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을 대체하는 디자인 접근법

DML_20141118(1)“고객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체계 전반에 디자인적인 시각과 방법을 가지고 접근을 시도해야” (한국 마케팅 학회 MOM: Master of Marketing)

이론적으로 마케팅은 크게 3단계로 구성됩니다.

  • 자사, 경쟁사, 고객의 리서치 (Research)
  • 세분화, 타겟팅, 포지셔닝의 전략 (Strategy)
  • 제품, 가격, 유통, 프로모션의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

그러나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자주 바뀌고 있으며 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마케터는 이러한 변화를 분석하고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디자인 접근법 (Design process)

디자인 주도의 혁신을 강조한 P&G 등 최근 성공한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디자인 씽킹이나 디자인 접근을 시도한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래 디자인 에이전시들 또한, 기존의 크리에이티브(Creative)를 벗어나 전략을 접목하여 비즈니스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vs. 마케팅

이제는 마케팅에도 디자인적인 시각과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와 마케터는 근본적인 사고 방식 뿐만 아니라 리서치/전략/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마케팅의 3단계 모두에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근본적 사고 방식: 디자이너는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창조”하려고 하기에 기존 제품에 관심이 없습니다. 마케터는 경쟁사에서 고객을 빼앗는데 집중하기에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목표로 합니다.
  • 1. 리서치: 디자이너는 고객이 변한다는 가정하에 트랜드를 조사하고, 마케터는 시장을 이루는 고객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나누기에 집중합니다.
  • 2. 전략: 디자이너는 전체시장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전략을 고민하지만, 마케터는 시장을 세분화 하여 작은 시장에서 이기는 것에 집중합니다.
  • 3.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는 사용자 인사이트, 반복 테스팅을 통해서 제품을 개발하지만, 마케터는 소비자 집단의 질문 응답이나 벤치마킹을 통해 제품을 개발합니다.

 

디자인 마케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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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는 장볼 때 계산하는 소비자를 관찰한 결과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반올림하고, 아기 엄마들이 의지가 부족해서 저축을 못한다는 문제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의 체크 카드로 결제하면, 반올림을 해주고 반올림한 차액을 Savings account에 자동으로 저축해 주는, Keep the Change 라는 금융상품을 개발했고, 런칭 후 1년만에 1200만명의 신규 고객이 가입했습니다.
  • 파나소닉 (Panasonic)은 여성용 면도기 제품의 개선을 위하여 샤워할 때 기존 전기 면도기를 사용하는 여성을 관찰하였습니다. 관찰결과 ‘도심에 사는 젊은 여자’ 들만 면도를 열심히 하고 있으며, 반짝거리는 겉면은 미끄럽고 전기가 통할까봐 싫어했고, 무릎 뒤와 발목은 면도하기 힘들어 했으며, 욕실에 충전기를 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고객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미끄럽지 않고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겉면을 도자기로 바꾸고, 면도하기 쉽도록 면도날 부분을 곡면 형태로 만들었으며, 충전할 공간을 줄이기 위해서 충전기가 면도기를 지지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 애경 산업은 Home stay 관찰 및 인터뷰를 통해 4개국 30개 매장에서 액체 세제를 사용하는 주부를 관찰하였습니다. 관찰 결과 세탁물이 엉키는 것을 싫어하였으며, 세제가 무거워서 액체를 뒤집어 부을 때 손목이 아픈 것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세탁물이 엉키지 않도록 세탁볼을 만들어 세제와 함께 넣게 해 주었으며, 세제가 무겁지 않도록 구멍을 아래에 뚫은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특강] 신상품 인사이트를 찾기 위한 관찰 조사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이번 강의는 The Idea Group의 김은영 대표님이 오셔서 실무에서 수행되는 관찰 조사를 알려주셨다. 강의의 주제를 한 마디로 줄이자면 관찰 조사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 기획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자, 자동차, 화장품, 유통 회사들과 함께 수행한 다양한 경험이 녹아들어, 그림도 그리고 토론도 하면서 수업이 매우 흥미롭고 색다르게 진행되었다.

 

관찰 조사를 통해 어린이용 칫솔을 만든다면?

관찰 조사 기법을 중시하는 IDEO는 Oral B의 어린이 칫솔을 개발하여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이 사례는 제품에 기반한 가설로 일을 시작하지 않고 실제 사용자(사람)에 대한 관찰 조사로 일을 시작해야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 짐을 보여준다. 어린이용 칫솔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가설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과 가설없이 관찰 조사 기법을 사용한 IDEO의 사례를 중심으로 두 기법의 차이를 설명해 주셨다. 두 기법의 차이를 설명함에 있어, (1) 제품 본연의 기능, (2) 제품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그리고 (3) 제품 판매를 증진시키는 마케팅 활동 등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해서 비교해 주셨다.

먼저 가설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경우, 어린이용 칫솔이 갖춰야 할 본연의 기능으로는 부드러운 솔, 작은 크기가 있다. 감성적인 부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 캐릭터 등이 있다. 이러한 접근은 어린이용 칫솔을 가정한 머리 속에서 일어난 상상의 결과물들이다.

