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브랜드 고급화 전략으로서 콜라보레이션

이번 특강은 “라인프렌즈“의 안지훈 브랜드 팀장님의 강의로 진행되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전 세계에 걸쳐 10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3대 메신저에 속한다. “라인프렌즈”는 ‘라인’의 캐릭터 스티커로 출발하여, 현재는 독립적인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로서 자체 상품 제작은 물론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캐릭터의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기존 캐릭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업의 확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라인프렌즈가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전략을 선택한 배경과 진행과정, 그에 얽힌 뒷얘기 등을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DML_안지훈 팀장님 @ 라인프랜즈

 

  • 직관적인 표현 수단으로써의 캐릭터

2011년 동일본 지진 당시 전화선이 마비된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한 연락망이 됐던 것은 인터넷이었다. 사람들은 메신저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캐릭터 이모티콘은 그저 귀여운 스티커가 아닌, 한 사람의 감정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툴로써의 기능을 수행했다. 잘 만들어진 캐릭터 이모티콘은 때때로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함축적인 감정을 표현해낸다. 라인 메신저에서 출발한 라인프렌즈 캐릭터는 때로는 사람들의 슬픔을 표현하고, 때로는 반가움을 표현하며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들에게 정서적인 충족감을 주는 친구로 자리매김했다.

 

  • 캐릭터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콜라보레이션

2015년, 라인프렌즈는 캐릭터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캐릭터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독립적인 브랜드로 설립되었다. 라인프렌즈는 특히 아시아권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 국가적인 차원에서 라인 메신저가 차단되었지만 라인프렌즈 스토어만큼은 고객들로 붐빈다. 독립적인 캐릭터로서의 파워를 입증하는 현상이다. 라인프렌즈 스토어는 전 세계에 누적 43개의 지점을 오픈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브랜드의 성장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존재했다. 보통 캐릭터 제품이라고 하면 우리는 볼펜과 노트 같은 팬시류를 떠올린다. 그만큼 자주 보이고 친숙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캐릭터 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인기 있는 캐릭터일수록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것이 맹점으로 작용하여 브랜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라인프렌즈 또한 그 갈림길에 서 있었다. 브랜드 가치를 소비하지 않으면서 캐릭터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색다른 해결책이 필요했다.

그때 세운 전략이 바로 타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이었다. 포지션이 정확하거나 브랜드 이미지가 대중들 사이에 확고히 자리 잡아 있는 브랜드와 협업하여 캐릭터 상품을 만들고, 그를 통해 라인프렌즈의 브랜드 가치의 상승을 도모하자는 계획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은 큰 효과를 불러왔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만년필 브랜드 LAMY와의 콜라보레이션이있다. LAMY는 특유의 디자인으로 수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한,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가 강한 브랜드였다. 그런 LAMY에서 최초의 콜라보레이션을 라인프렌즈와 함께하였고, 곰돌이 캐릭터 ‘브라운’이 달려있는 이 만년필은 총 수량 3만 개 중 출시 첫날 1만 5000여 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합이 잘 맞는 브랜드끼리 만나면 소장 욕구와 가치를 배로 증폭시키는 상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라인프렌즈는 이어 몰스킨, 스와로브스키, 록시땅, 구스타프베리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했고, 더 나아가 이것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이 브랜드에 어떤 감성과 스토리가 담겨 있는지 알 수 있게끔 제품 제작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전체적인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고객들이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단순히 캐릭터가 그려진 제품으로 인식하지 않고 그 안에 숨어있는 브랜드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팬시류에 국한되었던 캐릭터의 활용 한도를 깨부쉈다는 점 또한 콜라보레이션의 고무적인 성과였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는 도자기, 화장품, 자전거 등에도 등장하였고, 그 자체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캐릭터 사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Brown Lamp Line Friends Mr Maria

 

  • 브랜드의 정체성과 시너지 효과

브랜드끼리의 협업은 서로에게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주기도 한다. 라인은 여러 번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캐릭터 브랜드의 가치를 높였고, 타 브랜드는 라인이 가지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서의 파워를 등에 업고 사업 확장의 입지을 다졌다. 이때 중요한 점은 이 브랜드와 협업 했을 때 얼마만큼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냐는 것인데, 라인프렌즈는 실제로 콜라보레이션을 계획하는 브랜드의 리스트가 따로 존재한다고 한다. 그만큼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는 그 브랜드가 시장에서 갖추고 있는 포지션, 이미지, 스토리를 파악해야 하고, 실제로 그것이 라인프렌즈가 추구하는 바와 잘 맞아 떨어졌을 때 대중들은 그 콜라보레이션 제품에 색다름을 느끼고 그들 스스로 프리미엄을 붙이게 된다.

