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미디어/사례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쁠수록 돌아가기’ 효과

Thomas, Manoj and Claire I. Tsai (2012), "Psychological Distance and Subjective Experience: How Distancing Reduces the Feeling of Difficulty,"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24-340.
Thomas, Manoj and Claire I. Tsai (2012), “Psychological Distance and Subjective Experience: How Distancing Reduces the Feeling of Difficulty,”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24-340.

시험을 치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학생들이 보이는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몸을 앞으로 숙여 시험지에 더욱 집중하거나 반대로 몸을 뒤로 젖힌 채 팔짱을 끼고 골똘히 생각한다. 우리의 일상생활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몸과 마음을 최대한 집중해서 해결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여유 있게 바라보라”는 식의 상반된 충고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체 뭐가 맞는 것일까?

물리적, 심리적 거리와 문제해결 능력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코넬대와 캐나다 토론토대 공동연구팀이 간단한 실험을 했다. 한 그룹의 사람들에겐 90∼135도 각도의 자세로 뒤로 기대앉으라고 하고 다른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70∼90도의 각도로 앞쪽으로 숙여 앉으라고 요청했다. 그런 다음 두 그룹에 어려운 과제를 똑같이 줬다. 실험 결과 뒤쪽으로 기대앉은 그룹이 과제를 더 쉽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물리적 거리가 아닌 심리적 거리의 영향을 조사했다.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컴퓨터는 무엇의 일종인가” “청량음료는 무엇의 예인가” 등 특정 대상의 상위 카테고리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에 대답하도록 했다. 이는 추상적 생각을 하도록, 즉 대상에서 심리적 거리를 두도록 만든다. 두 번째 그룹의 참가자들에게는 “컴퓨터의 예를 들어라” “청량음료의 예를 들어라” 등 하위 카테고리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했다. 이는 구체적 생각을 하도록, 즉 대상과 심리적 거리를 줄이도록 만든다. 그런 다음 앞에서와 마찬가지로 두 그룹 모두에 어려운 문제를 냈다. 결과는 같았다. 심리적 거리를 두고 있는 그룹이 과제를 더 쉽게 여겼다.

문제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않고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문제가 어렵지 않다고 느낄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 기업에서도 직원들이 이렇게 심리적, 물리적 거리를 두고 어려운 과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자. 바쁠수록 돌아가자.

 

폭풍우 사진 보면 친환경 제품 선호 심리변화, 왜?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구,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에 친환경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많아졌다. 기업 경영자들은 일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이 소비자에게 더 환영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같은 모양, 같은 가격이라면 나무로 만든 밥그릇이 플라스틱 밥그릇에 비해 더 잘 팔릴 것이라 믿는다. 미국 미시간대 디자인사이언스학과 연구팀은 이런 통념에 반박한다. 이들은 실험을 통해 소비자의 친환경 소재 선호도가 외부 자극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들을 반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자연의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모습(꽃, 호수, 석양)을 찍은 사진을 여러 장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는 자연의 부정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을 찍은 사진(뱀, 도마뱀, 폭풍우)을 여러 장 보여줬다. 그러고 나서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자, 밥그릇, 책상, 침대 등 소재가 다른 다양한 제품에 관해 선호를 물어봤다. 그런 다음 피험자들에게 “추가 의견을 받아야 하니 새 종이를 한 장 가져오라”는 부탁을 하고 메모지를 넣어둔 종이 소재 폴더와 플라스틱 소재 폴더 중 어떤 폴더에서 메모지를 꺼내는지도 살펴봤다.

실험 결과 남성들은 어떤 사진을 보여주든지 간에 친환경 소재 선호도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반면 여성들은 뱀, 폭풍우 등의 사진을 본 다음 친환경 소재 제품의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 또 종이 폴더가 아니라 플라스틱 폴더에서 종이를 꺼내오는 비율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러나 본인들은 이런 심리 변화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이는 기업이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 제품을 출시할 때 설문조사 등을 과신하지 말고 신중한 전략을 짜야 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신문 지상에 광고를 집행할 때 자연의 부드러운 인상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재해 등 자연의 부정적 내용을 다룬 기사와 나란히 실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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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charin, V., Gonzalez, R. & Andersen, J. (2011). Object and user levels of analysis in design: The impact of emotions on implicit and explicit preferences for ’green’ products. Journal of Engineering Design, 22, 217-234. doi:10.1080/09544820903158850

하나의 국제 전시회를 바라보는 다른 시선: KT 신입사원 vs. SKT 석박사인력

한국을 대표하는 이동통신 업체 두 곳이 MWC (Mobile World Congress) 2014에 참가하는 인력을 매우 다르게 구성했다. KT는 신입사원 16명을 행사 전시요원으로 선발했고, SKT는 석박사급 실무직원 30명을 파견한다. 두 회사는 하나의 국제 전시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할 것인지 매우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아래는 파이낸셜 뉴스 기사).