이와 반대로 관찰 조사 기법을 통해 어린이용 칫솔을 만든다면, 우선 ‘어린이용 칫솔’ 이란 개념을 배제한 채 어린이가 치솔질을 하는 모습을 실제로 또는 사진이나 비디오로 관찰 조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1) 본연의 기능을 중심으로 관찰해 보면, 어린이들은 어른과 달리 손가락을 유연하게 쓰지 못한다. 마치 주먹 쥐듯이 칫솔을 잡고 양치질 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엄지(힘의 지지대)의 위치가 어른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주먹 쥐듯 잡는 손에 힘의 전달을 쉽게 해주고 안정감을 주는 요소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가설에서 기반한 아이디어와 달리, 어린이용 칫솔이 기존의 성인용 칫솔보다 손잡이가 두껍고 커야하며 엄지 지지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도출된다. 물론, 어린이의 작고 약한 입을 위해 머리 부분은 작게, 그리고 칫솔 모는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2) 감성적인 부분은 가설에 기반한 접근 방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3) 또 다른 회사는 경험을 혁신하여 흥미로운 마케팅 활동을 만들어냈다. 이론적으로 양치질은 3분 정도 해야 하지만 어른들도 3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어린이가 3분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 그 회사는 견딤을 기다림으로 변화시켰다. 손잡이를 잡았을 때 손잡이에 생기는 온도가 3분 동안 유지되면 그에 따라 캐릭터가 나오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3분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닌 캐릭터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으로 인지하고 3분 동안 양치질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마케팅 조사 기법들과 달리 IDEO, The Idea Group의 혁신 과정에는 관찰과 이해가 선수단계로 존재하며, 전체 제품 개발 중에서 아이디어 개발에 약 1/3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투여되지만 관찰과 이해에 기반한 기회 발견에는 그 두 배에 해당되는 약 2/3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다고 볼 수 있다. 약 2/3에 해당되는 관찰과 이해 과정은 인류학적 접근법에 기반한 소비자 관찰조사 (Ethnography) 기법을 통해 수행하는데, 이는 한 분야에 편중된 시각을 지양하고 편견 없이 모든 분야를 유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다.

 

20141104_Eunyoung Kim @ Design Marketing (5)

 

관찰 조사 원칙

관찰 조사 기법을 익히기에 앞서서 관찰력을 위한 네 가지 원칙이 존재한다.

  • 우선, 사전 지식, 경험이 없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로부터 옷이 두껍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본 것이지만, 두꺼운 옷을 입었으니 겨울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두꺼운 옷)을 바탕으로 유추(겨울)하는 것이다. 옷이 두껍다는 사실만을 봐야 한다.
  • 둘째, 사물이 중심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사람의 반응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 어린이용 칫솔이라는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칫솔이나 양치질에 대한 어린이의 반응을 유심히 보아야 한다.
  • 셋째, 개인적 사건은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만을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불편했던 칫솔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알게 된 사실만을 봐야 한다.
  • 넷째, 이렇게 찾아진 사실 중에서 의미 있는 사실을 찾아야 한다. 의미 있는 사실을 찾는데 4개의 렌즈가 도움이 된다. 4개의 렌즈는 Key Player, Tools, Environment, Behavior로, “누가(Key Player) 무엇을 가지고 (Tools) 어디에서 (Environment) 어떻게 한다 (Behavior)”를 구성하는 4가지의 요소이다. 이러한 4개의 렌즈에 입각하여 하나의 관찰 기회에 대한 관찰 카드를 쓰고 모아진 관찰 카드들을 통해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기회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관찰 조사 과정

관찰 조사의 첫 단계에서는 관찰을 통해 하나의 대상이나 분야에 대한 500개 이상의 관찰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관찰 카드 작성에 필요한 6가지 방법으로는 Town watching, Natural in-situ Groups, Alternative insight, Home Visiting, Shadow Tracking, Video Ethnography 등이 있는데 순서에 따라 관찰 대상의 범위가 구체적이된다.

  • Town watching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막연하게 관찰을 시작하는 것을 뜻하며, 주제가 모호할 경우 자주 쓰인다.
  • Natural in-situ Groups는 기준에 맞는 그룹을 구성하여 그 속에서 특정 그룹의 특이한 점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 Alternative Insight는 관찰 대상의 특성이 관찰자와 너무 멀어서 이해가 어려울 경우 집단의 구성원과 함께 관찰하는 것이다.
  • Home Visiting은 가정을 찾아가서 관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놓여지면 평소의 행동들을 잊고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상황 관찰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Shadow Tracking은 관찰 대상을 쫓아다니며 심도 있는 관찰과 이해를 하는 것인데, 특정 상품에 대한 구매부터 폐기 까지를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다.
  • Video Ethnography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분석하는 시간이 촬영 시간보다 더 많이 걸려서 자주 권장되지는 않는다.

약 500여장의 관찰 카드가 모이면 이해 단계로 넘어가 행동이나 사실 사이의 패턴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관찰 대상에 대해 심리적, 수직적으로 깊이 연구한다. 그 후, 기회 단계로 넘어가서 아이디어의 실마리가 되는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된다.

 

마치며

나이키가 닌텐도를 경쟁상대로 규정하고 나섰다는 사례를 최근에 접했다.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 퓨마, 리복 같지만 오히려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산업 군의 기업을 경쟁상대라 하였기에 흥미로웠고 그만큼 관심도 많이 받았다. 요지는 나이키의 주 고객인 청소년층이 닌텐도로 인해 집 밖에 나가 운동하는 시간이 줄었기에 나이키 운동화의 소비가 감소했다고 하는 것이다. 결국 고객의 시간을 더 많이 차지하는가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이 사례가 머릿속을 맴돌던 중 디자인과 마케팅 수업에서 관찰 조사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본 강의는 나이키-닌텐도 사례를 다른 방향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관찰 조사 기법을 적용시켜보면, 나이키가 경쟁상대를 생각함에 있어, 가설에 기반하여 신발을 중심으로 본 것이 아니라 신발을 신는 사용자를 관찰 조사하여 그들의 행동을 이해했고 이를 통해 닌텐도가 경쟁상대임을 알아 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번 강의는 관심을 갖고 있던 사례와 연결되어 있기도 했고 그 사례의 본질적인 원리를 이해하게 도와준 강의여서 어느 때 보다 의미 있는 강의로 남는 것 같다.

