1시간만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을 극복하려면, 알람을 맞추던 과거 시점의 ‘나’로 돌아가야 한다. 일찍 일어나는 행동이 조금 더 자는 행동보다 큰 이득으로 보였던 어제의 마음가짐을 상기함으로써 눈앞에 보이는 비용을 상쇄하고 이성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나’를 만드는 행동경제학의 비밀을 소개한다.
이번 방송을 함께할 주재우 교수는 고객 경험과 신제품 개발 및 수용을 위해 연구 결과를 적용하는 현장 실험 기획자이다. 서울대학교에서 인문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토론토 대학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으며, 공감에 기반을 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과 직관을 위배하는 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현재는 국민대학교 경영대학과 테크노디자인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마케팅과 경험 디자인을 수업하고 있다.
모베러웍스는 얼핏 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일을 내가 함께하는’ 협업을 수행한다. 다만 기존의 일반적인 협업과 다른 점은 협업의 결과뿐만 아니라 협업의 과정을 제3자인 일반 소비자에게 노출한다는 점이다. 단순 노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협업의 과정에까지 소비자를 참여시켜 참여감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협업 과정에 노출되거나 참여하는 코크리에이션(co-creation) 또는 크라우드소싱(crowdsourcing)을 수행하면 소비자들이 협업의 결과물을 더 좋아하게 된다는 결과는 일견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소비자와의 협업이 쉽지만은 않다. 소비자와의 의사소통 과정 중 의도하지 않은 왜곡이 발생할 수 있고, 전문성이 부족한 소비자의 제안이 최종 결과물의 수준을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원하지 않는 소비자가 전체 방향을 다르게 가져가서 업계 프로나 클라이언트의 입맛에 맞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기업이 “실패 확률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소비자와 협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릴 때 정확하게 어떤 점을 강조해야 할까? 언제 소비자가 기업을 더 좋아하고 협업의 결과물을 구매하게 될까? 본 사례의 흥미로운 점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협업의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관련 마케팅 연구를 바탕으로 기업에 세 가지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 첫째, 다른 누군가가 참여했다는 소식을 알리자…
… 둘째, 우리가 노력한다는 점을 알리자
전통적으로 소비자들은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즉, 품질이 좋거나 배송이 빠르거나 가격이 낮으면 기업의 노력 여하와 상관없이 소비자들은 제품을 좋아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결과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예를 들어 가게에 과일이 예쁘게 진열된 경우, 과일 진열에 들인 노력에 감동하며 그 노력에 보상하려고 노력한다. 즉, 과일이 예쁘게 진열됐다고 해서 과일이 더 신선하거나 가격이 더 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과정에 들이는 노력에 보상하려는 심리가 생긴다는 의미다. 이러한 보상 심리는 과일이 아니라 다른 제품에 대한 구매에도 연결돼 식료품이 아니라 다른 제품을 사더라도 매장 담당자의 노력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려는 마음이 생겨난다.
