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수업

[특강] 스마트 시대의 상품 기획에는 스토리가 핵심이다

이번 특강은 LG전자 스마트비즈니스센터에서 오신 배정현 차장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강사님은 해외 공연 투자, 뮤지컬 라이센싱, 공연 Promotion 등 문화 예술 분야에서 일을 하시다, 2009년 LG 전자로 자리를 옮기신 이후 지금까지 Smart TV 플랫폼 기획 관련업무에 종사하고 계신다. 오프라인, 아날로그 영역인 공연기획과 온라인, 디지털 영역의 스마트TV 기획이라는 매우 대조적이고 이질적인 분야를 거쳐오신 강사님은, 오히려 컨텐츠의 분야나 종류에 상관없이 중요한 상품기획자의 역할과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상품기획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강사님이 경험한 실 사례들을 토대로 “이야기”처럼 진행된 오늘 강의처럼, 우리도 강의 내용에 우리의 실제 경험을 더하여 우리의 생각을 스토리처럼 풀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지식의 70%를 이야기를 통해 배운다. 스토리는 사건과 사건의 인과관계를 더욱 분명하게 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쉽게 전달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자신이 체험한 것을 공유하려는 본능이 있는 사용자를 고려한다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상품 기획의 핵심이 될 것이다. 기획뿐만 아니라 생산, 관리 등 모든 것이 소비자 중심이 될 스마트 시대의 상품 기획을 우리 조의 디자인 어항 장식품 제작 창업 프로젝트, ‘헤엄헤엄’에 녹여보고자 한다.

 

DML_Jeonghyun Bae

 

 

  • 프로슈머의 헤엄치기

이전의 시장은 소품종 대량생산이 주를 이뤄왔다. 소위 생산자가 갑이고 소비자가 을인 갑과 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시장은 점차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기획자를 뜻하는 프로듀서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를 합친 프로슈머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이전보다 소비자가 생산과 기획에 있어서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즉, 소비자가 신제품 기획, 생산과 같은 기업활동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영향력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DML_Daka일본 다카라즈카라는 도시에서의 차별화된 공연을 계기로 발전을 해온 다카라즈카 가극단은 공연의 차별성을 토대로 상당한 수의 관객과 팬클럽,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다카라즈카 도모노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팬클럽에 주목해야하는데, 이들은 처음으로 본 다카라즈카 공연을 특별한 경험으로 간직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다카라즈카 도모노카이는 다카라즈카 가극단과 발자취를 함께하며 전반적인 서포터즈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매진을 위한 티켓매입, 공연지원 등을 통해 공연 기획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개입은 기획의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있는 공연 문화 기획은 사람들로 하여금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공연에 매료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기획에 참여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개진하는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총체적인 기획은 두터운 팬덤을 확보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가극단이 101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에 관한 변화는 ‘헤엄 헤엄’프로젝트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기존의 관상어 시장에서 어항에 들어가는 장식품 또는 기능성 용품(산란상)들은 생산자 중심의 일방적인 방식의 판매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살 것이라고 예상되는 어항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동물, 식물, 물건들을 자체 기획하여 플라스틱 또는 토기의 형태로 공장에서 생산했다. 그리고 해당 제품을 대형 할인마트 또는 어항 용품점에 납품하여 판매해 왔다. 이러한 장식품들이 기획 되는 과정에 있어서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방법과 기회는 전혀 없었다. 소비자들은 그저 기존에 나와있는 비슷하고 진부한 플라스틱 장식용품들 중에서 그나마 나은 것을 고르거나 아예 사지 않는 선택지뿐이었다. 현대의 대부분의 분야가 그러하듯이 이러한 시장의 상황 속에서도 관상어 시장의 소비자들은 점점 까다로워졌고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어항을 스스로 좀 더 예쁘고 아름답게 꾸미기 시작했다. 심지어 기능상의 이점을 위해 직접 어항 용품들을 만들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된 정보와 재료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향은 ‘헤엄헤엄’의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부분들과 이어져 있다. ‘헤엄헤엄’은 개개인의 스토리와 테마로 그들의 직접적인 어항 꾸미기를 제안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방적으로 찍어져 나온 장식품을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소비자가 스스로 테마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장식품을 선택하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장식품을 ‘헤엄헤엄’에 먼저 제안하는 등의 주체적인 활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기획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에 관상어 사육사들이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 플랫폼이라는 바다

스마트 시대에 플랫폼은 핵심적인 하나의 조건이 되었다. 스마트시대에는 무엇보다 컨텐츠가 중요하다. 이런 중요한 컨텐츠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플랫폼이 중요해진다. 그 흐름을 반영하듯LG전자에서는 세계최초 웹기반의 스마트TV를 출시했다. 이로써 소비자는 스마트TV 내에 구축된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다양한 컨텐츠와 서비스를 접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백화점이라는 플랫폼에서인터넷과 모바일을 거쳐 TV라는 어쩌면 가장 일방향적인 매체까지 플랫폼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들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집객’때문이다. 백화점에 상점들이 입점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곳에 사람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므로 백화점은 더 많은 상점들이 입점하고 싶어하도록 ‘집객’을 효과적으로 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눈길을 끄는 인테리어와 서비스,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어항 장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물건을 입점시키고, 그들의 물건을 관리, 판매하는 어항 용품몰은 하나의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헤엄헤엄’은 스마트 TV 속 하나의 앱이라고 볼 수 있다. 어항시장에서 앱이 바라본 플랫폼의 모습은 어떠할지, 그들은 과연 효과적으로 플랫폼으로서의 ‘집객’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라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이다. 성공적인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집객 행위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단순히 기기를 사는 것이 아닌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어하며, 단순한 인터뷰 대상자가 아닌 상품을 만드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사람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플랫폼들이 다른 플랫폼들보다 뛰어날 수 있었던 핵심적인 경쟁력이었다.

이렇게 어항 몰이라는 플랫폼 속에서 ‘헤엄헤엄’이라는 앱은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자신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기획, 그리고 생산의 일부가 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제품이 완성되고 나서도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진정 사용자가 원하는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 이다.

 

  • 선순환을 향해 헤엄치기

좋은 제품이란 고객이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을 말한다. 즉, 고객 자신의 이야기를 완전한 제품에서 찾는 것이 아닌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스마트 시대에서의 상품 기획은 고객 스스로가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획할 수 있다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헤엄헤엄’에서 어항 속의 세계는 하나의 또 다른 세계이다. 사람들은 이 비어 있는 작은 세상을 장식품들로 채워나가며 추억하기도 하고, 현실에선 불가능했던 상상 속 세계를 구현해내기도 한다. 그들은 스토리가 담겨있는 장식품을 구입하고, 그 장식품들로 또다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이 스토리는 그 자신과 관련된 독특하고 차별성 있는 스토리가 된다. 독특하고 개별적인 스토리는 그들의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유되고, 이런 즐거운 체험은 단순히 어항을 꾸민다는 것을 넘어서 인생의 의미 있는 활동들이 된다. 그리고 이런 생각과 감정들은 사람들을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즉 ‘헤엄헤엄’은 소비자에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지만 소비자에게 단순히 컨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끝이 아니다. 구축해낸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가 소비한 컨텐츠를 분석하고, 또 분석을 통해 얻은 수많은 데이터들을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스마트 시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를 읽어내고 소비 패턴까지 분석해내는 이른바 스토리 리딩(Story reading)을 가능케 하려면 바로 방대한 데이터가 베이스에 깔려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토리 리딩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소비자에게 최적화 된 서비스 또는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최적화된 서비스와 컨텐츠는 고객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더 정교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즉,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들은 스토리 리딩을 가능하게 하고, 또 리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는 텔링을 통해 다시 데이터들을 수집하며 다시 리딩하는 과정의 선순환이 가능해 진다면 이 서비스는 스마트 시대에 가장 최적화 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아날로그적인 공연 문화와 가장 디지털적인 스마트 컨텐츠라는 이질적인 요소에서도 이 둘을 이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이야기, 즉 스토리였다. 한번 접하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스토리의 장점을 지닌 채 나타나는 현재의 상품 기획의 추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즉, 그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의 상품 기획에 있어서도 이 부분은 핵심이 될 것이다. 강연의 내용을 바탕으로 ‘헤엄헤엄’이라는 실제 현재 진행 중인 사례에핵심 내용들을 적용시켜 보면서 스토리와 소비자 중심, 플랫폼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한번 더 고민하고 점검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스마트한 시대에서 스마트한 상품기획을 할 때에 중요한 것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스토리 형식을 빌려 잊혀지지 않도록 이야기해주신 배정현 차장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고민경, 최경태, 권지영, 유현석, 등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특강] 현실에서 신상품 개발은 체계적이지 않다