어린이 칫솔 사례와 함께, 김은영 대표님의 강의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아주머니들과 학생들이 어떤 가방 매장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보고 사진에 담긴 다양한 관찰 요소들을 발견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가방 사진을 통한 의견 나누기를 하면서 관찰 조사를 통해 흥미로우면서 직관적인 무언가를 잡아낸다는 것이 매력적이면서 놀라웠다. 특히, 사용자의 인터페이스를 완벽히 고려하기 위해 아주 유용한 기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본질적으로 다가가는 전략이 점점 더 필수적이게 되어갈 것이며 또한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되는 만큼 관찰 조사 기법은 의미 있고 소중한 강의였다. 소중한 강의 해주신 김은영 대표님께 감사 드린다.

 

Written by 유도원,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한류 관광은 어떻게 마케팅하나요?

이번 강의는 한국관광공사에서 한류를 연구하고 한류 관광을 마케팅 하셨던 이지은 차장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이 해외에서 사랑받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몇 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기에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시는 차장님의 강연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또 공사 취업과 관련해서 조언도 해주셔서 유익한 강연이었다.

 

한류라도 같은 한류가 아니다

한류란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선호가 증가하는 사회 문화 현상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나 노래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의 음식이나 글씨, 패션 등의 한국의 모든 문화가 유행한다는 뜻이 된다.

이런 한류는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에 한국문화 열풍이 부는 세대가 1세대이다. 나아가 한국의 드라마가 중심이 되어 일본에 한류 열풍이 부는 세대가 2세대이다. 그리고 지금 전세계적으로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해 k-pop이 유행하는 신 한류가 등장하는데 지금이 3세대에 해당한다.

세대에 따라 지역적으로도 한류에 대한 동향은 다르게 나타난다. 우선 중화권은 1세대인 만큼 한국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비해왔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만큼 우리나라 콘텐츠의 포맷을 상품화해서 수입해가기도 하고, 또한 인터넷을 통한 시청이 가능해지면서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해졌다. 동남아는 드라마나 노래에 대한 열풍을 넘어 우리나라 생활에 대한 관심을 갖는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패션이나 스타일을 모방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으며 태국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TV가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뷰티로드샵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구미주에서는 한류 열풍의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 가수 싸이를 시작으로, 소수 마니아층의 k-pop과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가 늘어나고 있다. SNS를 통해 한류 콘텐츠를 접하면서 k-pop에서 나아가 드라마와 예능 등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인 구미주에서는 한류의 저변을 확대하는 마케팅이 더 필요하다.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이렇게 한국의 문화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를 정식으로 수입하지 않고 무단으로 복제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인기 있는 콘텐츠를 혼합하여 오히려 한국으로 역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은 한류가 해외 경제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기타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국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 한류 드라마에 나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상품의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떠올렸을 때 차지하는 인식이 대중문화의 한류 콘텐츠, 한식, 전자제품, 그 다음으로 북한을 떠올릴 만큼 한국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객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한국의 문화를 접하기 위해 관광을 오는 한류 관광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위한 마케팅

한류 관광이란 작게 보면 한류와 관련된 직접적인 관광 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크게 보면 한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관광 활동은 아니더라도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일반 관광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한류 관광객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주로 젊고 적극적이며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20대 여학생들이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오며 쇼핑에 지출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한류 마케팅의 주 타겟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한류 관광을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는 한류 마케팅을 시행한다. 한류가 드라마와 k-pop을 바탕으로 열풍이 일고 있는 만큼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스타와 함께 하는 이벤트, 예를 들어 생일파티나 여행을 가는 상품, 그리고 한류 이벤트 참가 상품, K-pop공개 방송 방청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개별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한류 관광 홍보물을 제작하여 다양한 한류 추천 코스를 제안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국외로는 한류관광을 상품화하기 위해 영상 로케이션을 유치하기도 하고 한류 이벤트를 개최하여 시장별로타겟 마케팅을 실시, 그리고 해외 한류 커뮤니티를 대상으로는 방한 초청하는 이벤트도 시행하고 있다.

 

세대 차이가 마케팅을 달리한다

한류마케팅은 세대에 따라 다른 마케팅 경향을 보이는데 주로 2세대와 3세대에 그 차이가 극심하다. 그 차이는 크게 2가지, 소구 대상의 차이와 열풍 주역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소구 대상을 보면 2세대는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 나이대가 좀 있는 타깃이었다면 3세대는 경제력이 없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제재가 따르는 10대, 20대가 타깃이 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2세대 타깃은 드라마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문화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주인공과 함께하는 이벤트가 한류마케팅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반면 3세대 타깃은 k-pop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 특히 가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인데 이런 가수들은 해외에서도 콘서트를 많이 열기 때문에 해외 팬들이 굳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지 않는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러한 차이와 더불어 열풍 주역의 태도 차이도 한 몫 더한다. 2세대 한류 열풍의 주인공들은 스스로가 한류에 도움이 되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류 마케팅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했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이들과 함께하는 한류 마케팅에 좀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20141028_Jieun Lee @ Design Marketing

 

한류는 진정한 한류일까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에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때에는 일본 사람들이 배용준과 겨울연가 드라마에 열광하는 현상이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우리나라 드라마를 저들이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하는 것이었고, 둘째로 단지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주인공, 나아가 한 나라까지 좋아한다는 사실이 어린 나이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기한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 사람들의 열광적인 한국 문화 열풍에 대해서는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여주는 대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한류열풍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나름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 k-pop 한류 열풍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대로만 믿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구미주에서도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k-pop의 한류 열풍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이돌의 한류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지는데 뉴스나 기타 방송에서 간간이 아이돌이 해외에서 콘서트를 주최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외국인들이 아이돌을 응원하는 깃발을 흔들며 사랑한다고 외친다는 내용을 보면 실제로 저런 것일까, 소수의 관심을 부풀려 과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SNS로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한류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외국인들이 말하는 한류가 우리가 말하는 한류와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은 커녕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아는 한류가 상당히 일방향적인 느낌이 들었다.