“KT가 오는 24~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를 위해 신입사원 16명을 행사 전시요원으로 기용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인데, 이들은 현장에서 전시 제품을 설명하고 외국인 참관객과 직접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017670]은 24~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석박사급 실무 직원 30명을 파견한다고 1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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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高手)될 뻔한 미생(未生) 장고 끝에 나온 최고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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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적인 창작자들이 일하는 방법은 다르다. 이들에겐 외적 동기보다 내적 동기가 더욱 중요하다. 인세, 계약금, 혹은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서 연재시기를 조정하거나 작품의 스토리를 바꾸는 것보다는 작가 본인이나 본인과 같은 창작가 커뮤니티가 납득할 만한 수준 높은 작품, 혹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 박정서 다음 웹툰 PD에 따르면 다음, 네이버, 파란, 야후 등에서 웹툰을 담당하거나 담당했던 기획자들은 대부분 <보물섬> 만화잡지를 보며 자란 30대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과 오랜 기간 교류하면서 인간적인 친분을 맺고 그들과 외부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이들 보물섬 세대는 회사의 이해관계와는 별도로 스스로가 만화를 좋아하고 한국 만화산업에 대한 애정이 크다….

디자인 아웃사이드 디자인

Jaewoo Joo_Jungle

Jungle

 

… 디자인과 마케팅은 하는 일이 비슷해 보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뭔가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들은 개별 사용자를 이해하고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데, 마케터는 시장을 이해한 뒤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싶어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두 그룹의 사람들은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고, 따라서 서로 배워야 할 점이 많습니다…

 

싸이 빅뱅 같은 스타가 이미지 좌우? ‘YG다움’은 뭘까, 고민을 디자인하다

YG by Plusx
By 플러스엑스

“싸이 빅뱅 같은스타가 이미지 좌우? ‘YG다움’은 뭘까 고민을 디자인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305) pdf-icon

사업 확장에 따라 보유한 브랜드의 수가 늘어나면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도 그에 맞게 바꿔야 한다. 회사가 보유한 여러 브랜드 간의 통합과 자율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중 요하다. 싸이, 빅뱅, 2NE1 등 개성 강한 스타들을 보유한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회사의 정체성도 살리고 스타들의 이미지도 망가뜨리지 않는 브랜드 전략을 수립했다. 6개월이 걸린 이 작업은 브랜드 전략뿐 아니라 YG가 ‘우리 회사 브랜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리해보는 계기가 됐다. 사내용으로 만든 브랜드 가이드북은 해외 어워드도 수상했다.

합리적 가격의 ‘착한 제품’: 주방세제에 구수한 바람을 일으키다

ed8ab8eba6acec98a4-eab3a1ebacbcec84a4eab1b0eca7802011“합리적 가격의 ‘착한 제품’: 주방세제에 구수한 바람을 일으키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302)pdf-icon

2008년 출시된 ‘트리오 곡물설거지’는 우윳빛을 띠고 구수한 누룽지향이 나는 제품으로 ‘주방세제는 투명하고 상쾌한 과일향이 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애경은 원료에서 계면활성제의 비율을 낮춰 기존 ‘마일드’ 세제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가지면서도 저자극, 친환경이라는 느낌을 주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곡물 콘셉트를 이용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 포화될 대로 포화된 시장, 사내의 회의적인 시선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연평균 50% 가까운 성장세를 달성했고 1년 만에 CJ, LG생활건강 등 경쟁사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저가마일드’라는 시장의 새로운 카테고리가 형성됐다.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CEO가 Design Thinker

rotman-designworks
By Rotman Designworks

기업경영에 Design Thinking이 꼭 필요하다면 경영자에게 디자인 마인드를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디자이너가 경영자 수업을 받도록 해야 할까? 이미 스탠퍼드(미국)와 인시아드(프랑스) 등 대부분의 해외 명문 비즈니스스쿨들은 MBA 학생들에게 Design Thinking 관련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다. 반대로 파슨스(미국), 임페이얼 칼리지 오브 아트(영국)와 같은 유명 디자인스쿨은 기업경영 관련 코스를 늘리고 있다. 전자의 대표격인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스쿨 (Rotman School of Management)의 DesignWorks 프로그램 디렉터인 헤더 프레이저 (Heather Fraser) 교수와 후자의 대표격인 뉴욕 Parsons School for Design의 에린 조(Erin Cho) 교수를 만나 Design Thinking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들어본다.

 

더 깊이 공감 더 많이 공유: 여성면도기의 신화쓰다

Panasonic lady shaver by Rosenthal and Capper 2006
Panasonic lady shaver by Rosenthal and Capper 2006

신제품 개발에는 많은 투자가 들어가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에 출시돼 살아남는 제품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많은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이 새롭게 개발되는 제품의 시장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데 엔지니어들이 자주 사용하는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과 마케터들이 쓰는 컨조인트 분석 등이 있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부터는 디자이너가 포장, 광고, 브랜드 등 제품 개발 이후의 부수적인 업무를 뛰어넘어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 콘셉트를 개발하는 등 제품 개발의 핵심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신제품 개발에 디자인에 대한 투자나 디자이너 채용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디자이너의 역할이 제품개발의 전 영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디자이너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법들도 기존의 제품개발 프로세스에 접목되면서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시작했다. 요즈음 디자인과 경영을 통합적으로 가르치거나 적용하는 학교들과 기업들은 시장조사와 콘셉트 개발에서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1) 공감 기법과 (2) 프로토타이핑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거나 적용하고 있다. 이 두 기법은 Design Thinking을 실무에 적용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