이번 강연은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이하 HBR Korea)조진서 기자님이 함께 해주셨다. 기자님께서는 이전에 진행하였던 신문사에서의 새로운 섹션 기획을 사례로 실제 필드에서 신제품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DML_Business Focus조진서 기자님의 중요한 메시지는 3가지였다.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강연에서 들었던 의문점은 좋게 말하면 제작과정의 유연성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현실에서의 프로젝트 구현 과정이었다. 결국 현실에서는 신제품 개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고 개발된 신제품의 성공에 대해서 다양한 인식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책과 현실의 간극: 프로젝트는 중개자인가 매개자인가

책에 따르면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기 까지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사를 분석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내의 니치 마켓을 찾는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를 수행하고, 산업을 분석하고, 기획안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이러한 조사들이 신제품 개발의 작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현업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업에 입문하기 전에 해당 업무에 관한 직∙간접적인 교육을 받는다. 강의, 사내 교육, 사수로부터 배우는 업무 교육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기획을 시작한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의미 또한 배울 때와 일할 때 다르다. 대학이나 사내 교육을 듣는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젝트란, 하나의 과정을 배우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단순한 중개자(Interpreter)일 뿐이다. 배운 분석 방법을 프로젝트를 통해 적용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즉, 프로젝트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신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실무자들에게 프로젝트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매개자(Mediator)이다. 이러한 경우 과정의 진행에 의미가 없다. 대신 신상품 개발이라는 공통의 통과지점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참가한 실무자들이 팀이라는 네트워크로 움직인다. 프로젝트 자체가 하나의 도구로써 혼자서 의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여러 실무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여러 관계가 중요하다.

 

  • 필드가 가진 양날의 검: 제약조건

필드가 가진 관계의 중요성은 책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약조건 때문에 생겨난다. 물적∙인적 자원의 한계와 시간 제약, 그리고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권이 갖는 여러 제약 사항들을 거쳐가면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필드의 프로젝트이다. 여러 제약 조건들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완벽을 포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수준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이번 강연을 통하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2.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3.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20150506_Jinseo Cho @ NPD(7)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전체 20여 페이지 남짓의 코리아 타임스 신문에 새로이 8페이지로 만들어지는 기획 섹션이었지만, 소수의 편집자들이 참여했으며 디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 또한 없었던 상태에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Business Focus였다. 이러한 강한 제약을 뚫고 새로운 섹션을 기획할 수 있게 한 힘이 바로 벤치마킹이었다. 인·물적으로 자원이 제약된 상황에서 Financial Times와 Weekly Biz를 자신들에 맞춰 재구성함으로써, 시행착오에 따른 한정적인 자원들의 제약을 넘어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섹션의 연재가 가능했다.

 

  1.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제약 상황과 더불어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는 프로젝트 구성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 역시 기업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할 때에,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받아주기 보다는 자원의 한계를 이유로 제약 조건을 더 넓혀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간격을 좁혀주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DBR에서 HBR Korea를 런칭할 때, 초안의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담당자들이 고민한 경우가 있었다. 아쉽게도 기업에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외침을 관심있게 듣지 않아서 내부적인 담당자의 컴플레인이 묵살되었다. 이 때에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폰트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성이라는 간판을 가지고 의사 결정 조직을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었으며, 책임 소재 역시 분명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컨설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과업 수행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유연성은 필요하다.

 

  1.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아웃소싱이란 기업 내부의 활동을 기업 외부의 제3자에 위탁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인소싱(Insourc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이전과 같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핵심이 아닌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외주 업체들과 강한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웃소싱을 통한 거래 비용이 정보 기술의 혁신을 통해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아웃소싱이 더욱 적합하다. HBR Korea 역시 Harvard Business Review 원문을 변역할 때는 외부 업체를 통해 1차 번역을 한다. 언뜻 보면 HBR Korea판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인 번역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1차 번역된 문서를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여러 번 수정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통하여 적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단순 번역에서 오는 경제·경영 오류를 바로 잡고 원본 내용의 깊이 있게 재구성을 하여 기사의 질(quality)에 집중했다.

 

 

  • 네트워크 안에서 재정의 되어야 하는 성공의 의미

신상품 담당 부서는,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신경써야 하지만, 만든 이후 상품의 성공 여부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성공에는 여러 입장이 존재한다. 기획 단계의 예측 수량을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기존에 없던 컨셉을 시장에 도입할 수도 있고, 수익 측면에서는 손해지만 CSR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한계에 봉착한 시장에 CSV적인 가치를 창출하거나, 수익이나 점유율 성과는 없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증대나 점유율 증대 등 고정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따라서 다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는 여러 제약 조건이 있다.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완벽한 조건을 이룬 상황에서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에는 여러 제약 안에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진행의 체계성이나 엄밀성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안에서 형성된 관계들 간의 상대적인 입장과 여러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임기 응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여러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산출물의 결과를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Written by 박준우 박윤규 유하정 이지은 몽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특강] 경쟁하지 마라, 유일해라

오늘은 애경산업의 김윤덕 CM님께서 오셔서 신제품 개발과 브랜딩에 관한 마케팅 강의를 해 주셨다. 강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케터의 역할과 책임이었다. 마케터는 회사가 추구하는 인지와 소비자가 생각하는 인지의 차이를 줄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며, 경쟁하지 않고 유일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케라시스 퍼퓸 – 애경의 마케팅을 말하다

교과서에 따르면 마케팅이란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데 관련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이다. 하지만 책과 현장은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흔히 마케팅 활동은 생산 원가 (cost) < 제품 가격 (price) < 고객 가치 (customer value)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여기서 진정으로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제품 가격이 소비자의 지불 가치보다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생산 원가나 제품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가치이며, 따라서 고객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마케팅 활동인 것이다. 하나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많은 조사를 실시하지만, 종종 경험 부족이나 해석상의 오류로 소비자의 인식을 올바르지 못하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딪히다 보면 마케터로서의 직관과 경험이 생기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하셨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NPD (New Product Development: 신제품 개발) 와 Branding의 연속이다. 이는 애경 산업의 케라시스 퍼퓸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케라시스는 과학적이고 세련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이미지가 약해졌고 대신 향이 좋다는 느낌은 남아있었다. 애경은 세계적으로 향수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케라시스와 향수라는 두가지 컨셉을 결합하여 케라시스 퍼퓸을 런칭한다. 그 후에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 공모전, 명품 향수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가 주목할 만한 점은 자사 제품의 강점과 소비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며 인지의 차이를 줄인 것과,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갔다는 점, 그리고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감성적으로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헤어 클리닉 시스템이라는 과학적인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향에서 생겨나는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향을 넘어서는 또 다른 가치를 지속적으로 부여하였고, 따라서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비자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해 주었을 때 마케팅은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니즈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며 최대한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DML_Yoondeok Kim @ NPD

 

리큐 – NPD로 해결책을 제시하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컨셉 개발 및 상품화 단계를 거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지만, 애경은 출시 후 관리 (Post-Launching Management)를 강조하여 이미 출시한 제품을 히트 상품으로 육성한다. 이에 관해서 김윤덕 CM님은 “9개월 동안 힘들게 고생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왜 방치하는가?” 라는 말로 설명하셨다. 지속적으로 수요가 창출되는지, 지속 가능한 공급 능력이 있는지 예측해야 하며, 프로모션 매체들과 커뮤니케이션 채널들간의 조화, 추가적인 HUT (Home Usage Test: 가정내 사용조사) 등 다양한 출시 후 관리기법을 통해 운영해야 한다.