결국 우리만 한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지은 차장님께서도 진정한 한류란 외국인들의 입에서 Korean Wave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우리의 한류는 더 발전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깊은 공감이 됐었다. 왜 외국인들은 Korean Wave를 직접 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우리의 대중문화를, 그리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려주는 것이 3세대 한류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류와 한류 관련 관광 마케팅에 대해 좋은 강의를 해주신 한국관광공사 이지은 차장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백다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불경기에 ‘추억 마케팅’이 뜨는 까닭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어려웠던 몇 년 동안 이른바 ‘향수(鄕愁) 마케팅’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향수, 노스탤지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혹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떠오르는 감정이다. 2009년 펩시콜라는 196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날 모습의 제품을 내놓았다. 식료품 업체인 제너럴밀스도 시리얼 제품을 옛날 느낌이 나도록 포장했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 스바루에서 선보인 ‘나의 첫 차 이야기’ 캠페인은 사용자들이 자신이 처음 샀던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실시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DML_Pepsi-Mountain-Dew-Throwback
Lasaleta, Jannine D., Constantine Sedikides, and Kathleen D. Vohs (2014), “Nostalgia Weakens the Desire for Money,”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3), 713-729.

프랑스 그르노블경영대의 자닌 라잘레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왜 불경기에 향수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지 연구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향수를 느끼는 순간 돈에 대한 욕망이 약해진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돈을 좇기보다는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어 하게 된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사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돈을 쉽게 포기한다.

라잘레타 교수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예를 들어 절반의 실험 참가자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과거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쓰도록 했고 다른 절반의 참가자에겐 과거의 어떤 경험이든 써보게 했다.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5달러씩을 주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돈을 얼마나 나누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단순히 과거의 경험을 글로 쓴 참가자들에 비해서 향수 어린 경험을 글로 쓴 참가자들이 평균적으로 약 40% 더 많은 돈을 나누어주겠다고 답했다.

사람에겐 돈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믿을 만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현대인은 이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상충되는 욕구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조절하면서 살아간다. 향수는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욕구는 높이고 돈에 대한 욕구는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를 위해 돈과 멀어질 준비도 하게 만든다. 기업 마케터뿐 아니라 시민단체나 정치단체처럼 기부금을 모아야 하는 조직도 향수 마케팅을 이용해봄 직하다.

[특강] Persona(퍼소나)는 무엇인가요?

이번 강의는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디자인과 영문학을 공부하신 후, 한국에서 혁신 디자인 컨설팅 그룹 pxd를 이끌어가는 이재용 대표님께서 해 주셨다.

 

  • 인터페이스가 중요해졌다. 

가위를 사용하는 모습을 생각해 보자. 누구나 가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기 때문에, 가위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가위질은 인류가 오랜 시간동안 개발하고 훈련해서 습득한 결과이므로 직관적이지 않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나 핸드폰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는 오랜 시간동안 학습하던 것을 이제는 짧은 시간 안에 배워야하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하나의 학문 단위, 또는 하나의 직업 단위가 되었다. 인터페이스는 컴퓨터와 전자 제품에서 무척 활발하게 논의된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누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누르는 것이라고 약속만 하면 누르는 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인터페이스가 무척 중요해졌고 따라서 퍼소나가 필요해졌다.

 

  • Persona와 마케팅은 다르다

Persona와 마케팅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마케팅은 “우선 많이 팔아야 잘 쓴다”는 생각에 판매가 중요하다. 하지만 Persona는 ‘어떻게 하면 잘 쓸까’에 관심이 많다. Persona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원하도록 쉽게, 잘 쓸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케팅 전략이 나오기도 한다. 추가로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찾고,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광고할지를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Persona의 첫 단계는 ‘소비자들은 왜 사용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다. 이 고민을 풀어가는 과정이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소비자에게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설문한 결과는, 제품 출시 후에 소비자가 보이는 실제 행동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마케팅 조사를 하면, 실제 구매 의향이 없더라도 진지한 고민 없이 사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응답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돈을 내고 제품을 구입할 때는 꼼꼼하게 따진 뒤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마케팅 조사 결과를 있는 보이는 디자인이나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무언가를 검색해서 소비자에게 접근한 뒤 이에 맞추어 상품을 만들면, 예상과 달리 시장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물어보지 않고,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20141007_Chaeyong Yi @ DesignMarketing (4)

 

퍼소나는 다음 3가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 1. Persona는 관점을 전환시켜준다

“아래아 한글이나 MS 워드 프로세스를 얼마나 잘 쓰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정도” 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워드 프로세스 기능 중 평소 사용하는 기능은 30%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정도” 라고 대답하는 이유는 몇 안 되는 기능만 사용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드 프로세서로 하루에 10분동안 작업하는 일을 30년 동안  한다고 해서, 고급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작업에 집중하는 시기가 있어야 고급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어떤 일은 어떤 시기에 미친듯이 해야 수준을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워드 프로세서를 미친듯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끝내 중급 사용자에 머무른다.