2005년 미국의 한 연구자는 소비자가 다른 사람의 노력에 얼마나 가치를 매기는지 연구했다. 모든 참가자에게 부동산 중개인 두 명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두 명의 중개인이 같은 아파트 정보를 정리하기 위해서 다르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한 명의 중개인은 컴퓨터를 사용해 1시간 만에 정보를 정리했다고 알려줬고, 다른 한 명의 중개인은 수작업으로 9시간이 걸렸다고 알려줬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사람들은 수작업으로 오랫동안 노력한 중개인(68점)을 컴퓨터로 금방 일 처리를 끝낸 중개인(50점)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 셋째, 우리가 전문가라는 점을 알리자…
… 모베러웍스는 소비자와의 협업이 가진 본질적인 힘을 보여준 사례다. 핵심은 협업의 과정을 적극적으로 노출하고 협업의 과정에 소비자를 참여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소비자와의 협업을 처음 시도하는 기업에는 이 과정이 쉽지 않고 결과가 불확실하며 성공하더라도 상당한 비용이 수반되는 일일 것이다. 이처럼 값비싼 협업을 수행할 때는 최종 소비자가 가치를 느끼는 협업의 특성을 정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알려진 마케팅 연구 결과에 따르면 1) 다른 누군가가 참여했다는 소식을 알리고 2) 우리가 노력한다는 점을 알리고 3) 우리가 전문가라는 점을 알릴 때 소비자가 기업을 더 좋아하게 만들고 협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모베러웍스의 놀라운 점은 결과물의 인기는 식더라도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기업들도 이러한 철학을 받아들여서 ‘전문가의 노력이 과정으로 전달되는’ 메시지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초코와 크림이 어우러진 동그랗고 부드러운 파이는 오리온, 롯데, 해태 등 제과 회사가 모두 출시하지만 우리가 사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닌 ‘정(情)’이고, 더 많이 함유된 비타민이 내 피부 세포를 아무리 밝혀줄지언정 비타1000대신 ‘비타 500’에 손이 가는 이유는 이 선택받은 브랜드들이 이미 이성적인 계산이 필요 없는 안전 지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을 움직인 브랜드들은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사실 또한 잘 인지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감성 코드를 자극하기 위한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제의 승자가 잠시 한숨 돌리는 사이 비슷한 경쟁력으로 무장한 동종 브랜드가 얼굴을 내밀고, 신기술을 탑재한 더 똑똑한 제품군이 등장하고,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복합적인 욕구가 어우러지면서 브랜드는 매일 아침 ‘또다시 잊힐 위기’를 마주한다. 헤리티지 있는 장수 브랜드들이 리바이탈라이징, 즉 브랜드 재활성화로 소비자들에게 재인식되려는 데 공을 들이는 이유다. 브랜드 재활성화는 브랜드 라이프 사이클(BLC)을 거치며 생겨나는 다양한 시장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브랜드 자산 가치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전략을 말한다.
마르셀 푸르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진정한 탐험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데 있는 게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에 있다’고 했다. ‘바꾸되 바꾸지 마라(Change it, but do not change it)’는 포르쉐의 디자인 정책은 ‘세태에 맞는 변신은 계속하되 가장 중요한 원형은 바꾸지 말라’는 의미일 테고 말이다. 무엇을 어떻게 바꾸고 어떻게는 바꾸지 말라는 것일까? 오랜 기간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브랜드로 남은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변함없이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끊임없이 새로운 고객층에게 ‘가장 친절한 언어’로 소통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그 미학을 논하기 이전에 태도의 문제다.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기에 얼마큼 이 이야기를 잘 전달할 열의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이자 그 브랜드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공평한 심사대이기도 하다. 정말 좋은 콘텐츠가 없는 제품의 성공적인 디자인은 불가능하며, 반대로 성공적인 제품치고 난해한 디자인으로 불친절하게 군 사례는 드물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무려 18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한민국 최초의 양약이자 오늘날 표현으로 브랜드에 해당하는 까스활명수는 여전히 ‘과음, 과식엔 활명수’라는 핵심 메시지를 강조한 광고와 더불어 콘셉트에 맞는 크리에이티브를 활용한 한정판 패키지로 이슈를 이끌어낸다. 활명수 탄생 117주년인 2014년에는 팝 아티스트 이동기와의 협업으로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그의 작품 일부를 활명수에 접목해 젊은 소비자가 이 증조할아버지와도 같은 브랜드를 애니메이션 보듯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국내 최초의 주방 세제 애경 트리오또한 투명한 펌프형 용기에 사용 성분을 낱낱이 적은 ‘트리오 투명한 생각’ 라인을 론칭했다. 노란색 병에 빨간 뚜껑으로 각인된 기존 디자인이 주던 ‘합리적 가격의 강력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자연 성분의 순한 세제를 선호하는 시장에 반응해 정직함과 깨끗함을 강조한 디자인을 고안했다. 세제 패키지에 곧잘 등장하는 윤이 나는 접시나 과일 이미지 대신 단단한 바람체의 로고타입만을 강조한 ‘투명한 생각’이라는 다섯 글자를 예스러운 세로 쓰기로 적었다.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주재우 교수는 브랜드가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새 시장을 개척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틀린 것을 바로잡는 것’이라 말한다. 즉 고유의 브랜드 퍼스널리티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잘못된 디자인을 바르게 재정립하는 것이다.
