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보관물: 미디어/사례

소유 느낌 강할수록 지갑을 더 활짝 연다

  • 무엇을, 왜 연구했나?

이제 북미에서는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킨들을 구매해서 e북을 다운로드 받아서 읽고 넷플릭스 서비스에 가입해서 영화를 감상하는 모습이 일상적이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이 종이에 인쇄된 신문이나 잡지 대신에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고, LP나 CD 대신에 MP3플레이어 파일이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즐긴다. 책, 영화, 신문, 잡지, 음악뿐만 아니라 사진, 논문 등 대부분의 정보 콘텐츠가 디지털 형태로 변환됐다. 디지털 콘텐츠는 저장하고 공유하기 쉽다는 강력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기존의 콘텐츠 형태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물리적 형태를 가진 콘텐츠는 시장에서 여전히 건재하다. 판매 증가세가 주춤해진 e북보다 종이책은 여전히 많이 팔리고, 블루레이 DVD에 담긴 영화도 꾸준히 판매가 늘고 있다. 또 디지털 사진을 종이 사진으로 인화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을, 또 지난 몇 년간 내가 찍은 사진을 하나의 전자기기 안에 몽땅 집어넣고 다닐 수 있는데 사람들은 왜 굳이 돈을 내고 종이책을 사고, 종이에 사진을 인화할까?

이에 대해서 스위스와 미국의 연구진은 콘텐츠가 종이나 플라스틱 같은 물리적 형태에 담겨 있으면 사람들이 잡거나, 만지거나,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만 하면 가치를 더욱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는데 (단순 소유 효과·mere ownership effect), 물리적 콘텐츠 특유의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psychological ownership)을 강하게 느끼기 때문에 디지털 콘텐츠에 비해서 가치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에서는 보스턴의 역사 관광지인 올드노스처치(Old North Church)에 방문하는 86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기념사진에 얼마를 지불한 것인지 물어봤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로 분장을 한 연구 조교가 방문객에게 다가간 뒤 사진을 함께 찍고 원하는 액수를 역사 재단에 기부할 것인지 물어봤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2개의 조건으로 나누어졌는데, 한 조건에서는 Fujiflix Instax Mini 90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물리적 형태의 사진을 받았고, 다른 조건에서는 LG G2 13MP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e메일로 사진을 받았다. 참가자들은 조건과 관계없이 사진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에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물리적 형태의 사진을 받은 관광객이(1.57달러) 디지털 사진을 받은 관광객에 비해서(1.02 달러) 더 많은 돈을 기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아마존의 메케니컬터크(Mechanical Turk, 온라인으로 실험 참가자를 모집하는 사이트)를 통해서 모집한 400명을 대상으로 영화와 책이 두 가지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물어봤다. ‘배트맨 다크나이트’ 영화를 아이튠즈에서 구매한다면 5.07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지만 DVD라면 80%를 높여서 8.98달러를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 책이 킨들에 들어 있다면 6.94달러를 지불하지만 종이책이라면 9.59달러를 지불한다고 답했다. 참가자들은 영화와 책 모두 물리적 형태가 있을 때가 디지털 콘텐츠일 때에 비해서 심리적으로 소유한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물리적 형태의 콘텐츠라도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느낌이 약해지면 디지털 콘텐츠와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지 검증했다. 275명의 경영대 학부생을 두 그룹으로 나눠 실제 물리적 형태가 있는 오프라인 교과서와 디지털 교과서에 얼마를 낼 것인지 물어봤다. 한 그룹의 참가자들은 교과서를 구매한 뒤 계속 자신이 갖고 있는 경우에 관해서 응답했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은 교과서를 180일 동안 빌린 뒤 나중에 반납하는 경우에 대해서 응답했다. 실험 결과,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교과서를 구매하는 경우에는 물리적 교과서에(87.81달러) 디지털 교과서에 비해서(44.90달러) 더 많은 돈을 지불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교과서를 빌린 뒤 반납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소유하는 효과가 약해지기에 물리적 교과서(58.97달러)와 디지털 교과서(47.17달러) 사이에 지불 의향에 따른 가격 차이가 없었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여러 실험 결과, 사람들은 물리적 형태를 가진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지만 디지털로 변환된 콘텐츠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약하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현실에서 남의 물건을 훔치면 도덕적으로 나쁘다고 느끼지만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수백만 달러를 훔치는 금융 범죄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대하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 사람들이 도덕적 잣대를 다르게 적용하는 하나의 이유로 물리적 형태를 가진 제품에 훨씬 큰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콘텐츠를 반납해야 하는 경우에는 심리적 소유 효과가 줄어들고 따라서 물리적 콘텐츠라고 해서 디지털 콘텐츠보다 더 큰 가치를 매기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제품이나 콘텐츠를 빌려주는 임대 사업을 운영하는 경우, 물리적 제품과 디지털 제품의 가치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디지털 콘텐츠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만지거나 잡히지 않기 때문에 소유한다는 느낌이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프리미엄 가격을 매기는 것이 무척 어렵다. 이 문제는 콘텐츠뿐 아니라 스마트 제품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디지털 제품에도 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핸들을 손으로 잡고 직접 운전하는 자동차에 비해서 무인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는 소유한다는 느낌을 덜 주기 때문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구매자들이 소유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심리적 소유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시작 단계부터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거나, 디지털 콘텐츠를 구매할 때 화면을 직접 터치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리서치는 꼼꼼하게, 실행은 과감하게. 정체된 입병약 시장 판도 바꾸다

경험이 적었던 B2C 의약품 사업에 진출한 코오롱제약이 첫 신제품 ‘아프니벤큐’로 9개월 만에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1) 겉보기에는 성장이 정체된 구내염 치료제 시장이지만 기존 제품들에 만족하지 못해 시장에서 제외돼 있었던 ‘비고객’ 환자 65%의 존재를 파악하고 이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제품을 설계

2) 약사를 공략하는 영업조직의 규모가 작다는 한계를 인정하고 최종소비자 대상의 브랜드/마케팅 전략을 추진

3) 대표이사부터 담당 부서장과 PM, 외부 컨설팅 업체까지 4년간의 준비기간 동안 제품의 철학을 공유하고 신뢰를 형성

… 코오롱제약은 이 약물을 세 가지 질병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만능 물약’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몸의 어딘가가 불편하거나 아플 때 그 특정 부위를 치료하거나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해 약을 산다. 목이 아프면 인두염약을 사고, 이가 아프면 치은염약을 산다. 미리 약을 사뒀다가 목이 아프면 목에 바르고, 잇몸이 아프면 잇몸에 바르자는 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즉, 이 약이 세 가지 질병 처치에 모두 효과가 있다고 해도 그중 하나에만 초점을 두고 브랜드를 만들어야 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 “기존 제품에 로열티가 있는 사람들을 스위칭 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대신 잠재 수요자들이 많이 있었다. 입병의 불편함을 참지 말고 가글 1분만 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서 구매를 유발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1차 목표는 오라메디와 알보칠의 양강 구도를 깨고 3자의 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이었다. “삼국지(三國志)의 천하삼분지계처럼 우리는 삼구지(三口志)의 천하삼분지계를 세웠다.”

… 기존 구내염 약품은 서로의 강점과 약점이 분명했기에 장기간의 불편함과 순간적인 아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하지만 불편하지 않고 아프지 않은 가글 형태로 만들어진 아프니벤큐는 두 가지 문제에서 자유로웠다. 대신 “가글이 약효가 있을까”라는 새로운 문제를 얻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입병엔 가글이 치료제입니다”를 통해 혁신 제품의 효력이 불분명하다는 생각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했다.

…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생각의 전환만으로는 구매하지 않는다. 그래서 광고와 패키지 디자인이 동원돼 사용행동과 구매행동의 전환을 유도했다. 광고는 가글이라는 다소 낯선 행동을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뜯고 붓고 1분 동안 가글가글”이라고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불편하거나 아프지 않다는 점도 자연스럽게 전달했다. 패키지 디자인도 병에 담거나 사각형 파우치 대신 스틱형 파우치로 포장하면서 가글이라는 행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약효가 극대화되는 3일 동안 하루 3번의 가글을 유도하기 위해서 9개를 포장했다.