하지만, 워드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사람은 워드 프로세서만 종일 고민한다. 그리고는 곧 전문가로서 자신이 하는 일에 고민을 덜 하는 일반인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쉽게 잊어버린다. 즉, 전체 기능의 100%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전문가는, 전체 기능의 30% 미만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특정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면서 비전문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흔히 발생한다. 사업을 운영할 때에도, 신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전문가는 그 일을 하지 않는 비전문가를 이해하기 어렵다. 3주 동안 준비해서 공모전에 나갈 때 제일 놓치기 쉬운 것은, 공모전 문서를 30초만에 보는 심사위원의 심리 상태이다. 실제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가 몇날 며칠을 고민하여 만든 첫 화면도, 사용자는 순식간에 무심코 지나친다. 즉,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이 어렵다. 공모전에 서류를 제출하면, 공모전 심사위원은 어떤 마음일까? 과제를 제출할 때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한 번쯤 상대방 입장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고객이 누군지, 내가 만든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개별 의견에 바이어스 되지 않고 고객의 의견을 잘 들을 수 있을까? 창업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동창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물어보고 다니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표님의 주변 사람들은 고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제품을 무조건 좋다고 말해주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더라도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행위이지 사용자로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실제 고객이 아닌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하면 이상한 작품이 만들어진다.

실제 사용하는 고객을 굉장히 잘 알아야 한다. 좀더 근본적으로는, 제품을 만들 때 “누구를 위해서”라는 질문을 항상 떠올려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타겟 고객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Persona를 사용해서 눈앞에 정확히 그려두는 편이, 관점을 훨씬 쉽게 전환할 수 있다. Persona가 힘든 관점 전환을 도와준다.

 

  • 2. Persona는 사용자를 나누어준다

과거에는 통계로 고객의 응답을 분석하는 일을 많이 했는데, 평균에만 주목하면 많은 중요한 부분이 무시된다. Persona는 완성된 한명의 인간을 생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명의 삶이 어떤지 생각하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가서 생각, 행동, 생활태도에 공감한다. 실제 사람들은 모두 대단히 다른데,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세그먼트마다 동일한 사람을 상상하면서 접근하던 과거의 방법에서 벗어나, Persona를 통해서 개인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다보면 사용자를 나누어서 더 깊게 이해하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를 지우려고 지우기 버튼을 눌렀을때 ‘지우시겠습니까?’ 라고 묻는 확인창이 뜨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있으면 좋을까 또는 나쁠까? 문자양이 적거나 실수로 버튼을 누를 사람이라면 확인창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용자는 확인창을 번거로워할 수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전화 번호를 모두 한꺼번에 지울 때, ‘지우시겠습니까?’ 라고 묻는 확인창은 어떨까? 이 작업은 자주 하지 않고 잘못 지웠을 때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확인창이 있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으며, 누구에게 더 잘 맞는 것이 무언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누구를 위해서” 디자인을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사용자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 무척 힘들기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디자인을 하는지 잘 알아야한다. 만약 본인 의견도 참고하고, 일반 사용자에 대한 예상 경우도 따지고, 드물게 발생하는 이슈도 모두 고려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가는,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디자인이 된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 앱을 개발한다고 하자. 연령, 지역, 소득, 소비수준, 직업을 정한 뒤 한 사람을 생각할 수 있다. 그 사람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언제 카카오톡을 쓸까, 문자를 쓸까, 이메일을 보낼까, 직접 만날까를 어떻게 정하는지 이해하면 우선 순위가 나오고, 사용 상황, 사용 목적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공감, 또는 관점 전환 (입장 바꾸기: Perspective-taking) 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때에도 사용자가 누구인지, 반대 사용자가 누구인지 찾아내면 혁신을 이루어낼 수도 있다. 즉, 사람들의 행동에 기반해서 다른 그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Persona를 만들면 단일 대상을 만들어서 여러 요소를 한꺼번에 결정하게 도와준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는 MP3 플레이어를 더 작고 예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음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음악 감상이 중요한 “일부” 사람들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50GB 용량의 음악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음악 중에 원하는 음악만 찾아서, 아침마다 그 음악만 MP3 플레이어에 넣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애플의 iPod은 원하는 곡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휠을 달았다. 추가로, 음질이 중요한 사람들이 원하는 이어폰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 이어폰 잭을 만들어서 넣었다. 그 결과, “일부” 타겟 고객에게서 iPod은 많은 인기를 끌었고 나중에는 무척 유명해졌다. 만약, 음질이 중요하지만 아무 음악이나 무작위로 듣는 것이 좋은, 또다른 “일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면, 크기를 줄이고, 휠을 없앤 뒤, 플레이/정지/다음 버튼만 넣고, 슬로건으로 “Life is Random, Music is Shuffle”을 내세우며 다른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 3. Persona는 제품을 개성있게 해 준다

개인의 행동을 깊게 관찰하면 개성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행동이란 태도와 상황의 조합이다. 예를 들어, 평소 외국 요리를 싫어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한국식당이 없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 있으면, 외국 음식을 먹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처럼 한 사람에게 통째로 공감하면, 태도와 상황이 조합된 행동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 한 사람을 위해서 개성있는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거나 개성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한 명의 사람을 위해서 디자인이 존재하는 순간, 개성있는 제품이 된다.

 

  • Persona는 효과적이고 중요하다

강의에서 배운 내용대로 후기를 작성하면서 나의 강의 후기를 읽으실 이재용 대표님을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강의를 들은 것으로 이재용 대표님에 대해 잘 알기는 어려웠다. 강의가 끝나고 다양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강의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Persona라는 용어가 내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내용을 듣고 보니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심층면접과 같은 방법으로 여러 질문 속에서 소비자 행동의 패턴을 찾고, 찾은 패턴 속에서 유형을 나누어 목적에 맞게 선택하여 집중개발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련의 행동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Persona는 굉장히 기본적인 접근인데, 기존 마케팅 조사방법의 모순을 해결하는 해결책이라는 면이 인상깊었다.

