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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정액이 구독을 자유케 하지만…‘소비 시간차’ 염두에 둬야

과거엔 생각도 못한 이런 저런 구독서비스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현대인들의 생활 속에 가장 깊게 스며든 구독경제는 다름 아닌 미디어 콘텐츠다. 모바일 중심의 미디어 소비환경에 걸맞게 넷플릭스나 각 통신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여기에 유튜브까지 월정액을 내면 원하는 영상을 골라 볼 수 있다.

영상만이 콘텐츠 구독서비스의 전부는 아니다. 밀리의 서재는 이북(e-book)을 바탕으로 한 책 구독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소정의 월 구독료로 3만권 가량의 책을 무제한으로 읽을 수 있다. 기간을 넘긴 책은 회원의 온라인 서재에서 소멸되지만 다시 담을 수도 있다.

서비스 내용만 보면 기존 출판업체들의 반발이 있을 법 하지만 밀리의 서재는 상생의 비즈니스 모델을 택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북이 팔리면 종이책이 안 팔린다는 출판계의 불안감 때문에 그간 이북 판매 업체에 책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밀리의 서재는 이북을 대여만 하기 때문에 콘텐츠 공급이 쉬웠다”며 “이용자가 똑같은 책을 다시 구독하면 출판사는 또 한 번 금액을 지급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상과 책을 막론하고 디지털 콘텐츠 구독서비스가 무제한 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명광 씨엘앤코 대표는 “디지털 콘텐츠가 너무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냥 하나씩 구입하기 보다는 일정액을 내고 (필요한 만큼) 가져가 보라는 것”이라고 했다.

무제한 구독 서비스를 콘텐츠가 아닌 주류 시장에 접목한 업체도 있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들이 주축이 돼 창업한 데일리샷이다. 한 달에 9900원을 내면 업체와 제휴한 펍(pub)이나 바(bar)에서 매일 첫잔을 웰컴드링크 개념으로 무료로 마실 수 있다.

다만, 해당 업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안주나 술을 추가 주문해야 한다. 주종은 수제맥주나 칵테일, 와인 등 매장과의 협의를 통해 정해진다.

이 회사 김민욱 대표는 “펍이나 바 문화가 20대 중후반들에게는 아직 낯설고 비용도 부담스럽기 때문에 가격적인 면에서 장벽을 낮췄다”며 “구독은 스테디하면서도 가장 발전된 형태의 커머스 모델이다. 적정 비용을 내면 이를 더 많이 이용하는 고객일수록 혜택 폭이 점점 커지지 않느냐”는 생각을 나타냈다.

기업 입장에서도 구독서비스는 여러 면에서 순기능을 가진다. 주재우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요예측이 된다”며 “얼마나 팔릴지 예측할 수 있으니 이에 맞춰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품) 생산량은 많지만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은 다양한 유통경로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구독서비스도 하나의 실험적 시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물류·택배 시스템이 워낙 잘 구축돼 있기 때문에 저렴한 구독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 구독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호도와 라이프스타일 등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장점을 언급했다.

한번 물건을 사가면 소비자 취향에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기호에 따라 제품을 바꿀 수 있는 구독서비스는 상대적으로 데이터 확보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방식 등으로 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도 있다.

부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구독서비스 업체들의 생존과도 무관치 않은 이야기다. 조명광 대표는 “유튜브의 메인 비즈니스는 단순히 영상을 업로드 하는 게 아니다. 광고나 (이용자) 데이터”라며 “(소비자와의) 관계를 묶어둔다는 것이 구독경제의 핵심인데 이를 지속하려면 끊임없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플랫폼만 만들어서 구독자를 들이기만 하고 자신들의 핵심 가치가 없다면 구독모델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며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단순하게 구독성만 갖고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장품 정기 배송으로 화제를 모았던 미미박스가 자체 브랜드를 갖추게 된 것도 이런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재우 교수도 “구독서비스를 하는 기업은 자신의 선호를 모르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해야 하지만 소비자의 선호가 고정되면 구독이 필요 없어질 수 있다”며 “전문가의 추천이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등 소비자들을 떠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소비자가 구독을 시작하는 순간에는 나중에 어떤 것을 좋아할지 예측하게 되는데 실제 소비와의 시간차가 벌어지면 그 예측이 빗나갈 수 있다”며 “선호가 바뀌거나 이를 잘못 예측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지적했다.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나 홀로 집에: 외로움이 AI 스피커의 수용을 증가시킨다

신윤철, 주재우 (2019), “나홀로 집에: 외로움이 AI 스피커의 수용을 증가시킨다,” 대한인간공학회지, 38 (6), 499-515.

Objective: The aim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n the AI speaker adoption and whether crowdsourced cue moderates the effect of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n consumers’ adoption of the AI speakers.

Background: We study how to nudge consumers to recognize their needs for AI speakers, which is the first stage of their decision-making processes. In particular, we investigate whether two variables including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as a psychological variable and crowdsourced cue as a behavioral economics variable jointly increase consumers’ adoption of AI speakers.

