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광고 女모델이 오른손에 반지를 낀 이유는

혼자서 밥을 먹는 ‘싱글족’이 늘고 있다. 고령화가 진행되고 1인 가구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현재 네 가구 중 하나는 1인 가구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이 1970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영화관이나 미술관에서 여가를 즐길 때 혹시 남들이 나를 불쌍하게 보지 않을지 걱정한다. 또 아무래도 여럿이 같이 가는 것보다는 재미가 덜할 거라 생각한다

Ratnet, Rebecca and Rebecca Hamilton (2015), "Inhibited from Bowling Alon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DOI: http://dx.doi.org/10.1093/jcr/ucv012.
Ratnet, Rebecca and Rebecca Hamilton (2015), “Inhibited from Bowling Alone,”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DOI: http://dx.doi.org/10.1093

미국 메릴랜드대와 조지타운대의 연구진은 이런 싱글족의 걱정을 실험으로 확인해봤다. 연구진은 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혼자 지나가는 학생들과 2명이 짝을 지어 지나가는 학생들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특별 전시를 하고 있는 교내 미술관에 가면 얼마나 재미있을지 한번 상상해보라고 한 뒤 7점 척도로 점수를 적어내게 했다. 그리고 실제 미술관에 다녀온 후 얼마나 재미있게 느꼈는지도 평가하게 했다.

실험 결과, 혼자 다니는 학생들이 커플들보다 미술관에 대한 기대 점수가 낮았다(4.76 대 5.70). 그런데 미술관에 다녀온 후에는 두 집단의 평가 점수가 비슷했다(5.25 대 5.40). 즉, 혼자서 미술관에 가면 재미가 덜할 것이라 지레 걱정했지만 실제로는 혼자 가나 둘이 가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혼자 노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그러니 싱글족을 상대로 장사하는 사람은 우선 ‘내가 왕따로 보이지는 않을까’라는 두려움부터 없애줘야 한다. 식당이라면 커다란 공유 테이블을 준비해서 혼자 밥을 먹으러 온 사람들이 함께 앉을 수 있게 해주면 좋다. 또 커피숍에서는 신문이나 잡지, 무선 인터넷 접속을 제공해 혼자 있어도 어색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이아몬드 회사 드비어스는 싱글 여성들을 위해 오른손에 끼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광고한다. 이렇게 싱글족끼리 소속감을 갖게 해주는 마케팅 방법도 제품의 소비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접근이다.

[특강]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을 위해 마케터가 할 일

정창원 상무님께서는 현대자동차 상용차 부문 연구소와 마케팅부서 모두에서 근무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부서의 관점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관점의 신제품 개발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다. 이번 강의의 목적은 새로운 제품이라고 일컫는 신제품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이었다.

상무님께서는 최근의 시장에 대해 고객의 다변화된 니즈로 소용돌이치는 시장이라고 표현하셨다. 이러한 고객의 니즈는 명확히 정의하기 힘들며 또 정의했다고 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은 고객의 변화되는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제품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것들은 변화된 니즈를 일부 반영하여 기존제품에서 일부를 변형한 형태이고  “Break-through product”이라 불리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제품은 전체 신제품의 10%에 그친다. 이는 신제품이 시장에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 단면을 나타낸다. “그렇다면 우리는 대체 어떤 신제품을 만들고 또 이를 어떻게 시장에 출시해야 할까?” 라는 궁금증을 제시하시고 강의를 이어나가셨다.

 

DML_Changwon Cheong @ NPD

 

  • 어떤 신제품을 만들까?

 

제품의 컨셉은 창출된 아이디어를 의미 있는 소비자의 언어로 변환시켜 구체화 시키는 것이다. “고객은 단순히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컨셉을 산다” 라는 말이 있듯이 제품, 특히 신제품에서 컨셉은 제품의 첫 인상으로써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컨셉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현재 고객의 니즈와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인지해야 한다. 기업은 보통 5년을 주기로 작성하는 중장기 사업계획을 통해 시기 별 출시 제품 계획과 투자액, 매출액 등 설정한다. 이러한 사업계획과 현재의 시장조사를 기반으로 5~10년 후의 니즈, 경쟁사, 제품을 등의 동향을 예측해야 한다. 동시에 자동차 분야의 경우 유로5,6와 같은 환경규제가 자동차의 가격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가격은 고객과 맞닿아있기 때문에 규제 또한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는 고객의 니즈에 걸맞는 신제품을 만들어야 하고,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잘 반영하여 대응해야만 한다.

 

  • 신제품 개발 어떤 프로세스를 거칠까?

