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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enal FC, 구단의 혁신으로 보는 디자인 경영

축구는 선수의 협력과 관객의 호응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축구 팀은 다음의 2가지 이유로 디자인 경영을 통해 분석할 가치가 있다. 첫째, 고객과의 관계 형성과 유지의 총체인 팬덤이 핵심이 되고 그 외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그 어떤 산업보다 고객(팬), 이해관계자(선수, 언론, 에이전트)들이 산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자기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팀은 외면당하고 도태된다. 둘째, 실적 유지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며 전체적인 헤게모니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인적 쇄신과 비전 수정 등을 빠르게 적용하지 못하는 팀은 도태된다. 실제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English Premier League)는 100년 전과 비교하면, 몇몇 구단을 제외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고 많은 구단이 혁신에 실패하여 빠르게 몰락했다. 정리하자면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반복적인 혁신이 필요한 산업인 스포츠 산업은 디자인 경영을 현실에 적용해 이해하는데 흥미로운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프로 스포츠 업계에서도 손에 꼽는 혁신 사례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Arsenal FC의 아르센 벵거 감독이라는 혁신가를 만나 어떻게 혁신에 성공했는지 분석하고 그 시사점과 한계를 디자인 경영 관점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해결과제

Arsenal FC는 백 년이 넘는 전통, 수많은 우승, 런던을 연고지로 하는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명문 구단이었다. 하지만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던 조지 그레엄 감독이 뇌물 스캔들로 불명예스럽게 사임했고, 이후 후임 감독도 개성 넘치는 선수단과의 갈등으로 1년만에 사퇴했다. 또한 팬들도 지루하디 지루한 아스널(boring boring Arsenal)’이라고 부르며 경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잉글랜드 은행이란 별명이 생길 정도로 보수적이고 고전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이사진 회의실에는 여성이 출입금지였을 정도였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1996년, Arsenal FC의 젊은 부회장인 데이비드 딘은 친분이 있던 아르센 벵거 감독을 새로운 감독으로 데려오게 된다. 당시 잉글랜드 축구 계에 프랑스 사람인 벵거 감독의 선임은 그 자체로 파격이었다.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자 잉글랜드 리그를 통틀어서도 2번째 비영국 국적의 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배타적인 영국 축구 계의 의심 속에서 잉글랜드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지루한 팀을 혁신하는 과제를 맡았다.

 

 

돌파구

Gear 1_공감과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

우선 벵거 감독은 이해관계자 중에서도 스포츠 구단의 성과에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선수, 즉 팀원을 이해하고 분석했다. 벵거 감독의 관찰 결과, 당시 Arsenal FC 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는 ‘식습관’ 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운동에 있어서 식단 조절의 중요성은 일반인도 이해하는 부분이지만, 90년대 선수들은 초콜릿 바를 즐겨먹고 일주일에 한 번씩 음주 회식을 하는 등 식습관에 둔감한 편이었다. 심지어 몇몇 선수들은 알코올 중독으로 고생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1995년, 일본구단인 나고야 그램퍼스의 감독으로 있을 당시, 채식 위주의 식단에 감명을 받은 벵거 감독은 식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본인 스스로 어린 시절부터 열렬한 축구팬으로써 자신의 경기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축구팬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아름다운 경기임을, 그들의 욕구를 이해했다.

 

Gear 2. 콘셉트의 시각화: 비전의 재정의

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Arsenal FC의 비전을 새롭게 정의했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위대한 팀이란 반드시 매력적인 스타일로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이 많은 돈을 지불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팬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기쁜 마음으로 경기장에 가고, 경기장에서 즐겁게 경기를 지켜본 후 집으돌아가게 해야 한다. 프로축구의 진정한 목표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뿐이 아니라 그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경기를 보는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여, 팬들이 원하는 경기를 새롭게 정의하였다.

 

Gear 3. 전략적 비즈니스 디자인

벵거 감독은 선수단의 식단을 통제하고 개선했다. 전문 영양사를 데려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을 시작으로 기름기, 설탕이 있는 음식은 모두 금지하였고 경기전 간식은 영양 보충제로 변경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반발이 거셌지만, 벵거 감독의 철학은 확고했고 선수들도 적응해 나갔다. 다음으로 그는 아름다운 경기를 위해 Arsenal FC의 훈련 시스템을 개선해 나갔다. 단순한 미니게임 위주로 진행되던 훈련에 스트레칭과 순발력, 근력 훈련 등 운동 능력을 상승하는 훈련을 도입하였고 ‘움직임’과 ‘패스’를 중요하게 여기며 중점 훈련했다. 마지막으로 축구팀의 기량 향상에 필수적인 훈련장도 새롭게 만들기 시작했다. 인근 대학의 운동장을 빌려서 사용하는 대신, 1200만 파운드를 들여 새로운 훈련장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축구의 전설인 패트릭 비에이라, 티에리 앙리와 같은 해외에서 자신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하여 팀 꾸리기에 나섰다. 이처럼 프렌치 레볼루션으로 불리는 벵거 감독이 이끄는 혁신은 아스날을 새로운 구단으로 변화시켰다.

 

 

결과물

벵거 감독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시스템의 도입은 영국 축구 전체에 혁명을 일으켰고, 96년 부임 후 21년간 팀을 이끌었다. 그 동안 아스날은 1997/1998 시즌에서 리그와 FA컵에서 우승하였으며, 총 리그 3회, FA컵 7회 우승 등 많은 우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스토리를 써왔다. 또한 Forbes 선정 2016년 축구 구단 가치 평가에서 20억 2000만 달러로 5위 오를 정도로 세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구단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의의와 한계

‘디자인 웍스’의 5챕터인 ‘전환하라- 기업에 비즈니스 디자인 적용하기’에서는 비즈니스 디자인을 적용하기 위한 10가지 조언을 소개한다.

  • 오랫동안 수행하라
  • 조직의 큰 전략 안에 녹여라
  • 여러 부서의 노력을 정렬하라
  • 투자할 준비를 하라
  • 지금 일하는 방식을 비즈니스 디자인에 통합하라.
  • 비즈니스 디자인으로 일하는 방식을 내재화하라
  • 성공적으로 변화하려면 리더십이 필요하다
  • 규정에 얽매이지 말라
  • 충분히 지원하고 충분히 보상하라
  • 지금 당장 시작하라.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어떤 면에서 벵거 감독의 혁신이 성공했는지 알 수 있다. 21년 동안 확고한 리더십과 팀의 일관된 철학과 투자가 혁신을 불러온 것이다. 다만 동시에 Arsenal FC의 혁신의 한가지 한계점은 바로 리더십의 독선과 혁신의 고착화이다. Arsenal FC은 최근 많은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사진은 벵거 감독의 혁신이 가져온 현재의 성공에 만족해 더 이상 과감한 변화를 꾀하지 않고 있으며, 어디에도 벵거 감독의 리더십과 의견에 이의를 제시할 만한 사람이 없다. 즉 지속적인 혁신이 문화로 자리잡지 못하고 한 번의 혁신과 리더십에 정체되어 있다. 이 지점이 바로 비즈니스 디자인에서 이야기한, 디자인 경영이 주장한 디자인적 관점이 기업 문화로 모든 구성원에게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뛰어난 개인은 큰 성공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그가 떠난 이후 위기를 가져온다.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것, 즉 시스템화가 디자인 경영의 핵심이자 현 아스날이 직면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결론

