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열게하는 ‘귀요미 마케팅’… 어른들에 더 효과적

Nenkov, Gergana Y. and Maura L. Scott (2014), “So Cute I Could Eat It Up’: Priming Effects of Cute Products on Indulgent Consump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August), DOI: 10.1086/676581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귀여운 디자인에 끌리는 시대다. 강아지 모양의 베개, 알록달록한 인형 등 귀여운 느낌의 수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엣시라는 미국 인터넷 쇼핑몰은 2012년 8억9500만 달러(약 9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귀여운 모습의 브랜드 마스코트도 늘고 있다. 미국의 한 보험회사는 보험 파는 오리를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보수적이어야 할 것 같은 금융회사마저도 상품 홍보에 귀여운 이미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귀여움 마케팅’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최근 보스턴대와 플로리다주립대 공동 연구진이 성인 약 130명을 대상으로 이를 실험했다. 이들은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평범한 아이스크림 스푼을 주고 다른 절반에게는 귀엽고 재미있게 생긴 사람 모양의 아이스크림 스푼을 줬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떠서 먹으라고 했다. 귀여운 스푼을 사용한 참가자들이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먹었다.

여기까지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다음 실험에서 밝혀졌다. 이번엔 귀여운 곰돌이 모양의 과자와 평범한 모양의 과자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골고루 나누어줬다. 그런데 참가자 절반에게는 “이 과자들은 어린이 전문 과자가게에서 팔고 있다”라고 말했고, 다른 절반에게는 “이 과자들은 일반 상점에서 팔고 있다”고 알려줬다.

어린이 전문 쿠키숍에서 나온 제품들이라고 믿었던 참가자들은 쿠키의 모양에 크게 개의치 않고 고루 먹었다. 오히려 일반 상점에서 파는 제품이라고 믿었던 참가자들이 곰돌이 모양 쿠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이는 상식과 달리 어린이가 아닌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군에서 ‘귀여움’ 마케팅이 오히려 더 효과가 클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단, 귀여운 이미지도 잘 골라서 사용해야 한다. 어린 아기의 통통한 볼이나 커다란 눈망울처럼 너무 연약해 보이는 모습은 오히려 소비를 자제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보는 사람의 보호본능을 자극해 행동을 조심하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