 

상무님께서 말씀하신 신제품개발의 프로세스는 크게 상품기획, 제품개발, 양산의 총 3단계로 구성된다. 세부적으로는 마케터, 연구소, 개발자 등이 모여 상품제안협의를 한 후 약 6개월에 걸쳐 타겟 설정, 경쟁사 분석, 자사모델분석, 고객사용실태조사를 포함한 시장조사가 수행된다. 시장조사에서는 고객의 실태. 사용패턴 등을 조사한 후 파악한 고객의 needs를 맞추기 위해 투자비 예측과 원가/비용 그리고 고객의 지불능력과 효용 등을 고려하여 가격을 설정한다. 시장조사와 협의를 통해 도출한 컨셉에 대한 전체적인 틀과 기준을 “Styling requirement”라는 이름으로 디자인 부서에 넘기게 되는데 이를 진행 할 때 모델을 고정하여 시험과 평가를 받게 된다. 마케터는 주로 상품제안에서 모델고정의 단계에서 활동한다. 모델 고정을 기점으로 진행되는 제품개발 단계는 실질적인 자본이 투입되고 투자가 집행되는 단계라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데 이를 ‘Clinic’이라는 용어의 Procedure로 설명해 주신 점에서 신제품 개발의 신중함이 느껴졌다. 막연한 하나의 컨셉이 제품이 되기까지 다양한 Clinic과정을 거치면서 고객의 needs에 부합해 나가는 것이다. 소개해 주신 Clinic으로는

1. 시장특성과 고객니즈에 부합하는 컨셉을 도출하는 상품제안 단계의 Concept Clinic,

2. 디자인 착수 단계의 Model Clinic,

3. 부품개발단계의 Product Clinic,

4. 출시전의 Launching Clinic이 있다.

1. 컨셉클리닉 단계(Concept Clinic) 는 시장 특성과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컨셉을 도출하는 단계로 가장 중요하다. 본 Clinic은 프리리서치 (데스크 리서치) -> 정량조사(소비자 조사)-> depth 인터뷰 등으로 구성되며 모든 컨셉을 설정하는 과정이다. 이 Clinic단계의 output으로 나온 “styling requirements”가 디자인 부서에 전달되는 것이다.

2. 다음 단계인 모델 클리닉(Model Clinic)단계에서는 “styling requirements”를 전달받아 디자인에 착수한다. 단계별 품평도 상품기획과 연구소 모두 참여해서 실시하며 고객을 초청하여 디자인 평가를 받고 이를 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디자인 파트에서는 제한된 dimension안에서 예쁜 디자인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3. 프로덕트 클리닉(Product Clinic)단계에서는 모델 클리닉 이후 설계도면을 가지고 연구소에서 시작차를 제작한다. 설계된 부품 성능 확인, 승차감, 제동성능 확인. 시작차를 가지고 다시 고객의견을 들은 후 이를 고려하여 양산한다.

4. 마지막으로 런칭 클리닉(Launching Clinic)단계에서는 런칭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 개선점과 향후 구매의향을 조사하고 고객 중 일부를 정성적 인터뷰를 실시하여 커뮤니케이션 방향과 방법을 정한다. 런칭 클리닉의 과정 중에 다이내믹 테스트(Dynamic Test)라는 실제 고객에게 주행 테스트를 하는데 상용차의 경우 고객의 생업과 연결된 고관여 제품으로써 고객이 직접 시승체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런칭 클리닉을 통해 운행거리, 구매력, 적재량, 중시 속성 등의 고객특성 다시 한번 파악하여 고객에게 맞는 커뮤니케이션 가치와 방법을 설정한다. 예를 들어 고객Test에서 지속적으로 드러나는 제품의 장점은 고객의 언어로 바꿔서 다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만든다. 또한 고객의 needs에 맞게 경제성, 실내향상, 금융 프로그램이라는 가치를 제공한다.

 

  • 신제품 개발에서 마케터는 어떠한 역할을 할까?

 

DML_1vs10vs1001:10:100의 법칙이라고도 불리는 단계별 개발/수리비용의 차이는 기획단계에서 하면 1이 투입되서 할 일을 개발단계에서는 10의 자원이 필요, 양산단계에서는 100의자원이 들어간다는 의미이며 프로세스가 런칭에 가까울수록 투입된 자원의 양이 많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는 데에도 막대한 자원이 손실이 불가피한 현실을 알려준다. 이는 초기 상품제안 단계에서 기획의 중요성을 의미하는데, 기획 단계에서 파악한 고객의 insight가 개발과 양산단계에 잘 전달되면 기업의 손실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때 고객의 insight를 파악하는 것만큼 이를 타 부서에 얼마나 잘 전달하는지 또한 중요하다.

신제품개발 프로세스가 존재하고 각각의 부서들은 협업한다. 관련부문간의 팀플레이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 디자인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마케팅, 생산 등 관련부문의 역량이 뒤떨어지거나 원활한 협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신제품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신제품 개발과정에 관련된 부서간 활동들은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어 서로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만약 부서간 활동의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상호간에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신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부서들은 상이한 부문 목표를 지니고 업무에 대한 지식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타 부서 즉 내부고객을 잘 설득하여 소비자의 니즈와 의견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본사의 마케터들의 지식은 실제 필드에서의 느끼는 것과 다르며 정량조사의 결과값은 종종 왜곡되기도 한다. 연구소는 차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많기 떄문에 소비자 의견을 수용하는 태도에 마케터와 차이가 있다. 마케터는 이렇게 상이한 입장을 지닌 타 부서를 설득을 위해 제품의 기능, 효용 가치를 숙지함으로써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정보를 왜곡하지 않으며 잘 설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일반적으로 마케터는 엔지니어링 적인 것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식이 많아야 한다. 또한 마케터는 고객의 제품사용 실태와 효용가치를 파악하여 이을 내부고객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제품의 컨셉을 고객의 언어로 전달하여야 한다. 즉 다양한 부서가 협업하는 신제품 개발 프로세스에서 연구소에서 나오는 소구점들을 고객의 용어로 바꿔서 전달하는 것이 마케터의 역할이다. 예를 들어 연비 7%감소되었다는 그 기술을 기름값이 한 달에 5만원 절감된다는 고객이 보다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전달하는 것이다.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마케터가 외부 고객인 사용자와 내부 고객인 직원 사이에서 소통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외부 고객에게는 제품의 컨셉을 그들의 언어로 전달해야 하는 동시에 내부 고객에게는 외부 고객의 입장을 전달해야 하는데, 이것이 상품의 컨셉을 선정하는 것만큼 신제품 개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번 강의를 통해 마케터가 지녀야 할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다.

