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마케팅이 어떻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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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케팅 학회 MOM (Master of Marketing): Lecture #14 June 10th 2014

“… 심리학, 행동경제학을 연구하고, 제품, 서비스를 기획, 런칭될 때까지 프로세스를 밟아 가는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비즈니스 위크에서 월드 베스트 디자인 스쿨 선정하는 패널리스트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신 교수님이셨습니다. 여러 가지 경험을 살려 디자인과 마케팅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실무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8개의 케이스 중심으로 강의를 준비해주셨는데요. 디자인과 마케팅 두 영역의 접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분들 많지는 않다는 점을 바탕으로 책에 나온 내용이 아닌 나름의 생각을 정리, 모듈화 하여 강의할 것을 약속하시며 선별해서 받아들여달라는 겸손의 말씀도 주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주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을까?

DML_Innovation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실체가 불명확하다. 디자이너 개인의 독특한 사고방식이기도 하고, 디자인 팀의 업무 프로세스이기도 하고, 디자인 조직의 경영 기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디자인 씽킹이 혁신의 한 방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처럼 디자인 씽킹이라는 용어가 경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된 데에는 IDEO스탠퍼드 D 스쿨(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토론토 로트만 경영대학(Rotman School of Management)의 전 학장인 로저 마틴(Roger Martin)의 활약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음은 이 두 사람이 2014년 2월 6일 로트만 경영대학에서 출판 기념회 겸 대담을 한 내용이다…

… “제 평생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주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가입니다 (My life-long question is how to innovate routinely).” 데이비드 켈리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여러 전공의 학생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현실화시키는 학생들을 만났는데, 평범한 학생도 단계별 접근을 한다면 혁신적인 학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창의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creative confidence), 학교나 조직에서 작은 성공을 여러 번 경험하면(guided mastery), 다른 사람들과 열린 사고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디자인 씽킹이 가능하다고 했다(design thinking). 즉,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제로 만드는 것을 여러 번 성공하면, 결국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러한 단계별 접근은 그가 최근에 출간한 책인 Creative Confidence (한국어판 제목: 유쾌한 크리에이티브)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읽어보라고 했다…

[특강] 디자인이 경영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강의 시작 전에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마침 책을 다 읽어서 뒷부분에 쓰여진 작품해설을 보고 있었죠. 내가 책에서 느끼고 해석한 내용과 전문가가 작성한 해설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전문가의 해설은 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틀리게 해석한 것 인가. 오늘 강의 해주신 대신증권 김봉찬 이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저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제가 생각한 것도 답일 수 있고, 전문가의 해석이 답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강연자 김봉찬 이사님께서는 본래 디자인을 공부하셨으나, 현대카드 디자인팀에서 오랫동안 일하셨고, 현재는 대신증권 브랜드 전략실 실장을 업(業)으로 삼고 계십니다. ‘브랜드측면에서 디자인과 경영의 협력’이 오늘의 강의주제입니다. 부제로 ‘답은 하나가 아니다’라는 것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 다르다와 틀리다

김봉찬 이사님께서 말씀하시길, 디자이너는 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정형화된 틀을 고수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의 존재를 말씀하신 듯 하였습니다. 반면에 비즈니스는 답만 추구한다고 하셨습니다. 단 하나의 답만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고. 이 차이로 인해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다르다’가 쉽게 사용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틀리다’가 더 많이 쓰인다고 하셨어요.

경영학부생으로서 이 말씀에 공감할 수 있었는데요, 비즈니스는 특성상 수치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숫자 하나가 있고 없음으로 해서 기업의 흥망이 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에서는 명시적으로 ‘틀렸어’라고 짚어야 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면 디자인에서는 다름이 쉽게 용인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은 명확한 하나의 답이 없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디자인에 답이 하나인 경우는 입시시험 말고 또 있을까요.

저는 이러한 사고의 차이가 김봉찬 이사님을 비즈니스업계로 이끌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셨음에도 카드업계로 진출 하신 것을 보면, ‘정답’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추구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브랜드에도 답은 여러 개