… “무엇이 필요하다”처럼 니즈를 가르치려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필요한 건 아니지만 무엇이 좋다”처럼 전문가의 까다로운 입맛을 가르치면 성공하는 사례가 있다. 시장에서 실패한 세그웨이나 3D TV의 경우 굳이 필요하지 않은 니즈를 필요하다고 가르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다수의 초기 애플 제품의 경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형태, 색깔, 촉감, 소리를 통해서 더 나은 경험이 제공된다’는 점은 가르치는 것이 가능했다. 실제로 애플은 소비자 조사 결과의 가중치를 낮추고 CEO와 CDO를 포함한 디자인 전문가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제품을 출시했다. 물론 시장 성공과 실패에는 다양한 원인이 한꺼번에 작동하지만 소비자에게 수준 높은 선호(취향)를 가르치는 것도 하나의 접근법일 것이다.

디자인 웍스와 NBT

NBT: Next Big Thing

‘차세대 모바일 산업을 이끌어갈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의 이념을 가진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스타트업으로, 대표 상품으로 스마트폰 잠금 해제 화면을 활용한 광고 플랫폼인 ‘캐시슬라이드’가 있다. 2012년 9월에 창업하여 2016년 기준 연 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창업자는 총 4명인데, 박수근, 박광연, 김병완 이사는 모두 보스턴 컨설팅 그룹 출신이고 곽근봉 이사는 카이스트 출신 개발자이며 이들 전원은 현재까지 회사에 남아 있다. 애자일 기법을 전사적으로 적용하여 급변하고 불확실한 모바일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에 수 없이 많은 가능성이 있으며, 세상의 모든 것들은 더욱 나아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하면서 함께 세상의 잠재성을 발견하고 키워 나가는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는 직접 Next Big Thing을 만들어 그 가능성을 증명하고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전파하여, 시도와 도전이 더욱 많은 세상을 만듭니다.”

NBT는 특히 사업 방식에 대한 특허출원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창업 초기인 2012년부터 시작하여 리워드형 광고 제공 방법 및 서버 특허출원, 콘텐츠 제공 시스템 및 콘텐츠 제공 방법’ 특허 출원, 잠금화면을 이용하는 광고 제공 장치 및 방법’ 특허 출원 등 꾸준하게 해오고 있는데, 이러한 특허출원은 아직 특허권을 따낸 전 단계이지만, 장기적으로 타 경쟁사와 구별될 수 있는 차별화 요소임과 동시에 미래 잠재적 경쟁자들을 차단하는 진입장벽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캐시슬라이드

NBT의 가장 핵심이 되는 비즈니스 사업으로, ‘잠금 화면+리워드 광고’ 컨셉을 가진 세계 최초 잠금화면 리워드 앱이다. 기존의 모바일 광고 업계는 거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대부분 점유하고 있었다. 모바일광고는 광고 노출 공간 할당에 제약이 많고, 사용자 편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다. 네이버와 다음이 인터넷 웹 포털의 강자인 이유는, 사용자의 ‘시작 화면’을 장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NBT는 사용자가 하루 평균 50번 이상 마주하는, 스마트폰의 시작 화면인 ‘잠금 화면’을 공략한 것이다.

사용자와 광고주가 얻을 수 있는 가치를 분명하게 제시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에게는 광고와 정보제공, 잠금 해제를 통한 적립금 혜택을, 광고주에게는 캐시슬라이드가 제공하는 타겟팅 시스템을 통해 무분별한 광고 노출이 아닌 사용자들의 성향과 취향을 기반으로 한 타겟팅 광고를 통해 그 효과를 높여준다. 잠금화면 전체가 광고면이기 때문에 주목도가 높고 기존 모바일 광고형태 (배너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또한 직접적인 다운로드 횟수와 트래픽 유입 등을 통해 이용자의 반응을 직관적으로 관찰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광고주들을 만족시켰다.

스마트폰 수요의 폭발과 선발 주자 이점을 통한 경쟁우위 확보는 출시 2달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였다. 2013년에는 500만 회원을 돌파하였고, 각종 투자회사로부터 40억규모의 투자를 유치받았다. 2014년에는 중국과 미국 시장에 각각 ‘쿠화’, ‘프론토’로 출시되었으며, 총 회원은 천만 명을 돌파하였다. 2015년에는 1억 5천만 사용자를 돌파하여 140억 규모의 2차 투자를 받았고, 꾸준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 여러 특허 출원들을 통해 타 기업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강화 시켰다.

정리하자면 NBT는 캐시슬라이드를 통해 사용자에게는 편의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취향에 맞는 유용한 광고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리워드를 제공하여 만족시켰고, 반대로 광고주에게는 캐시슬라이드의 절대적인 회원 수를 기반으로 노출 효과를 보장하고 안정적인 트래픽 유입을 통해 광고의 효과를 제공할 수 있었다.

 

 

디자인 경영 요소들

  • 잠금 화면의 재해석 – NBT의 창업자들은 스마트폰 사용을 면밀히 [관찰]하고 [공감]하여 잠금 화면의 활용이라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잠금 해제 화면은 스마트폰의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통과하는 짧은 단계의 화면이다. 대부분 그저 넘기는 화면이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공통적이고 무의식적인 이러한 행동에 기반하여 사업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 사용자가 원하는 보상 – 처음에 NBT가 만들고자 했던 앱은 잠금화면을 이용한 컨텐츠 플랫폼이다. 잠금화면이 그저 월페이퍼와 시계로서의 기능만 하는 것이 아니라, PC에서의 네이버처럼 다양한 컨텐츠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들이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사용자들로부터 잠금화면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것이 바로 “리워드 광고”이다. 캐시슬라이드의 핵심은 보상(Reward)이다. 단순한 적립금 제공이 아닌,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 가능한 형태들(쿠폰 등)을 통해 보상의 실제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사용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 칸반을 통한 협업 – “성공은 1%의 영감과 99%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로 서술되는 NBT의 기업 문화는, 협업과 자율에 기반한 도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칸반이란 진행 중인 제품 개발 프로젝트의 과정과 다양한 비즈니스 과제들을 벽면에 시각화 한 것으로, NBT의 핵심적인 업무 방식이다. 2층 사무실 한쪽 벽면을 도배한 칸반은 불필요한, 낭비 요소들을 파악함으로써 효율성을 증대 시켰고, 진행상황과 각자의 역할에 대한 파악이 쉽다. 또한 협업과 대화가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옥 내부에 많은 회의실들이 존재한다.
  • 자유로운 기업문화 – 원거리 출퇴근자를 위한 기숙사 지원제도가 있으며, 정규직 3명 이상이 함께 신청할 경우 숙소와 관리비까지 제공한다. 연차가 쌓이는 속도도 타 회사보다 빠르며, 연차사용과 휴가는 자유롭다. 사내 친목 동호회 제도를 통해 직원들의 자기개발 욕구와 조직 만족도를 충족시킨다. 각 동호회는 5명 이상이고 매달 1회 모임을 원칙으로 하는데, 활동비는 회사에서 지원한다. 학습지원 세미나인 knowledge shower를 통해 팀장, 실장, 이사 등의 사내 강사진의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공유한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역시 협업의 효과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되며, 다양한 의견 교류의 원천이라고 볼 수 있다.
  • 다양성의 포용 – NBT는 학력, 인턴 경험, 어학 점수 등 뛰어난 스펙보다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비전을 세운 인재’를 채용한다. 이공계, 인문·사회계, 예체능 전공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있습니다. 디자인팀장은 회계 전공이며, 인사를 담당자는 심리학을 전공했다. 각자의 전문성과 흥미에 기초한 인재 선발은 앞으로 변화하는 비즈니스 활동에 대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으며, NBT가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방향성에 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 Feedback Loop – 매일, 매주, 매월, 6개월 마다 잘 짜인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매일 오전 10시에는 각 팀마다 스탠드업 미팅을 진행한다. 10~15분 동안 서로 모여 의견을 나눈다. 매주 금요일에는 refresh 회의와 주간 회고를 진행하여 일주일 간의 개발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다음 주 업무의 우선 순위를 논의한다. 월 단위로는 월간 리뷰를 통해 저번 달의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직원들이 경영진에게 회사 운영에 관한 질문을 한다. 6개월에 한 번씩 진행되는 팀 건강검진은 11가지 항목에 대해 소속 팀의 현 상태가 어떠한 지를 논의하는 자리이다. 이 제도는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 ‘스토리 파이’에서 벤치마킹해 변형시킨 것으로, 직급과는 상관없이 제품의 품질, 미션, 재미 등에 대해 각자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어 객관적인 피드백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결론

