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데이터만으로 고객을 이해할 수 있을까

이번 특강을 진행하신 박정훈 대표님은 대학에서 기계설계를 전공하고 이후 LG전자에서 일을 하는 등 IT업계에서 일을 하시다가 이직 이후 모바일 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되셨다고 한다. 이후 현재까지 12년간 고객들이 선호와 소비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하고 계셨다.

“의식의 흐름에 충실한 마케팅 강의”라는 제목과 걸맞게 강의는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하지만 다른 마케팅 강의와 확연한 차별점이 있었던 부분은 대표님이 이공계 출신의 마케터라는 것이다. 덕분에 신선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마케팅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시각을 함양할 수 있던 강의였다. 그중에서 이번 강의로부터 특히 인상을 받은 부분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었다.

마케팅의 근본적 세 가지 질문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종말

디지털 마케팅은 디지털 매체를 통해 광고 및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의 구매행동을 유도하고 촉진하는 행위이다. 디지털 마케팅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박정훈 대표님은 온라인 고객의 구매행동 유도를 위해서는 세 가지 고민이 필수적이라고 하셨다. ‘어디로 가야 고객을 만날 수 있는지, 어떤 말로 설득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고객 유도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은 언제인지’의 세 가지 고민에 대해, 특정 분야가 아닌 과정 전체에 걸쳐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마케팅 분야를 넘어 어쩌면 고객 유도를 위한 가장 근본적이였던 질문들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마케팅 절차에 따른 행동방식만 학습했던 나로써는 강의를 듣는 내내 이 세 가지의 근본적 질문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세 가지 질문 중에서도 특히 ‘유도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에 대한 고민이 인상적이었다. 정보화 시대에 살아가는 나 역시 늘상 많은 온라인 광고에 노출되고, 내가 관심 있는 상품을 검색하다 보면 유사한 관련 광고가 보이곤 했다. 하지만 최근 애플과 구글이 웹브라우저 서드파티 쿠키 제공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마케팅 업계 전반에 심각한 충격을 가져왔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서드파티 쿠키가 사라진 쿠키리스(cookie-less) 시대에 마케팅 업계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할 것이며, 사용자의 검색 정보가 더 이상 쿠키의 형태로 제공되지 않기에 고객 유도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에 대한 고민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마케팅을 배우는 경영학도로써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연스레 고민하는 활동으로 이어졌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쿠키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개별 사용자의 분석보다는 박정훈 대표님이 언급하셨던 고객 데이터 플랫폼 (CDP, Customer Data Platform) 등을 활용해 퍼스트파티 데이터의 가치를 높이며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마케팅 전반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마케팅 업계의 여러 돌파구 중 하나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데이터만으로 고객을 이해할 수 있을까

디지털 데이터 또는 빅데이터와 같이 불리는 정보화 시대 데이터는 가공되지 않은 형태로 전해진다. 나 역시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마케터의 관점에 따라 시장에서 데이터의 가치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러한 개념에 더불어 대표님은 빅데이터가 한 가지의 방향성이나 팁을 제공해줄 순 있지만, 그것이 ‘왕도(王道)’라고 보긴 어렵다고 하셨다. 생각보다 빅데이터에서 마케터들이 원하는 정보를 수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마저도 세부적으로 분석하다 보면 한계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강의를 듣기 이전에는 정보를 분석하는 마케터들의 주관에 따라서만 차이가 결정되는 줄 알았지만, 결국 데이터가 시장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변수에 의해서도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어느 정도만 반영해야 하는 것이 적절할까?’에 대한 고민 역시 해볼 수 있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중, 마케팅 시간에 학습했던 STP (Segmenting, Targeting, Positioning)가 떠올랐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통해 큰 집단을 이해하기보단, 집단을 여러 갈래로 분산시켜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통해 단일 고객집단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즉, 주 소비자 층을 파악하고 디지털 테이터를 기반으로 타겟에 맞는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고객 이해와 더불어 다변화하는 시장에서 선택과 집중이자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결론

이공계열 출신 대표님의 강의를 듣기 전 ‘마케팅에선 데이터가 중요하다’ 라는 인식만 있었을 뿐, 데이터는 나에게 있어 어쩌면 꽤나 막연한 가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강의를 통해 마케팅 업계의 현실적 데이터 활용 사례와 최근 마케팅 분야에서의 데이터 활용에 대해 변화하는 시대 상황 등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이는 마케팅 분야에서 데이터의 가치 뿐 아니라 데이터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해야 고객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대표님께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시며 강의에 더욱 몰입하게 해주셨던 것이 이번 강의를 더욱 유의미하고 감사하게 들을 수 있던 이유인 것 같다.

Written by 조원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