뱅거 감독은 딱딱한 사내 문화를 가지고 최악의 분위기에 있는 아스날 구단의 감독으로 영입되었고,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축구를 보여주자’ 며 구단의 비전을 새롭게 정의하였다. 영양사, 정신과 의사 등과 협력하여 선수들의 체력, 정신력을 관찰하고 측정하여 성과를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그 결과 선수들은 과음을 피하고 휴식과 수면을 충분히 취하면서 규칙적인 식사와 체계적 훈련을 시작하였다. 구단은 1997/98년도 시즌 리그와 FA컵에서 우승하였으며, 혁신적인 접근 방법은 다른 구단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다만 독단적인 리더십과 혁신의 고착화는 디자인 프로세스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에 한계점이 있으며, 지금까지도 계속 새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Written by 김의종, 김화정, 박종주, 박진경, 정지홍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G마켓 모바일 쇼핑 히어로 캠페인

  1. 주제 선정 배경

많은 브랜드들이 고객과 공감을 하고 니즈를 찾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2015년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진행된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 캠페인은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를 반영한 캠페인으로써 고객의 모바일 생활 편의를 확대했다. 인터넷 쇼핑몰이라고 하여 쇼핑에 대한 이벤트, 혜택에만 중점을 둔 것이 아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모바일 생활의 불편함 그 자체에 공감하여 캠페인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 캠페인은 고객에 공감하는 기어 1, 허브활동과 추가활동의 연결을 통한 전략 실행의 기어 3과 높은 연동성을 띄며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임에 주목하여 주제로 선택하게 되었다.

 

 

  1. ‘모바일 쇼핑 히어로’란?

우선,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은 ‘G마켓 앱을 깔면 영웅이 된다’를 핵심 메시지로 진행되었다. 시내버스에서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며 버스정류장에서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들에게 모바일 이용 혜택을 주는 캠페인이다. 지마켓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그들의 일상생활을 관찰하였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외부에서의 데이터 부족과 배터리 부족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문제는 그들의 모바일 쇼핑과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모바일 쇼핑 경험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인 버스에서의 와이파이 문제와 배터리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는 히어로를 컨셉으로 캠페인은 진행되었다.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 캠페인’은 G마켓 BM팀 (서은희 팀장, 김용경 과장, 장차영 과장, 김지혜 대리 그리고 제일기획 유두호 프로, 인태일 프로, 박유나 프로), 크레이티브 디렉터 제일기획 박현정 CD TEAM/CT lab TEAM이 함께 진행한 캠페인이다. 메인 타겟은 모바일 시장의 쇼핑 잠재고객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2015년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기간적으로 진행된 캠페인이다. 바이럴은 페이스북, 유투브, CATV, 옥외광고, 잡지 등의 집행 매체를 통해 진행되었다. 무료 버스 와이파이 서비스는 서울 시내 곳곳,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시청, 중구, 광화문에서 중앙대, 경인교대, 우이동까지 이어지는 B101 번, B151 번, B152 번의 총 40여 대 서울 간선버스에서 시행되었다. G마켓 히어로 버스는 특별한 캠페인 이미지로 랩핑이 되어있어 쉽게 눈에 띄게 하였으며 버스 내부에서도 역시 히어로 캠페인을 확인할 수 있게 하였다. G마켓 어플리케이션이 설치가 되어 있는 버스 탑승객이라면 특별한 절차 없이 와이파이 설정에서 ‘G market Free WIFI’를 선택하여 버스를 이용하는 동안 무제한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 무료 충전이 가능한 ‘G마켓 스마트폰 서비스 충전센터’는 강남, 서초, 노량진 등 주요 유동인구가 많은 버스 정류소 15곳에 설치되었으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모두 충전이 가능하다. 또한, 충전되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히어로 캠페인 영상도 함께 시청할 수 있게 하였다.

 

 

  1. 디자인 경영과의 연관성 – 기어 1과 3을 중심으로

이 캠페인은 기어 1의 ‘시야 넓히기’ 활동과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시야 넓히기 활동은 사용자 여정에 대한 통찰력을 갖고 근본적 니즈를 찾기 위해 ‘깊이 잠수’를 하여 이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과 통합하는 ‘이해하기’ 과정을 거쳐 솔루션을 개발하고 영감을 얻게 되는 활동이다. 많은 온라인 쇼핑 서비스가 가격 혜택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찾으려고 할 때 G마켓 캠페인은 가격 혜택에 집중하는 대신 모바일 서비스 전체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싶다는 사용자들의 니즈에 집중하였다. 무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버스’, ‘떨어진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스마트폰 충전쉘터’를 설치하여 고객의 서비스 경험을 확대하였다. 먼저 ‘와이파이 버스’는 지하철, 카페, 음식점 등 다양한 공공시설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가능하지만 유독 버스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안 된다는 점에 집중하여 마케팅을 진행하였다. 스마트폰이 생활화되며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진 환경에서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모바일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쇼핑파이 자체를 키워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것이다. 고객의 근본적 니즈를 ‘와이파이’로서 찾아 사용자에게 공감을 통한 캠페인을 진행한 것이다. 우선적으로 3개의 버스 노선에서 진행되었는데 저렴한 통신요금제를 이용하며 데이터가 항상 모자란 등하굣길 학생들이나 직장인들 모두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 ‘스마트폰 충전 쉘터’는 G마켓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외부 활동 중 배터리가 없어 불안해하는 경험에 공감하여 ‘배터리 충전’이라는 니즈를 찾게 되었다. G마켓은 그 니즈를 파악한 후 사용자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간편하게 충전을 할 수 있도록 버스 정류장에 스마트폰 충전소를 설치하게 된 것이다. 즉, 기어 1에서 중요시했던 고객에 대한 깊은 ‘공감’은 고객들의 쇼핑이 아닌 모바일 생활 전체의 경험으로 시야를 넓혀 ‘모바일 쇼핑 히어로’라는 컨셉으로 성공적인 캠페인을 거두게 된 것이다.