 

Written by 권기정, 응웬손하, 박상진, 김민석, 나주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특별한 경험 vs 일상의 기쁨… 어느쪽이 더 행복할까

행복은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경험에서 오는 걸까, 아니면 소소하고 일상적인 경험에서 오는 걸까.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선생님으로 나온 로빈 윌리엄스는 학생들에게 “소년들이여, 현재를 잡아라. 너희들의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라”라고 말하며 특별한 경험의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잭 니컬슨과 모건 프리먼이 나온 영화 ‘버킷리스트’는 다른 얘기를 한다. 이 영화는 가족과 함께 부엌이나 뒷마당에서 보내는 편안한 시간이야말로 가장 소중하다고 말한다. 뭐가 맞는 얘기일까.

Bhattacharjee, Amit and Cassie Mogilner (2014), "Happiness from Ordinary and Extraordinary Experienc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1), 1-17.
Bhattacharjee, Amit and Cassie Mogilner (2014), “Happiness from Ordinary and Extraordinary Experience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1 (1), 1-17.

최근 미국 다트머스대와 펜실베이니아대의 경영학자들은 행복의 원천이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에서 젊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에 대한 글이나 사진을 자랑하는 반면 나이 많은 사람들은 일상적인 경험을 공유하기를 즐기는 경향이 있음을 연구진은 발견했다.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일상적인 경험보다 특별한 경험에서 더 큰 행복을 느낀다고 답한 비율이 젊은층일수록 높았다.

심지어 동일인이라도 자신의 남은 인생을 얼마나 길게 느끼는지에 따라 행복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상품 광고의 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에서 ‘당신의 시간은 아직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접한 직후엔 ‘특별한 경험’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에 잘 반응하는 반면, ‘당신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접한 후에는 ‘일상의 행복을 준다’는 내용의 광고에 상대적으로 더 잘 반응했다.

이 결과는 기존 심리학 연구와도 일치한다. 사람은 젊었을 때 미래 지향적이다. 더 많은 지식을 얻기를 원하며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낯선 사람들과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시작하려고 노력한다. 나이가 들면 점차 현재 지향적이 된다. 새로운 인간관계보다는 익숙한 사람들과의 만족스러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신경 쓴다. 이는 곧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시도를 겁내지 않는 청년층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더욱 ‘특별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강] 기업에서 디자인의 영역 그리고 UX 부서의 방향성에 대하여

<부제: 미생에서 완생까지 UX의 발돋음>

 

이번 강연은 다음 카카오 (Daum Kakao)의 백성원 UX 팀장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하기 전 다음 카카오의 서비스 비전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셨다. 모바일 초창기의 서비스가 단일플랫폼 안에 머물렀다면, 최근 IOT (Internet Of Things)와 O2O (Online to Offline) 서비스들은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넘나들며 새로운 가치 발굴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에 주목하니 다음카카오의 “New Connections New World”라는 비전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영상에 등장한 카카오 택시 모델은 단기적인 수익이 목표가 아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을 통해 사용자 가치를 창출하는 다음카카카오의 비전을 잘 드러내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느꼈다. 이러한 새로운 모바일 시대에 UX와 디자인이 도대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강연에 빠져들었다.

팀장님은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두 분야, IT와 디자인이라는 영역의 교집합인 UX분야에 서있는 사람으로서, UX 분야는 발전과 성장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아직은 기업에서 ‘디자인’이라는 영역이 온전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하셨는데, 그러한 문제는 누구의 책임이고 원인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분석하고 풀어나가야 한다고 하셨다. UX디자인의 역사가 짧기에 어쩔 수 없다 라는 식의 무기력한 답변 대신 능동적인 해결책을 UX 종사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도 덧붙이셨다. 보다 희망적인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 먼저 UX가 위치한 현재와 과거를 명확히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DML_백성원_UX진화

 

  1. 독야청청의 시대 UX1.0

IT기업에 UX가 자리잡기 시작한 첫 5년을 UX 1.0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이 시기에 UX담당자들의 업무는 UT(Usability Test)와 UR(User Research)가 대부분이었다. 리서치 업무 특성 상 서비스 제작 과정 전반에 온전히 흡수되지 못한 채 파편적으로 관여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리서치 결과물들이 실 서비스에 반영되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로 인해 다른 구성원들은 UX 전문 역량에 때때로 의존하면서도 한편으론 UX의 존재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기도 하였다.