특히, 강의 내용 중에서 ‘관점의 전환’,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가 인상 깊게 남았다. 처음 들어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쉽게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콕 집어 얘기해주셔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많은 정보와 자료 속에서 혼란스러워 최종 목적지를 잃어버릴 때가 많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때로는 과감하게 포기하면 결론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 행동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Persona를 함께 생각하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강의를 통해서 인간을, 통째로, 더 깊이 공감하는 것이 경영뿐만 아니라 삶에도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기에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Written by 백이영,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3D 프린터로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이번 강의는 과거 팬택에서 디자인 전략 기획을 담당하신 후, 현재 스텔라무브 (Stellamove) 에서 RAPPY32 란 3D Printer를 개발하고 계시는 배종하 이사님께서 강연 해 주셨습니다. 3D printer가 흘러온 과정과 3D printer 화제성의 이면, 3D printer에 대한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3D printer가 세상을 바꿀 것인가?

1903년 라이트 형제는 가변비행기를 최초로 발명하였습니다. 첫 비행에서 11초를 날았지만, 불과 20년 뒤에 비행기로 간단한 여행이 가능해 졌습니다. 약 20여 년 후인 1941년엔 공군이 생겼습니다. 가변 비행기라는 기술은 생기고 40년 만에 여행, 군용으로 활용 될 정도로 빠른 발전 속도와 파급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를 더 큰 개념으로 바라 본다면 ‘세상에 필요하다면, 기술이 새로 생기면 발달하고 널리 퍼지는데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3D printer도 마찬가지 입니다. 벌써 색조 화장품을 만들고, 우주산업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RepRap의 오픈소스로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2013년 2월 미국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3D 프린팅이 기존 제조 방식에 혁명을 가져올 잠재력을 갖고 있다!” 라는 말을 하여 세계적인 이슈가 더욱 확대 되었습니다. 실제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3D Printing herb를 15개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3D Printing herb의 실례는 Young Town 광산도시에 있는 창고에 3D printer 들을 설치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은 제조업을 미국으로 회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제조업의 흐름을 바꾸고, 소비자를 생산자 입장으로 바꾸는 등의 영향력이 합쳐져 세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주목, 기대에 숨겨진 3가지 맹점이 존재합니다. 규모와 제작시간, 품질입니다. 3D Printer시장은 전 세계적 화두가 되는 데에 비해 규모가 거대하지 않습니다. 현재 3D Printer 시장은 1조 3천 억 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과거 SKY의 내수 시장이 1조원이었단 것과 비교하면 세계의 기준에서 봤을 때 큰 규모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이 말하는 3D Printing herb는 herb 한 개의 규모가 크다고 볼 수 없고, 15개를 더 짓는다고 하더라도 제조업을 대체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닙니다. 비춰지는 이미지에 비해 아직 제반 시설, 시스템이 미비하고 소비자 시장 또한 얼리어답터만이 사용하는 정도의 초기단계에 있습니다.

또한, 실제로는 저가 중국산 장난감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품질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제작 시간 또한 10cm 정도의 오브제 제작에 1시간여 걸리는 정도로 빠르지 않습니다. 정밀하고 정교한 작업이 가능한 것은 5억 원 가량의 3D Printer입니다. 결국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가능성이 무궁무진 하지만 아직 라이트 형제가 가변비행기를 최초로 발명한 때의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Gartner Hyper Cycle에 따르면 언론의 주목, 관심을 받는 시기와 상용화 되는 시기는 다릅니다. 클라우드가 처음 나와 회자 많이 될 무렵, 사용량,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근래는 클라우드 관련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지만, 애플, 다음 등 많은 기업에서 실행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와 같이 3D Printer 또한 현재, 올해 14년 까지는 회자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고, 시장이 성장하는 단계는 내년부터가 될 것입니다.

 

왜 3D printer가 주목을 받는가?

사실 3D printer 기술은 1980년대부터 존재 했습니다. 1988년 나온 기술은 특허가 독점되어 만료되는 시기인 2008년 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20여 년 간 독점 된 기술은 B2B 시장에서 쓰여왔고, 특허가 만료된 2008년부터 공급자가 급증하며 가격이 하락하였습니다. 가격 하락으로 3D Printer는 점차 B2C 시장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여기에 추진력을 더한 것은 RepRap.org 에서 퍼뜨리는 3D Printer 오픈 소스였습니다. 3D Printer 기술이 오픈 되면서 기술자들이 연구하고 기술을 가미하여 오픈소스로 제공하는 것을 반복하며 발전해나가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있어 온 기술이지만, 2008년 이후부터 특허 만료와 오픈소스로 인해 빠른 속도로 퍼지고 발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 시장은 오픈소스 기술에 기반하여 제조 공정, 기술 진입 장벽이 낮아져 확산이 빠르게 되고 있습니다.

 

오픈 소스란 무엇일까?

오픈 소스는 말 그대로 제품을 만드는 소스 즉 일종의 제품,소프트웨어 등의 설계도를 공개 하는 것입니다.오픈 소스는 Google의 안드로이드, Panasonic의 비디오 테이프 등 가까이 있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안드로이드 platform은 오픈 소스로 대중화가 되었고 애플과의 점유율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습니다. 아이폰을 제외한 대부분의 핸드폰은 안드로이드를 씀으로써 어플리케이션의 수나 점유율에서 애플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Panasonic은 SONY의 비디오테이프 보다 질이 좋지 않았지만, 비디오테이프 platform을 오픈소스로 함으로써 많은 비디오 카메라가 파나소닉의 규정에 맞게 제작되었고 이를 통해 SONY를 넘어 섰습니다.이러한 오픈소스의 맥락에서 3D Printer 시장의 현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3D Printer Hardware는 진입장벽이 낮고 그로인해 시장가격이 내려갑니다. 그렇다면 진입장벽이 높고 시장가격이 높은 것은 Software 입니다. 3D Printer 시장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RepRap을 통해 제작 방법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수요를 높인 뒤, 이에 필요한 Software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3D Printer 시장입니다.