그는 “물론 재정립에 따르는 리스크는 감수해야 한다. 철저한 시장 리서치를 통해 타깃군이 원하는 디자인 철학과 수요를 간파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2015년 인터 브랜드의 톱 10 브랜드를 보면, 1998년 창업한 구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브랜드 성년이라고 말하는, 2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장수 브랜드다. 얼마나 많은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고, 고군분투 해오며 브랜드를 지켜왔을지를 생각해보면 톱 10에 주어지는 칭호가 아깝지 않다. 역사는 짧지만 SNS를 통해 전에 없던 파급력으로 강렬한 러브마크를 날리는 신생 브랜드가 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들 사이에서도 짧은 주기로 촘촘히 시도하는 브랜드 재활성화는 여전히 화두다.
물론 단순히 로고를 바꾸고, 바이럴 영상을 제작하고, 한시적 퍼포먼스를 한다고 모두 리바이탈라이징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펜타그램의 마이클 비어루트(Michael Bierut)가 한 말처럼 원래 ‘나머지는 쉽다(The rest is easy)’. 콘텐츠가 좋으면 시작이 반이듯 그 이후는 잘하기 나름이라는 것. 하지만 여기서 또 한번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성숙한 브랜드 시장에서 좋은 제품은 훌륭한 스펙 못지않게 소비자에게 얼마큼 좋아 ‘보이느냐’를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좋아보이고자 함’의 위력을 아는 진정 좋은 브랜드가 가장 자기다운 친절한 디자인 언어로 끊임없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만이 최고로 이상적인 브랜드 생태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바이라인: 글 김은아
참고 자료: <러브마크Lovemarks: The Future Beyond Brands, 2004 >, <브랜드 매니지먼트Strategic Brand Management, 2007>, <오바마를 디자인하다Designing Obama, 2009>.
#1 직장인 전모(25·여) 씨의 요즘 ‘최애’ 캐릭터는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연습생 ‘펭수’다.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에 올라온 영상을 거의 다 시청한 것은 물론이고, 의류 브랜드 ‘스파오’의 펭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위한 대국민 디자인 선호도 조사에도 참여했다. 전씨는 펭수 제품이 첫 출시되는 12월 20일 퇴근길에 스파오 매장에 들러 노란색 펭수 수면바지를 구매할 계획. 그는 “디자인 선호도 조사에서 펭수 잠옷을 만들어달라는 의견을 전했는데, 정말로 펭수 수면바지가 출시되다니 기쁘다”고 말했다.
그가 펭수에 빠져든 이유는 시원한 입담 때문. 비싼 참치를 소속사 보스(김명중 EBS 사장)에게 사달라 하고, “저 가도 될까요? 저 퇴근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거침없음’에 매료됐다. 그는 “회사에서 내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하는 말을 펭수가 대신 해주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다”고 했다.
#2 직장인 이모(37·여) 씨의 스마트폰을 켜면 노란색 목도리를 두른 펭수가 배경화면으로 등장한다. ‘펭수 효과’로 발매 첫날 매진됐다는 패션잡지 ‘나일론’에 실린 펭수 화보다. 또 스마트폰 사진첩에는 각종 ‘펭수짤’이 그득하다. 직장인 친구들과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눌 때 펭수 이모티콘과 짤(인터넷상에서 사진이나 그림 따위를 이르는 말)을 적절히 섞어 사용한다. 야근 때문에 피곤하다는 친구에게는 ‘열심히 일한 당신 건강 챙겨 떠나라’ 짤을, 말 많은 상사 때문에 힘들다는 친구에게는 ‘잔소리는 거절한다’ 짤을 보낸다. 이씨는 “펭수는 위계를 따지지 않고 할 말을 하는 파격을 보여주는 동시에 상대를 배려해 따뜻한 말을 해주는 친구”라며 “이렇게 위로를 주는 캐릭터는 처음인 것 같다”고 했다.