 

 

  1.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UX2.0시대

1.0과 2.0시대를 가르는 기준은 스마트폰, 정확하게는 아이폰의 등장이다. 아이폰이 가져다 준 모바일 혁명으로 인해 마우스를 이용하는 GUI 방식의 데스크톱 PC의 활용 빈도는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되었다. 너도나도 “Mobile First”를 외쳤고 눈깜짝할 사이에 PC에서 모바일로, 웹에서 애플리케이션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해 버렸다. 터치와 제스처 기반의 NUI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터치 디바이스에서는 보다 정교한 인터페이스 설계와 인터랙션 디자인이 부각되었고, 자연스레 UX전문가를 향한 손짓이 잦아지게 되었다. 현재 UX부서의 업무 범위는 매우 넓다. 사용자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고민하면서 서비스 제작 전반에 참여하고, 프로젝트 진행을 돕기도 한다. 프로덕트 디자이너이자 함께 서비스를 만드는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들이 프로젝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촉진자’이기도 한 것이다.

한편, 제작 프로세스에서 UX의 비중이 날로 커지다 보니 타 직군의 업무와 중첩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었고 경우에 따라UX의 역할은 조직 내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기도 했다. 이러한 역할 논쟁은 촉진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UX3.0에서의 새로운 종의 탄생을 야기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동시에 UX가 조직 내에서 굳건하게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전문 역량 강화는 물론이고 서비스 성과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고자 하는 마인드와 책임감이 필요하다. 이는 UX의 역할이 진화해야 하는 이유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저주받은 걸작’이라는 말이 있다. 반 고흐의 작품 처럼 그 시대에는 인정받지 못하고 사후에 인정받은 몇몇 예술작품을 일컫는다. 하지만 디자인계에는 그러한 말은 존재하지 않는다. 디자인은 철저하게 사용자를 기반하므로 동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제품, 서비스만이 좋은 디자인을 실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말 좋은 디자인은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많은 사용자가 디자인을 소비하게 되면 기업은 이윤을 획득하게 되고, 추가 비용을 투입하여 더 나은 제품으로 개선시켜 나갈 수 있다. 다시 말해 시장에서 살아 남아야 궁극의 사용자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뜻이다. 소수 사용자를 만족시켰더라도 시장에서의 반응이 뜨겁지 못했다면 실패한 서비스 일뿐이다. 반대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서비스는 현재 미진한 부분이 있더라도 점차 품질 향상을 도모할 수 이어지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 바람직한 선순환인 것이다.

DML_백성원(2)IT업계의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모바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다. 전통적인 제작 방식으로는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시장을 개척해 나가기 어렵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기민하게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제작 방식이 부각 되고 있는데, Agile, Lean 프로세스가 그것이다. 간단하게 요약하지면, 사용자가 원하는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해서 시장에서 빠르게 검증하고, 그 데이터를 근거로 개선해나가는 과정을 반복해나가는 방식이다. 이 때의 첫 개발 버전을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요건 제품)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제 UX부서는 한층 진일보한 역량과 업무 방식을 요구한다. 급변하는 IT 환경에서 전통적인 리서치 방법론은 더디고 비실용적이다. 신속하게 서비스개선에 반영할 수 있는 목적지향적이고 실용적인 리서치 방법론이 중용되고 있다. 이 밖에 업무 도구와 방식에 대한 개선도 절실하다. 결국, UX 디자이너는 여러 도구 및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

 

 

  1. 우리가 완생이 될 수 있을까? UX3.0시대를 기대하다.

바야흐로 UX3.0 시대다. 이 시대의 새로운 UX의 역할은 “불확실한 환경 하에서 전문성을 기반으로 빨리 검증하고 이를 반영하면서 최적의 사용자 경험을 찾아가기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새로운 역할 정의의 필요성은 팀장님께서 말씀하신 메시지 “Stop saying user value”와도 연결된다. 과거 다소 모호했던 UX의 역할을 미화시키거나 포장하지 말고 시대에 걸맞는 역할로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UX의 외연을 넓혀나간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UX3.0은 서비스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보다 진화한 리서치 방법론, 빠른 프로타이핑 능력, 그리고 구현 역량을 강화할 시기이다. 이를 통해서 기업의 이윤과 서비스 지표를 향상시키고 서비스 실패 확률을 낮추며 제작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해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용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새로운 종의 등장으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DML_Sungwon Paik

 

UX1.0은 변화를 경험하고 축적하는 시기라면 UX2.0은 변화를 적용하여 특성을 변화시키면서 새로운 종에 대한 필요성을 체감하고 UX3.0시기에는 새로운 종이 활동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사용자의 니즈는 언제나 변하므로 UX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과연 “사용자에게 어떤 benefit을제공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인류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 “사회적인 context안에서 사용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줄 것인가”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동시에 이 시대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UX, 나날이 진화하고 있는 UX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Written by 권기정, 응웬손하, 박상진, 김민석, 나주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특강] 스마트 시대의 상품 기획에는 스토리가 핵심이다