 

  • 결론

특강을 다 듣기 전에는 각각의 브랜드가 가지는 고유의 이미지나 몇십 년간 쌓아온 그 브랜드만의 가치가 존재할 텐데, 그렇다면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마다 라인프렌즈 캐릭터만의 색깔과 정체성도 조금씩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나 라는 궁금증도 들었다. 하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캐릭터’와 ‘친숙함’은 원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 이미지의 무분별한 소비를 타개하기 위해 콜라보레이션은 최선의 방법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히려 지속적인 콜라보레이션은 라인프렌즈만의 프리미엄 캐릭터 브랜드 이미지, 혹은 경계 없는 캐릭터의 정체성을 견고히 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비행기나 로봇에 그려져 있는 곰돌이 브라운을 떠올려보자. 생소하긴 하지만 분명히 가능한 얘기다. 또한 그것을 실현하는 자체로 브라운은 이미 다른 어떤 캐릭터보다도 영역에 한계가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가 되는 것이다. 브랜드는 진화한다. 진화하는 브랜드에 맞게, 혹은 진화를 끌어내기 위해, 브랜드는 새로운 전략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디자인으로 갈아입는다. 이번 특강은 그러한 경계를 끊임없이 허무는 라인프렌즈의 행보를 통해 ‘진화하는 브랜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Written by 강인경,윤진재,이원재,이태호,권지현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친구따라 투표소 간다”… SNS 활용하면 투표율 상승

올해 치러진 20대 총선 최종 투표율은 58%다. 19대 총선보다 3.8%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다방면에서 투표율 제고를 위한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시민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투표율을 높일 수 있을까?

학계 연구에 따르면 투표를 하라는 사회적 압박을 받은 사람은 투표할 확률이 올라간다. 또한 투표라는 행위도 전염성이 있어서 2인 가구의 경우 한 사람이 투표를 하면 다른 사람이 투표할 경향도 올라간다. 반면 e메일을 통한 독려는 큰 효과가 없다.

DML_Facebook voting그렇다면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떨까? 미국 샌디에이고대 연구진은 페이스북과 함께 2010년 11월 2일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서 이를 실험해 봤다. 이날 페이스북에 접속한 미국인들을 무작위로 3개의 그룹으로 나눠 화면 최상단에 각각 다른 정보를 보여 줬다.

첫째 그룹은 선거와 관련된 아무런 메시지도 보여 주지 않았다. 둘째 그룹은 선거 관련 ‘정보성’ 메시지를 보여 줬다. 투표 독려 문구, 가까운 투표장을 알려주는 링크, “나는 투표했다”라고 표시할 수 있는 버튼, 또 그 버튼을 누른 사용자의 수 등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그룹은 정보형 메시지와 더불어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 중 투표했다는 버튼을 누른 사람 6명의 사진을 무작위로 보여 줬다. 이것은 일종의 ‘사회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정보성 메시지만을 받은 사용자들은 아무 정보를 받지 않은 사람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투표한 친구들의 사진까지 보여 준 그룹은 투표율이 다른 그룹보다 약 0.4%포인트 높았다.

한국은 선거 당일에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아서 투표를 독려하기 어렵다. 이럴 때 온라인으로 투표를 독려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나의 온라인 친구들이 투표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 방법이 한국의 투표율을 올리는 데도 사용되길 기대한다.

 

Design Thinking… 생각부터 제품서비스까지 디자인하라

디자인 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화두다. 달라진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서 소비자는 더 까다로워졌고, 글로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한때 식스시그마나 IS9000 같은 품질 경영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단순히 품질만 좋아서는 살아남기조차 어려운 시대가 됐다. 시대의 변화는 상상보다 빠르다.