또한, 이 캠페인은 기어3과도 직접적으로 연동이 된다. 성공적 캠페인 시스템을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디자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전략을 짜야 한다. 핵심활동들을 선택하고 함께 엮어내는 과정을 통해 경쟁자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특한 요소가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구체화하는 좋은 방법으로는, 활동시스템이 있다. 활동 시스템은 시장과 기업을 위한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서로 상승 작용을 하는 기업 활동의 시스템이다. 독창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의 핵심 활동은 ‘허브활동’으로, 허브를 강화하는 특정 활동을 ‘추가활동’으로 볼 때,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의 허브활동은 스마트 유저들의 경험 혁신을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 버스와 스마트폰 충전 쉘터라고 할 수 있다. 이 허브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활동으로는 제일기획과의 협업, 광고나 SNS 바이럴 홍보, 쇼핑히어로 캐릭터 활용한 상품 기획 등이 있다. G마켓은 이러한 추가활동을 통해 캠페인의 자발적인 확산을 가능하게 하였다.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 캠페인은 론칭 광고 ‘히어로 비긴즈’편으로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으며 그 후 순차적으로 ‘와이파이 버스 편’, ‘충전쉘터 편’을 공개하였다. 바이럴 영상은 유투브,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활용하였다. 1차적으로 여러 SNS 매체를 통하여 자발적으로 홍보가 확대되었으며 이를 접한 여러 뉴스 매체가 기사로 생산한 덕분에 2차적인 확산이 일어날 수 있었다. 이외에 실제 버스에 랩핑작업을 하고 버스 정류장 및 버스 내부에 광고를 하며 캠페인을 알렸다. 또한, 잡지광고 등 다른 매체를 통한 추가활동 역시 진행하였다.

바이럴 영상과 광고뿐만 아니라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캠페인의 ‘허브활동’을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G마켓은 캠페인과 관련된 여러 서비스를 전략적으로 론칭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기업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활동하지 않고 외부 크리에티브 디렉터와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아웃소싱을 한 것이다. 우선, G마켓의 모바일 쇼핑 히어로 캠페인은 G마켓 내부에서만 진행한 것이 아닌 제일기획과의 협업을 통해서 진행되었다. 또한, 스티키 몬스터랩 브랜드와 협업하여 모바일 쇼핑 라이프를 지켜주는 콘셉트의 캐릭터 ‘G히어로’를 개발하였다. 개발한 캐릭터 ‘G히어로’는 퓨마 신발 박스 디자인에 사용하였으며 G마켓에서 해당 상품을 구매한 퓨마 신발 박스는 모바일 기기를 꽂으면 스피커로 변신하게 된다. 퓨마 박스뿐만 아니라 와이파이 공유기로도 제작, 판매하였다. 즉 ‘모바일 쇼핑 히어로’의 캠페인을 확산시키기 위해 외부 브랜드와 협업하여 캐릭터를 만들고 관련 판매 서비스까지 확대하여 단순히 모바일 사용자들의 경험 혁신에서 끝나지 않고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열게 된 것이다.

 

 

  1. 단순한 캠페인으로 끝나지 않은 G마켓의 노력, 그리고 성과

‘ 모바일 쇼핑 히어로 G마켓’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확장성’이다. 무료 와이파이 버스와 스마트폰 충전쉘터로 모바일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게 된 G마켓은 이번 캠페인에서 끝나지 않았다. 모바일 쇼핑 환경의 적을 물리치는 스토리를 지속해서 전개하는 서비스를 계획한 것이다. 코카콜라, 멘토스, HP, 또봇 등 인기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기획해온 G마켓은 모바일 데이터, 음원 스트리밍 쿠폰을 100원에 판매하는 등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G마켓 전항일 부사장은 “단순 쇼핑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고객들의 모바일 라이프에 곡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며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였다”라고 한다. 이를 보아 캠페인을 진행하는 데 있어 리더 전항일 부사장의 신뢰와 지원 또한 성공의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리더부터 팀원들까지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노력했고 그 결과 G마켓은 사용자들의 근본적 니즈인 편한 모바일 환경을 파악, 공감 후 이에 맞는 캠페인을 외부 기업,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통해 진행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달성하였다. 또한, 이 캠페인은 G마켓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여 잠재적 고객 확보라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G마켓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7년 연속 인터넷쇼핑몰 부문 1위에 선정되었으며, 특히 모바일 쇼핑 사용자들의 증가로 인해 모바일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가 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에 G마켓은 현재 계속해서 고객들의 경험 확대를 위한 많은 노력을 진행 중이다.

 

Written by 양연주, 한서우, 허준호, 홍하진, 구효림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부족한 환경이 창의성 높여줘

무엇을, 왜 연구했나?

예전에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이 놀라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창의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우리의 일상에도 창의성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짜는 한 줄의 새로운 코드나 상품 기획자가 발견하는 새로운 시장, 또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지식을 즐겁게 전달하는 새로운 방법은 모두 창의성의 결과물이다. 한발 더 나아가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돈을 쓸 때에도 창의적인 결과물을 원한다. 자신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바꾸고, 독특한 패션 소품을 사고, 나만의 비법이 담긴 요리를 하고, 스스로 디자인한 신발을 구매하는 등 예전보다 창의적인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논문을 쓴 미국 일리노이대, 존스홉킨스대의 마케팅 연구자들은 서구 사회의 풍족함이 창의성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자원이 풍족하면 제품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에서 벗어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현되지 않고, 반대로 자원이 부족해야만 제품이 가진 전통적인 기능에 고착(functional fixedness)되지 않기 때문에 창의적인 방식으로 제품을 사용한다고 주장했다. 즉, 자원이 부족해서 한계가 주어지면 제품의 주어진 기능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제품 사용에 있어서 창의성이 증대된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한 실험에서는 95명의 실험 참가자가 3개의 그룹으로 나뉘어 동일하게 주어진 Krinkles (LEGO와 비슷하게 생긴 조립 장난감)를 가지고 얼마나 창의적인 장난감을 만드는지 검증했다. 첫 번째 그룹은 곧바로 장난감을 주었고, 두 번째 그룹은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야기를 에세이로 쓰게 한 뒤 장난감을 주었고, 세 번째 그룹은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장난감을 주었다. 그 후 15명을 추가로 모집해 앞서 사람들이 만든 장난감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새롭고, 독창적인지를 7점 척도로 측정해 평균을 내게 했다. 그 결과, 부족한 성장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만든 장난감은(3.72), 풍족한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쓴 뒤 만든 장난감이나(3.04), 아무 이야기도 쓰지 않고 만든 장난감에 비해서(3.17)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은 창의성 점수를 얻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60명의 실험 참가자를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쓰라고 하고, 다른 그룹의 참가자에게는 부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쓰라고 했다. 이후 대학교가 처한 실제 문제를 얼마나 창의적으로 해결하는지 과제를 주었다. 문제는 이랬다. 최근 포장이사 회사가 실험실의 컴퓨터를 옮기면서 250개의 뽁뽁이 포장지(bubble wrap sheets)를 버리고 갔는데, 이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었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 5개의 뽁뽁이 포장지를 샘플로 실험실에 비치했으며, 실제로 얼마나 뽁뽁이 포장지의 전통적인 기능에 고착되지 않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지 5가지 추가 질문으로 확인하는 과정도 더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20명을 추가로 모집해 제안된 아이디어가 얼마나 새로운지 측정하게 했다. 그 결과, 부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제안한 아이디어의 평균 점수는(3.52)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뒤 제안한 아이디어의 평균 점수에 비해서(2.98) 유의미하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또 풍족하게 자란 이야기를 쓴 참가자들이 뽁뽁이 포장지의 기본적인 기능(충격 흡수)에 집착하는 경향이 높았음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왜 자원이 부족한 사람들이 더욱 다양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낼까?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할 때 일반적으로 저항이 가장 적은 방법(POLR · Path Of the Least Resistance)을 떠올린다. 이렇게 해야만 머릿속의 에너지를 가장 적게 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배고픔을 해결할 때에는 근처 피자집에 전화해서 빠른 시간 내에 피자를 배달받는 것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자원 부족으로 제약 조건이 생겨나면 머릿속의 에너지를 사용해 다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만 한다. 피자를 살 돈이 없거나 주변 식당에서 배달이 너무 늦어지는 경우 냉장고를 열고 남은 음식을 최대한 활용해서 요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즉, 부족함에 맞닥뜨려지면 자원을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으므로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생각이 유도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오래된 제품을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시간의 제약을 받으면 더욱더 창의적으로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결국 자원의 풍족이란 창의성에는 도움이 되지 않으며 물질 만능시대인 오늘날에는 자원의 부족, 한계, 제약이 창의성을 촉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본 연구는 단기적으로 신제품과 서비스를 찾아내는 기획자와 마케터들이 풍족함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예를 들어 신규 상품을 찾거나 새로운 콘셉트를 검증하는 집단 인터뷰인 포커스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실행할 때에는 참가자들에게 자원이 풍족하지 않고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이다.