이번 특강은 LG전자 스마트비즈니스센터에서 오신 배정현 차장님께서 진행해 주셨다. 강사님은 해외 공연 투자, 뮤지컬 라이센싱, 공연 Promotion 등 문화 예술 분야에서 일을 하시다, 2009년 LG 전자로 자리를 옮기신 이후 지금까지 Smart TV 플랫폼 기획 관련업무에 종사하고 계신다. 오프라인, 아날로그 영역인 공연기획과 온라인, 디지털 영역의 스마트TV 기획이라는 매우 대조적이고 이질적인 분야를 거쳐오신 강사님은, 오히려 컨텐츠의 분야나 종류에 상관없이 중요한 상품기획자의 역할과 변화하는 시대에 필요한 상품기획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강사님이 경험한 실 사례들을 토대로 “이야기”처럼 진행된 오늘 강의처럼, 우리도 강의 내용에 우리의 실제 경험을 더하여 우리의 생각을 스토리처럼 풀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지식의 70%를 이야기를 통해 배운다. 스토리는 사건과 사건의 인과관계를 더욱 분명하게 해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쉽게 전달하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한다. 자신이 체험한 것을 공유하려는 본능이 있는 사용자를 고려한다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시대의 상품 기획의 핵심이 될 것이다. 기획뿐만 아니라 생산, 관리 등 모든 것이 소비자 중심이 될 스마트 시대의 상품 기획을 우리 조의 디자인 어항 장식품 제작 창업 프로젝트, ‘헤엄헤엄’에 녹여보고자 한다.

 

DML_Jeonghyun Bae

 

 

  • 프로슈머의 헤엄치기

이전의 시장은 소품종 대량생산이 주를 이뤄왔다. 소위 생산자가 갑이고 소비자가 을인 갑과 을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해지면서 시장은 점차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화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기획자를 뜻하는 프로듀서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를 합친 프로슈머라는 단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이전보다 소비자가 생산과 기획에 있어서 매우 중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즉, 소비자가 신제품 기획, 생산과 같은 기업활동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영향력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DML_Daka일본 다카라즈카라는 도시에서의 차별화된 공연을 계기로 발전을 해온 다카라즈카 가극단은 공연의 차별성을 토대로 상당한 수의 관객과 팬클럽,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다카라즈카 도모노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팬클럽에 주목해야하는데, 이들은 처음으로 본 다카라즈카 공연을 특별한 경험으로 간직하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다카라즈카 도모노카이는 다카라즈카 가극단과 발자취를 함께하며 전반적인 서포터즈의 역할을 하고 있다. 매진을 위한 티켓매입, 공연지원 등을 통해 공연 기획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적극적인 개입은 기획의 한 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있는 공연 문화 기획은 사람들로 하여금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공연에 매료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기획에 참여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개진하는 활동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총체적인 기획은 두터운 팬덤을 확보 가능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가극단이 101년이라는 시간 동안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소비자와 생산자의 관계에 관한 변화는 ‘헤엄 헤엄’프로젝트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기존의 관상어 시장에서 어항에 들어가는 장식품 또는 기능성 용품(산란상)들은 생산자 중심의 일방적인 방식의 판매와 커뮤니케이션을 해왔다. 그들은 소비자들이 살 것이라고 예상되는 어항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동물, 식물, 물건들을 자체 기획하여 플라스틱 또는 토기의 형태로 공장에서 생산했다. 그리고 해당 제품을 대형 할인마트 또는 어항 용품점에 납품하여 판매해 왔다. 이러한 장식품들이 기획 되는 과정에 있어서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방법과 기회는 전혀 없었다. 소비자들은 그저 기존에 나와있는 비슷하고 진부한 플라스틱 장식용품들 중에서 그나마 나은 것을 고르거나 아예 사지 않는 선택지뿐이었다. 현대의 대부분의 분야가 그러하듯이 이러한 시장의 상황 속에서도 관상어 시장의 소비자들은 점점 까다로워졌고 보다 적극적인 소비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어항을 스스로 좀 더 예쁘고 아름답게 꾸미기 시작했다. 심지어 기능상의 이점을 위해 직접 어항 용품들을 만들기도 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된 정보와 재료를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성향은 ‘헤엄헤엄’의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부분들과 이어져 있다. ‘헤엄헤엄’은 개개인의 스토리와 테마로 그들의 직접적인 어항 꾸미기를 제안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일방적으로 찍어져 나온 장식품을 그대로 수용하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소비자가 스스로 테마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장식품을 선택하거나, 자신에게 필요한 장식품을 ‘헤엄헤엄’에 먼저 제안하는 등의 주체적인 활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기획부터 생산까지의 전 과정에 관상어 사육사들이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 플랫폼이라는 바다

스마트 시대에 플랫폼은 핵심적인 하나의 조건이 되었다. 스마트시대에는 무엇보다 컨텐츠가 중요하다. 이런 중요한 컨텐츠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플랫폼이 중요해진다. 그 흐름을 반영하듯LG전자에서는 세계최초 웹기반의 스마트TV를 출시했다. 이로써 소비자는 스마트TV 내에 구축된 어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다양한 컨텐츠와 서비스를 접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백화점이라는 플랫폼에서인터넷과 모바일을 거쳐 TV라는 어쩌면 가장 일방향적인 매체까지 플랫폼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들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집객’때문이다. 백화점에 상점들이 입점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곳에 사람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므로 백화점은 더 많은 상점들이 입점하고 싶어하도록 ‘집객’을 효과적으로 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눈길을 끄는 인테리어와 서비스,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어항 장식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물건을 입점시키고, 그들의 물건을 관리, 판매하는 어항 용품몰은 하나의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헤엄헤엄’은 스마트 TV 속 하나의 앱이라고 볼 수 있다. 어항시장에서 앱이 바라본 플랫폼의 모습은 어떠할지, 그들은 과연 효과적으로 플랫폼으로서의 ‘집객’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라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라’이다. 성공적인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집객 행위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것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단순히 기기를 사는 것이 아닌 특별한 체험을 하고 싶어하며, 단순한 인터뷰 대상자가 아닌 상품을 만드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중한 사람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이 플랫폼들이 다른 플랫폼들보다 뛰어날 수 있었던 핵심적인 경쟁력이었다.