차별화를 위해 주목받는 경영기법이 디자인 경영이다. 단순히 제품의 디자인을 아름답게 하는 것만이 아니다.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디자인적 사고)’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 소비자의 경험까지 새롭게 하고, 조직 문화 개선과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 디자인 경영이다.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는 1990년대 대우중공업(현 두산인프라코어) 의뢰로 산업용 로봇을 기획한 경험을 비추어 이렇게 말했다. “당시 경영진은 새로운 개념의 로봇을 만들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디자인팀은 로봇을 거꾸로 세워볼까, 천장에 매달아볼까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그러니 경영자들은 ‘이게 수익이 나겠나’를 우려하고, 엔지니어들은 ‘기술적으로 가능하겠나’를 고민하더군요.” 정 교수는 “디자이너들은 때로 엉뚱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지만 디자인적 사고가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DML_Donga왜 디자인 싱킹인가.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별점을 꼽는다. 기존 경영기법은 고객의 구매 이력과 설문조사 결과 등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제품이나 서비스의 설계 방향을 도출한다.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데이터를 분석한다. 반면 디자인 싱킹은 ‘현재를 관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고객이나 회사 직원 등 이해관계자를 직접 관찰해 당사자 입장에서 문제점을 도출한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안하고 이를 시제품으로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체크한다. 이후 정식 제품으로 자리 잡는다.

디자인 경영의 선도 기업으로는 피앤지(P&G)가 꼽힌다. 피앤지가 2000년대 내놓은 최초의 일회용 막대걸레 ‘스위퍼’는 디자인 싱킹을 통해 나온 제품이다. 당시만 해도 바닥청소는 쪼그려 앉아 걸레질을 하는 방식밖에 없었다. 피앤지 관계자는 아프리카 청소부들이 천장에 붙어 있는 거미줄을 빗자루 여러 개를 연결해서 제거하는 것을 보고 스위퍼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피앤지는 부직포에서 나는 정전기를 이용해 바닥 먼지를 제거하는 막대 걸레를 내놓아 대성공을 이뤘다. 시장에선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공감이다. 이혜선 이화여대 교수는 “디자인 싱킹은 겉으로 드러나는 ‘팩트’ 외에도 이를 둘러싼 다양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다”며 “동조(sympathy)가 아닌 공감(empathy)에 기반을 둬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재우 국민대 교수는 “디자인 싱킹의 문제 해결 방안은 데이터가 아니라 관찰과 직관에서 나온다”며 “이를 위해 경영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시도해 직관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자인은 ICT와 결합해 제품의 생산, 유통방식을 아예 바꿔놓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제품을 기획해 대량 생산한 뒤 유통한다. 그러나 메이커스 위드 카카오는 시제품을 홈페이지에 올린 뒤 주문자 수가 일정 수를 넘으면 생산에 돌입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주문을 하면서 미리 결제를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은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비교적 미리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크라우드 펀딩’과도 비슷하다. 또 제품 주문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은 소비자의 선호도를 미리 파악할 수 있고, 규모가 작은 디자이너들도 유통망에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다.

조재경 이화여대 교수는 “공장을 통한 대량 생산이 아닌 주문 제작, 소량 생산 등을 통해 창작자들이 경영의 주체가 되는 ‘신(新)개인제조’ 시대가 오고 있다”며 “특히 3차원(3D) 프린터 같은 기술은 이러한 트렌드를 빠르게 가능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 ‘K(한국)-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디자이너 출신인 스튜어트 그린 인터브랜드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더이상 남들을 따라 하지 말라. 자신감을 갖고 한국만의 브랜드를 만들라”고 강조한다. K팝이 증명했듯 ‘뭔가 독특하게 한국적인 것’은 일본, 중국 등 경쟁자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기아자동차와 아모레퍼시픽을 좋은 사례로 들었다. 기아차는 ‘호랑이코 그릴’과 역동적인 디자인을 통해 젊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에어쿠션’은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 선크림을 하나로 합쳐 화장의 단계를 줄였다. 이와 동시에 쿠션을 찍을 때마다 적당량이 나오도록 고안해, 튜브형 제품과 달리 양 조절이 쉽도록 했다. 그린 CEO는 “에어쿠션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이 유사 제품을 낼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고 말했다.