우리가 NBT를 사례로 선정한 이유는 NBT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디자인 웍스의 전체적인 흐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창업 초기에 그들은 우선 동료를 찾았다. 팀워크가 좋은 팀은 NBT의 성공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관찰과 공감을 통해 잠금화면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회와 아이디어를 찾아냈고, 리워드 광고 방식이라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소비자와 광고주 모두에게 훌륭한 매력포인트를 제공할 수 있었다. 즉 광고주에게는 기존의 모바일 광고와는 다른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면서 기존 모바일 광고의 단점을 극복하고 훌륭한 마케팅 수단으로서 기능을 하였다.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서도 ‘디자이너’의 면모를 볼 수 있다. 벽에 프로세스를 도식화 하여 한눈에 진행상황과 구성원의 역할을 파악할 수 있는 칸반 방식, feedback loop와 knowledge shower 같은 정보 공유 시스템 등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IT회사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요소들의 합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여 현재까지도 선점기업으로서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References

 

Written by 김의종, 김화정, 박종주, 박진경, 정지홍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디자인 웍스의 3 기어로 이해하는 위워크 (WeWork) 성공 사례

1970년대 초, 뉴욕 시장은 연간 15%의 임대료 인상을 허용했다. 당시 주거 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는데, 결국 2016년에 들어서야 임대료가 동결되는 조치가 이루어 졌다. 임대료 동결 조치가 시행되기 전인 2010년, 위워크 (WeWork)의 창업주인 애덤 노이만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뉴욕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기어1), 문제를 해결할 콘셉트를 시각화하고 (기어2), 이를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제시했다 (기어3). 현재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12조원으로 평가되며, 미국을 포함하여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등 10개 국 38개 도시에 오피스를 가지고 있다.

 

기어1 : 뉴욕에서 건물 찾아 삼만 리 _ 창업주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 창업주 경험

2010년 1월, 애덤 노이만은 뉴욕 맨해튼에서 60평의 사무실 공간을 찾고 있었다. 당시 그는 브로커의 제안에 따라서, 임대료 인하를 포함한 여러 조건을 제시하면서 사무실을 구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미국의 금융 위기로 뉴욕의 오피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었고, 추운 1월은 건물을 찾는 사람이 뜸해서, 사무실 공실률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달이 지난 3월에 다시 연락하자, 이전과 완전히 상황이 달라졌다. 단 두 달만에 뉴욕은 부동산 붐을 맞이했고 웃돈을 주지 않으면 공간을 얻기 힘들 만큼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 고객의 니즈

[기업니즈] 미국의 스타트업은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투자 규모가 크다. 이에 따라서 회사가 급속도로 확장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피스 수요가 가변적일 수 밖에 없다. 또한 대형 회사들도 인력 이동이 빈번하고, 여러 회사의 팀원들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가 활성화되어 있고, 조직 개편이 잦아서, 일시적인 오피스 수요가 종종 발생한다. 구글도 위워크에서 공간을 빌린다. 외부 조직과 협업 할 때 사무실에 외지인을 들이지 않으니 보안 문제가 해결되고, 직원들이 회사를 벗어나 창의적으로 외부 아이디어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니즈]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인 창업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다양하게 분화된 서비스업이 성장했다. 조직 내에서도 개인이 효율적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1-2인 회사를 만들 수 있다. 인건비가 워낙 비싸니, 회사 입장에서도 아웃소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어 2 : 맨해튼 오피스에 내 엉덩이 깔 자리를 만들어보자_콘셉트의 시각화 및 비전 수립

  • 뉴욕에서 건물 얻기, 그리고 오피스 만들기

미국의 오피스는 초기 고정 비용이 크다. 먼저, 신용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무명 회사가 오피스를 임대하기 어렵다. 건물주가 지원 회사의 평판과 오퍼를 면밀히 검토해서 임차인을 고르는, 임대인 위주의 시장 (Sellers’ Market) 이다. 또한, 임대 기간이 적어도 3년, 길면 15-30년이 때문에, 중도에 장소를 옮기거나 다른 곳으로 나가는 경우 sub lease를 해서 다른 회사에게 재임대를 주어야 하는데, 재임대를 허용하는 건물주가 많지 않다. 끝으로, 임대 기간이 끝나면 내부를 모두 철거하고 철거비는 임차인이 부담하기 때문에, 간단한 인테리어 공사도 1-2달 또는 수 개월이 걸린다.

  • 콘셉트의 시각화 및 비전수립

애덤 노이만은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소규모 회사에 적합한 작은 사무실이 없어서 넓은 공간을 비싸게 임차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건물 크기에 따라 평당 임대료 차이는 없는데 건물 크기가 커지면 사무실 수준이 비약적으로 좋아진다는 점이었다. 당시 사무실이 입주한 건물이 일정 부분 비어있는 것을 보고 애덤 노이만과 함께 같은 건물에서 근무하던 건축 설계사 미겔 매켈비는 아이디어를 냈다. 한 층을 통째로 임차한 뒤 작게 쪼개서 1인 창업자나 영세 사업자에게 싼 가격에 빌려줘 수익을 얻자는 것이었다. 건물주는 비어있는 한 층을 통째로 임차하는데 5000불을 선불로 요구했으나, 두 사람은 나중에 1.5배의 임대료를 줄 테니 먼저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한 층을 15개의 오피스로 나누어, 사무실당 1000달러의 임대료를 받은 뒤, 건물주와 50:50의 비율로 나눠갖기로 결정했다.

 

기어 3 : 위워크의 탄생_비즈니스로의 진전

  • 경제적 관점

스타트업의 경우 위워크에 입주하는 장점은 초기 목돈이나 인테리어 비용이 들지 않고, 필요한 공간만 쓰며, 시간이 지나서 회사가 성장하면 떠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위워크가 시내에 입점하기 때문에 위치도 좋다. 위워크와 같은 공유 경제형 모델은 전통적 부동산 시장의 비효율성에 갈증을 느끼던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은 솔루션이다.

  • 부동산 이용자 관점

대형 건물에서 여러 사람과 더불어 일하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위워크에 입주하면 새로운 벤처 생태계에 합류한다는 점이다. 위워크에서는 앱을 통해 전 세계 위워크에서 일하는 사람과 하나의 커뮤니티로 연결되어 자원을 교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회사가 ‘이런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른 나라의 위워크에 입주한 한 디자이너가 연락해서 일을 진행할 수 있고, 콜라보가 필요하면 같은 건물에 있는 팀을 찾아서 곧바로 미팅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임계점을 넘는 순간 기존 거대조직의 수직적 업무 체계에서나 가능했던 분업이 수평적으로도 가능해진다. 위워크는 파티를 만들어 주는 호스트 역할도 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제품을 시연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등 대부분의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함께 한다.

 

성과 

위워크는 지난해까지 골드만 삭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JP 모건 체이스 등이 투자하면서 기업 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공유 사무실 숫자가 2011년 1,130곳에서 지난해 11,300 곳으로 10배 증가하였고, 공유 사무실 이용자 수 또한 2011년 43,000명에서 지난해 83,5000명으로 크게 늘었다. 국내에도 진출해 지난 8월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강남점을 오픈했다. 오픈 후 4개월 만에 90%의 입주율을 달성했고, 현재 입주율은 100% 수준이다. 최근에는 약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을지로점을 오픈했다. 3,000명을 수용하는 규모는 전 세계 위워크 사무실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이고,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이다.