브랜드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브랜드는 고객이 받아들이는 인식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덧붙이셨어요. (저번 주 강연자이신 신명섭 디자이너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으신 것 같아요.) 모든 접점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곧 답은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증권은 금융업계인 탓에 직원의 손톱, 바짓단 등의 사소한 것이 고객과의 접점이 됩니다. 사소한 것으로 느껴져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중요한 브랜드 형성의 도구입니다. 과거에는 광고, 전단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했다면, 이제는 주된 방식이 바뀌어 버린 것이죠. 기업 로고가 바뀌어도 브랜드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CI (Corporate Identity) 는 그저 고객과의 접점 하나가 바뀐 것이기 때문에, 그것 하나가 전체 브랜드를 바꾸어 놓을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 애플, 나이키, 코카콜라 등을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 맞을 겁니다. 즉, 답은 하나가 아니고 다양한 답이 존재하는 것이죠. 김봉찬 이사님께서 소녀시대를 예로 들어주셨어요. 소녀시대가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생각해보니 ‘단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노래를 잘 불렀고, 춤을 잘 추었고, 연기를 잘했고, 외모가 빼어났어요. 이렇게 다양한 요인들이 두루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를 만들 때에는 하나의 방향성만 설정 한 뒤, 목적지까지의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행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나만의 여행이 되려면, 여행 책을 답습하지 않아야 합니다. 책만 따라가면, 내 여행이 아니라 책을 기록한 사람의 여행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여행을 한 것이 되고 말겁니다. 목적지(방향)만 설정 한 뒤, 그곳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으면서 나만의 독특한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Bongchan Kim @ NPD

 

  • 현대카드와 브랜드

김봉찬 이사님께서는 예전에 현대카드에서 일을 하셨고, 현재는 대신증권에 몸담고 계십니다. 현대카드에서 일하실 적에 디자인팀장으로 계셨습니다. 현대카드의 브랜드를 만드는 다양한 접점 중에 디자인을 담당하신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을 브랜드에 잘 접목시킨 기업 중 한 곳입니다. 특히 예쁜 신용카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카드사임에도 불구하고 ‘예쁘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결과적으로도 예쁜 디자인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그러나 예쁜 카드를 개발해도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쁜 카드는 생산 단가가 상승하기 마련인데, 이를 쉽게 받아들일 경영진은 없기 때문이죠. 또한 디자이너들의 특성상 예쁜 결과물을 만들기는 잘해내지만, 이것을 가지고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하셨어요. 김봉찬 이사님께서도 디자이너들이 이런 부분은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셨습니다. ‘나의 더 좋은 디자인이 왜 좋은 것인지’ 충분히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상대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함을 역설하셨습니다.

현대카드는 지금도 예쁜 카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데, 이는 현대카드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디자인의 출발점은 논리입니다. 우리의 디자인은 스타일에 기초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현대카드에 있다고 하셨어요. 흔히 디자인은 논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점을 하나 찍는 데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굳이 이 곳에 점을 찍음으로 해서 왜 소비자가 더 만족하는지를 고민하는 겁니다. 여러 개의 답 중에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내는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대신증권과 브랜드

대신증권으로 이직한 이후 크레온이라는 주식거래 시스템의 브랜드 구축을 진행하셨습니다. 당시 크레온은 뱅키스 (한국투자증권)와 피가로 (하나대투증권)에 밀려 온라인 HTS (Home Trading Service: 인터넷 주식거래) 시장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김봉찬 이사님께서는 전략을 수정하여 MTS (Mobile Trading Service: 휴대폰 주식거래)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방향을 수정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 방향이 필요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광고를 새롭게 제작하고 앱의 UI (User Interface)를 리뉴얼 했습니다. 브랜드의 방향을 수정하고 나니, 존재감 없던 크레온이라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지되고 시장점유율도 확대되었습니다.

크레온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존 경쟁사들과 같은 방향을 표방하지 않았다는 사실. 뱅키스와 피가로는 모두 저렴한 수수료를 기치로 내건 브랜드였습니다. 기존업체들과 같은 방향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여 진행했던 것이 성공의 열쇠였습니다. 즉, 해답을 기존의 업체들처럼 저렴한 가격에서 찾지 않고, 다른 답을 추구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결과였던 것이죠. 답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둘째,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만족감을 주었다는 사실. 크레온은 레드닷 어워드(Red-Dot Award)에서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크레온 앱은 소비자의 행동패턴과 습관 등을 분석하여 최대한의 편리함과 만족감을 제공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가령 스마트폰 화면에 접지되는 면적이라던가, 화면 상/하단에 어떤 기능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였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성공적인 상품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 마치며

디자인은 하나의 답을 쫓지 않는 까닭에, 하나의 답만 추구하는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외길을 걷던 경영에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조언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배웠던 내용을 상기한다면, 브랜드를 형성하는 요인에 디자인만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강의시간에 김봉찬 이사님이 오셨기 때문에,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광고 전문가가 오셨다면, 광고의 영향을 배웠을 것입니다. (자주 등장하지만) 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 디자인이 부각되면서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에 디자인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동안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는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므로 우리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론, 주된 브랜드 메시지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김봉찬 이사님께서 하신 말씀중에 “브랜드는 자기가 잘하는 싸움의 방식을 정해야 한다”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크레온(동영상 광고)의 경우-김봉찬 이사님의 영향이겠지만-디자인이 주된 싸움의 방식이었던 것이에요.