 

 

 

음성인식 제품 쓰다보면 인간관계 소홀해질까

무엇을, 왜 연구했나?

최근 여러 회사에서 다양한 음성 인식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아마존은 알렉사, 애플은 시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빅스비, SK텔레콤은 누구, KT는 기가지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주변에 음성 인식 제품이 많아지면서 강의실이나 집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진다. 사용자의 목소리와 헷갈린 아이폰의 시리가 강의 중인 교수님에게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라고 혼자 대답하는 경우도 있고, 버거킹 광고(미국)에 삽입된 “오케이 구글, 와퍼가 무엇이지?”라는 목소리에 반응한 구글이 위키피디아에서 와퍼에 관한 설명을 자동으로 열기도 한다. 음성 인식 제품은 특히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에게 친구가 돼주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음성 인식 제품과 쉽게 대화를 시작하며 언젠가는 영화 ‘그녀’에 나오듯이 좋은 대화 상대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에서 배제돼 외롭다는 느낌이 들 때 실제 인간이 아닌 의인화된 (anthropomorphic) 제품과 상호 교류를 하면 어떠한 효과가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회에서 배제됐다고 느끼면 사람들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거나 온라인 공간의 인간관계를 확인해서 외로움을 극복해왔다. 예를 들어 봉사단체에 가입하거나 페이스북의 친구 숫자를 늘리곤 한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사회에서 배제됐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도 의인화된 제품과 상호교류를 하면 실제 인간과의 관계를 만들거나 확인하는 활동을 덜 하거나 중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실험에서는 ‘Amazon Mechanical Turk(아마존이 운영하는 지식 아르바이트 중계 플랫폼)’를 통해서 327명의 응답자를 모집했다. 먼저 “상상을 시각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상호 공 던지기 게임”이라는 제목하에 컴퓨터에 등장하는 내 캐릭터와 다른 3명의 캐릭터가 공을 30번 주고받는 ‘사이버볼’ 게임을 수행하게 했다. 사회에서 배제되는 조건의 참가자는 처음 3번만 공을 받은 후 그다음부터는 완전히 배제돼 다른 3명의 캐릭터가 공을 주고받는 것을 보고만 있게 했다.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는 조건의 참가자는 공을 주고받는 모든 과정에 약 4분의 1만큼 참여하게 했다. 게임이 끝난 뒤 모든 참가자는 3가지 중 하나의 룸바(Roomba) 진공청소기를 봤다. ‘의인화된 룸바’는 제품이 똑바로 놓여 웃는 얼굴처럼 보였고, ‘비의인화된 룸바’는 제품이 90도 옆으로 놓여 얼굴처럼 보이지 않았고, ‘비의인화이면서 긍정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룸바’는 90도 옆으로 놓여 있는 동시에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350개 스킨 중 하나인 바닷가 해변 스킨을 씌워두었다. 이렇게 모든 응답자에게 룸바에 관한 구매의도를 물어본 다음에 핵심 질문인 “다음 달에 가족이나 친구와 전화로 통화할 때,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통화할 예정인가요?”에 7점 척도(1 = 평균보다 훨씬 적게, 7 = 평균보다 훨씬 많이)로 응답했다.

실험 결과. 사회에서 배제된 조건에서는 사람 얼굴처럼 보이게 해 놓은 룸바를 본 응답자들이(3.25) 다른 룸바를 본 응답자들에 비해서(3.87, 4.15) 가족이나 친구에게 더 적은 시간을 쓸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회에서 배제되지 않은 조건에서는 룸바의 의인화/비의인화가 가족이나 친구와의 통화 시간 예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사회에서 배제되는 경우 의인화된 제품과 상호 작용을 하면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의도가 줄어든다는 가설을 지지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200명의 참가자를 모집해 절반에게는 중요한 이벤트에서 스스로가 배제됐던 경험에 대해서 쓰고, 다른 절반은 어제 무슨 일을 했는지를 작성하게 했다. 그리고 모든 응답자들은 똑바로 놓여 웃는 얼굴처럼 보이는 의인화된 룸바를 봤는데 이 중 절반의 응답자에게만 “룸바가 당신을 향해서 미소 짓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 인간이 아니라 기계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하세요”라는 말을 더해주었다. 이후에 본인이 얼마나 다른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가를 측정하는 8개의 글에 대해서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물어봤다(예, 내 옆의 친구가 없다면 내 삶이 불가능하다, 항상 나와 함께할 누군가가 필요하다 등).

실험 결과, 어제의 일과를 쓴 응답자들은 의인화된 룸바가 기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 있건 없건 간에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하는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3.48, 3.48). 하지만 사회에서 배제된 경험에 대해 적은 응답자들의 경우에는 의인화된 룸바가 기계라는 설명이 없으면 사람에 대한 필요가 줄어들고(3.14), 의인화된 룸바가 기계라는 설명이 있으면 사람에 대한 필요가 증가했다(3.78). 즉, 별도의 설명이 없을 때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웃고 있는 모습의 룸바가 기계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회에서 배제돼 다른 사람이 필요할 때에 룸바를 통해서 인간과의 상호작용 욕구를 충족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만약 누군가 최근에 아이폰 시리와 여러 번 대화를 주고받았다면 외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폰의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가 실제 친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사회적 니즈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최근의 많은 신제품은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줄이고 있다. 예전에는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의 상호 교류가 필수적이었지만 인간의 형태를 가진 제품(humanlike products)의 등장 때문에 실제 인간관계는 옅어지고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효과는 장기적이지는 않으며 제품과 사람이 다르다는 점을 깨닫는 순간 없어진다. 결국 디자이너와 마케터는 사람들의 외로움을 줄여주면서 동시에 진짜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를 줄이지는 않는, 인간적인 음성인식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더욱더 근본적으로는 우리도 컴퓨터나 휴대폰을 잠시 멈추고 진짜 인간을 만나서 관계를 만들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뭘 원하는지 묻기 전에 무엇이 옳은가를 말해보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마케팅 연구의 대상도 변해왔다. 특히 극도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대에 마케팅의 목표는 불확실성의 제거에 맞춰지고 있다. 마케팅 불확실성의 원천은 점차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처음에는 제품 속성의 효용이었고, 이후 구매 상황이었다가 이제는 구매와 관련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특히 과거에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던 도덕성과 자율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은 기업의 의사결정자가 어떠한 철학과 정치적 의견을 가지고 조직을 운영하는지에 관해서도 관심이 지대하다. 이제는 제품이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속성을 이해하고 제품을 선택한 뒤 소비하는 ‘제품 위주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따르지 않는다. 이와 달리 제품이 생산, 판매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고, 선택한 제품을 소비하면서 만들어낸 경험을 적극 공유하는 ‘경험 위주의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선택 전, 소비 후의 모든 일상적 경험이 마케팅의 불확실성의 원천으로 간주된다.