 

국내 사례 및 차별성

위워크는 2016년 10월 준공한 지상 26층 짜리 명동의 대신증권 본사 사옥의 10개층을 향후 15년간 임대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서울시는 위워크와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통해 창업을 준비하는 기업가에게 공간,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여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

  • 다른 공유경제형 모델과의 차별성

첫째, 같은 위워크 사무실 또는 가까운 지역의 위워크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연결해준다. 둘째, 같은 물리적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네트워크가 생긴다. 회원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기분 좋게 커피나 맥주를 마시고 점심을 먹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준다. 셋째, 디지털 네트워크가 생성된다. 위워크에 입주하면 위워크 회원이 되고, 회원들끼리 교류하는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물리적 제약 없이 네트워크 활용이 가능하다. 전 세계의 위워크 회원들을 상대로 구인 공고를 낼 수도 있고, 다른 국가의 회원들로부터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때로는 기업에 필요한 사람을 전 세계 회원중에서 찾아 고용할 수도 있다. 또한 위워크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상주하면서 입주자를 위한 대규모 이벤트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입주사와 자연스럽게 정보교류가 이루어지도록 입주자들의 네트워킹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위워크에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유명 벤처투자사, 은행, 보험회사도 입주해 있다. 즉, 사업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손쉽게 투자사와 은행들로부터 상담과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과제

위워크의 내부 자원들은 유기적으로 선순환 되지 않으면 이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조직이 비대해지고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 고정된 비용에 가변적인 수입 구조를 갖고 있어서 시장 변동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낮은 임대료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하더라도, 임대료가 오르는 시점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퇴보될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 상륙한 위워크 역시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의 2013년 4분기부터 2016년 2분기까지의 조사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10.7% (2013년 4분기) 에서 13.4% (2016년 2분기) 까지 상승했다. 국내에도 패스트파이브나 르호봇과 같은 공유 공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들이 진입했다. 부동산 시장의 불황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사보다는 일 자체에 집중하여 노동시장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다른 도시와 달리 서울에서의 15년은 긴 기간이다.

 

Reference

  1. http://news.joins.com/article/21321040
  2. http://www.sedaily.com/NewsView/1KZ12OM6MN
  3. http://www.business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573
  4. http://jmagazine.joins.com/economist/view/312635
  5.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193
  6. http://www.dongpo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34237
  7.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9/2016090901037.html

 

Written by 엄유정, 박진형, 김수민, 이호규, 김지이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요즘 제품 키워드 게임하듯 즐겁게

  •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몇몇 기업들이 자사의 신제품을 게임과 함께 소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나이키는 새로운 신발 라인 ‘Shox’를 소개하면서 ‘Nike Shox’라는 농구 비디오 게임을 선보였고, 아우디는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을 소개하면서 ‘Audi A4 Quattro Experience’라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이용했다. 이런 게임을 플레이하면 각 신제품에 적용된 신기술에 관해 자세하고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신발을 신고 농구를 플레이하거나 새로운 사륜구동 기술이 접목된 자동차로 레이싱을 플레이하면서 제품의 성능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스위스와 캐나다의 저자들은 신제품 정보를 게임 형태로 제공하면 2가지 이유로 소비자가 신제품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나는 소비자가 게임에서 얻는 정보가 분명하게 느껴지기 때문에(vivid) 신제품에 관한 장점을 더욱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소비자가 게임에 참여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playful) 신제품에 관한 호기심이 증가한다는 것이었다.

 

  • 무엇을 발견했나?

유럽의 한 자동차 회사와 함께 수행한 첫 번째 연구에서는 1494명의 실제 자동차 구매 고객을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거나 차선을 유지하는 기능이 한데 모인 운전지원 시스템(assistance system) 패키지라는 신기술을 얼마나 선택하는지 검증했다. 모든 고객은 자동차를 선택한 뒤 엔진, 트림과 패키지, 외부 장식,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지원 시스템 등 옵션을 순차적으로 선택했는데, 일반 조건의 고객은 모든 옵션을 순서대로 선택하게만 했으나 게임 조건의 고객은 지원 시스템 패키지 옵션을 보기 전에 3개의 질문으로 이뤄진 퀴즈 게임을 수행하도록 요청했다.

예를 들어 “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운전지원 시스템의 여러 기능 중 가장 독특한 것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고 (a)차선 지원, (b)주차 지원, (c)예상 효율 지원 등의 보기를 제시했다. 특히 정답을 맞히면 버튼의 색깔이 변한다든가, 오답을 선택하면 피드백이 제공되는 등 게임 형태의 정보가 제공됐다.

실험 결과, 게임 형태의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일반 조건의 655명 고객 중에서는 12.37%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고, 게임이 주어졌으나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설명만 읽은 585명 고객 중에서는 13.68%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다. 게임에 직접 참여한 254명 고객 중에서는 20.47%가 지원 시스템을 선택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제품을 구매할 의도가 없는 사람에게도 게임 형태의 정보가 유용한지 검증했다. 자전거가 움직일 때마다 자전거 바퀴의 바람 넣는 밸브 뚜껑에서 빛이 나는 ‘빛나는 밸브(Glow Valve)’라는 새로운 자전거 액세서리를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여부였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연락한 2551명 중에서 1028명의 실험 참가자를 2개의 그룹으로 나눠 일반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제품에 관한 정보를 텍스트로 제공했고, 게임 조건의 참가자에게는 온라인 게임을 수행하도록 요구했다. 이 게임은 화살표 버튼을 이용해 자전거의 방향을 조작하면서 어두운 밤에 최대한의 거리를 가는 것이 목표인데 속도를 올리면 Glow Valve가 빛나면서 길 위에 있는 장애물이 좀 더 쉽게 보였다. 그런 다음 두 조건의 참가자 모두에게 제품의 실제 사진과 관련 정보를 보여주고 만약 이 신제품의 테스트 유저가 되고 싶다면 e메일 주소를 등록하라고 요청했다.

실험 결과, 참가자가 등록 페이지까지 진행한 비율은 일반 조건에 비해 게임 조건 참가자가 더 많았고(43.93% vs. 51.92%), 등록 페이지에서 e메일 주소를 남긴 비율(59.53% vs. 68.70%)도 더 높았다. 결과적으로, 테스트 유저가 된 비율(위의 두 비율을 곱한 것)은 상당한 차이(26.15% vs. 35.89%)를 보였다.

 

  •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미국의 연구에 따르면 시장에 출시된 신제품 중 80%는 5년 이내에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신제품이 소비자로부터 외면받는 이유, 즉, 소비자의 신제품 수용도를 낮추는 방어막(new product adoption barrier)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됐다. 기존에는 신제품과 관련된 부정적 감정인 불확실성이나 사용의 어려움을 줄이려는 시도가 집중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본 연구는 신제품과 관련된 긍정적 감정인 호기심과 즐거움을 극대화하려는 새로운 접근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게임 형태의 정보는 최근 마케팅과 행동 경제학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별을 모으는 스타벅스 ‘My Starbucks Reward’, 보드게임을 적용한 맥도날드 ‘Monopoly ticket’, 챔피언스리그 게임이 진행되는 동안 문제를 푸는 하이네켄 ‘Star Player Game’ 등이 대표적 예다. 운동, 금연, 분리수거, 에너지 절약 등 개인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의사결정을 유도하는 행동 경제학에도 문제 맞히기, 점수 모으기, 경쟁에 참가하기 등 게임 형태의 정보가 종종 적용됐다. 미래에는 게임 형태의 정보가 더 많은 영역에 적용돼 직원 교육처럼 아직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 기업의 문제들이나 세대 갈등처럼 구조적으로 풀기 어려운 사회 문제들도 조금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스포티파이(Spotify)의 빠르게 실패하기 전략

스포티파이 (Spotify)는 2006년 창업, 2008년 유럽에서 스트리밍으로 정식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11년 미국에 진출했다. 현재 1억명 이상의 사용자가 있으며, 프리미엄 사용자가 5000만명에 다다르는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회사이다. 2017년 6월에는 아시아에서도 서비스를 확대할 전망이다. 스포티파이는 경쟁이 치열하고 복잡한 음원시장 속에서 구글, 애플, 아마존과 경쟁하며 전 세계에서 음원 스트리밍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조직 문화는 조금 독특하다. 여타 기업들은 카리스마 있는 임원들이 계획을 수립하고, 수직 구조의 조직이 이를 일사불란하게 실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고객들의 니즈를 분석하여 인사이트를 파악했고,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했으며, 결과적으로 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을 만들어 내어 시장의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공감에 기반해 훌륭한 고객 경험을 창출했고, 프로젝트에 참여한 개인과 팀이 더 나은 결과를 창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스포티파이 조직을 운영하는 배경인 자율과 책임, 창의성과 일관성의 균형을 유지하는 독특한 조직문화를 이해하여 디자인 씽킹을 통한 혁신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소비자와 공급자 둘 다 만족시킨 아이디어- “고객과 이해관계자에 대한 깊은 이해”