오늘 강의 도중에 “멋있잖아요, 좋잖아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디자이너이시기에 이런 표현들이 익숙하신 것 같아 보였습니다) 답은 여러 개라는 주장을 본인 안에 이미 품고 계셨습니다. 가령, 친구는 A가 좋고 나는 B가 좋다면, 다르게 좋아하면 됩니다. 때로 둘 다 좋아할 수도 있구요.

강의를 듣고 나니, 저도 제 진로의 답을 찾아야 한다라는 과제가 주어진 것 같았습니다. 남들과 같지 않을 길이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려 합니다. 명확한 한 개의 답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설정한 방향이 이미 이 자체로 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길을 모색하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을 창조하시는 김봉찬 이사님의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많은 깨달음을 안겨준 강의 역시 아주 ‘좋았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답이 여러 개임을 느껴보라”시던 말씀이 마음속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Written by 박왕선,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dhkdtjs01@naver.com)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브랜드 경험 디자인은 뭐에요?

이번 강의는 Plus X Co-founder이자 creative director이신 신명섭 대표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신명섭 디자이너는 안그라픽스 디자인사업부, NHN 경험 디자인팀에서 근무하셨다가 플러스 엑스를 설립하셨습니다. 기업, 브랜드 편집 및 그래픽 디자인 경험이 많습니다.

  • Brand experience strategy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란 브랜드의 가치와 개념에 상응하는 디자인적 표현들을 시각적, 경험적으로 일관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강연을 통해 브랜드 경험 전략이란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가치적으로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 지와 브랜드가 어떤 모습과 목소리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브랜드 고객 경험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이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고, 조그만 경험에도 많은 것을 안다고 단정짓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부분에도 브랜드가 잘 녹아져 있어야 하는데, 대표님께서는 무인양품 사례로 브랜드 경험 전략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셨습니다. 무인양품은 minimal, practical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이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제품뿐만 아니라 분위기, 소리, 향까지도 일관된 정체성을 갖고 고객을 맞이합니다.

이런 예를 듣고 보니 한국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주인이나 대표자가 바뀌면 기업 쇄신이라는 명목 하에 브랜드 전략을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 자체보다는 외적인 수익, 매출목표 달성에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BMW, Apple, Nike 와 같은 브랜드들이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이유는 오랜 시간 일관된 브랜드로 지속되어 왔고, 이를 고객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한국의 브랜드 전략도 장인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 올바른 컨셉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일관성 있게 유지될 때 고객이 인식하는 브랜드 가치도 높아지고, 신뢰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 Brand making process

과거 공급자가 단조롭고 소비자 선택이 폭이 좁았다면 지금은 공급자가 많아지고, 제품의 폭도 다양해졌습니다. 때문에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스토리와 인사이트를 중시하게 되었고, 이에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먼저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Planning manufacture를 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세일즈, 홍보 등을 고려한 서비스/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고 판매, 영업, 유통을 고려한 Operation management를 합니다. 그리고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고객만족을 고려하여 소비자에 맞는 R&D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서 사회적 공헌도 고려하고, 브랜드 가치를 담은 내부 디자인 (Internal branding) 활동까지 더해서 다양한 프로세스를 통해 브랜드를 만듭니다.

브랜드를 도출해 내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서, 많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념 상으로는 프로세스가 문제 없이 흘러가지만, 실무에서는 한 단계를 거치는데 많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피드백을 하고,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담당자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무조건 의견을 피력해서는 안되고, 디자이너는 왜 이런 디자인을 생각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얘기하며 서로의 관점과 목적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yungsup Shin

  • Brand experience design process

기업에서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다양한 마케팅 접점에서 사용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경험이 기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의 가치를 찾고, 브랜드의 경험을 계획하고, 매체와의 접점에서 designing을 실행해야 합니다. 사실 이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지만, 대표님께서 진행하신 YG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Brand experience design process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브랜딩을 할 때, Value chain에 수억을 들였다고 해서 고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더 좋은 것보다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Brand experience design에서 중요한 것은 역지사지로 경험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파트너 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소통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함께 일하는 파트너와 협력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Conclusion

지금까지 저는 브랜드라는 것은 잘 만들어진 로고나 심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강의를 통해 브랜드란 로고나 심볼이 여러 매체를 통해 고객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영학도로써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것들을 공유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융합 학문이 대두 되는 지금, 디자인 감성을 모르는 경영학은 실체화 될 수 없는 이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이번 학기 신제품 개발론 수업 중에 가장 신선하고 새로운 수업이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 필요한 지금, 이러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하는 Plus X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3시간 동안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소통해주신 신명섭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Written by 김나은 (farbetter@naver.com)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상품 기획은 어떻게 하나요?