 DML_Jongha Bae

 

우리나라는 왜 부진할까?

일례로 2D Printer 전문 기업인 HP는 3D Printer 시장에도 진출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실패하였습니다.아마도, New Business 진입 계획서에서 이미 3D Printer 시장을 장악한 4개의 기업이 있고 진출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점유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했을 것입니다.하지만,세계적 이슈인 만큼 한번 시도 정도는 했을 것입니다.시장 진입 가능성,점유 가능성이 낮으므로 TF 팀을 실적이 우수하지 않은 소규모 인원들로 구성하게 됐을 것입니다.실력이 우수하지도 규모가 크지도 않은 이 TF 팀의 결과는 HP의 네임밸류에 맞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가격은 네임밸류에 맞게 출시 되었습니다.실제로 HP의 3D Printer 시장 진입 결과는 아직까지 좋지 않습니다.이러한 악순환은 우리나라 대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 사업 운영 과정입니다.이러한 과정은 침묵되고 ‘대기업 3D Printer 시장 진출하였지만,결국 진입 실패!’ 라는 결과만이 언론에 알려지게 됩니다.

오픈소스는 또 하나의 부진 원인입니다.오픈소스로 기술적 진입장벽은 매우 낮아졌습니다.진입장벽이 낮아진 만큼 많은 3D Printer 업체가 생겨나고 있고,여기서 살아남기란 쉽지 않습니다.게다가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와 Hardware, Software를 잡는 것인데,둘 다 잡기엔 상당한 비용과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크게 이 2가지 이유로 3D Printer 산업이 빠른 성장을 하고 있지 못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하지만 다행히 오픈소스 덕분에 경쟁이 과열되고,해외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어 가격, 접근성의 부분 등 에서 희망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3D Printer의 근본적인 문제와 앞으로의 화두는 무엇일까?

3D Printing에 필요한 모델링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점 입니다.소비자 대부분은 3D 툴을 다룰 줄 모르거나,수백 만원 하는 3D 스캐너를 구비하지 않습니다. 소비자가 자유로운 제작 혹은 원하는 제품에 대한 기본적인 모델링 데이터를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어떤 방식으로 고안 되느냐가 개인 소비자 3D printer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3D Printing에 필요한 모델링 데이터를 구하는 방법 이외에 향후 수년 간 3D Printer 산업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은 2가지로 예측 됩니다.규모의 경제 실현과 미적 가치 입니다.현재 3D Printer는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하지만 69만원에 세탁기를 구매하면 집에 설치까지 해주는 서비스에 비하면 가격 혹은 서비스의 측면에서 보완 되어야 할 점이 많습니다.모든 산업에서 공통적으로 시장 장악 경쟁력이 되는 것은 ‘규모의 경제’ 입니다. 3D Printer 또한 부품 대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떨어뜨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 해당 산업의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디자인적 요소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소비자가 사용하기 쉽고 눈을 즐겁게 하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Software와 Hardware 모두 잡은 애플이 독보적 브랜드를 창출 했듯이 3D Printer의 Software와 Hardware를 잡는 것이 또 다른 승부처가 될 것입니다.

 

견해와 소감

본인이 3D printer 회사의 마케터라고 가정하고, 3D printer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생각해 오라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과제를 하며 3D Printer에 대한 사람들의 다양한 인식과 사례들을 보게 되었습니다.원하는 색으로 만든 색조화장품, 개인에 맞춰진 보청기,임플란트 등 상용화 되어 있는 것들이 있었습니다.이미 무궁무진한 방향으로 뻗어나가고 있고 미개척 분야가 또한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저는 시계,자전거 등 모든 제품들에 대한 기본 Frame(모델링 데이터)을 들여와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판매하는 3D Printer 연계 사업을 생각했습니다.하지만,강의를 통해 소재,모델링 데이터 등의 요인으로 개인용 3D Printer로는 이 사업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이러한 우문에 배종하 이사님은 추후,각 지역의 삼성,LG와 같은 브랜드들의 서비스 센터에서 각자의 제품,모델에 맞는 부품을 현장에서 만들어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현답을 해주셨습니다.그렇게 된다면 오래된 모델이더라도 부품이 없어서 못 고치게 되는 경우는 없게 될 것이고, 3D Printer 산업의 머지 않은 미래에 있을 가장 현실적이고 도움이 될 사업이라고 느꼈습니다.강의를 통해 진심으로 3D Printer에 대한 관심과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배종하 이사님이 수업 중간 마다 해주신 좋은 말씀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F1 – pit in 해서 바퀴를 갈고 기름을 다 넣는데 평균 0.7초 가량 걸리는데,0.7초 만에 여러 명이 F1 차량에 붙어 각자 일을 하는 것은 엄청난 팀워크 이며 이런 팀워크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맥나렌, 윌리암스의 연구원들, SONY직원들의 세계를 움직인 원동력인 노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의와 연결시켜 주셨습니다. 지식,정보 등과 같은 지식도 중요하지만 삶을 살아가는 지혜의 중요성을 더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3D Printer와 같은 세계적 이슈의 이면에 숨겨진 대기업의 악순환, 이슈와 상용화의 간극 등의 요소, 이론이 아닌 실무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강연 해 주심으로써 머리, 마음에 두고두고 남아있을 강의를 해주신 배종하 이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Written by 유도원,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지갑 열게하는 ‘귀요미 마케팅’… 어른들에 더 효과적