2000년대 초 음원시장은 불법 다운로드 소비자들이 음악 파일을 공유했다. 이에 따라 CD 매출이 갈수록 줄어들고 해적판 음원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는 상황에서, 대응할 만한 비즈니스 모델이 제시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때 스포티파이의 창업자 Daniel Ek는 음악을 다운로드하는 대신,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공급하는 대신 광고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스포티파이는 2가지 옵션을 제공했다. 하나는 월 $10에 곡에 대한 완전한 사용과 접근을 주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무료인 대신 라디오 스타일의 광고를 듣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음악 청취자들은 저작권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동시에 음반업계는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았다. 즉, 기존에는 음원을 소유하는 경험을 중시했지만, 이제는 음악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서, 음악 청취자에게 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스포티파이는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기능을 제공했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 음악을 제공했고, 달리는 속도에 맞추어 템포가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기능을 더했고, 1960년부터 지금까지 사용자의 음악 취향에 맞는 옛 음악들을 추천하는 기능도 더했다. 특히 열성 팬을 만나고 싶은 가수를 위해서는, 지역 라디오 방송이나 앨범 판매 데이터로는 알 수 없는, 자신의 음악이 많이 재생된 지역을 알려주는 스포티파이만의 고유한 데이터를 제공하여, 특별한 콘서트 투어를 도와주기도 했다. 이처럼 스포티파이는 사람들이 음악을 즐기는 데 있어,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경험을 만들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 “지속적인 프로토타입과 협동적인 프로세스”

스포티파이의 목표는 빨리 실패하기이다. 실수를 하되 신속하게 움직여 그 실수를 빠르게 고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떠한 노력이건 시도해 보는 조직원 과 팀을 격려하고, 조직원들의 다양한 실패 경험담을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스포티파이 개발팀은 ‘스쿼드(squad)’, ‘트라이브(tribe)’, ‘챕터(chapter)’라는 세 그룹으로 구분된다.

먼저 스포티파이의 중추가 되는 스쿼드의 목적은 팀을 최대한 독립적으로 운영해서 병목 현상을 막는다는 것이다. 스포티파이의 직원들은 각자 하나의 스쿼드에 소속되어 있다. 기획자, 개발자, 배포 담당자 등 총 8명을 넘지 않는 선에서, 같은 물리적 공간에서 일을 하게 되며, 모든 벽은 화이트보드 (실패의 벽)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든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 프로젝트가 막혀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할 때 스쿼드의 모든 구성원은 이 실패의 벽 앞에 모여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실패의 벽 앞에서는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지 않으며, 실수로부터 배울 점은 무엇인지, 바꿀 점은 무엇인지 이야기 한다.

스쿼드는 각각 기능 생산, 오디오 품질, 검색으로 기능이 나뉘며, 각 스쿼드는 기획부터 개발, 테스트, 배포의 전 과정을 자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팀을 소규모로 나눠 자율성을 보장하면 자칫 무책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스쿼드 안에 자율이 무책임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두 가지 장치 – 프로덕트 오너와 애자일 코치- 를 넣어두었다. 프로덕트 오너는 스쿼드 전체 작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다른 스쿼드와 협업할 때 중개자가 된다. 애자일 코치는 각 구성원들의 멘토로서 프로젝트가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진행 사항을 관리한다. 즉, 구성원들은 자율적으로 일하되 빠르고 자주 배포되는 애자일 원칙을 지켜야 한다.

업무 관련성이 높은 스쿼드가 하나로 모이면 트라이브라고 한다. 스쿼드가 8명을 넘지 않는 것처럼 트라이브도 100명을 초과할 수 없는데 한 사람이 진정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인원은 최대 100명이라는 던바의 법칙을 따른 것이다. 트라이브 소속 스쿼드들은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열어 정보를 공유하며, 무엇을 작업하고 있는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최근 작업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등을 공유하면서 다른 스쿼드에서 피드백을 받고 책임감을 높인다.

마지막으로 챕터는 개인의 개발에 집중하는 집단이다. 스쿼드와 트라이브가 기능을 중심으로 나눈 단위라면 챕터는 업무에 따른 직군 커뮤니티다. 개발자는 개발자끼리, 기획자는 기획자끼리 정기 스터디 모임을 갖고 공통으로 활용하는 스킬과 방법론을 개발하고 익힌다. 챕터들은 트라이브와 스쿼드로 돌아가 이를 적용하고,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웹개발, 기획, 디자인 표준이 만들어짐으로서, 조직으로서의 일관성이 유지된다.

  • 개발 프로세스에 다른 사람 끌어들이기

스포티파이는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 나서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1년에는 페이스북과 제휴 관계를 맺으면서 페이스북 유저들를 스포티파이로 유입하자, 수백만 명의 신규고객을 창출했다. 2014년에는 우버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사용자가 운전자의 스테레오에 접근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고객경험을 제공했다. 이처럼 스포티파이는 여러 기업들과 다양한 연결고리를 맺어 사용자 유입을 늘리는 한편, 사업 확장을 통해 고객 경험을 최대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AI 스타트업인 니랜드와의 협업을 통해서 개인화 서비스를 개발하여, 사용자 경험 향상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였다. 사용자는 음악에 대한 정확한 검색과, 추천 옵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API 기반 제품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스포티파이는 니랜드의 연구개발팀에 합류 하여 사용자의 니즈 충족을 위해 AI기술의 음악검색, 추천기능 최적화, 적절한 콘텐츠를 적합한 시기에 맞추는 기술을 적용하는 등 지속적인 개발을 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열정과 AI 스타트업의 기술을 공유하면서 더 나은 혁신적인 음악을 청취하고 발견하는 경험을 만들기 위해, 음악을 더 잘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을 연구한다.

  • 결론

완벽하게 계획한 뒤 실행하거나 흠잡을 데 없이 완성한 뒤 제품을 내놓는 일은 드물다. 대신 실행하면서 수정을 반복하는 IT산업에서 주목 받는 방법론인 애자일과, 사용자와의 공감, 구성원간의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가능한 많은 아이디어를 문제 해결에 결부시켜서 반복적으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는 디자인 씽킹은 유사점이 많다. 두 방식 모두 혁신을 추구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는데, 스포티파이가 보여주듯이 두 방법론 간의 결합은 새로운 사업이 시장에서 성공하는 기회를 증진시켜 줄 수 있다.

음원을 소유하지 않고 접근한다는 개념을 찾아내기 위해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여 인사이트를 얻어내었고, 이를 통해 세상에 대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자 스트리밍 서비스를 실시하여 시장에서 승리한 스포티파이는 최종사용자인 고객에게서 모든 것을 얻었다. 성공을 가져다 준 고객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스포티파이는 끊임 없이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고객의 경험데이터를 발굴하고 이해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를 가능하게 해주고, 더욱 촉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팀을 효율적으로 꾸렸으며,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몇 가지 장치들과 같이 팀 활동을 원활히 해줄 수 있는 시스템 요소를 배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팀은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만 모두가 협업한다. 개인들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만, 유기적이면서 조직 전체의 방향에 맞게 흘러가도록 해준다. 다소 역설적일 수도 있는 이들의 시스템은 스포티파이가 얼마나 팀 빌딩을 잘 이루어 내었는지 알려준다. 다시 말하면 스포티파이는 외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내부 고객인 구성원들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Written by 권승한, 김준렬, 김다솔, 박한솔, 황순순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Arsenal FC, 구단의 혁신으로 보는 디자인 경영

축구는 선수의 협력과 관객의 호응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축구 팀은 다음의 2가지 이유로 디자인 경영을 통해 분석할 가치가 있다. 첫째, 고객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의 총체인 팬덤이 핵심이 되고 그 외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 어떤 산업보다 고객(팬), 이해관계자(선수, 언론, 에이전트)들이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팀은 외면당하고 도태된다. 둘째, 실적 유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며 전체적인 헤게모니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인적 쇄신과 비전 수정 등을 빠르게 적용하지 못하는 팀은 도태된다. 실제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nglish Premier League)는 100년 전과 비교하면,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많은 구단이 혁신에 실패하여 빠르게 몰락했다. 정리하자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반복적인 혁신이 필요한 산업인 스포츠 산업은 디자인 경영을 현실에 적용해 이해하는데 흥미로운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프로 스포츠 업계에서도 손에 꼽는 혁신 사례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Arsenal FC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라는 혁신가를 만나 어떻게 혁신에 성공했는지 분석하고 그 시사점과 한계를 디자인 경영 관점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해결과제