… 마케팅 불확실성의 원천은 점차 그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처음에는 제품 속성의 효용이었고, 이후 구매 상황이었다가, 이제는 구매와 관련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본 글에서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학계에서 주요하게 다루지만 국내 마케팅 실무에서는 두드러지지 않는 추가적인 불확실성의 원천 두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하나는 소비 전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도덕(morality)이며, 또 다른 하나는 소비 후 경험 공유에 영향을 미치는 자율성(empowerment)이다.

… 애플은 2016년 연말 광고에 두려움을 주는 외모 때문에 동굴에서 혼자 사는 어두운 분위기의 프랑켄슈타인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애플스럽지 않은 이 광고의 주인공인 프랑켄슈타인은 노래는 못하지만 친구를 만들고 싶은 마음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열심히 연습하고 연주 음악을 아이폰에 녹음한 뒤 동네 사람들이 잔뜩 모인 크리스마스 트리 앞에 나와서 열심히, 하지만 어설프게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의 흉물스런 외모에 프랑켄슈타인을 멀리하는 어른들과 달리 외모나 목소리에 편견이 없는 어린이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결국 모두가 다 함께 합창하며 “모두에게 마음을 여세요(Open your heart to everyone)”라는 말로 마무리된다.

… 이제까지 소개한 여러 광고는 이전 광고들과 크게 다르다. 예전에는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더 나은 삶을 보여주거나 따뜻한 느낌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최근 광고는 윤리적인 구호를 분명하게 외치고 있다. 예전 광고가 권력, 명성, 아름다움, 성적 매력을 통해 제품의 장점을 소구했다면 오늘날의 광고는 사람들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집중한다. 즉, 오늘날의 광고는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한 대답을 주는 대신 무엇이 옳은가에 관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2013년 11월, 연말 휴일을 겨냥해 코크제로(Coke Zero)는 독특한 제안을 했다. 모든 연령층을 겨냥해 모두가 참여할 수 있으며 상품이 따르는 스웨터 전쟁(Sweater battle)이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이 이벤트는 예쁘거나 멋진 스웨터를 만들고 뽑는 이벤트가 아니라 못생긴 스웨터를 제작하고 뽑는 이벤트였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연말 휴일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신 집에 찾아가면 할머니가 오래된 못생긴 스웨터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창안한 이벤트로, 참가자는 색상, 패턴, 아이콘을 선택해 스웨터를 만든 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해 친구들에게 투표를 장려하고, 2013년 12월1일에 투표를 가장 많이 받은 100개의 스웨터는 실제로 생산돼 사용자의 집에 보내지는 형식이었다. 이 이벤트는 객관적인 우월함이 필요한 멋지고 잘난 것이 아니라 자율적이고 주관적인 평가가 주가 되는, 못생기고 모자란 것을 찾는 시합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 결론적으로, 북미와 유럽의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내 소비자들도 도덕성이 결부된 사회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본인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할 준비가 돼 있으므로 국내 마케터들은 깊게 고민한 후에 조심스럽게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입장에 충분히 공감하지 않고 단순히 “좋아요”를 모으거나 상위 부서에 보고하기 위해 급조한 캠페인은 회복하기 어려운 부작용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정부가 발표했다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았던 ‘가임 여성 인구수가 표시된 대한민국 출산지도’다. 우리가 보내려는 메시지가 도덕적으로 옳은지 먼저 확인하고, 우리가 전개하려는 마케팅 활동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자율성을 담보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민감하고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선택에 불확실성을 줄여주기를 기대한다.

어디서 시작했는지가 정통성과 신뢰의 근간

무엇을, 왜 연구했나?

원산지(Country Of Origin·COO)는 제품이 생산된 장소다. 공산품의 경우 생산 및 제조가 이뤄진 장소를 의미한다. 기존의 원산지 효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선진국에서 제조된 제품은 덜 선진화된 국가에서 제조된 동일한 제품에 비해서 품질이 우월하다는 믿음을 준다. 정밀한 스위스 제조 시계, 견고한 독일 제조 기계, 화려한 프랑스 제조 화장품 등이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원산지 효과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기존 연구자들은 국가 이미지에 따라 소비자가 지각하는 제품의 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 이미지를 향상할 수 있는 국가 브랜드 작업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이와는 달리 예일대의 두 연구자는 국가 이미지와 관련 없는 원산지 효과를 주장했다. 이들은 일반적인 제품에 유명인이 접촉하면 사람들이 돈을 더 낸다는 전염(contagion) 메커니즘을 활용했다. 기업의 초기 설립 공장에서 제조되는 제품은 일종의 원산지 효과를 얻어서 브랜드의 정통성(authenticity)을 가지게 되고, 같은 브랜드의 다른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보다 더욱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통성이란 개념이 분명하지는 않다. 어쨌든 연구자들은 특정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만 정통성을 갖는 것처럼 무언가 ‘진실되고 진짜이며 사실(genuine, real, and/or true)’ 같다는 특성이 제품에 전달될 것이라고 믿었다. 에르메스(Hermes) 브랜드를 가진 머그잔을 예로 들면, 프랑스에서 제조된 머그잔이 중국에서 제조된 머그잔보다 품질이 우월하다고 느끼는지를 알고 싶은 것이 아니라 프랑스 파리 에르메스 브랜드의 오리지널(초기 설립) 공장에서 제조된 머그잔이 다른 어딘가에 위치한, 나중에 지어진 공장에서 제조된 머그잔보다 가치 있다고 느껴지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은 253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리바이스 청바지에 대해 실시했다. 공장(초기 공장 vs. 정통성 없는 공장)과 판매처(공식 판매처 vs. 비공식 판매처)를 2개의 큰 축으로 설정해 총 4가지 상황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각 상황에서 청바지가 얼마나 진짜 같은지, 청바지가 리바이스 브랜드의 정수(essence)를 얼마나 담고 있는지, 얼마나 프리미엄을 쳐줄 것인지를 물었다. 상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먼저 모든 응답자는 한 페이지로 서술된 리바이스 회사(Levi Strauss & Co.)의 역사를 읽었다. 이 회사는 1853년에 처음 세워졌고, 1873년에 청바지를 처음 만들었고, 1906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첫 공장을 세웠으며, 현재는 35개국에 수백 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다음 페이지에선 2개의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진 동일한 청바지를 보여줬다. 절반은 “샌프란시스코 발렌시아 거리에 있는, 1906년에 세워진 초기 공장”에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으며, 절반은 “1996년에 해외에 설립된 공장에서 만들어졌다”고 기술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2개의 판매처 중 하나를 제시했다. 절반은 공식 온라인 판매처에서 구매하는 상황을 가정했고 나머지 절반은 제3자가 운영하는 비공식 온라인 판매처에서 구매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실험 결과, 판매처는 제품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가려내는 역할을 했다. 반면 공장은 브랜드 정수와 연결됐다. 즉 초기 공장에서 제조된 청바지는 정통성 없는 공장에서 제조된 청바지에 비해 리바이스 브랜드의 정수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고 보여졌다. 이때 ‘정수’는 브랜드의 진실성, 브랜드의 유산(legacy), 브랜드의 혈통과 역사에 대해 소비자가 인식하는 평가점수로 측정됐다. 점수 차이는 6.43점(초기 공장) 대 4.13점(정통성 없는 공장)이었다. 또 실험자들은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초기 공장에서 만든 청바지를 사겠다고 답했다.

