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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때 더 강렬해지는 ‘한정판매’의 유혹

일정 기간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파는 ‘희소성 마케팅’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던킨도너츠는 ‘무민’이라는 핀란드의 유명 캐릭터를 한정 판매했다. 행사 기간 15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증가했다. 커피점 스타벅스는 한정판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연말 이벤트를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화장품, 자동차 업계에서도 희소성 마케팅이 유행이다.

Sharma, Eesha and Adam L. Alter (2012), "Financial Deprivation Prompts Consumers to Seek Scarce Good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October), 545-560.
Sharma, Eesha and Adam L. Alter (2012), “Financial Deprivation Prompts Consumers to Seek Scarce Good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October), 545-560.

최근 미국 뉴욕대 연구진은 사람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나쁠수록 희소한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선 참가자들에게 과거 혹은 주변 사람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하다고 느끼는지를 물었다. 그런 다음 M&M 초콜릿 20알을 주고 원하는 만큼 먹으라고 했다. 이때 초콜릿 15알은 단일 색깔이었고 5알은 각각 다른 색깔이었다. 실험 결과, 자신의 경제 상황이 현재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느끼는 그룹이 더 많은 초콜릿을 먹었고 특히 희소한 색깔의 초콜릿을 더욱 많이 먹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를 두 무리로 나눴다. 한 무리에는 자신의 경제 상황이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게 했고 다른 무리에는 윤택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런 다음 자동판매기에 들어 있는 2개의 초콜릿(허시, 트윅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때 2개의 초콜릿은 가격과 내용물에서 차이가 없지만 한 종류는 자동판매기 10칸 중 8칸을, 다른 하나는 2칸을 차지하도록 했다. 경제 상황이 나빴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에서는 71%의 피험자가 2칸만 차지하고 있는 희소한 초콜릿을 선택했지만 경제 상황이 좋았던 기억을 떠올린 피험자에서는 이 비율이 36%에 불과했다.

이처럼 희소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은 경기가 나빠지는 시기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불필요한 제품의 과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불경기에 ‘추억 마케팅’이 뜨는 까닭은?

지난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어려웠던 몇 년 동안 이른바 ‘향수(鄕愁) 마케팅’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향수, 노스탤지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 혹은 과거를 회상하면서 떠오르는 감정이다. 2009년 펩시콜라는 196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날 모습의 제품을 내놓았다. 식료품 업체인 제너럴밀스도 시리얼 제품을 옛날 느낌이 나도록 포장했다. 일본의 자동차 업체 스바루에서 선보인 ‘나의 첫 차 이야기’ 캠페인은 사용자들이 자신이 처음 샀던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를 실시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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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aleta, Jannine D., Constantine Sedikides, and Kathleen D. Vohs (2014), “Nostalgia Weakens the Desire for Money,”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3), 713-729.

프랑스 그르노블경영대의 자닌 라잘레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왜 불경기에 향수 마케팅이 인기를 끄는지 연구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향수를 느끼는 순간 돈에 대한 욕망이 약해진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돈을 좇기보다는 사회적 관계를 맺고 싶어 하게 된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을 사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돈을 쉽게 포기한다.

라잘레타 교수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예를 들어 절반의 실험 참가자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과거의 경험에 대해 글을 쓰도록 했고 다른 절반의 참가자에겐 과거의 어떤 경험이든 써보게 했다.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에게 5달러씩을 주고 다른 사람을 위해서 돈을 얼마나 나누어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단순히 과거의 경험을 글로 쓴 참가자들에 비해서 향수 어린 경험을 글로 쓴 참가자들이 평균적으로 약 40% 더 많은 돈을 나누어주겠다고 답했다.

사람에겐 돈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믿을 만한 사람들과의 네트워크도 필요하다. 현대인은 이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상충되는 욕구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조절하면서 살아간다. 향수는 인적 네트워크에 대한 욕구는 높이고 돈에 대한 욕구는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를 위해 돈과 멀어질 준비도 하게 만든다. 기업 마케터뿐 아니라 시민단체나 정치단체처럼 기부금을 모아야 하는 조직도 향수 마케팅을 이용해봄 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