이렇게 어항 몰이라는 플랫폼 속에서 ‘헤엄헤엄’이라는 앱은 소비자가 원하는대로 자신의 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피력함으로써 기획, 그리고 생산의 일부가 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돕는다. 제품이 완성되고 나서도 소비자 피드백을 통해 진정 사용자가 원하는 세분화된 니즈를 반영하고 결과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소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 이다.

 

  • 선순환을 향해 헤엄치기

좋은 제품이란 고객이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들을 말한다. 즉, 고객 자신의 이야기를 완전한 제품에서 찾는 것이 아닌 본인이 스스로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스마트 시대에서의 상품 기획은 고객 스스로가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기획할 수 있다면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헤엄헤엄’에서 어항 속의 세계는 하나의 또 다른 세계이다. 사람들은 이 비어 있는 작은 세상을 장식품들로 채워나가며 추억하기도 하고, 현실에선 불가능했던 상상 속 세계를 구현해내기도 한다. 그들은 스토리가 담겨있는 장식품을 구입하고, 그 장식품들로 또다시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이 스토리는 그 자신과 관련된 독특하고 차별성 있는 스토리가 된다. 독특하고 개별적인 스토리는 그들의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에게 공유되고, 이런 즐거운 체험은 단순히 어항을 꾸민다는 것을 넘어서 인생의 의미 있는 활동들이 된다. 그리고 이런 생각과 감정들은 사람들을 보다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즉 ‘헤엄헤엄’은 소비자에게 스토리를 만들 수 있도록 하지만 소비자에게 단순히 컨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끝이 아니다. 구축해낸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가 소비한 컨텐츠를 분석하고, 또 분석을 통해 얻은 수많은 데이터들을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들은 스마트 시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한다. 소비자를 읽어내고 소비 패턴까지 분석해내는 이른바 스토리 리딩(Story reading)을 가능케 하려면 바로 방대한 데이터가 베이스에 깔려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토리 리딩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소비자에게 최적화 된 서비스 또는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최적화된 서비스와 컨텐츠는 고객이 자신만의 스토리를 더 정교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즉,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들은 스토리 리딩을 가능하게 하고, 또 리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업그레이드 된 서비스는 텔링을 통해 다시 데이터들을 수집하며 다시 리딩하는 과정의 선순환이 가능해 진다면 이 서비스는 스마트 시대에 가장 최적화 된 서비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아날로그적인 공연 문화와 가장 디지털적인 스마트 컨텐츠라는 이질적인 요소에서도 이 둘을 이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이야기, 즉 스토리였다. 한번 접하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스토리의 장점을 지닌 채 나타나는 현재의 상품 기획의 추이는 소비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즉, 그들이 주인공이 될 수 있게 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고, 앞으로의 상품 기획에 있어서도 이 부분은 핵심이 될 것이다. 강연의 내용을 바탕으로 ‘헤엄헤엄’이라는 실제 현재 진행 중인 사례에핵심 내용들을 적용시켜 보면서 스토리와 소비자 중심, 플랫폼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젝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한번 더 고민하고 점검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스마트한 시대에서 스마트한 상품기획을 할 때에 중요한 것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스토리 형식을 빌려 잊혀지지 않도록 이야기해주신 배정현 차장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고민경, 최경태, 권지영, 유현석, 등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열린 마음 리더십? 문학작품을 읽어라

시와 소설 등 문학 작품에 대한 수요가 줄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TV를 시청하거나 경영 서적 혹은 자기계발 서적은 읽지만 순수 문학은 도외시하는 직장인이 많다. 한국만 그런 건 아니다. 북미 지역에서도 대학 졸업자의 약 40%가 졸업 이후 단 한 권의 문학 작품도 읽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Djikic, Maja, Keith Oatley, and Mihnea C. Moldoveanu (2013), "Opening the Closed Mind: The Effect of Exposure to Literature on the Need for Closure," Creativity Research Journal, 25(2), 149-154.
Djikic, Maja, Keith Oatley, and Mihnea C. Moldoveanu (2013), “Opening the Closed Mind: The Effect of Exposure to Literature on the Need for Closure,” Creativity Research Journal, 25(2), 149-154.

하지만 문학에는 다른 콘텐츠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가치가 있다. 2006년 영국 요크대 연구에 따르면 문학 작품을 많이 읽은 사람은 타인과 더 잘 공감한다. 공감 능력은 다른 분야 서적의 독서량과는 관련이 없고, 심지어 TV 시청 시간에는 반비례한다.

또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진에 따르면, 문학 작품을 읽으면 마음이 넓어지고 ‘인지적 종결 욕구’가 내려간다. 인지적 종결 욕구란 의사결정을 빨리 내리고 싶어 하는 욕구다. 이 욕구가 강한 사람은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단편적인 결정을 내리고, 한번 내린 결정은 바꾸지 않고 마음을 닫는다. 문학 독서는 어떻게 이런 부정적인 인지적 종결 욕구를 낮춰줄까?