Arsenal FC는 백 년이 넘는 전통, 수많은 우승,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명문 구단이었다. 하지만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던 조지 그레엄 감독이 뇌물 스캔들로 불명예스럽게 사임했고, 이후 후임 감독도 개성 넘치는 선수단과의 갈등으로 1년만에 사퇴했다. 또한 팬들도 지루하디 지루한 아스널(boring boring Arsenal)’이라고 부르며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잉글랜드 은행이란 별명이 생길 정도로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이사진 회의실에는 여성이 출입금지였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1996년, Arsenal FC의 젊은 부회장인 데이비드 딘은 친분이 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을 새로운 감독으로 데려오게 된다. 당시 잉글랜드 축구 계에 프랑스 사람인 벵거 감독의 선임은 그 자체로 파격이었다.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자 잉글랜드 리그를 통틀어서도 2번째 비영국 국적의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배타적인 영국 축구 계의 의심 속에서 잉글랜드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지루한 팀을 혁신하는 과제를 맡았다.

 

 

돌파구

Gear 1_공감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

우선 벵거 감독은 이해관계자 중에서도 스포츠 구단의 성과에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선수, 즉 팀원을 이해하고 분석했다. 벵거 감독의 관찰 결과, 당시 Arsenal FC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는 ‘식습관’ 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운동에 있어서 식단 조절의 중요성은 일반인도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90년대 선수들은 초콜릿 바를 즐겨먹고 일주일에 한 번씩 음주 회식을 하는 등 식습관에 둔감한 편이었다. 심지어 몇몇 선수들은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1995년, 일본구단인 나고야 그램퍼스의 감독으로 있을 당시, 채식 위주의 식단에 감명을 받은 벵거 감독은 식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본인 스스로 어린 시절부터 열렬한 축구팬으로써 자신의 경기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축구팬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아름다운 경기임을, 그들의 욕구를 이해했다.

 

Gear 2. 콘셉트의 시각화: 비전의 재정의

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Arsenal FC의 비전을 새롭게 정의했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팀이란 반드시 매력적인 스타일로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팬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기쁜 마음으로 경기장에 가고, 경기장에서 즐겁게 경기를 지켜본 후 집으돌아가게 해야 한다. 프로축구의 진정한 목표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뿐이 아니라 그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경기를 보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여,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새롭게 정의하였다.

 

Gear 3. 전략적 비즈니스 디자인

벵거 감독은 선수단의 식단을 통제하고 개선했다. 전문 영양사를 데려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시작으로 기름기, 설탕이 있는 음식은 모두 금지하였고 경기전 간식은 영양 보충제로 변경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반발이 거셌지만, 벵거 감독의 철학은 확고했고 선수들도 적응해 나갔다. 다음으로 그는 아름다운 경기를 위해 Arsenal FC의 훈련 시스템을 개선해 나갔다. 단순한 미니게임 위주로 진행되던 훈련에 스트레칭과 순발력, 근력 훈련 등 운동 능력을 상승하는 훈련을 도입하였고 ‘움직임’과 ‘패스’를 중요하게 여기며 중점 훈련했다. 마지막으로 축구팀의 기량 향상에 필수적인 훈련장도 새롭게 만들기 시작했다. 인근 대학의 운동장을 빌려서 사용하는 대신, 1200만 파운드를 들여 새로운 훈련장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축구의 전설인 패트릭 비에이라, 티에리 앙리와 같은 해외에서 자신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여 팀 꾸리기에 나섰다. 이처럼 프렌치 레볼루션으로 불리는 벵거 감독이 이끄는 혁신은 아스날을 새로운 구단으로 변화시켰다.

 

 

결과물

벵거 감독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의 도입은 영국 축구 전체에 혁명을 일으켰고, 96년 부임 후 21년간 팀을 이끌었다. 그 동안 아스날은 1997/1998 시즌에서 리그와 FA컵에서 우승하였으며, 총 리그 3회, FA컵 7회 우승 등 많은 우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스토리를 써왔다. 또한 Forbes 선정 2016년 축구 구단 가치 평가에서 20억 2000만 달러로 5위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구단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의의와 한계

‘디자인 웍스’의 5챕터인 ‘전환하라- 기업에 비즈니스 디자인 적용하기’에서는 비즈니스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한 10가지 조언을 소개한다.

  • 오랫동안 수행하라
  • 조직의 큰 전략 안에 녹여라
  • 여러 부서의 노력을 정렬하라
  • 투자할 준비를 하라
  • 지금 일하는 방식을 비즈니스 디자인에 통합하라.
  • 비즈니스 디자인으로 일하는 방식을 내재화하라
  • 성공적으로 변화하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다
  • 규정에 얽매이지 말라
  • 충분히 지원하고 충분히 보상하라
  • 지금 당장 시작하라.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어떤 면에서 벵거 감독의 혁신이 성공했는지 알 수 있다. 21년 동안 확고한 리더십과 팀의 일관된 철학과 투자가 혁신을 불러온 것이다. 다만 동시에 Arsenal FC의 혁신의 한가지 한계점은 바로 리더십의 독선과 혁신의 고착화이다. Arsenal FC은 최근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사진은 벵거 감독의 혁신이 가져온 현재의 성공에 만족해 더 이상 과감한 변화를 꾀하지 않고 있으며, 어디에도 벵거 감독의 리더십과 의견에 이의를 제시할 만한 사람이 없다. 즉 지속적인 혁신이 문화로 자리잡지 못하고 한 번의 혁신과 리더십에 정체되어 있다. 이 지점이 바로 비즈니스 디자인에서 이야기한, 디자인 경영이 주장한 디자인적 관점이 기업 문화로 모든 구성원에게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뛰어난 개인은 큰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그가 떠난 이후 위기를 가져온다.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 즉 시스템화가 디자인 경영의 핵심이자 현 아스날이 직면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론

뱅거 감독은 딱딱한 사내 문화를 가지고 최악의 분위기에 있는 아스날 구단의 감독으로 영입되었고,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주자’ 며 구단의 비전을 새롭게 정의하였다. 영양사, 정신과 의사 등과 협력하여 선수들의 체력, 정신력을 관찰하고 측정하여 성과를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그 결과 선수들은 과음을 피하고 휴식과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서 규칙적인 식사와 체계적 훈련을 시작하였다. 구단은 1997/98년도 시즌 리그와 FA컵에서 우승하였으며, 혁신적인 접근 방법은 다른 구단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다만 독단적인 리더십과 혁신의 고착화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 한계점이 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 새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Written by 김의종, 김화정, 박종주, 박진경, 정지홍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G마켓 모바일 쇼핑 히어로 캠페인

  1. 주제 선정 배경

많은 브랜드들이 고객과 공감을 하고 니즈를 찾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2015년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진행된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 캠페인은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를 반영한 캠페인으로써 고객의 모바일 생활 편의를 확대했다. 인터넷 쇼핑몰이라고 하여 쇼핑에 대한 이벤트, 혜택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모바일 생활의 불편함 그 자체에 공감하여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캠페인은 고객에 공감하는 기어 1, 허브활동과 추가활동의 연결을 통한 전략 실행의 기어 3과 높은 연동성을 띄며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임에 주목하여 주제로 선택하게 되었다.

 

 

  1. ‘모바일 쇼핑 히어로’란?