올 한 해 가장 크게 화제몰이를 한 인물은 단연 펭수다. 3월 개설된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수가 10월 중순 20만 명에서 11월 중순 70만 명, 그리고 12월 18일 현재 139만 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펭수에 대한 관심도는 9월 ‘카카오프렌즈’, 10월 ‘뽀로로’, 11월 방탄소년단(BTS)을 앞질렀다(6쪽 그래프1 참조).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성인 남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9 올해의 인물’ 방송연예 부문에서도 펭수는 1위에 올랐다. 득표율 20.9%로 송가인(17.6%)과 BTS(16.7%)를 제쳤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각종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펭수산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뽀로로 선배를 넘어서려고 왔다”는 펭수가 브랜드 가치 4000억 원(2011년 서울산업진흥원)으로 평가된 뽀로로만큼 캐릭터 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펭수는 이미 보건복지부, 외교부, LG생활건강, 스파오, 비발디파크 등과 영상 제작이나 펭수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 출시 등 협업 프로젝트를 마쳤고, 내년 1월에는 정관장 광고 모델로 대중 앞에 설 예정이다. 비교적 무명이던 9월 펭수는 동원참치 광고를 패러디해 만든 ‘남극참치송’ 영상을 선보였는데, 현재는 ‘갑을’이 뒤바뀐 상황이다. 동원F&B 관계자는 “펭수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거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펭수 쪽이 워낙 바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BS 관계자는 “내년 3월까지 펭수 스케줄이 꽉 차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 펭수 파워는 이미 입증되고 있다. 펭수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는 11월 28일 예스24에서 예약판매 개시 3시간 만에 1만 부가 팔려나갔고, 여전히 출시 전임에도 이후 3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고수하고 있다. EBS 학습서도 펭수 덕에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예스24는 10~11월 EBS 학습서 구매 고객에게 펭수 공책과 펭수 스마트 그립(스마트폰 거치대)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 기간 EBS 학습서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했다. 예스24는 이후에도 온라인서점 중 단독으로 에코백, 스터디 플래너 등 펭수 굿즈(사은품)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계속 이어가면서 주가도 11월 6200원에서 12월 8000원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예스24 관계자는 “펭수 굿즈를 활용한 마케팅이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이 주가 상승으로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펭수 이모티콘 ‘10살 펭귄 펭수의 일상’ 역시 11월 13일 출시되자마자 하루 만에 1위에 오른 뒤 12월 중순 현재까지도 종합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스파오가 11월 말부터 2주간 진행한 펭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위한 대국민 디자인 선호도 조사에는 5만 명이 참여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지난해 해리포터 컬렉션 조사 때는 7만 명이 참여했다”며 “세계적 캐릭터인 해리포터에 뒤지지 않는 참여도를 보여준 만큼 펭수의 파급력이 해리포터급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펭수의 벌이는 대외적으로 공개된 바 없다. EBS는 펭수 수입 내역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이언트 펭TV가 구독자 1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유튜브 수익이 월 1억 원 이상일 것으로 업계는 짐작한다. 유튜브 분석사이트 녹스인플루언서는 현재 구독자 139만 명을 기준으로 월 수익은 1억4700만 원, 타 브랜드 홍보 등 동영상 개당 거둘 수 있는 제휴 수익은 3900만 원으로 추산한다.