이번 강의는 예전에 삼성전자 북미 TV Product Manager 로 일하신 후, 현재 SK텔레콤에서 상품기획 PM으로 일하고 계시는 윤영란 매니저님께서 강연해 주셨습니다. PM은 무슨 일을 하는지, PM이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그리고 최근 런칭하셨던 TV 셋탑박스인 B-Box를 통해 상품 기획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 상품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상품기획자란 시장변화에 맞추어 자사의 상품이나 브랜드를 기획, 개발,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 전 과정을 일관되게 진행하는 코디네이터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LinkedIn에 나와있는 Google Play가 말하는 Product Marketing Manager와 Amazon Webstore가 말하는 Product Manager를 비교해서 보여주셨습니다. 영어로 각각 여러 설명을 하고 있었지만, 두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는 유사했습니다. 특히, PM은 제품 자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용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SK 텔레콤이 모바일, 요금제 등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삼성전자가 TV, 카메라처럼 물리적 상품을 제공하는 것처럼, 어느 회사,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상품 기획자가 하는 일은 다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Ran Yoon

  • 상품기획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상품기획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을 때 생각났던 것은 단순히 ‘이런 상품을 만들자’는 것을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상품기획이라는 것은 단순히 기획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기획한 뒤 시장에 런칭하고 성장시키는 것까지 포함하는 과정입니다. 더 나아가 출시 직후 1~2달 동안 지켜본 이후 운영팀에게 일을 맡기며, 상품에 대한 문제가 있으면 다시 돌아와서 문제를 처리하는, 상품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를 ‘책임’지는 것을 말합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낳기만 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 상품기획 과정 각 단계별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게 되나요

상품 기획은 보통 과제 제안 → 상위기획 → 상세기획 → UI 설계 → GUI 디자인 → 마케팅 리서치 → 브랜딩의 단계로 진행이 됩니다.

1) 상위기획에 앞서 과제제안(Project Proposal)을 하거나 받는데, 종종 경영자의 지시에 의해 시작을 하게 됩니다. 과제를 제안받더라도 애매하거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경영자의 의중을 확인하고 생각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상위기획(Project Planning)에서는 프로젝트 전체를 정리하고, 상품 정책에 대해 무엇을 만들 것이며(What), 왜 만들며(Why), 어떻게 만들지(How)에 대한 방향을 잡고, 단계별 일정을 결정합니다.

3) 상세 기획(Product Design)에서는 기획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상품/서비스의 컨셉과 용어를 정리하고, 주 사용고객은 누구이며, 이들의 니즈(Needs)는 무엇이고, 어떤 기능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등 세부 기능, 데이터 구조, 운영 프로세스를 설계합니다.

4) UI(User Interface)를 설계하고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디자인하는 (혹은 포괄적으로 UX (User eXperience)를 디자인하는)  단계에서는 전체 서비스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상세히 계획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과정을 거치며, 상위기획이 수정될 때에는 보고를 합니다.

5) 상품이 개발되면 마케팅 리서치를 합니다. 예를 들어 B-Box의 경우, 런칭 전에 주요 고객으로 예상되는 어린 자녀가 있으신 30, 40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게 해보고 어떤 기능이 마음에 드는지, 디자인은 어떤지 등 FGI조사를 한 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세우고 런칭을 하였습니다.

6) 마지막으로 기획, 개발한 제품을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하여 브랜딩(Branding) 작업을 합니다.  회사 내에서 후보를 정해 설문 조사를 하고, 외부 업체를 통해서 하기도 합니다. B-Box의 경우, 여러 방면에서 많은 고심을 한 끝에 최종적으로 이름이 결정되었습니다.

  • 상품 기획이나 서비스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기획 분야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점과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공감을 해야 하고, 문제 해결 능력에 기반한 객관화, 계량화, 논리적 사고도 필요하며, 일반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뿐만 아니라 호기심, 체력, 대인 관계 능력 등도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사용자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는 자세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잘 할 수 있는 대인 관계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셨습니다.