 

 

DML_Signature이러한 추세를 담아 국내 기업들은 디자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가구를 닮은 TV’로 평가받는 신개념 TV ‘세리프 TV’를 선보였다. 유명 가구 디자이너인 부룰레크 형제와 협력해 만든 TV다. ‘커튼 모드’라고 해서 TV를 보고 있지 않을 때의 인터페이스까지 디자인해 주변 인테리어 소품과 잘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했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 ‘YF 쏘나타’를 시작으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유연한 역동성)’를 내세웠다. 지난해 출범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는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제품 철학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루크 동커볼케 전 벤틀리 수석디자이너를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으로 영입했다.

LG전자는 지난달 프리미엄 가전 통합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선보였다. 혁신적인 성능 못지않게 예술 작품처럼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미로 ‘가전이 아닌 작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포스코는 2월 월드프리미엄(WP·자사 고유기술로 만든 고부가가치 제품) 스테인리스 강재를 적용한 ‘전기자동차 완속 충전기’를 개발했다. 이는 2014년 출범한 ‘디자인솔루션 개발전담조직’이 고안한 제품이다. 이 조직은 고객의 수요에 디자인 요소를 가미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발족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임직원들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GS타워 본사 27층에 열린 소통 공간 ‘지음(知音)’을 마련했다. 디자인을 통해 조직 문화를 개선하려는 시도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항생제 오남용 처방 없게… 의사들을 위한 ‘심리적 처방’

영국의 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한 이래 항생제는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의사들의 처방량이 늘어나면서 약효가 떨어지고, 또 항생제로 해결이 안 되는 ‘슈퍼박테리아’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한국은 항생제 사용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DML_pill의사는 십수 년의 교육과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아야만 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인간의 건강,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를 다루는 만큼 우리가 ‘믿을 수밖에 없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사도 인간이기 때문에 항상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육체적으로 피곤한 상황에서는 항생제 처방을 내릴 확률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심리학을 이용해 의사들의 항생제 처방을 줄이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예를 들어 항생제 처방 가이드라인을 따르겠다는 서약서에 의사가 자필 서명을 하고 진료실에 붙여 두면, 자필 서명이 없을 때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는 동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이런 심리적 장치의 효과가 잘 나타난다. 이들은 미국 내 47개 병원에서 일하는 248명의 의사들을 18개월 동안 관찰했다. 우선 의사들에게 항생제 남용 방지 교육을 하는 것만으로도 전체 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 비율이 24.1%에서 13.1%로 내려갔다. 또 항생제를 처방할 때마다 그 이유를 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거나,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은 처방전의 예시를 보여주는 것, 혹은 자신의 항생제 처방 비율을 다른 의사들과 비교해 보여주는 등 추가적인 심리적 걸림돌을 만들어 놓을 경우 처방비율이 6∼8%까지 떨어짐을 확인했다.

결국 의사가 내릴 수 있는 비합리적인 결정들을 제어하고 의사의 올바른 결정을 유도할 수 있도록 병원 차원이나 사회적 차원에서 도와야 한다. 본 연구 결과가 국내 의약계에도 적용돼 시한폭탄 같은 항생제 오남용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희망한다.

연구원의 전문성이 신상품개발에 대한 시장조사의 지각된 기여도에 미치는 영향: 관여도의 조절효과를 중심으로

 

 

본 연구에서는 마케팅 부문에서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자하여 실시하는 시장조사가 연구개발부문의 신상품 개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연구원의 전문성과 시장조사 관여도가 신상품 개발에 대한 시장조사의 지각된 기여도에 대하여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 시장조사에 깊게 관여하는 경우에는 시장조사 프로세스의 관여로 신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체험할 수 있게 되고 시장조사 결과를 신상품 개발에 반영하는데 더욱 동기를 부여받아 연구원의 전문성에 관계없이 시장조사가 신상품개발에 많은 기여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시장조사에 관여하지 않은 경우에는 전문성이 높을 때에만 시장조사가 의미있을 것이라고 응답했고 전문성이 낮은 경우에는 시장조사가 신상품개발에 기여하는 바가 낮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신상품 개발의 성공과 기업의 불필요한 투자를 방지하기 위한 시장조사의 기여도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낮은 연구원의 소비자조사 관여도를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에 대한 방안 수립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DML_table“… 특히 전문성이 낮은 연구원의 인터뷰에서 “연구원은 책임연구원의 업무지시를 따르기 때문에 시장조사 결과 반영의 결정권이 없다,” “전문지식 부족으로 소비자의견 반영에 대한 품질문제 야기 우려로 소비자의견 반영을 기피한다,” “시장조사의 경험부족으로 조사의 표본과 통계를 불신한다,” 등의 이유로 시장조사 결과를 신상품개발에 반영하는데 소극적이어서 관여도가 낮고 전문성이 낮은 연구원에서는 시장조사의 지각된 기여도가 낮게 나타났다… (pg. 48).”