우선,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은 ‘G마켓 앱을 깔면 영웅이 된다’를 핵심 메시지로 진행되었다. 시내버스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며 버스정류장에서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이용 혜택을 주는 캠페인이다. 지마켓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일상생활을 관찰하였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외부에서의 데이터 부족과 배터리 부족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문제는 그들의 모바일 쇼핑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모바일 쇼핑 경험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인 버스에서의 와이파이 문제와 배터리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는 히어로를 컨셉으로 캠페인은 진행되었다.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 캠페인’은 G마켓 BM팀 (서은희 팀장, 김용경 과장, 장차영 과장, 김지혜 대리 그리고 제일기획 유두호 프로, 인태일 프로, 박유나 프로), 크레이티브 디렉터 제일기획 박현정 CD TEAM/CT lab TEAM이 함께 진행한 캠페인이다. 메인 타겟은 모바일 시장의 쇼핑 잠재고객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5년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기간적으로 진행된 캠페인이다. 바이럴은 페이스북, 유투브, CATV, 옥외광고, 잡지 등의 집행 매체를 통해 진행되었다. 무료 버스 와이파이 서비스는 서울 시내 곳곳,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시청, 중구, 광화문에서 중앙대, 경인교대, 우이동까지 이어지는 B101 번, B151 번, B152 번의 총 40여 대 서울 간선버스에서 시행되었다. G마켓 히어로 버스는 특별한 캠페인 이미지로 랩핑이 되어있어 쉽게 눈에 띄게 하였으며 버스 내부에서도 역시 히어로 캠페인을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G마켓 어플리케이션이 설치가 되어 있는 버스 탑승객이라면 특별한 절차 없이 와이파이 설정에서 ‘G market Free WIFI’를 선택하여 버스를 이용하는 동안 무제한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무료 충전이 가능한 ‘G마켓 스마트폰 서비스 충전센터’는 강남, 서초, 노량진 등 주요 유동인구가 많은 버스 정류소 15곳에 설치되었으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모두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충전되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히어로 캠페인 영상도 함께 시청할 수 있게 하였다.

 

 

  1. 디자인 경영과의 연관성 – 기어 1과 3을 중심으로

이 캠페인은 기어 1의 ‘시야 넓히기’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시야 넓히기 활동은 사용자 여정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근본적 니즈를 찾기 위해 ‘깊이 잠수’를 하여 이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과 통합하는 ‘이해하기’ 과정을 거쳐 솔루션을 개발하고 영감을 얻게 되는 활동이다. 많은 온라인 쇼핑 서비스가 가격 혜택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찾으려고 할 때 G마켓 캠페인은 가격 혜택에 집중하는 대신 모바일 서비스 전체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싶다는 사용자들의 니즈에 집중하였다.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버스’, ‘떨어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스마트폰 충전쉘터’를 설치하여 고객의 서비스 경험을 확대하였다. 먼저 ‘와이파이 버스’는 지하철, 카페, 음식점 등 다양한 공공시설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하지만 유독 버스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점에 집중하여 마케팅을 진행하였다.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며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진 환경에서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모바일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쇼핑파이 자체를 키워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고객의 근본적 니즈를 ‘와이파이’로서 찾아 사용자에게 공감을 통한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3개의 버스 노선에서 진행되었는데 저렴한 통신요금제를 이용하며 데이터가 항상 모자란 등하굣길 학생들이나 직장인들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스마트폰 충전 쉘터’는 G마켓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외부 활동 중 배터리가 없어 불안해하는 경험에 공감하여 ‘배터리 충전’이라는 니즈를 찾게 되었다. G마켓은 그 니즈를 파악한 후 사용자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간편하게 충전을 할 수 있도록 버스 정류장에 스마트폰 충전소를 설치하게 된 것이다. 즉, 기어 1에서 중요시했던 고객에 대한 깊은 ‘공감’은 고객들의 쇼핑이 아닌 모바일 생활 전체의 경험으로 시야를 넓혀 ‘모바일 쇼핑 히어로’라는 컨셉으로 성공적인 캠페인을 거두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캠페인은 기어3과도 직접적으로 연동이 된다. 성공적 캠페인 시스템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디자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전략을 짜야 한다. 핵심활동들을 선택하고 함께 엮어내는 과정을 통해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요소가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구체화하는 좋은 방법으로는, 활동시스템이 있다. 활동 시스템은 시장과 기업을 위한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서로 상승 작용을 하는 기업 활동의 시스템이다. 독창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의 핵심 활동은 ‘허브활동’으로, 허브를 강화하는 특정 활동을 ‘추가활동’으로 볼 때,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의 허브활동은 스마트 유저들의 경험 혁신을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 버스와 스마트폰 충전 쉘터라고 할 수 있다. 이 허브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활동으로는 제일기획과의 협업, 광고나 SNS 바이럴 홍보, 쇼핑히어로 캐릭터 활용한 상품 기획 등이 있다. G마켓은 이러한 추가활동을 통해 캠페인의 자발적인 확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 캠페인은 론칭 광고 ‘히어로 비긴즈’편으로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으며 그 후 순차적으로 ‘와이파이 버스 편’, ‘충전쉘터 편’을 공개하였다. 바이럴 영상은 유투브,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활용하였다. 1차적으로 여러 SNS 매체를 통하여 자발적으로 홍보가 확대되었으며 이를 접한 여러 뉴스 매체가 기사로 생산한 덕분에 2차적인 확산이 일어날 수 있었다. 이외에 실제 버스에 랩핑작업을 하고 버스 정류장 및 버스 내부에 광고를 하며 캠페인을 알렸다. 또한, 잡지광고 등 다른 매체를 통한 추가활동 역시 진행하였다.

바이럴 영상과 광고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캠페인의 ‘허브활동’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G마켓은 캠페인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론칭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외부 크리에티브 디렉터와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아웃소싱을 한 것이다. 우선, G마켓의 모바일 쇼핑 히어로 캠페인은 G마켓 내부에서만 진행한 것이 아닌 제일기획과의 협업을 통해서 진행되었다. 또한, 스티키 몬스터랩 브랜드와 협업하여 모바일 쇼핑 라이프를 지켜주는 콘셉트의 캐릭터 ‘G히어로’를 개발하였다. 개발한 캐릭터 ‘G히어로’는 퓨마 신발 박스 디자인에 사용하였으며 G마켓에서 해당 상품을 구매한 퓨마 신발 박스는 모바일 기기를 꽂으면 스피커로 변신하게 된다. 퓨마 박스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공유기로도 제작, 판매하였다. 즉 ‘모바일 쇼핑 히어로’의 캠페인을 확산시키기 위해 외부 브랜드와 협업하여 캐릭터를 만들고 관련 판매 서비스까지 확대하여 단순히 모바일 사용자들의 경험 혁신에서 끝나지 않고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게 된 것이다.

 

 

  1. 단순한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은 G마켓의 노력, 그리고 성과

‘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확장성’이다. 무료 와이파이 버스와 스마트폰 충전쉘터로 모바일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게 된 G마켓은 이번 캠페인에서 끝나지 않았다. 모바일 쇼핑 환경의 적을 물리치는 스토리를 지속해서 전개하는 서비스를 계획한 것이다. 코카콜라, 멘토스, HP, 또봇 등 인기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기획해온 G마켓은 모바일 데이터, 음원 스트리밍 쿠폰을 100원에 판매하는 등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G마켓 전항일 부사장은 “단순 쇼핑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고객들의 모바일 라이프에 곡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며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였다”라고 한다. 이를 보아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있어 리더 전항일 부사장의 신뢰와 지원 또한 성공의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리더부터 팀원들까지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했고 그 결과 G마켓은 사용자들의 근본적 니즈인 편한 모바일 환경을 파악, 공감 후 이에 맞는 캠페인을 외부 기업,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달성하였다. 또한, 이 캠페인은 G마켓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잠재적 고객 확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G마켓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7년 연속 인터넷쇼핑몰 부문 1위에 선정되었으며, 특히 모바일 쇼핑 사용자들의 증가로 인해 모바일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G마켓은 현재 계속해서 고객들의 경험 확대를 위한 많은 노력을 진행 중이다.