Method: We conducted two surveys to test two hypotheses: whether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increases consumers’ adoption of AI speakers and whether crowdsourced cue moderates the effect of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n consumers’ adoption of AI speakers. To secure the external validity of our experiments, we selected an actual AI speaker as an experimental stimulus and manipulated two variables in reality.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was manipulated by the content of the message shown on the messenger dominant messaging service and the crowdsourced cue was manipulated by the content of the promotional message about AI speaker shown on the poster.

Results: We obtained two findings. Firstly, when business school students felt lonely, their adoption of AI speakers was greater than when they did not feel lonely. Secondly, when there was a crowdsourced cue, design school students’ adoption of AI speakers increased in the lonely condition. However, design school students’ adoption of AI speakers did not increase when there was no crowdsourced cue even though when they are lonely.

Conclusion: Our findings suggest that consumers are more likely to adopt AI speakers when they feel situational and social lonely and when it reflects other consumers’ needs.

Application: This research is the first attempt to apply loneliness and crowdsourced cue to nudge consumers to recognize their needs about AI speakers, which increases their adoption of the new product. Unlike previous researches, this study is different in that it tries to solve the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f young people. We propose AI speaker and crowdsourced cue as a solution to solve situational and social loneliness. Our findings provide fresh insights into designers and marketers who should develop an advertisement about their AI speakers.

Keywords: New product adoption, AI speaker, Loneliness, Crowdsourced cue, Behavioral economics

기존 연구에서는 노인의 외로움은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외로움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고, 국내외 AI 스피커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A사와 S사 또한 노인의 만성적, 개인적 외로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청년들의 일시적, 사회적 외로움 또한 만성적, 개인적 외로움만큼 중요한 감정이며 AI 스피커 수용의도에 있어 외로움이 노인뿐만 아니라 청년들에게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설문을 통해 증명했다. (pg. 510)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일시적, 사회적 외로움과 크라우드소싱 단서가 혁신 제품의 수용의도를 높이는 행동경제학 기법이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기존에 알려진 정보 표시 방법의 변화, 공간 정리, 제품 진열, 명화 차용, 사용자 의견 무시에 더해서 신제품 수용을 증대하는 새로운 기법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설문 결과를 염두에 두고, AI 스피커나 AI와 관련된 제품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와 이러한 제품을 판매해야 하는 마케터는 크라우드소싱 단서를 광고에 입히는 순차적으로 사용자의 일시적, 사회적 외로움을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pg. 510)

차세대 문제해결책으로 부상하기 시작하는 심리학의 TRIZ,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은 이제 학문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기업과 사회가 처한 현실이라는 격투기장의 링 위에 올라가는 하나의 도전자처럼 느껴진다. 이 격투기장에는 전설로 남았거나 또는 현재 활동 중인 경쟁자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제조공정의 불량률을 줄이는 데 성공한 식스시그마 기법, 개발자에게 고객의 니즈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고안된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 기법, 개발된 신제품의 시장 성공을 예측하는 컨조인트 분석, 혁신상품을 기획하는 데 가능성을 보인 디자인싱킹 기법 등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방법론으로는 고객의 구매패턴을 찾아내는 빅데이터, 직원의 업무효율을 높여주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obotic Process Automation), 직원의 업무피로도를 낮춰주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 등이 있다. 심지어 이들을 하나로 묶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강력한 방법론도 등장했다.

현실의 문제를 푸는 데에는 이렇게 여러 학문에서 파생된 해결책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행동경제학이 기업과 NGO 등의 실무자들에게 특히 환영받을 만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행동경제학자는 실무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기에 현실의 문제를 연구한다. ‘규범 학문’인 경제학이나 ‘설명 학문’인 심리학과 달리, 이 두 학문이 섞인 행동경제학은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특정 대안을 더 많이 선택하도록 개입하는 ‘처방 prescriptive 학문’이기 때문이다…

Plugging in with Behavioural Insights (Rotman School of Management)

둘째, 행동경제학은 이미 수많은 기법이 해외 특히 북미에서 검증됐기에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 필요가 거의 없다. 기존 해결책을 재사용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공과대학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아 온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인 트리즈가 떠오른다. 트리즈(TRIZ·Theory of Inventive Problem Solving)는 옛 소련의 엔지니어가 모순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300만 건 이상의 특허를 분석해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술적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상자 바깥(outside the box)을 끝없이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강력한 장점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행동경제학도 상자 안에서(inside the box) 검증된 해결책을 선택하여 조합한 뒤 최적의 결론을 얻어낸다. 즉 행동경제학은 일종의 ‘심리학의 트리즈’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디지털의 역습: 디지털 시계를 보면 신제품 수용이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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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배경 신제품 수용에 대해 오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 본 연구에서는 제품과 무관한 정보를 디지털로 표시할 때보다 아날로그로 표시하는 경우 사용자의 해석 수준이 증가한다는 가설을 수립하고, 해석 수준이 증가할수록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한다는 또 다른 가설을 수립했다.
연구방법 2개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혁신 상품인 LG전자의 트롬 스타일러를 사용하여 베트남 하노이에서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실험 결과, 아날로그 시계를 본 뒤 3시간 15분이 지난 시간을 아날로그 시계 형태로 표시한 실험 참가자들은 디지털 시계를 본 뒤 3시간 15분이 지난 시간을 디지털 시계 형태로 표시한 실험 참가자들에 비해서 해석 수준이 증가했다. 또한 해석 수준이 증가할수록 신제품 수용의도가 증가했다. 추가로 수행된 매개 분석에 따르면,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해석 수준을 통해서 매개됨을 확인했다.
결론 본 실험은 기존 연구에서 좀처럼 다루어지지 않은 상황 변수인 정보 표시 방법이 사용자의 심리적 변수인 해석 수준을 통해서 신제품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 주었기에, 신제품 수용의도를 높이려는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개입을 제안했다는데에 학문적 의의가 있다. 특히 기존의 실험 연구에서 다루지 않았던 디지털 정보 표시의 단점과 아날로그 정보 표시의 장점은 연구자들에게 흥미로운 가설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내 디자인 실무자들은 매장 방문자에게 신제품 판매를 장려하기 위해서, 제품과 무관한 매장 내 환경 정보인 시간, 온도, 습도 등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공간을 정리하지 않음으로서 사용자의 창의성을 북돋우거나, 아름답지 않은 제품을 곁에 두어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우거나, 사용자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중에서 대중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작품을 제품에 차용하는 방법이 있었다. 심지어 독특하기만 하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여기는 사용자의 의견은 무시하는 것이 신제품 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간 정리, 제품 진열, 명화 차용, 사용자 의견 무시와 더불어 아날로그 정보 표시 방법이 신제품 수용을 증대하는 또 하나의 행동경제학 기법이 될 수 있다 (pg. 111)