 

 

소비자 오감만족의 묘수…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라

[新 디자인 경영 / 시즌3] <2> 주목받는 ‘디자인 싱킹’

 

최근 디자인 경영에서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이 주목받고 있다. 간단히 말해 디자이너처럼 사고한다는 의미다. 사업을 구상할 때 경영자들은 수익 창출 모델을, 엔지니어들은 기술적 가능성을 먼저 고려한다. 그러나 디자이너들은 소비자와 직원 등 이해 당사자를 직접 관찰한 뒤 문제점을 찾아내 개선하는 방식으로 사고한다. 이에 디자인 싱킹은 대체로 ‘관찰과 이해→문제점 발견→해결책 도출→시제품 시험→사업화’ 과정을 거친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대 교수는 “마케팅이나 리더십, 품질 경영 등 기존의 경영방식이 한계에 다다르자 많은 기업이 디자인 싱킹을 도입하고 있다”라며 “디자인이 새롭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주목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라

디자인 싱킹 디자인 경영 애경 산업 SSG 디자인 싱킹으로 빛을 본 대표적인 사례는 애경산업 ‘케라시스 퍼퓸’ 샴푸다. 애경산업은 2012년 국내 ‘퍼퓸 샴푸’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애경산업은 여대생들을 관찰한 뒤 여성들이 긴 머리를 흔들었을 때 좋은 향이 나면 세정이 잘됐다고 느낀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샴푸는 과학적이어야 한다”는 내부 반대에 부딪히면서 일단 한정판 제품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2012년 5월 한정판을 내놓은 뒤 반응이 좋자 12월 정규 제품으로 선보였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퍼퓸 샴푸는 전체 샴푸시장에서 12%를 차지하며 하나의 제품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디자이너가 최고경영자(CEO)인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의 사무실 곳곳에는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표어가 붙어 있다. 업무 시작 시간이 오전 9시라는 뜻이다. 회사 비전인 ‘정보기술을 활용해 배달산업을 발전시키자’라는 문구도 곳곳에 붙여 놨다. 주 교수는 “시각적 매개체로 모든 직원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한다”며 “김 대표가 전 직원과 카카오스토리로 연결돼 수평적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직관적 감각으로 이뤄지는 소통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IBM이 디자인 싱킹에 열을 올리고 있다. IBM은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성장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디자이너 1500명을 채용하고 있다. 기존 개발 방식이 관료주의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든 관리직 임원들에게는 디자인 사고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경원 세종대 석좌교수는 “디자인 싱킹의 궁극적 목적은 디자인을 중시하고,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선 이화여대 조형예술대 교수는 “디자인 싱킹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기반해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통찰력과 공감력”이라고 강조했다.

 

○ 경험까지 디자인해야

전문가들은 디자인 싱킹이라는 수단을 활용해 결국 제품과 서비스뿐 아니라 경험까지 디자인해 소비자의 오감(五感)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세계백화점이 운영하는 식품·생활 전문관 ‘SSG푸드마켓’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산물은 유럽 시장 느낌이 나도록 큰 바구니에 담아 진열했다. 색상의 조화에도 신경 썼다. 가공육 코너에서 쇠고기를 원하는 두께만큼 썰어주는데, 소비자들이 두께를 체감할 수 있도록 0.5cm 단위로 잘라둔 나무 조각을 함께 진열했다. 모든 고객에게 무료 발레파킹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본 무인양품의 여행용품 매장 ‘무지 투 고(TO GO)’도 좋은 사례다. 무지 투 고가 지난해 7월 공개한 유튜브 영상은 한 일본인이 여행 계획을 세우는 순간부터 도착지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기까지 과정을 보여주면서 각각의 순간마다 파우치, 캐리어, 노트, 쿠션, 선블록 등 무지 제품이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이케아는 ‘이케아 카탈로그’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집 안에서 이케아 카탈로그를 가구를 두고자 하는 공간에 놓은 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촬영하면 화면 속에서 가구가 놓여 있는 집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무턱대고 샀다가 집 인테리어와 어울리지 않아 낭패를 보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다.