이제는 애경을 대표하는 제품이 되었지만, 액체 세제 시장에서 리큐는 후발주자였다. 당시 애경의 마케터는 트렌드 분석을 위해 국내/국외 액체 세제 시장을 조사했고 여러 나라와 세분화된 시장 별 경쟁관계를 조사하고, 기술적 변화, 선진국의 메인 클레임 조사 등을 통해 약 30만장이 넘는 조사 결과를 수집하였다. 최상위 니즈부터 차상위 니즈까지 로직트리를 구성해 개선점을 도출하였다. 특히 계량이 불편하다는 의견과 끈적임이 남는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뚜껑으로 계량한 뒤 뚜껑을 통째로 세탁기에 넣을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수많은 조사 덕분에 소비자의 니즈를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리큐는 시장에 뒤늦게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가 될 수 있었다.

애경의 NPD는 총 다섯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하나씩 단계가 넘어갈 때마다 필요한 자원의 규모가 증가하며 한번 넘어간 단계는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각 단계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필수적이며 동시에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요구된다. 총 다섯 단계 중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단계는 두번째 단계였다. 이 단계에서는 소비자와 시장을 조사하고 디자인 센터와 연구소의 협력을 결정하는 단계였는데, 무엇보다 소비자 조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세제라는 제품을 바라본 리큐는 두번째 단계에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액체 세제 사용을 꺼리거나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에스따르 – 마케터의 Ownership과 리스크 관리를 엿보다

에스따르는 마케터의 Ownership과 리스크 관리를 엿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 에스따르라는 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했지만 이 실패는 새로운 성공에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아이디어의 출발이나 성공 확률에 얽매이기 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서 마케터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케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과 이익을 완벽하게 구현해야 한다. 제조를 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센터나 연구소와 타협한다면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에스따르는 탈모 방지에 초점을 둔 고품질 헤어케어 제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샴푸는 한방 샴푸였다. 시장의 트랜드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 데에다 경쟁사의 전략까지 겹치며, 한방 샴푸와 상반되는 이미지로 인해서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 사례를 통해서 마케터의 시장 분석력도 중요하지만 경쟁사 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출시 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러한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애경에서는 Market risk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인가)와 Engineering risk (우리가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인가) 를 동시에 고려한 상품화 단계를 거친다. 이 두 가지 리스크는 마케터, 연구소, 디자인 센터가 다 같이 리뷰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마케터가 Ownership을 가지고 Market risk를 선행 연구한 뒤 연구소와 디자인 센터가 협력하여 Engineering risk를 연구하는 편이다. 따라서 마케터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맞추는 동시에 비용의 균형도 맞추는 등 책임이 많지만,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올바르게 수행하면 지속적인 수요의 규모가 창출되는,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에스따르 사례를 통해 마케터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외부의 경쟁사가 아닌 개인의 자만심과 잘못된 확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나의 생각이 정말 소비자의 생각과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또 검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진정한 마케터가 되자 

결과적으로 오늘의 강연 내용의 핵심 주제는 “경쟁하지 마라, 유일해라” 였다. 마케터는 직감과 역량으로 브랜드의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노력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사람들이었다. 소비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마케터의 자세를 배웠던 좋은 강연이었다.

 

Written by 권기정 응웬손하 박상진 김민석 나주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특강] 2014년 정리와 감사

2014년 한 해동안 경영대학의 [디자인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 수업에서 특강을 진행해주신 외부 강연자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강을 통해서 배운 관찰조사, 상품기획, 디자인, 퍼소나, 브랜드, 마케팅, 프로세스에 관한 인사이트를 슬라이드로 정리했습니다.

Written by 박은혜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Design Marketing + New Product Development

[특강] 제품 디자인은 무엇을 하는 건가요?

이번 강의는 제품 디자인의 진행 과정을 주제로 Play Lab의 정현 대표님께서 해주셨다. 생활과 밀접해있지만 어렵다 생각되어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던 제품 디자인에 대해 알게 된 매우 흥미로운 강의였다. 국내 제품 디자인 산업은 북미, 유럽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업체 수는 다른 디자인 선도 국가들에 버금갈 정도로 많이 있는데, 이러한 경쟁 속에서 한국의 제품 디자인 업계를 이끌어 온 Kodas Design 의 제품 디자인 사업 부문이 분사하여 설립된 Playlab의 여러 사례를 소개해 주셨다.

 

제품 디자인이 이루어지는 과정

  • 클라이언트가 제품 디자인 전문회사에 디자인 개발의뢰를 하면, 제품 디자인 전문회사는 해당 제품의 특징과 업무 범위 등을 검토하여 예상 비용 및 소요 일정에 대해 클라이언트에게 제안을 하고 상호 협의를 통해 계약을 맺음으로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 경쟁사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용도로 쓰이며 그 특징은 무엇인지 등 제품 자체에 대한 리서치를 수행하고,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사용행태는 어떠한지 등 사용자 경험 리서치를 수행하면서, 디자인 개발 방향 (Research & Design concept) 을 정한다.
  • 디자인 개발 방향에 부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형태를 시각화 (Idea Sketch, Rendering) 하고
  • 채택된 아이디어에 대한 구체화 (2D Drawing, 3D Modeling) 과정을 거쳐
  • 실제 양산될 제품의 외관과 똑같은 형태/크기의 모형 (Design 또는 Dummy Mock-up)을 제작한 뒤
  • 사용성과 디테일에 대한 검증을 통해 수정/보완 사항을 반영한 최종 이관데이터/CMF 시방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디자인 개발이 완료된다.
  • 이 후 기구설계와 양산과정에 대한 Follow-up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만약 의료기기를 조사한다 하면, 유사 제품을 분석하고, 실제 병원을 방문하여 기계는 어떻게 작동이 되고 의사들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인터뷰와 관찰을 하며 개선할 점을 찾는다. 특히 흔히 접할 수 없는 제품이라면 현장 방문과 관찰은 더욱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조사를 통해 개발 방향을 정하면 이를 클라이언트와 공유하여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게 되는데,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지의 비중이 매우 크다.

정말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제품이라면 경쟁사가 없기 때문에 디자인을 어떻게 하든 상관이 없을지 모르나, 대부분의 보통 제품은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기 때문이다. 즉, 눈에 보이는 외관상의 디자인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용성에 대한 디자인 (사용하기 쉬운) 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품은 디자인 제품이냐, 기술 제품이냐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다른데, 디자인 제품은 브랜드가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기술 제품은 기술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

특정 제품이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문화적 특성이나, 마케팅 컨셉, 그리고 시장 상황에 따라 디자인을 달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IREVO와 ASSA는 모두 디지털 도어락 (Digital Doorlock) 제품이며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외관 디자인은 철저히 달랐다. 동일한 기능의 도어락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미국에서 선호하는 장식적인 디자인은 이미지 만으로도 확연히 다르다.