여기까지는 국내 공장과 해외 공장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볼 수도 있기에 연구자들은 공장의 ‘정통성’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추가 실험을 설계했다. 즉 공장이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있고 1996년 세워진 공장”이라는 세 번째 상황이 추가됐다. 실험 결과, 응답자들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더라도 새로 지어진 공장에서 만들어진 청바지에 대해서는 해외 공장에서 만들어진 청바지와 비슷한 가격(각각 46.47 달러와 44.06 달러)을 지불했다. 오직 샌프란시스코의 초기 설립 공장에서 만들어진 청바지에만 더 높은 가격(55.32 달러)을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세 번째 실험에서는 고디바 초콜릿에 대해 벨기에 브뤼셀의 초기 공장 제품과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새로운 공장 제품에 대한 인식을 비교했다. 또 루이뷔통 여행가방에 대해서도 프랑스 파리의 초기 공장과 미국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공장에서 만든 제품에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알아봤다. 실험 결과, 브뤼셀의 초기 공장에서 만들어진 고디바 초콜릿에 대해서는 평균 3.12달러의 추가 지불 의향이 조사됐다. 또 파리의 초기 공장에서 생산된 루이뷔통 여행가방에 대해서는 평균 54.17달러를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전염 메커니즘’을 더욱 강하게 믿는 응답자의 경우 초기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에 대해 추가 가치를 강하게 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아무리 배가 고파도 깨끗이 씻은 파리채로 휘저은 스프는 먹지 않는다거나, 전날 밤 누군가가 심장병으로 사망한 방에서는 묵지 않는다고 응답한 사람들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초기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전염 메커니즘에 의해 브랜드의 정수를 얻고, 더 높은 가치를 얻게 된다. 국가 브랜드와 상관없이 사업이 시작된 지역에 위치한 초기 공장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무언가 ‘진실되고, 진짜이며, 사실(genuine, real, and/or true)’ 같다는 특성이 들러붙는다. 결론적으로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를 제품에 싣기 위해서는 제품이 생산된 근원이 되는 공장으로 돌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본 연구의 결과는 비용 절감을 위해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는 한국 기업들과 매출 증대를 위해서 프랜차이즈를 시도하는 국내 식음료 업체들에 생각할 거리를 안겨준다. 첨단 제품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도, 맛있는 음식을 어디서나 손쉽게 사먹을 수 있는 고객이라도, 제품이나 음식이 맨 처음 시도된 장소에 대해서는 정통성을 부여한다. 경영자는 초심도 잃지 말아야 하지만 초기 장소도 잃지 말아야 한다.

 

 

 

“디자인 웍스” 번역서 출판

원서명: Design works / 저자 헤더 프레이저 / 역자 주재우, 윤영란 / 이콘 출판사 / 발행일: 2017년 3월 13일 / ISBN: 978-89-97453-82-5

 

 

  •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헤더 프레이저 Heather M. A. Fraser / 로트만 디자인웍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디렉터. 현재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디자인 실습과목을 진행하고, 디자인 기반 학생 프로그램을 만들며, 맞춤형 기업 교육을 이끌고 있다. 또한 전 세계의 기업, 공공 기관, 학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디자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P&G, 오길비 앤 매터Ogilvy & Mather, 택시 광고 디자인 TAXI Advertising & Design 에서 근무한 바 있다.

옮긴이: 주재우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테크노디자인대학원 경험디자인학과 참여교수. 토론토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판단과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있으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옮긴이: 윤영란 / SK 텔레콤에서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일하고 있으며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도 다수의 사내외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상품 기획과 마케팅 파트에서 일한 바 있다.

 

 

디자인 웍스 구매 @ 이콘 출판사 웹사이트

 

 

  • 간단 소개

이 책은 로트만 디자인웍스 센터가 비즈니스 디자인을 연구하고 실제 기업에 적용하며 얻은 결과물로, 비즈니스 디자인의 사례와 방법론을 담고 있다. 문제 해결에 필요한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야 하는, 즉 혁신을 갈구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권한다. – 로저 마틴 (세계의 경영사상가, 전 로트만 경영대학원장)

“프로젝트 진행 방식과 결과물이 궁금했던 나는, 헤더의 초청으로 학교 캠퍼스 바깥에서 새롭게 리노베이션 하는 건물에 구경가기 시작했다. 빨간 벽돌을 가진 1층과 지하실의 문을 없애고, 채광이 잘 되는 커다란 유리창을 달고, 벽을 칠판처럼 칠해서 마커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고, 바퀴 달린 책상과 의자를 여러 개 가져오고, 냉장고 한 대와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 하나,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 밝은 연두색과 짙은 파란색이 더해진 화사한 공간에는 로트만디자인 웍스 (Designworks)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일주일에 한두번 정기적으로 놀러가기 시작했다…” (역자 서문 중에서)

 

  • 디자인 웍스 3기어

 

 

 

 

  • 디자인웍스의 한 기법: 마인드 매핑 (Mind Mapping)

 

“어, 만져보니 다르네” 감각불일치는 유용하긴 한데…

무엇을 왜 연구했나?

아이폰은 얼핏 보기에 하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 같지만 실제로 만져보면 예상과 달리 차갑고 무거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처럼 시각에서는 플라스틱을 기대하지만 촉각에서는 금속을 느끼는 것처럼 하나의 물체를 여러 감각이 다르게 해석하는 것을 ‘감각 불일치(sensory disconfirmation)’라고 부른다. 특히 디자이너들이 흔히 ‘룩앤필(look and feel)’이라고 부르는 시각과 촉각에서 발생하는 감각 불일치는 소비자들의 신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브랜드는 사람처럼 성격도 갖고 있다. 이를 브랜드 퍼스널리티(brand personality)라 한다. 특히 혁신적(innovative) 브랜드와 진실된(sincere) 브랜드는 대조적인 성격을 보인다. 예를 들어 애플, 버진, MTV는 사람을 흥분시키는 혁신적인 브랜드이지만 노키아, 포드, 홀마크 등은 현실적이고 진실한 브랜드의 전형이다.