실험 결과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실무자에게 강력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오늘날 많은 매장에서는 디지털 정보 표시 방법이 가진 특유의 장점에 기반해 정보를 디지털로 표시하는 것이 하나의 추세이다. 하지만, 사용자나 소비자가 좀더 추상적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여 판매하는 제품의 장점에 집중하게 하려면, 제품과 무관한 환경 정보를(예, 시간, 온도, 습도, 등) 아날로그로 표시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pg. 111).

기부 대상자 명확하면 기부자의 마음 더 열려

  • 무엇을 왜 연구했나?

미국에서는 전체 가정의 70%가 정기적으로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을 구하거나, 자연환경 보존을 목표로 하는 단체에 기부한다. 경기가 좋지 않았던 2010년에도 2009년 대비 3.8% 증가한 연간 2억90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최근에는 약 80만개 이상으로 추정되는 기부단체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기부를 독려하는 기부 마케팅이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국세청 데이터에 따르면 연간 76억 달러가 NGO의 마케팅 활동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부 마케팅에 관한 보고서와 연구 결과는 다수 존재하지만 기부 마케팅의 효과를 현실에서 엄밀하게 검증한 연구는 드물다. 예를 들어, 헌혈에 대해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하면 헌혈자가 늘고 복권을 제공하면 기부자가 늘어난다는 사실은 보고가 되었으나, 그 보상 효과가 학문적/통계적으로 엄밀하게 검증되지는 않았다. 반대로 학계에서 제안된 보상 방법은 실험실에서만 효과가 검증되었고 현실에서는 검증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인도 출신의 연구자들은 인도 현지에서 실험을 수행하여, 기부 단체의 마케팅 활동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총 4가지 기부마케팅 기법의 효과를 실험으로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 중 3가지는 기부 대상자와 기부자의 사회적 거리를 줄여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심리학적 방법이다. (1) 기부 대상자를 분명하게 알리기(identified victim effect), (2) 기부 대상자가 기부자와 같은 집단에 속한다는 점을 알리기(in-group vs. out-group effect), (3) 기부 대상자의 상황이 점차 나빠진다는 점을 알리기(reference dependent sympathy) 였다. 마지막 1가지는 행동경제학 기법으로, 사람들이 적은 액수를 여러 번에 나누면 내기 쉬워한다는 점을 이용한 (4) 하루에 조금씩만 내기(a pennies a day: PAD)였다.

 

 

  • 무엇을 발견했나?

HelpAge India는 인도 노년층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하는 NGO 단체로 1978년에 세워졌다. 이 단체에서 운영하는 “Support a Gran”이라는 프로그램은 노년층이게 최소한의 음식, 기초적인 의류, 최저 생계비를 매달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들은 기부를 요청하는 편지를 매년 3월에 보낸다. 참고로 인도의 3월은 선이 악을 이기는 힌두교 축제 홀리 (Holi)가 있고, 연간 수입을 국세청에 신고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기부를 독려하는 종교적, 경제적 유인책이 이미 존재하는 기간이다.

연구자들은 심리학과 행동경제학 기제를 검증하기 위해서 기부를 요청하는 편지를 여러 방법으로 수정하고 무작위로 보낸 뒤, 얼마나 많은 응답자가 얼마나 많은 액수를 실제로 기부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2011년 3월에 수행했다. 즉, 내용을 손대지 않은 기본 편지 1개, 그리고 4가지 기부마케팅 기법을 하나씩 다르게 적용한 12가지의 편지를 마련한 뒤, 기부 경험이 없는 18만4396명의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총 13가지 편지 중 1가지 편지를 무작위로 보냈다(각 편지 당 약 1만4000명).