황유진 인터브랜드 상무는 “초기의 경험 디자인은 편리하고 효과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이었지만, 최근엔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하고 재미있게’라는 부분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특강] 전략으로서의 디자인 경영

  • 디자인경영이란?

이번 한창민 컨설턴트의 디자인 경영 특강은 기존에 디자인 경영이 무엇인지, 무엇을 다루게 될 것인지 고민하는 우리에게 앞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습득하는 것에 있어서 한번 짚고 넘어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기업들은 품질 -> IT -> 성과관리 -> 혁신 등 지속적으로 관심을 변화해 왔는데, 디자인 경영이란 이처럼 변화되어 온 관심사에 더해서 혁신 다음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역량 중 하나의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디자인적인 요소를 단지 Function으로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넓혀서 사업전략이나 전사전략까지 함께 진행해야 한다. 물론 디자인 경영이 절대적으로 옳은 차세대 기능 전략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디자인 중심 (中心) 경영과 관련된 여러 이슈들을 접하고 이를 습득하면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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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 이론의 발전과 Hierarchy

DML_한창민_디자인-경영_전략60년대 Bruce D. Henderson의 경험 곡선(Experience Curve)을거쳐, 80년대 Michael E. Porter의 가치 사슬 (Value Chain)과 5 Forces Model, 그리고 90년대 Gary Hamel의 핵심역량 (Core Competence)까지 경영 전략의 핵심 이론과 관심사는 지속적으로 변해왔다. 이러한 전략의 주요 분야들은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기 위해서 주요 논의 범위와 의사결정 포지션에 따라 크게 3가지 위계질서 (hierarchy)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전사전략 / 사업전략 / 운영전략으로 나누어졌다.

하지만 경험 데이터를 기반으로한 전략이 등장함에 따라 기업은 어떠한 포지션에 주력할 것인지, 그리고 3가지 위계질서를 가진 전략중 어느 전략에 집중할 것인지 결정하는것이 중요해졌다. 더 나아가 전략간 연계(alignment)도 매우 중요해졌다. 기업의 대표나 중간 관리자의 핵심 역할은 이러한 전략들간 연계를 확보하여, 한정된 자원의 활용 효과를 극대화 하는 것이다. 즉, 전사전략 / 사업전략 / 운영전략을 단순이 위계질서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접점을 연계하여 기업 혹은 사업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 디자인 경영 실행을 위한 이슈

DML_DM종합해보면, 디자인 경영이란 디자인을 마케팅 내 제품전략의 일부가 아니라, 기업의 전사전략 / 사업전략 레벨에서 중점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로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디자인이 특정 디자인 부서 뿐만 아니라 사내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디자인 경영은 분명 기능전략 관심분야에서 혁신 다음으로 주목 받는 핵심역량이지만 당장 이를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서 먼저 해결해야하는 문제점들이 있다.

  • 첫째 방법론 정립이 어렵다. 디자인이라는 학문은 배우고 가르치는데 있어 구체적으로 적립화된 기준이 없고 인간의 본능에 의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배우는 것보다 인간의 타고난 감각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영감에 의한 성공사례가 더 많고 이에 더 큰 무게를 둔다.
  • 둘째 계량화와 논리성의 결핍으로 인해 타 분야 사람들로부터 편견이 있을 수 있다. 디자인은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다. 즉, 다른 학문과 같이 논리적으로 증명하고 반박할 수 있는 자료나 정보의 부재로 인해 설득력이 약하고 대다수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기 힘들다.
  • 셋째 타 전략과의 연결관계가 애매모호하다. 즉 어떤 기업에서 디자인적인 요소를 다른 전략과 함께 응용하거나 다른 전략과 접점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에서는 디자인적인 측면을 간과하여 배제하거나 다른 전략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를 낮추기 마련이다.

