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선택할 수 있는 대안(對案)이 너무 많으면 사람들은 선택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 쇼핑센터에서 어떤 날은 6종류의 잼을 진열하고 다른 날은 24종류의 잼을 진열했다. 24종류의 잼이 진열된 날 더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실제 판매량은 6종류의 잼이 진열된 날보다 적었다.

하지만 대안이 너무 적어도 문제다. 미국의 한 부엌용품 판매점에서 매장에 279달러짜리 토스터를 가져다 놓았는데 판매가 신통치 않았다. 그런데 429달러짜리 토스터를 같이 들여놓자, 이 비싼 토스터를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옆에 있는 저렴한 토스터의 판매가 두 배 증가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새로 들어온 토스터의 높은 가격 때문에 원래 있던 토스터 가격이 낮아 보이는 효과를 불러왔을 수 있다.
하지만 꼭 가격비교 효과 때문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단 하나의 대안만 주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를 ‘단일대안 회피성향’이라고 말한다.
최근 미국 툴레인대 연구진이 이를 실험으로 확인했다. 비슷한 성능과 가격의 소니와 필립스 DVD 플레이어를 준비해 놓고, 한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소니 제품만, 다른 그룹에는 필립스 제품만 보여줬다. 각각 9%, 10%의 응답자만이 구매하겠다고 말했다. 세 번째 그룹에는 두 제품을 함께 보여줬다. 그랬더니 32%는 소니 제품을, 34%는 필립스 제품을 사겠다고 말했다. 따로 보여줬을 때보다 함께 보여줬을 때 사겠다는 사람의 수가 각각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선택의 역설’과 ‘단일대안 회피성향’은 마케터와 창업가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소비자에게 너무 많은 대안을 제시해서도 안 되지만 우리 제품 하나만 보여주는 것도 좋지 않다. 다른 상품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우월한 대안임을 보여주거나, 최소한 비교한다는 느낌이라도 들 수 있도록 매장과 온라인 사이트를 디자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 필자가 디자인 에이전시 대표들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이제는 신제품이나 신사업을 설계할 때 전반적인 시장조사에 근거하기보다 개인의 요구들을 현명하게 해결해주는 아이디어가 ‘대박’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이런 솔루션을 찾는 데 디자인 사고나 디자인 기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고 한다. 또 공공기관 컨설턴트들과 얘기를 해보면, 디자인 씽킹이 공공 영역에서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고 한다.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의 보고서에는 여러 디자인 조사기법과 디자이너들이 쓰는 콘셉트 개발 도구들이 등장한다. 세계에서 유례 없이 빠른 응용력을 보이는 한국 기업과 정부는 디자이너의 사고 방식과 일하는 방식을 상당 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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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자들은 ‘미다스의 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손에 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미다스처럼 ‘평범한 사업 아이템도 우리 회사가 시작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신사업의 성공은 얼마나 수준 높은 초기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상당부분 좌우된다. 톡톡 튀는 인재를 상품기획에 활용하고 때로는 외부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