4가지 기법은 다음과 같이 적용했다. 첫째, 기부 대상자를 알리지 않은 편지에는 대상자를 퇴직한 여성 4명이라고 소개했고, 기부 대상자를 알린 편지에는 학교 선생님으로 퇴직한 할머니 한 명의 개인정보와 사진을 더했다. 둘째, 기부 대상자가 다른 집단인 편지에는 대상자의 종교가 기독교였고, 기부 대상자가 같은 집단인 편지에는 대상자의 종교가 힌두교였다. 셋째, 상황이 원래 나빴던 편지에는 대상자가 사별한 후 어떤 상황이었는지 불분명하게 썼지만, 상황이 점차 나빠지는 편지에는 대상자가 은퇴 전에는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넷째, 하루에 조금씩만 내기(PAD) 기법이 적용되지 않은 편지에는 매달 750루피를 기부하는 것이 어떤지 제안했고, 이 기법이 적용된 편지에는 하루에 25루피를 기부하는 것이 어떤지 제안했다.

실험 결과,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3가지 기법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기부 대상자가 1명으로 명시되면 4명일 때 비해서 기부율이 2.55배 증가했고(0.24% vs. 0.09%) 기부액이 2배 증가했다. 기부 대상자의 종교가 힌두교이면 기독교인 경우에 비해서 기부율이 42% 증가했고(0.28% vs. 0.19%) 기부액이 77% 증가했다. 기부대상자의 상황이 점차 나빠진다고 했을 때는 상황이 원래부터 상황이 나빴던 경우에 비해서 기부율이 51% 증가했고(0.23% vs. 0.15%) 기부액이 33% 증가했다.

그런데 마지막 행동경제학 기법은 예상과 반대로 효과가 나타났다. 기부액이 월 단위로 제시되면 일 단위로 제시될 때 비해서 기부율이 71% 증가했고(0.24% vs. 0.14%) 기부액이 66% 증가했다.

결국 4가지 기법을 결합하면(기부 대상자를 1명으로 명시하고, 기부자와 기부 대상자가 같은 힌두교 집단에 속하고, 기부 대상자의 상황이 점차 나빠지고 있으며, 기부액이 월별 단위로 제안) 그런 장치 없이 기본적인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낼 때 보다 기부율이 3.3배에 이르렀고 기부액도 3.78배에 달했다. 반대로 기부 대상자가 불분명하고(4명) 일일 기부액이 제안된 편지를 보내면 기본 편지를 보낼 때 비해서 기부율과 기부액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자들은 이 실험에서 발견된 효과가 3월이 아닌 다른 달에는 약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지진이나 홍수처럼 구체적인 자연재해를 명기하면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소규모 실험실에서 검증된 이론이 현실에서 검증되었다는 점이 기쁘고, 무엇보다 기부액 매칭이나 세금 환급과 같이 큰 비용을 들여서 기부를 독려하는 것과 달리 추가 비용 없이 내용만 바꾸어도 기부율과 기부액이 3배 이상 증가한다는 점을 보여주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특히 본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HelpAge India의 CEO인 Cherian은 “마케팅 활동을 결정하기 위해서 논의를 할 때마다 직관적으로 결론을 내렸는데, 실험 결과 우리의 직관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론에 기반한 실험이 가져다주는 의의를 확실하게 배웠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기부자는 2000년대 들어서 2013년까지 꾸준하게 증가해서 580만명에 다다랐지만 2014년 이후 감소하여 2015년에는 529만명까지 떨어졌다. 기부자 감소는 소득이 감소하면서 기부 여력이 있는 국민이 줄어들었다는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기부한 돈이 기부 대상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기부 단체가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부 자체를 꺼리는 심리적 이유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부단체에서도 “기부 대상자를 분명하게 알리는” 기법을 활용하여, 기부자의 마음도 얻고 단체의 신뢰도도 함께 회복되길 기대한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지속적 사용의도를 높이는 행동 경제학 기법: 의인화

 

 

인공지능 스피커가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었지만 많은 사용자가 기술의 미흡함으로 인해 생기는 기기의 오류 때문에 사용을 중단한다. 본 연구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지속적 사용의도를 증가시키는 의인화라는 행동 경제학 기법을 제안한다.

시각적 의인화와 언어적 의인화에 관련된 하나의 가설을 수립하고, 2번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가상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만들고 이에 시각적 의인화를 시도했다. 실험결과 웃는 눈을 넣어 시각적으로 의인화한 스피커는, 오류를 일으켰을 때에도 사용자들의 지속적 사용의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SKT의 누구(NUGU)의 사용설명서를 수정하여 언어적 의인화를 시도했다. 실험 결과 의인화된 설명서가 주어진 스피커는, 사용자가 오류 상황을 만났을 때에도 지속적 사용의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의인화를 통해서 사용자의 의사결정을 바꿀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이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사용자의 제품 사용 중단 문제를 행동 경제학 기법을 활용하여 해결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있으며, 실무적으로 적용 가능한 기법을 제안함으로서 의인화 연구에 대한 폭을 넓혔다.