펭수와 함께 2개의 영상, 즉 ‘세상에 나쁜 펭귄은 없다’와 ‘오늘은 내가 대빵’을 제작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EBS 측에 지급한 비용에 대해 “밝히지 않는 것이 계약 조건”이라며 “조회수가 각각 200만 회, 100만 회 이상 나왔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좋은 시도였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펭수를 정관장 모델로 기용한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펭수 모델료는 A급은 아니고 B급 모델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펭수를 온라인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델로만 활용하면서 과거 정관장의 온라인 광고 모델이던 종합격투기 선수 김동현, 배우 전광렬, 나문희와 비슷한 수준으로 모델료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는 정관장 TV광고 모델을 한 배우 정해인, 김성령, 한석규보다는 적은 금액이다.
어쨌든 앞으로 매달 수억 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펭수 덕에 요즘 EBS 내부 분위기는 매우 고무적이다. 펭수가 적자에 시달리는 EBS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서다. EBS는 2017년 -350억 원, 2018년 -229억 원 등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그래프2 참조). 지난해 광고 매출은 3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1.9%나 감소했는데, 이는 KBS (-9.2%), MBC(-6.5%), SBS(-3.7%)보다 더욱 두드러지는 감소세다. 저출산 여파로 영유아 및 청소년 인구가 갈수록 줄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축소되는 점도 경영상 위협 요소다. 전체 매출에서 비중이 가장 큰 사업 부문은 문제집 출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사업’(33.7% · 2018년)인데, 교육부는 최근 수능의 EBS 연계 비율을 2022학년부터 현행 70%에서 50%로 낮추기로 했다. EBS로서는 그만큼 문제집 출판 매출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한 EBS 관계자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 성공했다는 점, 어린이가 아닌 2030세대에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 그리고 각종 캐릭터 사업으로 매출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적자 경영으로 위기감이 높아 내부적으로 킬러 콘텐츠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컸는데, 펭수가 성공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내친 김에 다른 캐릭터를 더 발굴해 ‘펭벤저스’(펭수+어벤저스)를 만들자는 얘기도 나온다”고 전했다.
EBS가 자체 개발한 캐릭터 중 EBS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한 사례는 ‘번개맨’이 거의 유일하다. 번개맨은 2012년 뮤지컬로 제작돼 어느 정도 수익을 거뒀지만, 이후 제작한 두 편의 번개맨 영화는 관객 수가 각각 5만~6만 명에 불과할 정도로 쓴맛을 봤다.
캐릭터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캐릭터 간 격차도 매우 크다. ‘미키마우스’처럼 데뷔한 지 90년이 넘도록 꾸준히 소비되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 한때 돌풍을 일으켰지만 어느새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마는 캐릭터도 부지기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매년 조사하는 ‘국내외 통합 캐릭터 호감도’ 순위를 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6년 연속으로 10위 안에 든 캐릭터는 단 2개, ‘뽀로로’와 ‘짱구’에 불과하다(표 참조). ‘라바’는 2013, 2014년 4위에 이어 2015년에는 3위에 올랐지만 그 후로는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펭수에 앞서 ‘틀을 깨는 파격’으로 사랑받았던 캐릭터가 있다. 2001년 플래시 애니메이션 ‘마시마로의 숲 이야기’를 통해 등장한 ‘마시마로’다. 순하고 착하다고 여겨지던 토끼가 사나운 곰을 후려치고, 자해 공갈단 같은 행동을 보여 ‘엽기토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크게 인기를 끌었다. 마시마로 캐릭터 상품 시장만 12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무단복제한 상품이 난무해 사회 문제로도 거론됐다. 김시범 안동대 한국문화산업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시 제조업에서 IT(정보기술)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재편되면서 틀에 박힌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중이 희열을 느끼는 사회 현상을 반영해 영화 ‘엽기적인 그녀’와 엽기토끼 마시마로가 큰 인기를 누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시마로 인기는 금세 사그라져 최근에는 종적을 감췄다. 7500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된 카카오톡 이모티콘 시장에도 마시마로 이모티콘은 출시되지 않았다.