 

20141125_Hyun Jung @ Design Marketing (1)

 

사용자를 생각하는 디자인

대표님께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사례들 중 2가지를 소개해 주셨다. 프로젝트는 위에서 정리했던 과정대로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인도의 온수기 디자인을 의뢰 받은 경우에는 Research를 위해 직접 인도로 가서 실제 온도기는 어디에, 어떻게 설치가 되는지, 그리고 설치되는 공간의 크기는 어떤지 등 환경에 대한 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하셨다고 한다.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Sketch, Rendering 등의 과정을 통해 디자인 안을 제시하였는데, 인도 사람들이 인도 풍의 패턴이 들어간 제품을 좋아한다는 것을 반영하였으며, 하나의 디자인으로 고가용과 저가용 제품을 따로 만들었다고 하셨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인도로 보내서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떤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선호도와 그 이유를 조사하셨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야쿠르트의 electric cart, 즉 리어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는 보관이나 이동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야쿠르트는 제품을 보관하는 아이스박스가 냉장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아주머니들이 좀더 편하게 리어카를 끌면 좋겠다는 것을 의뢰하였다. 이에 회사는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리어카가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고, 아주머니들은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를 하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는 리어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조사했다. 아주머니를 따라다니며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관찰 조사를 통해 리어카 수납 공간이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 신제품을 홍보하는 광고판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동과 휴식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주머니들의 평균 신장을 고려하여 제품은 어떻게 꺼내고 보관을 하시는지, 광고판은 어떻게 관리를 하시는지, 리어카를 끌 때의 시야는 얼마나 확보가 되는지, 그리고 리어카의 핸들은 어디에 있으며 그립감은 어떤지 등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 예전 리어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새로 디자인을 할 경우 제품이 꼭 갖고 있어야 하는 기능 (예, 안전장치나 눈, 비를 막아주는 캐노피 등)을 포함한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디자인을 한 뒤 다른 업체를 통해 만든 리어카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도 판매 지역에 따라 노면상태나 경사 등 기타 항목에 대한 리서치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들을 디자인에 반영하였다. 이렇게 발전시킨 스케치로 너무 첨단이 아니면서도, 아주머니가 끌기에 어울리고, 특히 야쿠르트의 정겨운 이미지에 어울리는 디자인, 즉 향후 10년 동안 쓸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개발하셨다고 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대표님께서는 회사에서 진행했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셨는데 가전 제품, 디지털 제품, 산업 제품,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제품들을 보여주셨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제품 디자인이 현재 쓰이는 제품의 디자인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선행 디자인이라고 해서, 미래 제품을 디자인한 것도 보여주셨는데, 이는 5년이나 10년 뒤에 생산해서 판매할 법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지금 기술로는 해결이 안되지만 향후 나올 것 같은 제품을 디자인한 것인데, 지금은 보급화되기가 힘들지만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디자인을 한 제품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신선한 충격이라고 한 이유는 제품 디자인이라 하면 현재 사용자들이 쓰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소비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를 삼고 이를 개선할 점을 의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재 만들어진 제품만이 아니라 기술력이 확보되고 나서의 미래 사용자들까지 고려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앞선 시간에 들었던 다른 강의들이 생각이 났는데, 10월달에 PxD 이재용 대표님께서 해 주신 퍼소나 (Persona)에 대한 강의The idea group의 김은영 대표님이 설명해 주신 관찰 조사기법 (Ethnography)이 떠올랐다. 소비자의 사용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사용 패턴을 파악하는 퍼소나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인사이트를 찾는 관찰 조사기법이 정현 대표님이 말씀해 주신 제품 디자인과 일맥 상통한다고 느꼈다.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제품을 쓰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관찰함으로써 그들의 사용상황을 보고 불편한 점을 파악하는 것이 결국 관찰 조사기법을 통해 퍼소나를 발견한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강의는 마지막 특강인 만큼 가장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총 5번의 특강을 들으면서 배웠던 내용들이 실제로 반영이 되면 어떤 결과물이 보여지는 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내용의 이론들을 들으면 ‘저런 과정으로 인사이트가 발견이 되는구나’를 알 수 있었고, 실제로 대표님이 진행하셨던 프로젝트를 보면서는 ‘그런 이론들이 반영이 되면 저런 결과물이 나오는구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좋은 강의를 해 주신 정현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백다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효과적인 브랜드 전략은 무엇일까요?

이번 특강은 경영학부 강현모 교수님의 수업에 HS Ad의 김도균 상무님께서 오셔서 브랜드 전략과 Roll out을 주제로 진행해 주셨습니다. 최근 방영하는 TV 광고 중 제가 가장 인상 깊게 봤던 대한항공과 배달의 민족 광고를 작업하셨다니 더 흥미롭고 집중이 됐던 시간이었습니다.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세워라

상무님께서는 미국 최대의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할리 데이비슨 (Harley Davidson) 의 사례를 들어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어떻게 중요하신지 설명해 주셨습니다. 1903년 자전거에 모터를 달아 군납용 제품을 제조하던 할리 데이비슨은 1950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나 1960년대 일본의 오토바이 전문 제조업체인 혼다에게 밀려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혼다의 오토바이가 속도가 잘 나고 연비가 좋으며 가격도 경제적이기 때문에 좋아했습니다. 할리 데이비슨은 이에 대응하는 오토바이를 개발했지만, 경쟁사인 혼다를 따라하느라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고 시장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이후 할리 데이비슨은 정체성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합니다. 할리 데이비슨은 Freedom, 즉, 광활한 대륙을 자유롭게 달리는 이미지를 가진 브랜드였기 때문에 마니아들이 이런 이미지를 좋아했습니다. 고유한 이미지가 고객들과 공감되면서, 고객들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가 속도가 잘 나지 않고 비싸며 연비가 나쁘고 소음이 크다는 제품의 결함을 감성적 가치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오토바이가 무겁다는 점을 할리 데이비슨만의 중후한 매력으로 받아들이고, 엔진 소음이 크다는 것을 심장을 울리는 소리로 받아들이고,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을 자유를 위해 지불할 만한 가치로 여기게 되었습니다. 할리 데이비슨은 제품 개발 및 커뮤니케이션 모두 자신의 존재 이유를 알리는 것에 초점을 두었고, 이처럼 브랜드의 존재 이유를 정의하고 브랜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소비자에게 공감시키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라고 합니다.

 

DML_Do-Kyoon Kim

 

USP와 BI를 연계시켜 존재의 이유를 효과적으로 전달해라

브랜드 Roll Out의 첫 단계는 Associate 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 with BI (Brand Identity) 즉, 독특한 가치와 브랜드의 정체성을 연계시키는 것입니다. 배달의 민족 광고를 만들 당시 ‘소비자들은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특별한 문제 의식이 없는데 어떤 방법으로 소비자를 깨울까’하는 고민을 하셨다고 합니다. 기성세대와 다른 Millennial세대를 타겟으로 이들과 공감하는 코드를 가지고 접근하셨는데, 이 세대는 1985년에서 2000년에 태어난 세대로 자유롭고 합리적인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려는 경향을 보이며, 공유하는 것이 스마트 한 것이라고 여기고 SNS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특성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 세대에 다가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두 가지 요소가 진정성과 독창성이었기 때문에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 광고를 만들기 위해 CRUSH (Cool, Realness, Uniqueness, Self-identity, Happy) 모델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탄생한 ‘배달의 민족’광고는 소비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받으며 호응을 이끌어내 뉴스에도 등장하며 배달어플업계 1위의 자리를 굳혔다고 합니다.