 

 

“두 실험의 결과는 연구자뿐만 아니라 앞으로 인공지능이 탑재된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실험에서 사용한 시각적, 언어적 의인화 기법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의 제품 사용 중단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 할 수 있다. 따라서 첨단 기술이 탑재되는 제품을 만드는 기획자와 디자이너는 본 연구의 실험결과를 고려하여, 기술의 한계로 인해 발생되는 사용자의 제품 사용중단 문제를 심리적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pg. 52)

 

 

실험 2: 조작 – 언어적 의인화

 

실험 2: 자극 – 음성인식 실패 오류 동영상 (1:22)

 

 

고객의 아이디어 써놓으니 제품 매출 크게 늘어

  • 무엇을 왜 연구했나?

델, 레고, 스타벅스는 크라우드소싱 (crowd sourcing)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대중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더 나은 신제품 개발에 도전한다. 티셔츠 회사인 Threadless 는 전세계 80만명의 사용자로부터 하루에 150-200개의 프린팅 디자인을 받아서 생산한다. 한국에서도 애경산업과 아모레 퍼시픽은 새로운 샴푸와 화장품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 경쟁 기반 공모전을 매년 열고 있다. 2017년에는 40대 남성의 냄새를 제거하는 샴푸가 애경산업의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을 받았다. 이처럼 크라우드소싱을 통해서 혁신 상품을 기획하거나 기존 상품을 변경하려는 시도는 실무자에게 큰 관심을 얻고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소싱으로 나온 아이디어라는 것을 알면 소비자들은 제품을 어떻게 평가할까? 기존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농산물이 유기농임을 알면 더 맛있어하고, 제품이 수작업 생산품임을 알면 더 좋아하고, 기계가 독일에서 만들어졌음을 알면 품질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순간 (POP: Point of Purchase) 제품이 고객 아이디어에 기반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소비자 니즈가 더 잘 반영되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제품을 더욱 좋아하게 될까? 연구자들은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무지 (Muji) 에서 개발하고 판매한 신제품 2개의 일본내 판매 실적을 조사했다.

 

 

  • 무엇을 발견했나?

첫 실험에서는 무지 (Muji)가 실행한 크라우드소싱 결과물을 조사했다. 이 회사는 실리콘 재질의 전자 태그와 앱을 연동해서 무언가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고 노력해왔다. 기획자들이 만보계, 온도계, 알람시계를 생각하는 동안, 크라우드소싱 대회에서는 한번 누르면 시끄럽게 알람이 울리고 한번 더 누르면 알람이 꺼지는 비상용 알람 (Security Buzzer) 아이디어가 나와 최종 선발됐다. 이 아이디어는 1500엔의 가격을 가진 제품으로 실제 개발됐다. 연구자들은 비상용 알람이 시장에 선보인 67일 동안의 판매 실적을 추적했다. 조사 대상인 46개의 무지 매장을 무작위로 둘로 나눠 비상용 알람 옆에 전시하는 128 x 91 mm 크기의 POP 디스플레이 내용을 다르게 조작했다. 23개 매장에 들어간 디스플레이에는 단순 신제품임이 명시되었고 다른 23개 매장에 들어간 디스플레이에는 “무지 고객으로부터 개발된 아이디어”라는 점이 명시됐다. 두 조건에 배정된 23개 매장은 평균 크기, 평균 매장 형태, 평균 지역 등에서 차이가 없었다.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POP 디스플레이에 “무지 고객으로부터 개발된 아이디어”임이 명시되자 총 48개가 더 많이 판매됐다 (330개 vs. 282개). 개별 매장으로 환산하면 매장당 17%의 추가 판매가 있었으며 일일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전체 67일 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58일)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특정 매장이나 특정 일에 판매가 갑자기 차이를 보인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판매가 증가한 것이었다.

연구 결과를 확장하기 위해서 무지 (Muji)가 실행한 또 다른 크라우드소싱 결과물인 프레젤 스낵의 판매 실적을 비교했다. 내부 기획자들은 할라피뇨 향을 제안했지만 크라우스소싱에서는 완두콩 향이 최종 결정됐다. 이번 실험에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아이디어가 모두 같은 가격의 (105엔) 제품으로 생산되었다. 연구자들은 두 개의 프레젤이 시장에 출시된 16일 동안, 128 x 90 mm 크기의 POP 디스플레이 내용을 총 4가지로 다르게 조작하면서 일본 전역의 194개 무지 매장에서 판매 실적을 추적했다.

먼저 고객이 제안한 완두콩 프레젤과 디자이너가 제안한 할라피뇨 프레젤을 비교했다. 최종적으로 고객이 제안한 프레젤이 디자이너가 제안한 프레젤에 비해서 더 많이 판매됐다 (8507 vs. 5533). 또 똑같은 완두콩 프레젤이라도, “무지 고객으로부터 개발된 아이디어”가 명시되면 신제품임만 명시될 때에 비해서 평균 20% 정도 판매가 증가됨을 확인했다 (고객 조건 vs. 기준 조건). 이번 결과는 이전 실험의 결과와 동일했는데, 매장 크기, 매장 내 스넥에 배정된 크기, 매장 형태, 매장 위치, 지역을 고려해서 추가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제품이 고객으로부터 시작되었음이 명시되면 판매가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대부분의 실무자들과 연구자들은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얻을지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는 크라우드소싱 이라는 사실 자체가 고객으로부터 환영받고 매출 증대에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무지가 일본에서 실제로 실행한 크라우드소싱 제품을 실험 대상으로 정하고 제품 정보를 매장에 따라 다르게 조작한 뒤, 매장 당 실제 판매 실적을 분석했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행한 기존의 연구들보다 현실에 적용해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본 연구 결과는 공모전을 통한 크라우드소싱이 자주 사용되는 여러 공공 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다. 동일한 공공 정책이라도 공무원이 아니라 시민이나 국민이 제안한 것이라는 단서가 더해진다면 더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친환경 제품 뛰어나도 남성이 잘 안 사는 까닭

  • 무엇을 왜 연구했나?