  • 수업 시간 질문 2가지

Q. PM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컨설팅과 달리 PM은 상품 기획 결과의 피드백을 바로 체감할 수 있어요.

Q. 상품기획 부서로 들어가기 전에 연관되는 혹은 도움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상품기획은 전체과정을 아우르는 것이에요. 아이디어를 더 낼 수 있는 사람과 기술자들도 많이 와요. 회사의 기술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산업, 직무, 회사, 트렌드 경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크게 작용해요. 개발에 필요한 개발자 언어도 전문적으로 알 필요는 없지만, 언어에 대한 이해 유무는 차이가 나요.

  • 마무리

짧은 강의가 아쉬울 정도로 이론과 협업의 준비과정을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상품 기획에 관심이 많아서, 현장에서 일하시는 PM님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이 더욱 좋았습니다. 어떤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거나 경험만 하지말고, 관찰도 하고 생각도 해보면서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Written by 문성준 (goodgoodhage@gmail.com),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의 Honor Class (특강 위주 강의)*


우아한 형제들 社內 분위기가 장난스러운 까닭은

스마트폰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 민족’은 재치 있는 광고문구와 귀여운 디자인으로 젊은층의 눈길을 끈다.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고, 코믹해 보이는 한글 글자체도 직접 만들었다. 배우 류승룡이 등장하는 TV 광고도 웃음을 준다. 이렇게 재미를 강조하는 브랜딩 전략이 먹히면서 하루 10만 건의 음식 배달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성장했다.

이 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이란 회사는 광고와 앱 디자인처럼 외부로 보여주는 모습뿐 아니라 회사 내부 환경에서도 장난스러운 느낌을 유지하려 애쓴다.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으로 사업 초기부터 ‘키치’를 강조했다. 키치는 독일어로 ‘저속한 예술’을 뜻하지만 요즘은 ‘젊은층이 좋아하는 싼티 나면서 재밌는 것’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김 대표는 사무실 인테리어와 사무용품, 사원증에도 키치스러운 디자인과 문구를 집어넣었다.

이렇게 ‘보이는 브랜딩(visible branding)’과 ‘보이지 않는 브랜딩(invisible branding)’을 조화시키는 게 요즘 잘나가는 기업들의 트렌드다. 과거 기업이 진행하는 브랜딩은 광고, 제품 포장, 유통채널 등 소비자들이 볼 수 있는 것들에 집중됐다. 고객에게 브랜드라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이지 않는 브랜딩은 우선 내부의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이 투영된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아한 형제들’은 기업의 핵심 철학인 키치를 조직원들이 공유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들이 만든 ‘배달의 민족’ 앱에도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소비자가 볼 때 어색하지 않다. 이 회사의 사례처럼 보이는 브랜드와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기업 브랜드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dml_woowahan-brothers

[특강]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강의는 팬택에서 디자인 전략 기획을 담당하신 후, 이제는 스텔라 무브(Stellamove)에서 Rappy라는 3D 프린터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계시는 배종하 이사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 이론 vs. 실무

강연이 시작되는데, 이사님이 준비해오신 슬라이드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사님께서는 이런 일이 실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론과 실무의 차이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결론은 ‘이론과 실무 간에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였습니다. 개념 상에서는 너무나 쉬운 일이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항 안에서 출국 심사를 통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과정을 상상하는 것은 1초면 가능하지만, 실제 그 과정을 수행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제품 개발론 강의에서 ‘이론과 실제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라는 말씀을 들어왔지만 실무에 계신 이사님께 구체적인 차이를 들으니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일은 개념을 배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무에 적용할 때는 어떤 문제점이 생길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지 까지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것

이사님께서는 신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것을 2가지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서로 다른 의견을 이해하라 이고, 두 번째는 모든 것에 견해를 가져라 입니다. 실제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의 중요성을 애플의 예시를 통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게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애플은 아이폰의 겉모양을 중요시했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한 대에 5000만원 정도 하는 NC(수치제어방식의자동공작기계)를 5000대 들여놓고 제작하는 실행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기계를 들여놓는다는 것. 이 자체는 쉽지만 누가 실행할 수 있는가? 이 실행력이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프로세스가가 아무리 체계적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linear하게 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사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프로세스 자체를 도식화하는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이것과 실제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DML_Jongha Bae @ NPD

 

  •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것 vs. 신제품 개발을 한다는 것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것과 신제품 개발을 한다는 것. ‘–을’이라는 조사의 위치에서 이 두 문장의 개념은 전혀 달라집니다. 소니와 애플이 신제품을 개발했다면, 삼성은 신제품 개발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개념을 정의 내리는 것에서도 다른 의견이 제시될 수 있지만 Originality를 기준으로 나눈다면 소니와 애플은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기업이고, 삼성은 시장 가치가 있는 신제품을 기업의 능력으로 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사님께서 이 차이를 설명해주신 이유는, 우리의 관건은 ‘누가 기발한 생각을 했는가’이고, 그걸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라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틀 없이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지금 우리나라 회사 시스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의 목적에 급급해 새로운 개발보다는 성공이 보장된 일을 독려하고, 개발한 신제품의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 싶으면 바로 사라지는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신제품 개발을 어디까지 지원할 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쓰는 브랜드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고, 지금은 당연시해온 통념이 미래에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작용할 지 모릅니다. 우리가 현상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시하지 않고, 정체된 사고로 일관한다면 새롭고 창의적인 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 Conclusion