펭수는 경쟁이 치열한 국내 캐릭터 시장에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우선 업계에서는 펭수가 기존 인기 캐릭터와는 다른 특성을 가진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형적인 캐릭터는 뽀로로, 둘리, 짱구, 포켓몬스터와 같이 애니메이션 주인공이었다. 이후 카카오톡의 카카오프렌즈, 라인의 라인프렌즈 같은 모바일 메신저의 이모티콘이 캐릭터로서 인기를 누렸다. 먼저 생김새로 ‘귀여움’을 인정받은 뒤 스토리를 입혀 확장돼온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와 달리 펭수는 ‘우주 대스타가 되고 싶어 남극에서 헤엄쳐온 열 살 펭귄’이라는 스토리와 ‘어디서든 기죽는 법 없고 하고 싶은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성격이 대중에게 각인되면서 인기를 얻었다. 또 펭수는 뽀로로나 짱구 같은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달리 ‘무한복제’가 불가능하다. ‘펭수 본체’로 불리는, 펭수 탈 안에 들어가 있는 배우만이 펭수를 연기할 수 있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펭수는 가상의 존재라기보다 친근한 친구 같은 느낌을 주는 새로운 성격의 캐릭터라는 장점을 가진다”며 “펭수가 롱런하려면 펭수의 정체성에 맞는 스토리와 대사가 꾸준히 공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펭수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믿는 것에서 벗어나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순간 대중이 펭수를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도 펭수의 과제다.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캐릭터 산업에 뛰어든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가 계속 성장하는 주요 원인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 보여주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프렌즈는 캐릭터마다 스토리와 세계관을 부여하면서(일례로 ‘라이언’은 둥둥섬의 왕위 계승자였으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해 도망쳐 나온, 갈기와 꼬리가 없는 수사자), 캐릭터 상품군을 문구·팬시류부터 식품·음료, 그리고 가습기, 보조배터리, 마우스 등 테크류로까지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전용 상품도 선보였다. ‘해녀 어피치’는 제주에서만, 갓에 도포를 입은 라이언은 전주한옥마을에서만 판매하는 식이다. 라인프렌즈는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브랜드로는 뱅앤올룹슨(BANG&OLUFSEN), 라미(LAMY), 라이카(LEICA), 샤오미(XIOMI), 슈퍼셀 ‘브롤스타즈’ 등이 있다. 조만간 넷플릭스에 ‘브라운 앤 프렌즈’ 애니메이션 시리즈도 선보인다.
김시범 교수는 “펭수가 장수 캐릭터가 되려면 연예인 매니지먼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며 “일본 구마모토현의 홍보 캐릭터 ‘구마몬’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2010년 데뷔해 이듬해 전국 마스코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흑곰 캐릭터 구마몬은 지난해 1500억 엔(약 1조6000억 원)의 관련 상품 매출을 거뒀을 정도로 성공작이다. 펭수와 마찬가지로 사람이 인형 탈을 쓰고 연기하는 구마몬은 ‘사람처럼’ 관리된다. 사무실에 자기 책상이 있고, 휴가도 가며, 때로는 사라져 ‘구마몬 찾기 운동’이 벌어진다. 절대로 동시에 다른 장소에 출연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지키고 있다. 김 교수는 “펭수도 사람 연예인처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면 오히려 여러 단점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해 EBS 관계자는 “펭수 건강이 걱정될 정도로 출연 요청이 많지만, 무리하지 않으면서 탄탄한 콘텐츠를 착실하게 만들어간다는 것이 자이언트 펭TV 제작진의 각오”라고 전했다.
펭수와 같이 플랫폼과 포맷을 넘나드는 캐릭터의 등장은 저작권, 초상권, 수익 배분 등 여러 이슈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은 “펭수 캐릭터에는 ‘펭수 본체’ 역할을 하는 배우 본연의 개성이 어느 정도 녹아 있기 때문에 그의 저작권을 얼마나 인정해줄 것인지가 앞으로 이슈가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뽀로로의 경우 기획사 아이코닉스와 제작사 오콘 간 법적 분쟁으로 타격을 입었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펭수 캐릭터가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