미국 오리건대와 캐나다 요크대 교수 등으로 이뤄진 연구진은 시각-촉각의 감각 불일치와 브랜드 성격이 어떠한 연관 관계를 가지는지 연구함으로써 감각 불일치가 신제품을 판매하는데 효과가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브랜드에서 효과적인지에 대해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에서는 한 커피숍에 찾아온 207명의 북미 소비자를 대상으로 신규 커피 구매 의도를 응답했다. 실험을 위해 3가지 브랜드 성격(통제집단 vs. 혁신 vs. 진실)과 2가지 감각 상황(감각 일치 vs. 감각 불일치)이 결합된, 총 6개의 상황을 설정했다. 먼저 브랜드 성격을 제공하지 않는 통제집단의 경우 ‘JAUNT’라는 가상의 커피 브랜드를 하얀 배경에 Ariel 폰트로 썼다. 또 웹사이트에는 이 브랜드에 관련된 그림이나 글, 브랜드 태그라인(tagline) 등을 넣지 않았다. 브랜드 성격이 혁신적이거나 진실한 조건의 경우 웹사이트의 5가지 핵심 속성(색상, 그림, 폰트, 내용, 태그라인)을 이용해 JAUNT라는 브랜드를 적절히 변경했다. 이렇게 세 가지 변형 중 하나의 브랜드 성격을 접하게 한 이후 두 가지 감각 상황을 제시했다.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마대(burlap)처럼 보이면서 실제로 감촉도 마대인 포장용기에 들어 있는 커피의 구매 의도를 물어보고(감각 일치), 다른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마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이 재질인 봉투에 들어 있는 커피의 구매 의도를 물어보았다(감각 불일치).

이렇게 실험한 결과, 브랜드 성격이 ‘진실’한 경우 마대에 들어 있는 감각 일치 커피가 구매의도가 더 높았다(5.00 > 3.66). 브랜드 성격이 ‘혁신’적이면 반대로 마대처럼 보이는 종이봉투에 들어 있는 감각 불일치 커피가 구매의도가 더 높았다(4.48 > 3.63).

또 다른 실험에서는 276명의 북미 학부생을 대상으로 3가지 브랜드 성격(통제집단 vs. 혁신 vs. 진실)과 3가지 감각 상황(감각 일치 vs. 긍정적 감각 불일치 vs. 부정적 감각 불일치)이 결합된 총 9개의 상황 중 하나의 상황에서 신규 팝콘 제품의 구매 의도를 응답했다. 먼저 이전 실험과 동일하게 웹사이트 구성을 통해 MAKKA라는 팝콘 브랜드의 성격을 세 가지로 달리 조작했다. 그런 다음 참가자들에게 플라스틱처럼 보이는 세 가지 용기 중 하나를 제시했다. 실제로 플라스틱 재질의 통이거나(감각 일치),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알루미늄 통이거나(긍정적 감각 불일치), 플라스틱처럼 보이지만 얇고 값싼 종이 재질이거나(부정적 감각 불일치)였다.

실험 결과, 브랜드가 진실된 경우에는 감각 일치 팝콘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각 불일치 팝콘에 비해서 구매 의도가 더욱 높았지만(3.57 > 2.84, 2.51), 브랜드가 혁신적인 경우에는, 긍정적 또는 부정적 감각 불일치 팝콘 모두 감각 일치 팝콘에 비해서 구매 의도가 높았다(3.41, 3.30 > 2.62). 즉, 브랜드가 진실되면 감각 일치가 선호됐지만 브랜드가 혁신적이면, 심지어 부정적인 경험을 한다고 하더라도 감각 불일치가 선호됐다.

특히 이 실험에서는 제품의 정통성(perceived authenticity)이 이러한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비자들은 진실된 브랜드일 경우 감각 일치가 되는 제품의 정통성이 높다고 느꼈고 혁신적인 브랜드는 반대로 감각 불일치일 경우 정통성이 높다고 느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브랜드가 다르면 제품도 달라야 한다. 사람들은 애플이나 버진과 같은 혁신적 브랜드에는 조금 거칠지만 흥미진진한 제품을 기대한다. 노키아나 홀마크 같은 진실된 이미지의 브랜드에는 예측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제품을 기대한다. 즉 소비자들은 신제품이 그 브랜드의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은 경쟁자로 가득찬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해서 감각 불일치를 집중적으로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가 혁신적이라면 심지어 제품의 포장비용을 줄인다고 하더라도(플라스틱처럼 보이는 종이 패키지) 감각 불일치가 소비자에게 흥미롭게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브랜드가 진실하다면 억지로 감각 불일치를 시도하는 것보다는 이미 형성된 브랜드 성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메일 마케팅 YES/NO ‘버튼의 힘’

무엇을 왜 연구했나?

우리는 종종 신규 서비스에 관한 설명과 함께 하단에 “가입하려면 여기를 누르세요(Click here to enroll)” 또는 “가입하려면 로그인하세요(Login to enroll)”와 같은 버튼이 붙은 e메일을 받는다. 대부분은 무시한다. 입장을 바꾸어보자. 당신이 신규 서비스를 e메일로 마케팅하는 사람이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버튼을 클릭하고 신규 서비스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하기 위한 방법으로 잘 알려진 것은 옵트아웃(opt-out, 내용에 동의하지 않으면 체크) 방식이다. 즉, 무언가 정해진 디폴트(default) 옵션이 이미 선택돼 있고, 이에 동의하지 않을 때에만 사용자가 클릭하는 것이다. 옵트아웃 방식은 장기기증, 은퇴연금 가입, 독감 예방주사 등 많은 분야에 사용돼 왔다. 하지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캠페인이 아니라 서비스 가입을 유도해야 하는 기업의 e메일 마케팅 상황에서는 이렇게 디폴트 옵션을 제공하는 옵트아웃은 불가능하거나 비윤리적이다. 그래서 옵트인(opt-in, 내용에 동의하면 체크) 방식을 쓰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두 연구자는 옵트아웃 방식을 사용할 수 없는 기업의 e메일 마케팅 상황에서 옵트인(opt-in, 내용에 동의하면 체크) 방식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들은 “예, 가입하겠습니다”와 “아니요, 가입하지 않겠습니다”라는 Yes/No 버튼을 제공하면 많은 사람들이 “예”라는 버튼을 누르고 프로그램에 가입할 것으로 가정했다. 위험해 보이지만 매우 간단한 이 방법은 사람들이 “예” 버튼을 디폴트로 본다는 성향, 부정 버튼에 비해서 긍정 버튼을 쉽게 누르는 성향, 1인칭으로 대답할 때에는 긍정적으로 대답하려는 성향이 합쳐져서 나타날 것이라는 가설이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은 북미의 한 체력 증진 프로그램에서 총 2만3863명의 프로그램 가입자를 대상으로 보내는 e메일을 통해 실시했다. 모든 e메일은 아래 문구로 동일하게 시작했다. “당신은 우리가 제안한 체력증진 프로그램에 가입했지만 지난 35일 동안 육체 활동에 관한 업데이트가 없었습니다. 여기서 체력 증진 활동이란 아이와 놀아주거나, 춤을 추거나, 계단을 걷거나, 집을 청소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그런 다음 3개 그룹으로 나눠서 각기 다른 문구를 제공했다. 1번 그룹 응답자들에게는 “이번 주 당신의 체력 증진 활동을 트래킹하고 싶으면 ***에 로그인하세요”라는 옵트인 버튼이 하나 제공됐고, 2번 그룹 응답자들에게는 “이번 주 당신의 체력 증진 활동을 트래킹하고 싶다면 여기를 누르세요”라는 옵트인 버튼이 하나 제공됐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조건의 응답자들에게는 “예, 나는 이번 주 체력 증진 활동을 트래킹하고 싶습니다”와 “아니요, 나는 이번 주 체력 증진 활동을 트래킹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Yes/No 버튼 두 개가 제공됐다.