남자는 여자보다 환경 보호에 신경을 덜 쓴다. 지난 30년의 연구에 따르면, 연령이나 국가에 상관없이, 남자는 여자에 비해서 쓰레기를 더 많이 생산하고, 재활용을 덜하며, 지구를 파괴하는 환경에서 사는 데에 죄의식을 덜 느낀다. 이러한 성별의 차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타인에 더 많이 공감하며, 사회를 더 많이 배려하고, 아이가 살 미래를 위해 건강과 안전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들이 있었다.

본 논문의 연구자들은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남녀 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부정하지는 않았지만 친환경 제품 자체에도 남자들이 꺼리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친환경 제품을 주로 여성이 구매해 왔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 자체가 여성스럽다는 (feminine) 고정관념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서 남성 고객들이 친환경 제품을 사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 무엇을 발견했나?

초반 실험에서는 아마존 매캐니컬 터크 (Amazon Mechanical Turk) 서비스를 통해서 모집한 남녀 131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제품이 여성스럽다는 고정관념이 있는지 검증했다. 절반의 참가자들은 친환경적인 행동을 한 경험을 적었고 다른 절반은 환경에 나쁜 행동을 한 경험을 적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스스로가 얼마나 여성스러운지, 스스로가 얼마나 남성스러운지에 대해 각각 7점 척도로 응답하게 했다.

실험 결과, 당연하게도 여성 참가자들이 (5.34) 남성 참가자들에 비해서 (2.51) 여성스러움이 높다고 응답했고, 반대로 남성 참가자들이 (5.31) 여성 참가자들에 비해서 (2.40) 남성스러움이 높다고 응답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남녀 모두 친환경 행동을 한 경험을 종이에 적게 했을 때 환경에 나쁜 행동을 한 경험을 적었을 때보다 스스로의 여성성을 평가한 점수가 높았다는 것이다 (3.84 vs. 3.56). 이 때, 남성성 평가 점수는 변하지 않았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389명의 남성만을 대상으로 성 정체성이 공격받으면 공개적인 구매 상황에서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기 꺼리는지 테스트했다. 먼저 이 남성들에게 직장 동료로부터 150달러의 기프트 카드와 월마트의 생일 축하 카드를 받는 것을 상상하게 했다. 그런 다음 성별 혹은 나이 정체성을공격받는 설정을 했다. 즉 분홍 바탕에 여성스러운 폰트로 축하말이 쓰여진 여성스러운 카드를 받게 하거나 바탕색과 폰트가 평범한 디자인의 카드에 “이제 도대체 몇 살 이세요?”라는 장난스러운 말이 더해진 카드를 받게 한 것이다. 그런 다음 모든 참가자는 3개의 제품 카테고리 (램프, 책가방, 배터리)에서 친환경 제품과 일반 제품 중 하나를 선택했다.

실험 결과, 나이가 공격받을 때보다 남성이라는 정체성이 공격받을 때 친환경 제품을 더 꺼리게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49.6% vs. 41.9%). 특히 일반 배터리보다 친환경 배터리를 덜 선택했고 (35.9% vs. 48.7%), 일반 책가방보다 친환경 책가방을 덜 선택했다 (28.8% vs. 37.2%). 램프의 경우는 일반 제품과 친환경 제품에 유의미한 차이가 드러나지 않았다 (61.1% vs. 62.8%).

추가 실험은 한달 동안 중국 북부 지방에 위치한 3개의 BMW 매장에 들른 73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친환경 자동차로 인식되는 BMW i3 전기차의 광고 문구를 남성스럽게 바꾸면 소비자 선호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검증했다. ‘2015 BMW i3 Eco-friendly Model’ 이라는 광고 문구를 ‘2015 BMW i3 Protection Model’ 이라고 다소 남성적으로 바꿨다.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기존 문구를 보여주고 다른 절반에게는 남성스러운 문구를 보여줬다.