그럼 과연 디자인을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가르치고 학습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 것일까? 현 시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성이 부족하다, 창의성을 길러야 한다라는 말을 한 번쯤은 들어봤다. 이러한 대중들의 의식 속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교육방식을 개편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 만약 이러한 환경 속에서 디자인을 단순히 방법론적으로 접근한다면 이제까지의 획일화된 지식을 주입하는 것과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일 수도 있다. 눈 앞의 발전을 꾀하다 더 큰 발전의 기회를 놓치는 독으로 작용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마지막으로 특강을 듣고 후기를 작성하며 불확실(uncertain)과 위험(risk)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불확실과 위험이라는 두 단어는 그 의미가 비슷하지만 깊게 생각해보면 다른 점을 찾을 수 있다. 무언가를 처음 디자인하여 만든 제품을 시장에 내보일 때 사람들은 성공여부를 불확실이라고 표현한다. 반면에 이미 성공을 한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을 시장에 내보일 때는 불확실보다 위험을 계산한다. 예를 들어,처음 아이폰이 시장에 나왔을 때 사람들은 성공에 대해 불확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폰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삼성이 갤럭시라는 제품을 출시했을 때는 위험을 계산했다. 주식투자나 채권을 발행하는 경우 전문가들은 위험을 계산하지만, 디자이너들은 특정 디자인을 처음 출시할 때 위험을 계산하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이라는 단어가 더욱 어울릴 것이다. 이처럼 어떠한 제품이나 요소의 디자인이 성공할지의 여부는 위험이라는 단어보다 불확실이라는 단어가 더욱 잘 어울린다. 이러한 측면에서 바라보면 깊이 파고들어 디자인 결론을 수치화된 답으로 얻기 보다는 어떤 사람의 어떤 디자인이든 그 자체를 존중해주고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디자인경영의 참된 시작이 아닐까.

 

Written by 박남규, 홍신영, 강지민, 박현우, 임호영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미술관 봄나들이… 생각보다 얻는 게 많답니다

봄이 왔다. 곧 일선 학교에선 봄 소풍을 갈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입시 공부에 지친 학생들은 엄숙한 미술관이나 박물관보다는 신나는 놀이공원이나 운동경기장, 영화관을 더 좋아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예술작품을 관람할 기회를 잃어도 괜찮은 걸까?

미국 아칸소대 연구진이 2011년 아칸소 주에 있는 크리스털브리지스미술관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학기 동안 미술관의 1시간짜리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약 1만 명의 학생과, 다음 학기에 오기로 예정돼 있는 1만 명의 학생을 놓고 동일한 설문을 했다. 설문에는 세 가지 문항이 있었다. 첫째 질문은 낯선 그림을 보고 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묻는 분석력 테스트였다. 둘째 질문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테스트했다. 예를 들어 그림의 배경이 된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얼마나 더 공감하는지를 물었다. 마지막 질문은 타인의 의견에 대해 얼마나 관용적인지를 테스트했다.

테스트 결과 미술관 견학을 다녀온 학생들이 아직 다녀오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분석적 능력, 공감 능력, 관용성의 세 가지 척도에서 모두 우수했다. 단 1시간 정도 미술관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의 지성과 감성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특히 이런 미술관 견학의 긍정적 효과는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나 저소득층 학생에게 훨씬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평소 예술작품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일상적인 학교 수업 환경에서도 책이나 영상물 등을 통해 예술에 관한 교육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작품이 전시된 장소에 견학을 가면 예술을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마음 자세가 달라진다. 우리가 미술관과 박물관을 만들 때 건축과 분위기 조성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미술관 견학이 수학 같은 다른 과목 학습에도 도움이 될까? 이 질문에 연구자 중 한 사람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수학을 많이 하면 예술을 잘하는지 물어보는 사람은 없는데, 왜 예술에 많이 노출되면 수학을 잘하게 되는지만 궁금한가요? 예술은 그 자체로 중요합니다.”