실험 결과, 옵트인 방식으로 버튼 하나만 제공된 e메일을 받은 1번 그룹과 2번 그룹의 가입자들은 9.5%가 그 버튼을 눌렀지만 Yes/No 버튼이 제공된 e메일을 받은 3번 그룹 가입자들은 13.3%가 Yes 버튼을 눌렀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보상이 더해졌을 때의 차이를 확인하고자 했다. 약 1만5000명의 체력 증진 프로그램 가입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서 각각 하나의 버튼만 주어지는 옵트인 방식, 또는 Yes/No 방식으로  e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각 그룹의 절반씩에게는 “** 프로그램에 가입하면 포인트가 제공된다”는 정보를 더해주었다.

실험 결과, 이전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옵트인 방식의 버튼이 달린 e메일을 받은 가입자들에 비해서 Yes/No 방식의 버튼이 달린 e메일을 받은 가입자들이 Yes 버튼을 클릭할 확률이 2배 이상 높았다(3.2% vs. 7.2%). 또 체력 증진 프로그램에 실제로 가입하는 가입률도 2배 높았으며(1.4% vs. 2.8%), 마지막으로 체력 증진 프로그램에 1번 이상 직접 참가하는 참여율도 높게 나타났다(1.2% vs. 2.3%). 그러나 포인트 제공 정보는 클릭률, 가입률, 참여율을 높이는 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Yes/No 방식은 응답이 강제된 상황에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예를 들어, “장기를 기증하겠는가?”와 같은 질문에 No라는 대답을 하기는 어렵다. 이 연구에서는 응답이 강제되지 않는 자유로운 상황에서도 Yes/No 방식이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결과는 e메일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블로그,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여러 온라인 플랫폼에서 클릭률을 높여야 하는 온라인 마케터에게 간단하지만 강력한 시사점을 준다.

Yes/No 방식은 온라인에서만 효과가 국한되지 않는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의 특정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 선택의 가능성을 Yes/No로 열어주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타인과의 관계가 행복해지는 지름길

무엇을 왜 연구했나?

사회 계층(social class)이란 규범, 가치, 자신에 대한 해석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정의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낮은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타인의 어려움에 더 많은 동정심을 보이고, 상황이 어려울 때 돈보다 커뮤니티를 우선시하며,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 관련성을 더 많이 찾는다. 즉, 계층이 낮은 사람은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관계 맺기에 더욱 집중하지만 계층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 대해서 주의를 덜 기울인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 계층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가진 돈이나 힘을 사용해서 해결할 수 있지만 사회적 계층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이에 따라 미국 뉴욕대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계층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 대한 동기적 관련(motivational relevance, 타인이 나에게 보상을 주거나 위협을 가하는 등의 이유로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여야할 정도)이 감소한다는 가설을 도출한 뒤 사회적 계층이 높을수록 타인에게 시각적 주의를 덜 기울이는지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첫 번째 실험에서는 소형 비디오카메라와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구글글라스(Google Glass)를 사용했다. 뉴욕시의 두 곳에서 보행자를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했다. 71명의 신청자 중에서 뉴욕 거주 기간이 2년 이하라서 자신이 어느 계층에 속하는지 모를 가능성이 있는 외지인을 배제한 뒤 총 61명(남자 53명, 여자 8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참가자들은 구글글라스를 쓴 상태로 평균 58초가 걸리는 한 블록을 걸어야 했고, 걷는 중에 보이는 모든 것에 원하는 만큼 주의를 기울이고 고개를 돌려서 자세히 쳐다봤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보인 모든 것은 VideoBlack이라는 앱을 통해 녹화됐고 실험 이후에 6명의 비디오 판독을 통해 타인을 응시하는 횟수(social gaze)와 시간(visual dwell time)을 측정했다.

거리에서의 실험을 마친 뒤 참가자들은 “사람들은 사회 계층을 이야기할 때 주로 빈곤층, 노동자층, 중산층, 상위 중산층, 상류층을 구분합니다. 스스로가 어느 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나요?”라는 5점 척도의 질문에 응답했다. 실험 결과, 높은 사회 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참가자는 낮은 사회 계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참가자에 비해 타인을 응시하는 횟수에는 차이가 없었지만 타인을 응시하는 시간은 짧게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EyeLink 1000라는 아이트래커(눈 움직임 측정·eye-tracking system)를 사용했다. 77명의 뉴욕대 학부생은 구글 스트리트 뷰에 찍힌 뉴욕시에 관한 41개의 사진 중 무작위로 선택된 하나의 사진을 7초 동안 쳐다봤다. 사진 속에는 공사장 인부, 회사원, 노숙자 등 사람들과 함께 자동차, 나무, 가게 등 여러 사물이 들어 있었다. 이전 실험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과 사물에 시선이 머무는지 측정했고, 참가자들의 사회 계층에 대한 질문 응답도 분석했다. 실험 결과, 상위 중산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참가자들은 노동자층에 속한다고 응답한 참가자들에 비해서 사물에 시선이 머무르는 시간은 비슷했지만 사람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은 짧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사회 계층은 여러 나라에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치적 불안정성이나 경제적 격차를 만들어내고 계층 간 불신에 따라서 사회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따라 계층의 간극을 줄이려는 다양한 사회적 노력이 있지만 심리학자들이 수행한 본 연구에 따르면 사회 계층의 격차가 만들어내는 여러 문제의 밑바탕에는 타인에 대한 개인적 관심의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 상위 계층에 속한 사람들이 타인에게 무관심하다는 개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무의미하다.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만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가 그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미국에서 수행된 이 연구 결과는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한 자산인 한국의 고연령 세대에게는 낯설지도 모른다. 사회 계층이 높을수록 타인에게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차 자신의 업무에 몰두하면서 타인에게 둔감해지는 한국의 저연령 세대에게는 이 연구 결과가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혼자 먹는 밥도, 혼자 마시는 술도 좋다. 하지만 가끔은 다른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