실험 결과, 남성 참가자는 기존 문구에 비해서 남성스러운 문구를 본 경우 BMW i3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3.05 vs. 3.95). 이와 반대로 여성 참가자들의 경우 선호도가 감소했다 (2.93 vs. 3.91).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에 따르면 친환경 제품이 여성스럽다는 선입견 때문에 남성 소비자들이 구매를 꺼리므로, 남성스러움을 강조하면 판매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여성스럽다는 선입견은 친환경 제품 뿐만 아니라 공정무역, 기부, 사회적 공헌 활동 등 기업의 다양한 친사회적 (pro-social) 활동에 전반적으로 더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러한 활동에서도 남성스러움을 강조하면 단기적 판매나 장기적 브랜드 강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흥미롭게도, 아웃도어 산업 전문가들은 본 연구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시장 조사기관인 NPD 그룹의 아웃도어 산업 분석 담당자인 맷 파월 (Matt Powell)은 “친환경 제품이 여성스럽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다. 업계에서 그런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어쩌면 현재 판매중인 모든 아웃도어 브랜드가 친환경을 내세우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보다 더욱 강한 반대 의견은 아웃도어 브랜드 중 가장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가진 파타고니아 (Patagonia) 에서 나왔다. 파타고니아는 1973년에 창립 때부터 지속가능성을 기업 철학으로 삼고 ‘환경에 쓸데없는 해를 끼치지 않고 환경 위기에 대안을 제시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다. 또 판매한 의류를 수선하고 재사용하는 등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친환경 활동을 전개하는 브랜드다. 이 회사의 브랜드 철학 담당인 빈센트 스탠리 (Vincent Stanley)는 파타고니아 고객은 남녀가 절반이고 제품을 구매하는 남자들이 대부분 자신을 위해서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친환경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서 제품을 남성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전하면서 대신 성 중립 (gender-neutral) 전략을 취한다고 했다. 그는 “환경과 사회를 위하는 일에 성별의 차이를 두지 않을 것이다. 대신 이러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민’들을 더 많이 고려하겠다” 라고 전했다. 제품의 남성성이나 여성성도 중요하지만 친환경 이슈에 대한 고객의 기본 성향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소유 느낌 강할수록 지갑을 더 활짝 연다

  •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이제 북미에서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킨들을 구매해서 e북을 다운로드 받아서 읽고 넷플릭스 서비스에 가입해서 영화를 감상하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종이에 인쇄된 신문이나 잡지 대신에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LP나 CD 대신에 MP3플레이어 파일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즐긴다. 책, 영화, 신문, 잡지, 음악뿐만 아니라 사진, 논문 등 대부분의 정보 콘텐츠가 디지털 형태로 변환됐다. 디지털 콘텐츠는 저장하고 공유하기 쉽다는 강력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존의 콘텐츠 형태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물리적 형태를 가진 콘텐츠는 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하다. 판매 증가세가 주춤해진 e북보다 종이책은 여전히 많이 팔리고, 블루레이 DVD에 담긴 영화도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또 디지털 사진을 종이 사진으로 인화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또 지난 몇 년간 내가 찍은 사진을 하나의 전자기기 안에 몽땅 집어넣고 다닐 수 있는데 사람들은 왜 굳이 돈을 내고 종이책을 사고, 종이에 사진을 인화할까?

이에 대해서 스위스와 미국의 연구진은 콘텐츠가 종이나 플라스틱 같은 물리적 형태에 담겨 있으면 사람들이 잡거나, 만지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만 하면 가치를 더욱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단순 소유 효과·mere ownership effect), 물리적 콘텐츠 특유의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psychological ownership)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에 비해서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에서는 보스턴의 역사 관광지인 올드노스처치(Old North Church)에 방문하는 86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사진에 얼마를 지불한 것인지 물어봤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로 분장을 한 연구 조교가 방문객에게 다가간 뒤 사진을 함께 찍고 원하는 액수를 역사 재단에 기부할 것인지 물어봤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2개의 조건으로 나누어졌는데, 한 조건에서는 Fujiflix Instax Mini 90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물리적 형태의 사진을 받았고, 다른 조건에서는 LG G2 13MP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e메일로 사진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조건과 관계없이 사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물리적 형태의 사진을 받은 관광객이(1.57달러) 디지털 사진을 받은 관광객에 비해서(1.02 달러) 더 많은 돈을 기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아마존의 메케니컬터크(Mechanical Turk, 온라인으로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사이트)를 통해서 모집한 400명을 대상으로 영화와 책이 두 가지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물어봤다.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화를 아이튠즈에서 구매한다면 5.07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지만 DVD라면 80%를 높여서 8.98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 책이 킨들에 들어 있다면 6.94달러를 지불하지만 종이책이라면 9.59달러를 지불한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영화와 책 모두 물리적 형태가 있을 때가 디지털 콘텐츠일 때에 비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물리적 형태의 콘텐츠라도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느낌이 약해지면 디지털 콘텐츠와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지 검증했다. 275명의 경영대 학부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제 물리적 형태가 있는 오프라인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에 얼마를 낼 것인지 물어봤다.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교과서를 구매한 뒤 계속 자신이 갖고 있는 경우에 관해서 응답했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은 교과서를 180일 동안 빌린 뒤 나중에 반납하는 경우에 대해서 응답했다. 실험 결과,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교과서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물리적 교과서에(87.81달러) 디지털 교과서에 비해서(44.90달러)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교과서를 빌린 뒤 반납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효과가 약해지기에 물리적 교과서(58.97달러)와 디지털 교과서(47.17달러) 사이에 지불 의향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없었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여러 실험 결과, 사람들은 물리적 형태를 가진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지만 디지털로 변환된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약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현실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면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느끼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수백만 달러를 훔치는 금융 범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 사람들이 도덕적 잣대를 다르게 적용하는 하나의 이유로 물리적 형태를 가진 제품에 훨씬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콘텐츠를 반납해야 하는 경우에는 심리적 소유 효과가 줄어들고 따라서 물리적 콘텐츠라고 해서 디지털 콘텐츠보다 더 큰 가치를 매기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제품이나 콘텐츠를 빌려주는 임대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 물리적 제품과 디지털 제품의 가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디지털 콘텐츠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만지거나 잡히지 않기 때문에 소유한다는 느낌이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프리미엄 가격을 매기는 것이 무척 어렵다. 이 문제는 콘텐츠뿐 아니라 스마트 제품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디지털 제품에도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들을 손으로 잡고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에 비해서 무인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덜 주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구매자들이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심리적 소유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시작 단계부터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때 화면을 직접 터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요즘 제품 키워드 게임하듯 즐겁게