 

결론

강연 초반, 할리 데이비슨의 특징인 소음과 무거운 차체 등을 나열한 슬라이드를 보고 ‘저런 결점투성이 제품을 왜 구매할까?’ 하고 생각했는데 할리 데이비슨만이 가진 ‘야성적인 자유로움’이 여러 결점을 낭만적으로 만들어주고 소비자들 역시 이런 점에 매혹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하나 감탄했던 부분은 배달의 민족 2차 캠페인을 시작하실 때 1분짜리 긴 고퀄리티의 값비싼 광고를 제작하고, 원래 정해져 있던 예산을 단 2주만에 집중적으로 썼다는 파격적인 전략을 설명해주셨을 때였습니다. 그런 제안을 한 자체도 대단하지만 제안을 받아들인 클라이언트도 현명한 안목을 가진 것 같습니다. 유투브와 영화관에서 배달의 민족 광고를 보며 웃은 경험이 있는데 제가 재미있게 웃으며 보았던 광고를 찍기 위해 여러 번 밤을 새고, 또 수정해 다시 찍으며 고생한 사람들의 노고와 시간을 생각하니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멋진 광고를 만들어주심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다른 때 보다 짧은 시간의 강연이었지만 광고를 보며 많이 웃고 느낀 점도 많은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기억에 남을 강연과 경험을 선물해주신 김도균 상무님께 감사드립니다.

Written by 문정희,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전통적인 마케팅 기법을 대체하는 디자인 접근법

DML_20141118(1)“고객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 체계 전반에 디자인적인 시각과 방법을 가지고 접근을 시도해야” (한국 마케팅 학회 MOM: Master of Marketing)

이론적으로 마케팅은 크게 3단계로 구성됩니다.

  • 자사, 경쟁사, 고객의 리서치 (Research)
  • 세분화, 타겟팅, 포지셔닝의 전략 (Strategy)
  • 제품, 가격, 유통, 프로모션의 커뮤니케이션 (Communication)

그러나 소비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자주 바뀌고 있으며 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마케터는 이러한 변화를 분석하고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디자인 접근법 (Design process)

디자인 주도의 혁신을 강조한 P&G 등 최근 성공한 글로벌 기업 중에서는 디자인 씽킹이나 디자인 접근을 시도한 기업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래 디자인 에이전시들 또한, 기존의 크리에이티브(Creative)를 벗어나 전략을 접목하여 비즈니스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vs. 마케팅

이제는 마케팅에도 디자인적인 시각과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와 마케터는 근본적인 사고 방식 뿐만 아니라 리서치/전략/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마케팅의 3단계 모두에서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근본적 사고 방식: 디자이너는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창조”하려고 하기에 기존 제품에 관심이 없습니다. 마케터는 경쟁사에서 고객을 빼앗는데 집중하기에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목표로 합니다.
  • 1. 리서치: 디자이너는 고객이 변한다는 가정하에 트랜드를 조사하고, 마케터는 시장을 이루는 고객이 변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나누기에 집중합니다.
  • 2. 전략: 디자이너는 전체시장을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전략을 고민하지만, 마케터는 시장을 세분화 하여 작은 시장에서 이기는 것에 집중합니다.
  • 3.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는 사용자 인사이트, 반복 테스팅을 통해서 제품을 개발하지만, 마케터는 소비자 집단의 질문 응답이나 벤치마킹을 통해 제품을 개발합니다.

 

디자인 마케팅 사례
DML_20141118

  • 뱅크 오브 아메리카 (Bank of America)는 장볼 때 계산하는 소비자를 관찰한 결과 빠르고 편리하게 결제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반올림하고, 아기 엄마들이 의지가 부족해서 저축을 못한다는 문제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의 체크 카드로 결제하면, 반올림을 해주고 반올림한 차액을 Savings account에 자동으로 저축해 주는, Keep the Change 라는 금융상품을 개발했고, 런칭 후 1년만에 1200만명의 신규 고객이 가입했습니다.
  • 파나소닉 (Panasonic)은 여성용 면도기 제품의 개선을 위하여 샤워할 때 기존 전기 면도기를 사용하는 여성을 관찰하였습니다. 관찰결과 ‘도심에 사는 젊은 여자’ 들만 면도를 열심히 하고 있으며, 반짝거리는 겉면은 미끄럽고 전기가 통할까봐 싫어했고, 무릎 뒤와 발목은 면도하기 힘들어 했으며, 욕실에 충전기를 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고객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미끄럽지 않고 전기가 통하지 않도록 겉면을 도자기로 바꾸고, 면도하기 쉽도록 면도날 부분을 곡면 형태로 만들었으며, 충전할 공간을 줄이기 위해서 충전기가 면도기를 지지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 애경 산업은 Home stay 관찰 및 인터뷰를 통해 4개국 30개 매장에서 액체 세제를 사용하는 주부를 관찰하였습니다. 관찰 결과 세탁물이 엉키는 것을 싫어하였으며, 세제가 무거워서 액체를 뒤집어 부을 때 손목이 아픈 것을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세탁물이 엉키지 않도록 세탁볼을 만들어 세제와 함께 넣게 해 주었으며, 세제가 무겁지 않도록 구멍을 아래에 뚫은 제품을 출시하였습니다.

 

 

[특강] 신상품 인사이트를 찾기 위한 관찰 조사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이번 강의는 The Idea Group의 김은영 대표님이 오셔서 실무에서 수행되는 관찰 조사를 알려주셨다. 강의의 주제를 한 마디로 줄이자면 관찰 조사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 기획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자, 자동차, 화장품, 유통 회사들과 함께 수행한 다양한 경험이 녹아들어, 그림도 그리고 토론도 하면서 수업이 매우 흥미롭고 색다르게 진행되었다.

 

관찰 조사를 통해 어린이용 칫솔을 만든다면?

관찰 조사 기법을 중시하는 IDEO는 Oral B의 어린이 칫솔을 개발하여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이 사례는 제품에 기반한 가설로 일을 시작하지 않고 실제 사용자(사람)에 대한 관찰 조사로 일을 시작해야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 짐을 보여준다. 어린이용 칫솔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가설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과 가설없이 관찰 조사 기법을 사용한 IDEO의 사례를 중심으로 두 기법의 차이를 설명해 주셨다. 두 기법의 차이를 설명함에 있어, (1) 제품 본연의 기능, (2) 제품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그리고 (3) 제품 판매를 증진시키는 마케팅 활동 등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해서 비교해 주셨다.

먼저 가설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경우, 어린이용 칫솔이 갖춰야 할 본연의 기능으로는 부드러운 솔, 작은 크기가 있다. 감성적인 부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 캐릭터 등이 있다. 이러한 접근은 어린이용 칫솔을 가정한 머리 속에서 일어난 상상의 결과물들이다.

이와 반대로 관찰 조사 기법을 통해 어린이용 칫솔을 만든다면, 우선 ‘어린이용 칫솔’ 이란 개념을 배제한 채 어린이가 치솔질을 하는 모습을 실제로 또는 사진이나 비디오로 관찰 조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1) 본연의 기능을 중심으로 관찰해 보면, 어린이들은 어른과 달리 손가락을 유연하게 쓰지 못한다. 마치 주먹 쥐듯이 칫솔을 잡고 양치질 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엄지(힘의 지지대)의 위치가 어른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주먹 쥐듯 잡는 손에 힘의 전달을 쉽게 해주고 안정감을 주는 요소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가설에서 기반한 아이디어와 달리, 어린이용 칫솔이 기존의 성인용 칫솔보다 손잡이가 두껍고 커야하며 엄지 지지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도출된다. 물론, 어린이의 작고 약한 입을 위해 머리 부분은 작게, 그리고 칫솔 모는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2) 감성적인 부분은 가설에 기반한 접근 방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3) 또 다른 회사는 경험을 혁신하여 흥미로운 마케팅 활동을 만들어냈다. 이론적으로 양치질은 3분 정도 해야 하지만 어른들도 3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어린이가 3분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 그 회사는 견딤을 기다림으로 변화시켰다. 손잡이를 잡았을 때 손잡이에 생기는 온도가 3분 동안 유지되면 그에 따라 캐릭터가 나오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3분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닌 캐릭터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으로 인지하고 3분 동안 양치질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마케팅 조사 기법들과 달리 IDEO, The Idea Group의 혁신 과정에는 관찰과 이해가 선수단계로 존재하며, 전체 제품 개발 중에서 아이디어 개발에 약 1/3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투여되지만 관찰과 이해에 기반한 기회 발견에는 그 두 배에 해당되는 약 2/3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다고 볼 수 있다. 약 2/3에 해당되는 관찰과 이해 과정은 인류학적 접근법에 기반한 소비자 관찰조사 (Ethnography) 기법을 통해 수행하는데, 이는 한 분야에 편중된 시각을 지양하고 편견 없이 모든 분야를 유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다.