 

Written by 양연주, 한서우, 허준호, 홍하진, 구효림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부족한 환경이 창의성 높여줘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예전에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놀라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창의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우리의 일상에도 창의성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짜는 한 줄의 새로운 코드나 상품 기획자가 발견하는 새로운 시장, 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즐겁게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은 모두 창의성의 결과물이다. 한발 더 나아가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돈을 쓸 때에도 창의적인 결과물을 원한다. 자신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독특한 패션 소품을 사고, 나만의 비법이 담긴 요리를 하고, 스스로 디자인한 신발을 구매하는 등 예전보다 창의적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논문을 쓴 미국 일리노이대, 존스홉킨스대의 마케팅 연구자들은 서구 사회의 풍족함이 창의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자원이 풍족하면 제품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현되지 않고, 반대로 자원이 부족해야만 제품이 가진 전통적인 기능에 고착(functional fixedness)되지 않기 때문에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즉, 자원이 부족해서 한계가 주어지면 제품의 주어진 기능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품 사용에 있어서 창의성이 증대된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에서는 95명의 실험 참가자가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동일하게 주어진 Krinkles (LEGO와 비슷하게 생긴 조립 장난감)를 가지고 얼마나 창의적인 장난감을 만드는지 검증했다. 첫 번째 그룹은 곧바로 장난감을 주었고, 두 번째 그룹은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게 한 뒤 장난감을 주었고, 세 번째 그룹은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장난감을 주었다. 그 후 15명을 추가로 모집해 앞서 사람들이 만든 장난감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새롭고, 독창적인지를 7점 척도로 측정해 평균을 내게 했다. 그 결과, 부족한 성장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만든 장난감은(3.72), 풍족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만든 장난감이나(3.04), 아무 이야기도 쓰지 않고 만든 장난감에 비해서(3.17)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창의성 점수를 얻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60명의 실험 참가자를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쓰라고 하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부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쓰라고 했다. 이후 대학교가 처한 실제 문제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해결하는지 과제를 주었다. 문제는 이랬다. 최근 포장이사 회사가 실험실의 컴퓨터를 옮기면서 250개의 뽁뽁이 포장지(bubble wrap sheets)를 버리고 갔는데, 이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5개의 뽁뽁이 포장지를 샘플로 실험실에 비치했으며, 실제로 얼마나 뽁뽁이 포장지의 전통적인 기능에 고착되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지 5가지 추가 질문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더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20명을 추가로 모집해 제안된 아이디어가 얼마나 새로운지 측정하게 했다. 그 결과, 부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제안한 아이디어의 평균 점수는(3.52)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제안한 아이디어의 평균 점수에 비해서(2.98)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참가자들이 뽁뽁이 포장지의 기본적인 기능(충격 흡수)에 집착하는 경향이 높았음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왜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까?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할 때 일반적으로 저항이 가장 적은 방법(POLR · Path Of the Least Resistance)을 떠올린다. 이렇게 해야만 머릿속의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배고픔을 해결할 때에는 근처 피자집에 전화해서 빠른 시간 내에 피자를 배달받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자원 부족으로 제약 조건이 생겨나면 머릿속의 에너지를 사용해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피자를 살 돈이 없거나 주변 식당에서 배달이 너무 늦어지는 경우 냉장고를 열고 남은 음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요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즉, 부족함에 맞닥뜨려지면 자원을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생각이 유도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오래된 제품을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의 제약을 받으면 더욱더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결국 자원의 풍족이란 창의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물질 만능시대인 오늘날에는 자원의 부족, 한계, 제약이 창의성을 촉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본 연구는 단기적으로 신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는 기획자와 마케터들이 풍족함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예를 들어 신규 상품을 찾거나 새로운 콘셉트를 검증하는 집단 인터뷰인 포커스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실행할 때에는 참가자들에게 자원이 풍족하지 않고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음성인식 제품 쓰다보면 인간관계 소홀해질까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음성 인식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 애플은 시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빅스비, SK텔레콤은 누구, KT는 기가지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주변에 음성 인식 제품이 많아지면서 강의실이나 집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진다. 사용자의 목소리와 헷갈린 아이폰의 시리가 강의 중인 교수님에게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라고 혼자 대답하는 경우도 있고, 버거킹 광고(미국)에 삽입된 “오케이 구글, 와퍼가 무엇이지?”라는 목소리에 반응한 구글이 위키피디아에서 와퍼에 관한 설명을 자동으로 열기도 한다. 음성 인식 제품은 특히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친구가 돼주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음성 인식 제품과 쉽게 대화를 시작하며 언젠가는 영화 ‘그녀’에 나오듯이 좋은 대화 상대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에서 배제돼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 실제 인간이 아닌 의인화된 (anthropomorphic) 제품과 상호 교류를 하면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배제됐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거나 온라인 공간의 인간관계를 확인해서 외로움을 극복해왔다. 예를 들어 봉사단체에 가입하거나 페이스북의 친구 숫자를 늘리곤 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사회에서 배제됐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도 의인화된 제품과 상호교류를 하면 실제 인간과의 관계를 만들거나 확인하는 활동을 덜 하거나 중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실험에서는 ‘Amazon Mechanical Turk(아마존이 운영하는 지식 아르바이트 중계 플랫폼)’를 통해서 327명의 응답자를 모집했다. 먼저 “상상을 시각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상호 공 던지기 게임”이라는 제목하에 컴퓨터에 등장하는 내 캐릭터와 다른 3명의 캐릭터가 공을 30번 주고받는 ‘사이버볼’ 게임을 수행하게 했다. 사회에서 배제되는 조건의 참가자는 처음 3번만 공을 받은 후 그다음부터는 완전히 배제돼 다른 3명의 캐릭터가 공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만 있게 했다.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는 조건의 참가자는 공을 주고받는 모든 과정에 약 4분의 1만큼 참여하게 했다. 게임이 끝난 뒤 모든 참가자는 3가지 중 하나의 룸바(Roomba) 진공청소기를 봤다. ‘의인화된 룸바’는 제품이 똑바로 놓여 웃는 얼굴처럼 보였고, ‘비의인화된 룸바’는 제품이 90도 옆으로 놓여 얼굴처럼 보이지 않았고, ‘비의인화이면서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룸바’는 90도 옆으로 놓여 있는 동시에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350개 스킨 중 하나인 바닷가 해변 스킨을 씌워두었다. 이렇게 모든 응답자에게 룸바에 관한 구매의도를 물어본 다음에 핵심 질문인 “다음 달에 가족이나 친구와 전화로 통화할 때,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통화할 예정인가요?”에 7점 척도(1 = 평균보다 훨씬 적게, 7 = 평균보다 훨씬 많이)로 응답했다.

실험 결과. 사회에서 배제된 조건에서는 사람 얼굴처럼 보이게 해 놓은 룸바를 본 응답자들이(3.25) 다른 룸바를 본 응답자들에 비해서(3.87, 4.15) 가족이나 친구에게 더 적은 시간을 쓸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은 조건에서는 룸바의 의인화/비의인화가 가족이나 친구와의 통화 시간 예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사회에서 배제되는 경우 의인화된 제품과 상호 작용을 하면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의도가 줄어든다는 가설을 지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00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절반에게는 중요한 이벤트에서 스스로가 배제됐던 경험에 대해서 쓰고, 다른 절반은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를 작성하게 했다. 그리고 모든 응답자들은 똑바로 놓여 웃는 얼굴처럼 보이는 의인화된 룸바를 봤는데 이 중 절반의 응답자에게만 “룸바가 당신을 향해서 미소 짓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인간이 아니라 기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하세요”라는 말을 더해주었다. 이후에 본인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가를 측정하는 8개의 글에 대해서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어봤다(예, 내 옆의 친구가 없다면 내 삶이 불가능하다, 항상 나와 함께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등).

실험 결과, 어제의 일과를 쓴 응답자들은 의인화된 룸바가 기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 있건 없건 간에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3.48, 3.48). 하지만 사회에서 배제된 경험에 대해 적은 응답자들의 경우에는 의인화된 룸바가 기계라는 설명이 없으면 사람에 대한 필요가 줄어들고(3.14), 의인화된 룸바가 기계라는 설명이 있으면 사람에 대한 필요가 증가했다(3.78). 즉, 별도의 설명이 없을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웃고 있는 모습의 룸바가 기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배제돼 다른 사람이 필요할 때에 룸바를 통해서 인간과의 상호작용 욕구를 충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만약 누군가 최근에 아이폰 시리와 여러 번 대화를 주고받았다면 외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폰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가 실제 친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사회적 니즈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최근의 많은 신제품은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줄이고 있다. 예전에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의 상호 교류가 필수적이었지만 인간의 형태를 가진 제품(humanlike products)의 등장 때문에 실제 인간관계는 옅어지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효과는 장기적이지는 않으며 제품과 사람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 없어진다. 결국 디자이너와 마케터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줄여주면서 동시에 진짜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를 줄이지는 않는, 인간적인 음성인식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더욱더 근본적으로는 우리도 컴퓨터나 휴대폰을 잠시 멈추고 진짜 인간을 만나서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