소설을 읽을 때는 가상의 인물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내가 직접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필요가 없다. 또 좋아하지 않는 등장인물이라고 해도 그 생각과 감정을 상상하고 모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미성년자를 사랑하는 남성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롤리타’를 읽을 때는 주인공의 행동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그의 생각과 감정을 떠올려야 한다.

문학은 의사결정에 대한 부담감 없이 타인의 생각을 상상하게 해준다. ‘질서’와 ‘체계’에 대한 욕구를 줄이고 불확실한 상황을 편하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문학은 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한 법조계와 의학계 종사자들에겐 균형 잡힌 시각을 만들어주고,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가 큰 금융업과 정보기술(IT)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가 된다. 최고경영자들 역시 문학 독서를 통해 한번 내린 결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닫힌 마음을 여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특강] 현실에서 신상품 개발은 체계적이지 않다

이번 강연은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이하 HBR Korea)조진서 기자님이 함께 해주셨다. 기자님께서는 이전에 진행하였던 신문사에서의 새로운 섹션 기획을 사례로 실제 필드에서 신제품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DML_Business Focus조진서 기자님의 중요한 메시지는 3가지였다.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강연에서 들었던 의문점은 좋게 말하면 제작과정의 유연성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현실에서의 프로젝트 구현 과정이었다. 결국 현실에서는 신제품 개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고 개발된 신제품의 성공에 대해서 다양한 인식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책과 현실의 간극: 프로젝트는 중개자인가 매개자인가

책에 따르면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기 까지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사를 분석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내의 니치 마켓을 찾는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를 수행하고, 산업을 분석하고, 기획안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이러한 조사들이 신제품 개발의 작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현업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업에 입문하기 전에 해당 업무에 관한 직∙간접적인 교육을 받는다. 강의, 사내 교육, 사수로부터 배우는 업무 교육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기획을 시작한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의미 또한 배울 때와 일할 때 다르다. 대학이나 사내 교육을 듣는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젝트란, 하나의 과정을 배우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단순한 중개자(Interpreter)일 뿐이다. 배운 분석 방법을 프로젝트를 통해 적용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즉, 프로젝트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신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실무자들에게 프로젝트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매개자(Mediator)이다. 이러한 경우 과정의 진행에 의미가 없다. 대신 신상품 개발이라는 공통의 통과지점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참가한 실무자들이 팀이라는 네트워크로 움직인다. 프로젝트 자체가 하나의 도구로써 혼자서 의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여러 실무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여러 관계가 중요하다.

 

  • 필드가 가진 양날의 검: 제약조건

필드가 가진 관계의 중요성은 책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약조건 때문에 생겨난다. 물적∙인적 자원의 한계와 시간 제약, 그리고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권이 갖는 여러 제약 사항들을 거쳐가면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필드의 프로젝트이다. 여러 제약 조건들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완벽을 포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수준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이번 강연을 통하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2.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3.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20150506_Jinseo Cho @ NPD(7)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전체 20여 페이지 남짓의 코리아 타임스 신문에 새로이 8페이지로 만들어지는 기획 섹션이었지만, 소수의 편집자들이 참여했으며 디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 또한 없었던 상태에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Business Focus였다. 이러한 강한 제약을 뚫고 새로운 섹션을 기획할 수 있게 한 힘이 바로 벤치마킹이었다. 인·물적으로 자원이 제약된 상황에서 Financial Times와 Weekly Biz를 자신들에 맞춰 재구성함으로써, 시행착오에 따른 한정적인 자원들의 제약을 넘어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섹션의 연재가 가능했다.

 

  1.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제약 상황과 더불어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는 프로젝트 구성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 역시 기업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할 때에,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받아주기 보다는 자원의 한계를 이유로 제약 조건을 더 넓혀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간격을 좁혀주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DBR에서 HBR Korea를 런칭할 때, 초안의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담당자들이 고민한 경우가 있었다. 아쉽게도 기업에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외침을 관심있게 듣지 않아서 내부적인 담당자의 컴플레인이 묵살되었다. 이 때에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폰트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성이라는 간판을 가지고 의사 결정 조직을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었으며, 책임 소재 역시 분명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컨설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과업 수행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유연성은 필요하다.

 

  1.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아웃소싱이란 기업 내부의 활동을 기업 외부의 제3자에 위탁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인소싱(Insourc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이전과 같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핵심이 아닌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외주 업체들과 강한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웃소싱을 통한 거래 비용이 정보 기술의 혁신을 통해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아웃소싱이 더욱 적합하다. HBR Korea 역시 Harvard Business Review 원문을 변역할 때는 외부 업체를 통해 1차 번역을 한다. 언뜻 보면 HBR Korea판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인 번역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1차 번역된 문서를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여러 번 수정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통하여 적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단순 번역에서 오는 경제·경영 오류를 바로 잡고 원본 내용의 깊이 있게 재구성을 하여 기사의 질(quality)에 집중했다.

 

 

  • 네트워크 안에서 재정의 되어야 하는 성공의 의미

신상품 담당 부서는,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신경써야 하지만, 만든 이후 상품의 성공 여부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성공에는 여러 입장이 존재한다. 기획 단계의 예측 수량을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기존에 없던 컨셉을 시장에 도입할 수도 있고, 수익 측면에서는 손해지만 CSR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한계에 봉착한 시장에 CSV적인 가치를 창출하거나, 수익이나 점유율 성과는 없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증대나 점유율 증대 등 고정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따라서 다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는 여러 제약 조건이 있다.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완벽한 조건을 이룬 상황에서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에는 여러 제약 안에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진행의 체계성이나 엄밀성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안에서 형성된 관계들 간의 상대적인 입장과 여러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임기 응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여러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산출물의 결과를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Written by 박준우 박윤규 유하정 이지은 몽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무조건 남보다 비싼 걸로” 배란기 여성의 소비심리는?