 

20141104_Eunyoung Kim @ Design Marketing (5)

 

관찰 조사 원칙

관찰 조사 기법을 익히기에 앞서서 관찰력을 위한 네 가지 원칙이 존재한다.

  • 우선, 사전 지식, 경험이 없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로부터 옷이 두껍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본 것이지만, 두꺼운 옷을 입었으니 겨울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두꺼운 옷)을 바탕으로 유추(겨울)하는 것이다. 옷이 두껍다는 사실만을 봐야 한다.
  • 둘째, 사물이 중심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사람의 반응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 어린이용 칫솔이라는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칫솔이나 양치질에 대한 어린이의 반응을 유심히 보아야 한다.
  • 셋째, 개인적 사건은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만을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불편했던 칫솔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알게 된 사실만을 봐야 한다.
  • 넷째, 이렇게 찾아진 사실 중에서 의미 있는 사실을 찾아야 한다. 의미 있는 사실을 찾는데 4개의 렌즈가 도움이 된다. 4개의 렌즈는 Key Player, Tools, Environment, Behavior로, “누가(Key Player) 무엇을 가지고 (Tools) 어디에서 (Environment) 어떻게 한다 (Behavior)”를 구성하는 4가지의 요소이다. 이러한 4개의 렌즈에 입각하여 하나의 관찰 기회에 대한 관찰 카드를 쓰고 모아진 관찰 카드들을 통해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기회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관찰 조사 과정

관찰 조사의 첫 단계에서는 관찰을 통해 하나의 대상이나 분야에 대한 500개 이상의 관찰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관찰 카드 작성에 필요한 6가지 방법으로는 Town watching, Natural in-situ Groups, Alternative insight, Home Visiting, Shadow Tracking, Video Ethnography 등이 있는데 순서에 따라 관찰 대상의 범위가 구체적이된다.

  • Town watching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막연하게 관찰을 시작하는 것을 뜻하며, 주제가 모호할 경우 자주 쓰인다.
  • Natural in-situ Groups는 기준에 맞는 그룹을 구성하여 그 속에서 특정 그룹의 특이한 점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 Alternative Insight는 관찰 대상의 특성이 관찰자와 너무 멀어서 이해가 어려울 경우 집단의 구성원과 함께 관찰하는 것이다.
  • Home Visiting은 가정을 찾아가서 관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놓여지면 평소의 행동들을 잊고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상황 관찰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Shadow Tracking은 관찰 대상을 쫓아다니며 심도 있는 관찰과 이해를 하는 것인데, 특정 상품에 대한 구매부터 폐기 까지를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다.
  • Video Ethnography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분석하는 시간이 촬영 시간보다 더 많이 걸려서 자주 권장되지는 않는다.

약 500여장의 관찰 카드가 모이면 이해 단계로 넘어가 행동이나 사실 사이의 패턴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관찰 대상에 대해 심리적, 수직적으로 깊이 연구한다. 그 후, 기회 단계로 넘어가서 아이디어의 실마리가 되는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된다.

 

마치며

나이키가 닌텐도를 경쟁상대로 규정하고 나섰다는 사례를 최근에 접했다.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 퓨마, 리복 같지만 오히려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산업 군의 기업을 경쟁상대라 하였기에 흥미로웠고 그만큼 관심도 많이 받았다. 요지는 나이키의 주 고객인 청소년층이 닌텐도로 인해 집 밖에 나가 운동하는 시간이 줄었기에 나이키 운동화의 소비가 감소했다고 하는 것이다. 결국 고객의 시간을 더 많이 차지하는가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이 사례가 머릿속을 맴돌던 중 디자인과 마케팅 수업에서 관찰 조사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본 강의는 나이키-닌텐도 사례를 다른 방향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관찰 조사 기법을 적용시켜보면, 나이키가 경쟁상대를 생각함에 있어, 가설에 기반하여 신발을 중심으로 본 것이 아니라 신발을 신는 사용자를 관찰 조사하여 그들의 행동을 이해했고 이를 통해 닌텐도가 경쟁상대임을 알아 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번 강의는 관심을 갖고 있던 사례와 연결되어 있기도 했고 그 사례의 본질적인 원리를 이해하게 도와준 강의여서 어느 때 보다 의미 있는 강의로 남는 것 같다.

어린이 칫솔 사례와 함께, 김은영 대표님의 강의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아주머니들과 학생들이 어떤 가방 매장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보고 사진에 담긴 다양한 관찰 요소들을 발견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가방 사진을 통한 의견 나누기를 하면서 관찰 조사를 통해 흥미로우면서 직관적인 무언가를 잡아낸다는 것이 매력적이면서 놀라웠다. 특히, 사용자의 인터페이스를 완벽히 고려하기 위해 아주 유용한 기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본질적으로 다가가는 전략이 점점 더 필수적이게 되어갈 것이며 또한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되는 만큼 관찰 조사 기법은 의미 있고 소중한 강의였다. 소중한 강의 해주신 김은영 대표님께 감사 드린다.

 

Written by 유도원,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한류 관광은 어떻게 마케팅하나요?

이번 강의는 한국관광공사에서 한류를 연구하고 한류 관광을 마케팅 하셨던 이지은 차장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한국의 드라마와 음악이 해외에서 사랑받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몇 명만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기에 관련 업계에서 종사하시는 차장님의 강연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또 공사 취업과 관련해서 조언도 해주셔서 유익한 강연이었다.

 

한류라도 같은 한류가 아니다

한류란 우리나라 대중문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과 선호가 증가하는 사회 문화 현상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나 노래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의 음식이나 글씨, 패션 등의 한국의 모든 문화가 유행한다는 뜻이 된다.

이런 한류는 3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아시아지역에 한국문화 열풍이 부는 세대가 1세대이다. 나아가 한국의 드라마가 중심이 되어 일본에 한류 열풍이 부는 세대가 2세대이다. 그리고 지금 전세계적으로 유튜브와 같은 SNS를 통해 k-pop이 유행하는 신 한류가 등장하는데 지금이 3세대에 해당한다.

