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의는 한국관광공사에서 한류를 연구하고 한류 관광을 마케팅 하셨던 이지은 차장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이 해외에서 사랑받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몇 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기에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시는 차장님의 강연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또 공사 취업과 관련해서 조언도 해주셔서 유익한 강연이었다.
한류라도 같은 한류가 아니다
한류란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선호가 증가하는 사회 문화 현상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나 노래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의 음식이나 글씨, 패션 등의 한국의 모든 문화가 유행한다는 뜻이 된다.
이런 한류는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에 한국문화 열풍이 부는 세대가 1세대이다. 나아가 한국의 드라마가 중심이 되어 일본에 한류 열풍이 부는 세대가 2세대이다. 그리고 지금 전세계적으로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해 k-pop이 유행하는 신 한류가 등장하는데 지금이 3세대에 해당한다.
세대에 따라 지역적으로도 한류에 대한 동향은 다르게 나타난다. 우선 중화권은 1세대인 만큼 한국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비해왔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만큼 우리나라 콘텐츠의 포맷을 상품화해서 수입해가기도 하고, 또한 인터넷을 통한 시청이 가능해지면서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해졌다. 동남아는 드라마나 노래에 대한 열풍을 넘어 우리나라 생활에 대한 관심을 갖는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패션이나 스타일을 모방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으며 태국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TV가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뷰티로드샵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구미주에서는 한류 열풍의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 가수 싸이를 시작으로, 소수 마니아층의 k-pop과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가 늘어나고 있다. SNS를 통해 한류 콘텐츠를 접하면서 k-pop에서 나아가 드라마와 예능 등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인 구미주에서는 한류의 저변을 확대하는 마케팅이 더 필요하다.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이렇게 한국의 문화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를 정식으로 수입하지 않고 무단으로 복제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인기 있는 콘텐츠를 혼합하여 오히려 한국으로 역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은 한류가 해외 경제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기타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국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 한류 드라마에 나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상품의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떠올렸을 때 차지하는 인식이 대중문화의 한류 콘텐츠, 한식, 전자제품, 그 다음으로 북한을 떠올릴 만큼 한국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객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한국의 문화를 접하기 위해 관광을 오는 한류 관광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위한 마케팅
한류 관광이란 작게 보면 한류와 관련된 직접적인 관광 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크게 보면 한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관광 활동은 아니더라도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일반 관광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한류 관광객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주로 젊고 적극적이며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20대 여학생들이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오며 쇼핑에 지출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한류 마케팅의 주 타겟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한류 관광을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는 한류 마케팅을 시행한다. 한류가 드라마와 k-pop을 바탕으로 열풍이 일고 있는 만큼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스타와 함께 하는 이벤트, 예를 들어 생일파티나 여행을 가는 상품, 그리고 한류 이벤트 참가 상품, K-pop공개 방송 방청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개별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한류 관광 홍보물을 제작하여 다양한 한류 추천 코스를 제안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국외로는 한류관광을 상품화하기 위해 영상 로케이션을 유치하기도 하고 한류 이벤트를 개최하여 시장별로타겟 마케팅을 실시, 그리고 해외 한류 커뮤니티를 대상으로는 방한 초청하는 이벤트도 시행하고 있다.
세대 차이가 마케팅을 달리한다
한류마케팅은 세대에 따라 다른 마케팅 경향을 보이는데 주로 2세대와 3세대에 그 차이가 극심하다. 그 차이는 크게 2가지, 소구 대상의 차이와 열풍 주역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소구 대상을 보면 2세대는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 나이대가 좀 있는 타깃이었다면 3세대는 경제력이 없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제재가 따르는 10대, 20대가 타깃이 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2세대 타깃은 드라마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문화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주인공과 함께하는 이벤트가 한류마케팅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반면 3세대 타깃은 k-pop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 특히 가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인데 이런 가수들은 해외에서도 콘서트를 많이 열기 때문에 해외 팬들이 굳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지 않는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러한 차이와 더불어 열풍 주역의 태도 차이도 한 몫 더한다. 2세대 한류 열풍의 주인공들은 스스로가 한류에 도움이 되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류 마케팅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했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이들과 함께하는 한류 마케팅에 좀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한류는 진정한 한류일까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에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때에는 일본 사람들이 배용준과 겨울연가 드라마에 열광하는 현상이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우리나라 드라마를 저들이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하는 것이었고, 둘째로 단지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주인공, 나아가 한 나라까지 좋아한다는 사실이 어린 나이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기한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 사람들의 열광적인 한국 문화 열풍에 대해서는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여주는 대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한류열풍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나름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 k-pop 한류 열풍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대로만 믿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구미주에서도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k-pop의 한류 열풍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이돌의 한류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지는데 뉴스나 기타 방송에서 간간이 아이돌이 해외에서 콘서트를 주최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외국인들이 아이돌을 응원하는 깃발을 흔들며 사랑한다고 외친다는 내용을 보면 실제로 저런 것일까, 소수의 관심을 부풀려 과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SNS로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한류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외국인들이 말하는 한류가 우리가 말하는 한류와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은 커녕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아는 한류가 상당히 일방향적인 느낌이 들었다.
결국 우리만 한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지은 차장님께서도 진정한 한류란 외국인들의 입에서 Korean Wave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우리의 한류는 더 발전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깊은 공감이 됐었다. 왜 외국인들은 Korean Wave를 직접 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우리의 대중문화를, 그리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려주는 것이 3세대 한류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류와 한류 관련 관광 마케팅에 대해 좋은 강의를 해주신 한국관광공사 이지은 차장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백다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