생각해보니 저는 실제 상황이 되면 알 수 없는 실수가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실제 상황을 전제로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하는데 잘못될 일은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강연을 통해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감을 키워야 한다’는 이사님의 당부의 말씀에 더욱 공감이 되었습니다. 감이 좋다는 것은 업무에 대한 기본기가 갖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이 시도해 봐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다른 이들이 해석해 놓은 해석본을 보지 말고 원문을 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은 지금, 이사님이 하고 계신 3D 프린터 개발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귀한 시간 내주신 배종하 이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Written by 김나은,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farbetter@naver.com)

[특강] 디자인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번 강의는, 예전에 LG전자와 현대카드에서 근무하신 후, 지금은 브랜드 컨설팅 스튜디오 Framewalk를 운영하고 계신 최원석 대표님께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 What is value?

경영학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점진적으로 발전해왔다면 디자인은 급진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10년 전의 디자인과 현재의 디자인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고 계속해서 그 역할이 바뀌고 있습니다.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개념은 가치입니다. 가치라는 단어는 앞에 어떤 단어를 붙이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는데요. 과거 디자인은 생산자 단계에서의 Packaging(포장)을 의미했으나 지금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비자가 어떻게 인식하고, 만족을 느끼는지에 초점을 둔다고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사례를 들어주셨습니다 (Joshua Bell playing violin in DC Metro Station) . 지하철 안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했을 때, 사람들은 1달러를 바이올린 케이스에 넣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멋진 공연장에서 한 바이올린 연주는 티켓 한 장 당 120~1500달러를 지불해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사람, 같은 연주, 같은 바이올린. 모두 다 같지만 음악 외적인 것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100배가 넘는 가격차는 음악 외적인 것에서 작용한 것입니다. 소비자의 가치는 물리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것에 영향을 받고, 판매의 개념이 확장돼 의식과 가치를 판매하는 것까지 연계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객을 파악하지 않는 가치는 더 이상 납득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What is Design?

Design의 개념이 Decoration에서 Artwork로 변했습니다. 필요(Need)의 개념에서 무엇을 원하는가(Want)가 중시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Design thinking은 문제와 해결점을 찾는데 있어 문제 의식과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이 중요해졌습니다. 때문에 디자인에서도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40501_Wonseok Choi @ NPD (4)

 

그러면서 중시되는 것이 통섭(Consilience)입니다. 협력을 통해 4P전략을 설립하고, Branding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이를 디자인을 통해 실제화하고 이러한 결과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4P에서부터 Actualization Visualization까지 Total service design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실제 직무에서는 사업계획서를 보고 제품을 출시할 지 결정 하는 것이 아니라 Man power를 보고 결정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 Changing behavior by Design thinking

디자인이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소비자들의 행동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와 닿았던 대표님의 말씀은 소비자가 물건을 산다는 의미는 그 안의 process를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들고 다니는 신용카드 한 장에도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소비자의 Pride와 Value를 탐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고객과 처음 만나는 MOT (Moment Of True) 그리고 인식이 시작되는 지점의 전략 (Anchoring strategy)을 짜고, 소비자들이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순히 하고 (Nudge), 마지막으로 디자이닝을 하고 (Design/Designing Book) 이 과정을 계속해나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크 제이콥스의 가방을 살 때 단지 디자인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마크 제이콥스의 세계관을 사는 것이다. 라는 말씀이 정말 와 닿았는데요. Process를 통해 나온 산출물에는 이 모든 노력과 가치관이 담길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Conclusion

‘디자인은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오늘 강의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평소 제가 갖고 있던 Design이라는 개념과 실제 Design 개념간의 괴리였습니다. 저는 경영학도로써 디자인을 그저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Design의 개념이 아니라 Designing의 개념일 뿐이었고, 제가 알고 있던 디자인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들이 단순히 제품의 형태를 결정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디자인은 혼자 하는 작업이고, 개인 적인 업무가 대부분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러 프로세스를 거치며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경영과 디자인이 융합했을 때 나오는 시너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각 분야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소비자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라는 가정하에 기존의 내용을 벗어나고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학문, 사람을 놓고 시작하는 학문이 디자인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내내 기분 좋은 미소로 강의하시는 대표님을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시간 강의 내내 의미 있는 강의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김나은,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farbetter@naver.com)