 

구매 상황이 친환경 제품의 선호도에 미치는 영향: 패키지 색상의 조절 효과

 


연구배경
친환경은 세계 소비자 시장을 주도하는 키워드로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최근에는 구매 상황에 따라 소비자의 친환경 제품 선호도가 변한다는 가설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제품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제품 디자인이 친환경 제품 선호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연구방법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구매 상황과 함께 제품 디자인의 한 요소인 패키지 색상을 고려하여 2개의 가설을 수립했으며, 서울 소재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결과 실험 결과, 첫째, 구매 상황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변화시켰다. 과시적 구매 상황에서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둘째, 구매 상황이 친환경 제품 선호도에 미치는 효과는 패키지 색상에 따라서 조절되었다. 패키지 색상이 친환경 색상인 경우 (blue), 구매 상황이 과시적이 되면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그러나 패키지 색상이 친환경 색상이 아닌 경우 (magenta), 구매 상황이 과시적이 되어도 친환경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지 않았다.

결론 본 연구 결과를 통해 친환경 제품과 관련된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 수립에 필요한 시사점을 살펴보고 본 연구의 한계점과 향후 연구 방안을 논의한다.

 

 

DML_Detergent“두 실험의 결과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두 번째 실험의 결과를 또 다른 각도에서 분석해 보면, 구매 상황이 과시적일 때에만 패키지 색상이 효과가 있다. 구매 상황이 비과시적인 경우, 패키지 색상의 차이가 친환경 제품에 대한 상대적 선호도 차이로 이어지지 않지만, 구매 상황이 과시적으로 변화하면 친환경 패키지 색상의 친환경 제품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선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디자이너가 패키지 색상을 친환경 색상으로 선택해야 하는 동시에, 마케터가 구매 상황도 과시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친환경 생활 용품이나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제조하는 디자이너와 이러한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마케터는 실험 결과를 염두에 두고, 친환경스러운 패키지 색상을 입히는 동시에 타인에게 드러나는 구매 상황을 만드는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pg. 164).”

 

 

운동량 늘려주는 웨어러블기기… 운동의 즐거움은 되레 줄어

최근 애플, 삼성선자, LG전자 등 수많은 기업이 옷처럼 입거나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wearable)’ 전자기기를 선보였다. 그런데 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산 사람 중 약 3분의 1은 6개월 안에 사용을 그만둔다고 한다. 질려서, 건강해져서 기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에, 혹은 타인과 비교되는 게 싫어서 등의 이유다.

Etkin, Jordan (forthcoming April 2016), “The Hidden Cost of Personal Quantifica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한발 더 나아가 미국 듀크대 경영학과 조던 엣킨 교수는 활동을 측정하는 행위가 그 활동 자체의 즐거움을 떨어뜨린다고 말한다. 그는 실험을 통해 이를 확인했다.

첫 번째 실험은 걷기였다. 학생들을 두 무리로 나눠서 한 무리에겐 일반적인 만보계를 줬고 다른 무리에겐 숫자를 볼 수 없는 만보계를 줬다. 실험 결과, 걸음 수를 볼 수 있었던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더 많이 걸었다. 하지만 ‘걷는 것이 즐거웠느냐’는 질문에는 걸음 수를 몰랐던 학생들이 더 긍정적으로 답했다.

두 번째 실험은 전자책 읽기였다. 한 무리에겐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지금까지 몇 페이지를 읽었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 다른 무리에겐 보여주지 않았다. 걷기 실험과 마찬가지로 페이지 수를 확인한 학생들이 더 많이 읽었지만, ‘즐거웠는가’라는 물음에는 페이지 수를 모르고 읽은 그룹이 더 긍정적이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측정의 부작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걷기 실험에서 88%의 응답자는 만보계를 계속 차고 싶다고 말했고 책 읽기 실험에서도 74%가 페이지 수를 알고 싶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인간은 활동을 측정하려는 집착이 있고 이런 집착이 즐거움을 빼앗아갈 것이라는 예상을 못한다.

따라서 일상활동을 측정하는 기기를 만들거나 사용할 때는 측정 자체가 가져오는 역효과를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음식을 언제 얼마나 먹는지 측정하는 것은 먹는 즐거움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어서 살 빼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활동이나 경험이 있다면 그것은 측정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측정하는 순간 ‘일’로 느껴질 것이기 때문이다.

주재우 | 디자인 씽킹, 행동경제학, 현장 실험, 고객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