Nenkov, Gergana Y. and Maura L. Scott (2014), “So Cute I Could Eat It Up’: Priming Effects of Cute Products on Indulgent Consump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August), DOI: 10.1086/676581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귀여운 디자인에 끌리는 시대다. 강아지 모양의 베개, 알록달록한 인형 등 귀여운 느낌의 수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엣시라는 미국 인터넷 쇼핑몰은 2012년 8억9500만 달러(약 9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귀여운 모습의 브랜드 마스코트도 늘고 있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는 보험 파는 오리를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보수적이어야 할 것 같은 금융회사마저도 상품 홍보에 귀여운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귀여움 마케팅’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최근 보스턴대와 플로리다주립대 공동 연구진이 성인 약 130명을 대상으로 이를 실험했다. 이들은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평범한 아이스크림 스푼을 주고 다른 절반에게는 귀엽고 재미있게 생긴 사람 모양의 아이스크림 스푼을 줬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떠서 먹으라고 했다. 귀여운 스푼을 사용한 참가자들이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먹었다.

여기까지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다음 실험에서 밝혀졌다. 이번엔 귀여운 곰돌이 모양의 과자와 평범한 모양의 과자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줬다. 그런데 참가자 절반에게는 “이 과자들은 어린이 전문 과자가게에서 팔고 있다”라고 말했고, 다른 절반에게는 “이 과자들은 일반 상점에서 팔고 있다”고 알려줬다.

어린이 전문 쿠키숍에서 나온 제품들이라고 믿었던 참가자들은 쿠키의 모양에 크게 개의치 않고 고루 먹었다. 오히려 일반 상점에서 파는 제품이라고 믿었던 참가자들이 곰돌이 모양 쿠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는 상식과 달리 어린이가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군에서 ‘귀여움’ 마케팅이 오히려 더 효과가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단, 귀여운 이미지도 잘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어린 아기의 통통한 볼이나 커다란 눈망울처럼 너무 연약해 보이는 모습은 오히려 소비를 자제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보는 사람의 보호본능을 자극해 행동을 조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셋톱박스는 TV 부속품이라고? 백자 느낌에 조명까지… 독자 브랜드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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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무선통신사 SK텔레콤은 통신산업 성장 둔화로 인해 신시장 개척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경험은 많지 않았다. 2012년부터 시작해 2014년 초 출시된 고급형 셋톱박스 비박스(B box)는 경험 부족의 우려를 떨쳐버리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 전통적으로 TV의 부속품이며 차별화가 불필요한 제품이라 여겨졌던 셋톱박스를 독자적인 브랜드 상품으로 바꾸기 위해 이 회사는 다음의 방법을 썼다.

1) 매끈한 백자 도자기 느낌과 무드 조명 기능을 갖춰서 TV 장식장에 처박아두는 셋톱박스가 아니라 밖으로 꺼내놓고 싶은 셋톱박스를 만들었다. 리모콘의 고급화에도 신경 썼다.
2) 홈모니터링(CCTV 기능)처럼 편리한 무료 부가기능을 넣되 TV의 기본인 채널 시청과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화면 UI를 구성했다.
3) 스마트폰 업체, 인터넷 포털업체 등에서 채용한 개발자들을 상품기획 단계서부터 참여시켜 제품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제조원가를 맞췄다.

마케터여, 갈등 뒤에 숨지 말자

“…이번 호의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인 조시와 히메네즈의 ‘의사결정이 주도하는 마케팅은 이처럼 불명확한 상황을 영역 간 융합으로 돌파하려는 요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저자들은 마케터가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타 부서들과 협력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이 재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타깃의 마케팅 부서가 전략 부서와 협업하기 위해 전략 지침(strategy briefing)을 만들고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영업 부서와 함께 홍보 자료(collateral materials)를 만들고노드스트롬 마케팅 부서가 IT부서와 협력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인사이트를 공유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본인이나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저자들이 제안하는 배경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느리지만 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 시장의 변화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의 마케터들은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느리고 협력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의 마케팅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점과 제안을 두 가지만 추가로 소개하기로 한다.”

 

우울할 때 예쁜 제품 사면 기분까지 좋아진다는데

Townsend, Claudia and Sanjay Sood (2013), "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15-428.
Townsend, Claudia and Sanjay Sood (2013), “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15-428.

‘뷰티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다. 예쁜 제품이 시장에서 더 높은 값을 받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속설이다. 이는 생존 가능성이 외모에 비례한다는 진화론적 가설에 기반을 둔다.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진은 이를 뒤집어 생각해봤다. 예쁜 것이 사랑받는다면, 반대로 예쁜 것을 고르는 행위가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연구진은 우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디자인이 예쁜 커피메이커와 디자인은 덜 예쁘지만 품질은 더 좋은 커피메이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런 다음 동물을 의학용 실험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제3자의 글을 읽게 하고, 그 글을 쓴 사람이 얼마나 지적이며 그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적인지 평가하게 했다.

실험 결과, 디자인이 예쁜 커피메이커를 선택한 쪽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제3자가 지적이며 그의 주장이 설득적이라고 대답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이는 곧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가 타인의 의견에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는 걸 보여준다. 다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더 찾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우울하거나 타인에게서 상처를 받았을 때 가게에 들러 예쁜 제품들을 사면서 손상된 마음을 치유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쇼핑 행태를 비이성적인 중독 행위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위의 실험에서 보듯이 예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는 실제로 자존감을 높이고 남의 의견을 좀 더 개방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순기능이 있다.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기업, 정치, 공공정책 영역에서는 특히 예쁜 제품을 사용하거나 공공시설물을 아름답게 설계하는 것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

 

 

주재우 | 디자인 씽킹, 행동경제학, 현장 실험, 고객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