짜장면을 스마트폰으로 배달시키자; 키치 옷 입은 앱, 월 300만건 신화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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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이는 브랜딩과 보이지 않는 브랜딩의 조화

과거 기업이 진행하는 브랜딩의 역할은 광고, 패키지, 리테일 등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실제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브랜드라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이는 브랜딩(visible branding)’에 집중했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는 ‘보이지 않는 브랜딩(invisible branding)’이다. 우선 기업 내부의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이 투영된 제품과 서비스 등 ‘소비자 경험’이 지속해서 생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보이는 브랜드와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기업 브랜드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어 내고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보이는/보이지 않는 브랜딩이 조화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내 조직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강한 의지가 필수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보이는/보이지 않는 브랜딩을 균형 있게 통합적으로 구축한 국내의 드문 사례다.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는 기업의 핵심 비전이 조직원들과 최대한 공유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디자인스러운 방법들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이를 통해 구축된 조직 문화는 기업의 핵심 상품인 배달의민족 앱을 브랜딩하는 과정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독특한 조직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 배달의민족 브랜드의 성공 이면에는 브랜드 가치를 지속해서 만들어 낸 이 회사만의 재미있는, 함께하는 조직 문화가 있다. 브랜드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지속적으로 진화,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각 조직원이 브랜드 챔피언으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적 비전과 퍼포먼스가 동반돼야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조직원들과 비전을 함께 논의하고 공유하기 위해 각종 포스터, 사원증 등 시각적으로 실체화된 구체적인 비전을 회사 곳곳에 배치했다. 또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공간에 재미있는 가구를 배치했다.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는 글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다양한 사내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조직원들은 함께 비전을 만들고 다듬어 나아가는 체험을 했다. 조직원들은 대표의 비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전파하고, 개선하면서 기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재미난 문구들이 적혀 있는 사원증도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만든 것이다.

 

DML_Delivery people(1)2. 페르소나(Persona) 기법이 적용된 ‘찌질한 형아’ 캐릭터와 기업 서체 개발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임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공감 능력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들은 기존 배달음식 전단지가 무분별하게 뿌려지고 있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렇게 해서는 업주들이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 이렇게 업주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배달 음식 앱을 개발했다. 이들은 주 고객층인 20대가 편안하게 즐기는 ‘키치스럽고 B급스러운’ 이미지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로 정했다. 이에 따라 동네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찌질한 형아’ 모습의 시각적으로 강렬한 캐릭터가 웹툰 스타일로 태어났다. 이는 디자이너들이 흔히 사용하는 페르소나(Persona) 기법이다. 연상 가능한 구체적 타깃을 설정하고 보여줘서 이를 본 고객들이 쉽게 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추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캐릭터 중심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 서체인 ‘한나체’도 개발했다. 기업 서체는 삼성전자, KT, NHN, 현대카드와 같이 규모가 큰 기업에서 보고서와 광고를 통해 보여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작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나체를 사용한 언어적 유희가 가미된 포스터와 사무용품들을 직원과 고객에게 선보이면서 더욱 일관성 있고 확장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DML_Delivery people(2)3. 통합적 경험을 갖고 있는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리드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는 직관적 사고에 익숙하고 경영자는 분석적 사고에 익숙하다고 여겨진다. 이 두 사고가 통합적으로 이뤄질 때 혁신적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두 가지 다른 사고방식의 통합이 어려운 이유는 두 분야의 사람들이 받아왔던 교육 방식이나 교육 내용과도 연관이 있다. 통상적으로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정답이 없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적 사고를 하도록 장려되는 반면 경영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대형 강의를 통해 복잡한 경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좁혀서 분석하는 것에 익숙하다.

아쉽게도 기존의 디자인 경영 연구나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연구는 디자인을 경험하지 않은 경영자들이 디자인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가에 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김봉진 대표는 정규 디자인 교육을 먼저 받은 뒤에 오랫동안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또 개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영을 배운 사람이다. 즉, 일반적인 경영자가 경영을 먼저 배우고 나중에야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과는 반대의 방법으로 얻은 통합적 경험이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를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의 조화를 이룬 ‘경영하는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4. 소통을 위한 수평적 공동체 문화와 효율성을 위한 수직적 업무 질서의 조화DML_Delivery people(3)