세대에 따라 지역적으로도 한류에 대한 동향은 다르게 나타난다. 우선 중화권은 1세대인 만큼 한국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소비해왔다. 오랫동안 사랑 받아온 만큼 우리나라 콘텐츠의 포맷을 상품화해서 수입해가기도 하고, 또한 인터넷을 통한 시청이 가능해지면서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해졌다. 동남아는 드라마나 노래에 대한 열풍을 넘어 우리나라 생활에 대한 관심을 갖는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패션이나 스타일을 모방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도 늘어나고 있으며 태국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TV가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패션과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뷰티로드샵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현상도 증가하고 있다.구미주에서는 한류 열풍의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 가수 싸이를 시작으로, 소수 마니아층의 k-pop과 드라마에 대한 인지도가 늘어나고 있다. SNS를 통해 한류 콘텐츠를 접하면서 k-pop에서 나아가 드라마와 예능 등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인 구미주에서는 한류의 저변을 확대하는 마케팅이 더 필요하다.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

이렇게 한국의 문화가 해외로 진출하면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를 정식으로 수입하지 않고 무단으로 복제하는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인기 있는 콘텐츠를 혼합하여 오히려 한국으로 역수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은 한류가 해외 경제활동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기타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국내 브랜드 가치가 상승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 한류 드라마에 나온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상품의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을 떠올렸을 때 차지하는 인식이 대중문화의 한류 콘텐츠, 한식, 전자제품, 그 다음으로 북한을 떠올릴 만큼 한국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점차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외래객들이 점차 증가하면서 한국의 문화를 접하기 위해 관광을 오는 한류 관광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이들을 위한 마케팅

한류 관광이란 작게 보면 한류와 관련된 직접적인 관광 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크게 보면 한류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관광 활동은 아니더라도 한국 문화를 경험하는 일반 관광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까지 포함한다. 한류 관광객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주로 젊고 적극적이며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20대 여학생들이 혼자 또는 친구와 함께 한국으로 여행을 오며 쇼핑에 지출을 많이 하는 사람들을 한류 마케팅의 주 타겟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한류 관광을 바탕으로 한국관광공사는 한류 마케팅을 시행한다. 한류가 드라마와 k-pop을 바탕으로 열풍이 일고 있는 만큼 한류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는 스타와 함께 하는 이벤트, 예를 들어 생일파티나 여행을 가는 상품, 그리고 한류 이벤트 참가 상품, K-pop공개 방송 방청 상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개별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한류 관광 홍보물을 제작하여 다양한 한류 추천 코스를 제안하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 국외로는 한류관광을 상품화하기 위해 영상 로케이션을 유치하기도 하고 한류 이벤트를 개최하여 시장별로타겟 마케팅을 실시, 그리고 해외 한류 커뮤니티를 대상으로는 방한 초청하는 이벤트도 시행하고 있다.

 

세대 차이가 마케팅을 달리한다

한류마케팅은 세대에 따라 다른 마케팅 경향을 보이는데 주로 2세대와 3세대에 그 차이가 극심하다. 그 차이는 크게 2가지, 소구 대상의 차이와 열풍 주역의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우선 소구 대상을 보면 2세대는 경제력과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로 나이대가 좀 있는 타깃이었다면 3세대는 경제력이 없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제재가 따르는 10대, 20대가 타깃이 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2세대 타깃은 드라마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문화 자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주인공과 함께하는 이벤트가 한류마케팅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반면 3세대 타깃은 k-pop을 중심으로 한국 대중문화, 특히 가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인데 이런 가수들은 해외에서도 콘서트를 많이 열기 때문에 해외 팬들이 굳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지 않는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러한 차이와 더불어 열풍 주역의 태도 차이도 한 몫 더한다. 2세대 한류 열풍의 주인공들은 스스로가 한류에 도움이 되는 점을 영광스럽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류 마케팅에 자발적으로 참여를 했다. 그래서 한국관광공사에서는 이들과 함께하는 한류 마케팅에 좀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었다.

20141028_Jieun Lee @ Design Marketing

 

한류는 진정한 한류일까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불었던 2000년대에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때에는 일본 사람들이 배용준과 겨울연가 드라마에 열광하는 현상이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이유는 첫째로 우리나라 드라마를 저들이 어떻게 알게 된 것일까 하는 것이었고, 둘째로 단지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주인공, 나아가 한 나라까지 좋아한다는 사실이 어린 나이로는 이해되지 않는 신기한 현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일본 사람들의 열광적인 한국 문화 열풍에 대해서는 기사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 보여주는 대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한류열풍을 받아들였다.

그런데 나름 생각이 많아지다 보니 최근 k-pop 한류 열풍에 대해서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대로만 믿어도 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다는 것이 상당히 놀랍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미국을 비롯한 구미주에서도 콘서트가 열리는 것은 k-pop의 한류 열풍을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아이돌의 한류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라지는데 뉴스나 기타 방송에서 간간이 아이돌이 해외에서 콘서트를 주최하고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외국인들이 아이돌을 응원하는 깃발을 흔들며 사랑한다고 외친다는 내용을 보면 실제로 저런 것일까, 소수의 관심을 부풀려 과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SNS로 전세계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그들의 한류에 대한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외국인들이 말하는 한류가 우리가 말하는 한류와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은 커녕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가 아는 한류가 상당히 일방향적인 느낌이 들었다.

결국 우리만 한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지은 차장님께서도 진정한 한류란 외국인들의 입에서 Korean Wave라는 말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면서 아직 우리의 한류는 더 발전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깊은 공감이 됐었다. 왜 외국인들은 Korean Wave를 직접 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먼저 그들에게 우리의 대중문화를, 그리고 나아가 우리나라의 문화를 알려주는 것이 3세대 한류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류와 한류 관련 관광 마케팅에 대해 좋은 강의를 해주신 한국관광공사 이지은 차장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백다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Persona(퍼소나)는 무엇인가요?

이번 강의는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디자인과 영문학을 공부하신 후, 한국에서 혁신 디자인 컨설팅 그룹 pxd를 이끌어가는 이재용 대표님께서 해 주셨다.

 

  • 인터페이스가 중요해졌다. 

가위를 사용하는 모습을 생각해 보자. 누구나 가위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기 때문에, 가위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가위질은 인류가 오랜 시간동안 개발하고 훈련해서 습득한 결과이므로 직관적이지 않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나 핸드폰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는 오랜 시간동안 학습하던 것을 이제는 짧은 시간 안에 배워야하기 때문에, 인터페이스라는 것이 하나의 학문 단위, 또는 하나의 직업 단위가 되었다. 인터페이스는 컴퓨터와 전자 제품에서 무척 활발하게 논의된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 무언가를 누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누르는 것이라고 약속만 하면 누르는 기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인터페이스가 무척 중요해졌고 따라서 퍼소나가 필요해졌다.

 

  • Persona와 마케팅은 다르다

Persona와 마케팅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마케팅은 “우선 많이 팔아야 잘 쓴다”는 생각에 판매가 중요하다. 하지만 Persona는 ‘어떻게 하면 잘 쓸까’에 관심이 많다. Persona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원하도록 쉽게, 잘 쓸 수 있게 할까를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마케팅 전략이 나오기도 한다. 추가로 이렇게 사용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찾고, 그 사람들에게 어떻게 광고할지를 함께 고민하기도 한다.

Persona의 첫 단계는 ‘소비자들은 왜 사용하지 않을까’라는 고민이다. 이 고민을 풀어가는 과정이 모든 흥미로운 이야기의 시작이다. 소비자에게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 설문한 결과는, 제품 출시 후에 소비자가 보이는 실제 행동과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 한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마케팅 조사를 하면, 실제 구매 의향이 없더라도 진지한 고민 없이 사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응답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돈을 내고 제품을 구입할 때는 꼼꼼하게 따진 뒤 구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마케팅 조사 결과를 있는 보이는 디자인이나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무언가를 검색해서 소비자에게 접근한 뒤 이에 맞추어 상품을 만들면, 예상과 달리 시장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물어보지 않고,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보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20141007_Chaeyong Yi @ DesignMarketing (4)

 

퍼소나는 다음 3가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 1. Persona는 관점을 전환시켜준다

“아래아 한글이나 MS 워드 프로세스를 얼마나 잘 쓰나요?”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간정도” 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워드 프로세스 기능 중 평소 사용하는 기능은 30% 미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정도” 라고 대답하는 이유는 몇 안 되는 기능만 사용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워드 프로세서로 하루에 10분동안 작업하는 일을 30년 동안  한다고 해서, 고급 기능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하루 8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작업에 집중하는 시기가 있어야 고급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공부도 마찬가지로, 어떤 일은 어떤 시기에 미친듯이 해야 수준을 넘어갈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워드 프로세서를 미친듯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끝내 중급 사용자에 머무른다.