  •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몇몇 기업들이 자사의 신제품을 게임과 함께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나이키는 새로운 신발 라인 ‘Shox’를 소개하면서 ‘Nike Shox’라는 농구 비디오 게임을 선보였고, 아우디는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을 소개하면서 ‘Audi A4 Quattro Experience’라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이용했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면 각 신제품에 적용된 신기술에 관해 자세하고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발을 신고 농구를 플레이하거나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로 레이싱을 플레이하면서 제품의 성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스위스와 캐나다의 저자들은 신제품 정보를 게임 형태로 제공하면 2가지 이유로 소비자가 신제품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는 소비자가 게임에서 얻는 정보가 분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에(vivid) 신제품에 관한 장점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게임에 참여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playful) 신제품에 관한 호기심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 무엇을 발견했나?

유럽의 한 자동차 회사와 함께 수행한 첫 번째 연구에서는 1494명의 실제 자동차 구매 고객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거나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이 한데 모인 운전지원 시스템(assistance system) 패키지라는 신기술을 얼마나 선택하는지 검증했다. 모든 고객은 자동차를 선택한 뒤 엔진, 트림과 패키지, 외부 장식,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지원 시스템 등 옵션을 순차적으로 선택했는데, 일반 조건의 고객은 모든 옵션을 순서대로 선택하게만 했으나 게임 조건의 고객은 지원 시스템 패키지 옵션을 보기 전에 3개의 질문으로 이뤄진 퀴즈 게임을 수행하도록 요청했다.

예를 들어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운전지원 시스템의 여러 기능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a)차선 지원, (b)주차 지원, (c)예상 효율 지원 등의 보기를 제시했다. 특히 정답을 맞히면 버튼의 색깔이 변한다든가, 오답을 선택하면 피드백이 제공되는 등 게임 형태의 정보가 제공됐다.

실험 결과, 게임 형태의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일반 조건의 655명 고객 중에서는 12.37%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고, 게임이 주어졌으나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설명만 읽은 585명 고객 중에서는 13.68%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다. 게임에 직접 참여한 254명 고객 중에서는 20.47%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제품을 구매할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도 게임 형태의 정보가 유용한지 검증했다. 자전거가 움직일 때마다 자전거 바퀴의 바람 넣는 밸브 뚜껑에서 빛이 나는 ‘빛나는 밸브(Glow Valve)’라는 새로운 자전거 액세서리를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여부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한 2551명 중에서 1028명의 실험 참가자를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일반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제품에 관한 정보를 텍스트로 제공했고, 게임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온라인 게임을 수행하도록 요구했다. 이 게임은 화살표 버튼을 이용해 자전거의 방향을 조작하면서 어두운 밤에 최대한의 거리를 가는 것이 목표인데 속도를 올리면 Glow Valve가 빛나면서 길 위에 있는 장애물이 좀 더 쉽게 보였다. 그런 다음 두 조건의 참가자 모두에게 제품의 실제 사진과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만약 이 신제품의 테스트 유저가 되고 싶다면 e메일 주소를 등록하라고 요청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가 등록 페이지까지 진행한 비율은 일반 조건에 비해 게임 조건 참가자가 더 많았고(43.93% vs. 51.92%), 등록 페이지에서 e메일 주소를 남긴 비율(59.53% vs. 68.70%)도 더 높았다. 결과적으로, 테스트 유저가 된 비율(위의 두 비율을 곱한 것)은 상당한 차이(26.15% vs. 35.89%)를 보였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시장에 출시된 신제품 중 80%는 5년 이내에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이유, 즉,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도를 낮추는 방어막(new product adoption barrier)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기존에는 신제품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인 불확실성이나 사용의 어려움을 줄이려는 시도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본 연구는 신제품과 관련된 긍정적 감정인 호기심과 즐거움을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게임 형태의 정보는 최근 마케팅과 행동 경제학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별을 모으는 스타벅스 ‘My Starbucks Reward’, 보드게임을 적용한 맥도날드 ‘Monopoly ticket’, 챔피언스리그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문제를 푸는 하이네켄 ‘Star Player Game’ 등이 대표적 예다. 운동, 금연, 분리수거, 에너지 절약 등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행동 경제학에도 문제 맞히기, 점수 모으기, 경쟁에 참가하기 등 게임 형태의 정보가 종종 적용됐다. 미래에는 게임 형태의 정보가 더 많은 영역에 적용돼 직원 교육처럼 아직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기업의 문제들이나 세대 갈등처럼 구조적으로 풀기 어려운 사회 문제들도 조금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