디자인 중심의 조직 문화는 조직원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제품, 기술, 직무를 지속해서 만들어 내게 하는 학습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기업 문화는 정해진 업무의 결과에 기반한 수직적 인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전통적 산업의 기업들에 시사점을 준다. 디자인이 혁신을 이뤄낸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유연한 조직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개인-팀-부서가 각각의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평가받는 수직적 인사 평가 시스템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우아한형제들의 인사 정책은 단순한 디자인 중심의 조직문화가 아니라 수평-수직 인사 정책이 적절하게 혼합된 형태를 보인다. 우선 수평적 형태의 인사 정책은 한 사람이 상대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대표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예상보다 일을 많이 했거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경우, 다른 기업들처럼 인센티브에 근거한 경제적 보상을 하는 대신 대표가 직접 잘했다고 인정해주거나 같은 팀에 속한 사람들이 박수를 쳐 주는 사회적 포상을 하기도 하고 직원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동남아시아 여행권, 호텔에서의 네일아트 서비스 등)를 선물로 주는 개인적 포상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 경제적 보상이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저해한다는 의견에 따라 영업팀에서도 개인별 성과급 제도를 없애고 영업팀이 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기도 한다. 받은 선물을 나누거나 청소 당번을 뽑을 때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 직원이 똑같은 확률의 제비뽑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량적이고, 명문화되지 않고, 조직원 개인의 니즈에 맞춰진 성과 보상 체계는 고용주와 비고용주의 인위적인 차이를 없애려는 대표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사 경영진은 수직적 인사 정책도 함께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반 디자이너 중심의 기업들과 차별된다. 이 회사에는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표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밤에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근태 관리를 중시한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과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 간의 차이도 존재하고, 최근에 몇몇 기업에서 시행하는 ‘직급명 없애기’ 운동과는 반대로 직급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최소한으로 명문화된 인사 정책은 본인과 주변사람들의 경험에 근거해 ‘성실한 디자이너가 성공하더라’는 대표의 주관적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렇듯 ‘우아한형제들’은 수평적 공동체 구조에 수직적 업무 구조를 동시에 만들어 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가 잘 구성된 조직구조에 적용될 때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서 패턴과 관계를 만들어 내고, 이렇게 찾아낸 패턴과 관계로부터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회사의 비전과 일하는 방식 등 여러 관계와 패턴을 조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여기에 대표의 경험이 합쳐져 효율적인 수직적 업무 구조를 만들어 가는 형식을 보인다. 수직적 구조의 룰을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전달할 때에도 언어적 유희를 사용, 강압적 형태를 보이지 않아 저항을 줄였으며 조직원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귀를 기울인다.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쁠수록 돌아가기’ 효과

Thomas, Manoj and Claire I. Tsai (2012), "Psychological Distance and Subjective Experience: How Distancing Reduces the Feeling of Difficulty,"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24-340.
Thomas, Manoj and Claire I. Tsai (2012), “Psychological Distance and Subjective Experience: How Distancing Reduces the Feeling of Difficulty,”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24-340.

시험을 치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학생들이 보이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몸을 앞으로 숙여 시험지에 더욱 집중하거나 반대로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짱을 끼고 골똘히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생활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몸과 마음을 최대한 집중해서 해결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여유 있게 바라보라”는 식의 상반된 충고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체 뭐가 맞는 것일까?

물리적, 심리적 거리와 문제해결 능력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코넬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공동연구팀이 간단한 실험을 했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겐 90∼135도 각도의 자세로 뒤로 기대앉으라고 하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70∼90도의 각도로 앞쪽으로 숙여 앉으라고 요청했다. 그런 다음 두 그룹에 어려운 과제를 똑같이 줬다. 실험 결과 뒤쪽으로 기대앉은 그룹이 과제를 더 쉽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아닌 심리적 거리의 영향을 조사했다.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컴퓨터는 무엇의 일종인가” “청량음료는 무엇의 예인가” 등 특정 대상의 상위 카테고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에 대답하도록 했다. 이는 추상적 생각을 하도록, 즉 대상에서 심리적 거리를 두도록 만든다. 두 번째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컴퓨터의 예를 들어라” “청량음료의 예를 들어라” 등 하위 카테고리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했다. 이는 구체적 생각을 하도록, 즉 대상과 심리적 거리를 줄이도록 만든다. 그런 다음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두 그룹 모두에 어려운 문제를 냈다. 결과는 같았다. 심리적 거리를 두고 있는 그룹이 과제를 더 쉽게 여겼다.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고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문제가 어렵지 않다고 느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이렇게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두고 어려운 과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자. 바쁠수록 돌아가자.

 

주재우 | 디자인 씽킹, 행동경제학, 현장 실험, 고객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