하지만, 워드 프로세서를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사람은 워드 프로세서만 종일 고민한다. 그리고는 곧 전문가로서 자신이 하는 일에 고민을 덜 하는 일반인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 쉽게 잊어버린다. 즉, 전체 기능의 100%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전문가는, 전체 기능의 30% 미만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처럼, 특정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면서 비전문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흔히 발생한다. 사업을 운영할 때에도, 신제품을 개발할 때에도, 전문가는 그 일을 하지 않는 비전문가를 이해하기 어렵다. 3주 동안 준비해서 공모전에 나갈 때 제일 놓치기 쉬운 것은, 공모전 문서를 30초만에 보는 심사위원의 심리 상태이다. 실제 제품을 만드는 개발자가 몇날 며칠을 고민하여 만든 첫 화면도, 사용자는 순식간에 무심코 지나친다. 즉, 우리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관점의 전환이 어렵다. 공모전에 서류를 제출하면, 공모전 심사위원은 어떤 마음일까? 과제를 제출할 때 교수님은 어떤 생각을 할까? 한 번쯤 상대방 입장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고객이 누군지, 내가 만든 제품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개별 의견에 바이어스 되지 않고 고객의 의견을 잘 들을 수 있을까? 창업한 스타트업 대표님들은 동창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물어보고 다니면서, “고객”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표님의 주변 사람들은 고객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제품을 무조건 좋다고 말해주거나, 문제점을 지적하더라도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행위이지 사용자로서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실제 고객이 아닌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하면 이상한 작품이 만들어진다.

실제 사용하는 고객을 굉장히 잘 알아야 한다. 좀더 근본적으로는, 제품을 만들 때 “누구를 위해서”라는 질문을 항상 떠올려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타겟 고객을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Persona를 사용해서 눈앞에 정확히 그려두는 편이, 관점을 훨씬 쉽게 전환할 수 있다. Persona가 힘든 관점 전환을 도와준다.

 

  • 2. Persona는 사용자를 나누어준다

과거에는 통계로 고객의 응답을 분석하는 일을 많이 했는데, 평균에만 주목하면 많은 중요한 부분이 무시된다. Persona는 완성된 한명의 인간을 생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 명의 삶이 어떤지 생각하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가서 생각, 행동, 생활태도에 공감한다. 실제 사람들은 모두 대단히 다른데,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세그먼트마다 동일한 사람을 상상하면서 접근하던 과거의 방법에서 벗어나, Persona를 통해서 개인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다보면 사용자를 나누어서 더 깊게 이해하는 통찰력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를 지우려고 지우기 버튼을 눌렀을때 ‘지우시겠습니까?’ 라고 묻는 확인창이 뜨면서 한 번 더 확인하는 과정이 있으면 좋을까 또는 나쁠까? 문자양이 적거나 실수로 버튼을 누를 사람이라면 확인창을 좋아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용자는 확인창을 번거로워할 수 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전화 번호를 모두 한꺼번에 지울 때, ‘지우시겠습니까?’ 라고 묻는 확인창은 어떨까? 이 작업은 자주 하지 않고 잘못 지웠을 때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확인창이 있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쁜 것은 없으며, 누구에게 더 잘 맞는 것이 무언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누구를 위해서” 디자인을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사용자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이 무척 힘들기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디자인을 하는지 잘 알아야한다. 만약 본인 의견도 참고하고, 일반 사용자에 대한 예상 경우도 따지고, 드물게 발생하는 이슈도 모두 고려해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다가는, 일반 사용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디자인이 된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 앱을 개발한다고 하자. 연령, 지역, 소득, 소비수준, 직업을 정한 뒤 한 사람을 생각할 수 있다. 그 사람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면서, 언제 카카오톡을 쓸까, 문자를 쓸까, 이메일을 보낼까, 직접 만날까를 어떻게 정하는지 이해하면 우선 순위가 나오고, 사용 상황, 사용 목적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공감, 또는 관점 전환 (입장 바꾸기: Perspective-taking) 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를 할 때에도 사용자가 누구인지, 반대 사용자가 누구인지 찾아내면 혁신을 이루어낼 수도 있다. 즉, 사람들의 행동에 기반해서 다른 그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Persona를 만들면 단일 대상을 만들어서 여러 요소를 한꺼번에 결정하게 도와준다. 19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반에는 MP3 플레이어를 더 작고 예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음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음악 감상이 중요한 “일부” 사람들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50GB 용량의 음악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음악 중에 원하는 음악만 찾아서, 아침마다 그 음악만 MP3 플레이어에 넣는 것이 어려운 일이었다. 애플의 iPod은 원하는 곡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휠을 달았다. 추가로, 음질이 중요한 사람들이 원하는 이어폰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 이어폰 잭을 만들어서 넣었다. 그 결과, “일부” 타겟 고객에게서 iPod은 많은 인기를 끌었고 나중에는 무척 유명해졌다. 만약, 음질이 중요하지만 아무 음악이나 무작위로 듣는 것이 좋은, 또다른 “일부”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면, 크기를 줄이고, 휠을 없앤 뒤, 플레이/정지/다음 버튼만 넣고, 슬로건으로 “Life is Random, Music is Shuffle”을 내세우며 다른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 3. Persona는 제품을 개성있게 해 준다

개인의 행동을 깊게 관찰하면 개성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도 있다. 행동이란 태도와 상황의 조합이다. 예를 들어, 평소 외국 요리를 싫어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주변에 한국식당이 없는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상황에 있으면, 외국 음식을 먹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처럼 한 사람에게 통째로 공감하면, 태도와 상황이 조합된 행동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 한 사람을 위해서 개성있는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거나 개성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한 명의 사람을 위해서 디자인이 존재하는 순간, 개성있는 제품이 된다.

 

  • Persona는 효과적이고 중요하다

강의에서 배운 내용대로 후기를 작성하면서 나의 강의 후기를 읽으실 이재용 대표님을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단 한 번의 강의를 들은 것으로 이재용 대표님에 대해 잘 알기는 어려웠다. 강의가 끝나고 다양한 질문을 적극적으로 해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강의를 듣기 전까지만 해도 Persona라는 용어가 내게 생소하게 느껴졌지만, 내용을 듣고 보니 소비자의 행동을 분석하기 위해 심층면접과 같은 방법으로 여러 질문 속에서 소비자 행동의 패턴을 찾고, 찾은 패턴 속에서 유형을 나누어 목적에 맞게 선택하여 집중개발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일련의 행동이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Persona는 굉장히 기본적인 접근인데, 기존 마케팅 조사방법의 모순을 해결하는 해결책이라는 면이 인상깊었다.

특히, 강의 내용 중에서 ‘관점의 전환’,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가 인상 깊게 남았다. 처음 들어본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쉽게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콕 집어 얘기해주셔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많은 정보와 자료 속에서 혼란스러워 최종 목적지를 잃어버릴 때가 많다. 한 번에 모든 것을 만족시키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때로는 과감하게 포기하면 결론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비자 행동 수업에서 배운 내용과 Persona를 함께 생각하면, 더욱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강의를 통해서 인간을, 통째로, 더 깊이 공감하는 것이 경영뿐만 아니라 삶에도 얼마나 중요한지 배웠기에 굉장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Written by 백이영,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