DML_Male Female
Durante, Kristina, Vladas Griskevicius, Stephanie Cantu, and Jeffry Simpson (2014), “Money, Status, and the Ovulatory Cycle,”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 (February), 27-39.

폐경이 오지 않은 여성은 약 28일 주기의 호르몬 사이클을 맞는다. 진화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황체 형성 호르몬이 증가하는 배란기에 있는 여성들은 남성을 만나는 기회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외모를 가꾸는 데 더 많은 돈을 쓴다.

미국 텍사스대 경영학과 크리스티나 듀랜트 교수는 배란기 여성들의 무의식적 소비 행동이 단순히 비싼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남들보다 비싼 물건을 사려는 경쟁적 동기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의심했다. 그는 309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우선 실험 참가자들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갖는 두 가지 상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청받았다. 첫 번째는 ‘다른 여자들은 1만5000달러짜리 반지를 갖고 당신은 7000달러짜리 반지를 갖는 상황’이고, 두 번째는 ‘다른 여자들은 1000달러짜리 반지를 갖고 있고 당신은 5000달러짜리 반지를 갖는 상황’이었다. 실험 결과, 비배란기에 있는 여성들은 두 번째 반지를 선택하는 비율이 28.8%에 불과했지만 배란기 그룹에선 42.5%로 거의 두 배 가까이로 높았다. 즉, 배란기에는 경제적 손해를 무릅쓰고라도 내가 남들보다 나아 보이게 만들어주는 제품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듀랜트 교수는 반지가 아닌 집을 구매하는 상황, 그리고 현금을 나눠 갖는 상황 등 다양한 설정으로 추가 실험했다. 여기서도 다른 여성보다 나아 보이려는 경향은 비배란기 여성들보다 배란기 여성들에게서 훨씬 강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남성일 경우에는 이런 경향이 보이지 않았다. 즉, 배란기 여성의 경쟁심리는 같은 여성을 상대로 할 때만 강해졌다.

여성이 자신의 우월함을 보여주는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욕구는 호르몬 주기에 따라 크게 변한다. 물론 기업이 개별 소비자의 호르몬 주기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같은 고객이라도 시기에 따라 구매의욕이 크게 변화할 수 있음을 이해하고 융통성 있는 마케팅 전략을 세워야 한다.

 

[특강] 경쟁하지 마라, 유일해라

오늘은 애경산업의 김윤덕 CM님께서 오셔서 신제품 개발과 브랜딩에 관한 마케팅 강의를 해 주셨다. 강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케터의 역할과 책임이었다. 마케터는 회사가 추구하는 인지와 소비자가 생각하는 인지의 차이를 줄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며, 경쟁하지 않고 유일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케라시스 퍼퓸 – 애경의 마케팅을 말하다

교과서에 따르면 마케팅이란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데 관련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이다. 하지만 책과 현장은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흔히 마케팅 활동은 생산 원가 (cost) < 제품 가격 (price) < 고객 가치 (customer value)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여기서 진정으로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제품 가격이 소비자의 지불 가치보다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생산 원가나 제품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가치이며, 따라서 고객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마케팅 활동인 것이다. 하나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많은 조사를 실시하지만, 종종 경험 부족이나 해석상의 오류로 소비자의 인식을 올바르지 못하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딪히다 보면 마케터로서의 직관과 경험이 생기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하셨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NPD (New Product Development: 신제품 개발) 와 Branding의 연속이다. 이는 애경 산업의 케라시스 퍼퓸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케라시스는 과학적이고 세련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이미지가 약해졌고 대신 향이 좋다는 느낌은 남아있었다. 애경은 세계적으로 향수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케라시스와 향수라는 두가지 컨셉을 결합하여 케라시스 퍼퓸을 런칭한다. 그 후에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 공모전, 명품 향수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가 주목할 만한 점은 자사 제품의 강점과 소비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며 인지의 차이를 줄인 것과,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갔다는 점, 그리고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감성적으로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헤어 클리닉 시스템이라는 과학적인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향에서 생겨나는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향을 넘어서는 또 다른 가치를 지속적으로 부여하였고, 따라서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비자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해 주었을 때 마케팅은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니즈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며 최대한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DML_Yoondeok Kim @ NPD

 

리큐 – NPD로 해결책을 제시하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컨셉 개발 및 상품화 단계를 거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지만, 애경은 출시 후 관리 (Post-Launching Management)를 강조하여 이미 출시한 제품을 히트 상품으로 육성한다. 이에 관해서 김윤덕 CM님은 “9개월 동안 힘들게 고생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왜 방치하는가?” 라는 말로 설명하셨다. 지속적으로 수요가 창출되는지, 지속 가능한 공급 능력이 있는지 예측해야 하며, 프로모션 매체들과 커뮤니케이션 채널들간의 조화, 추가적인 HUT (Home Usage Test: 가정내 사용조사) 등 다양한 출시 후 관리기법을 통해 운영해야 한다.

이제는 애경을 대표하는 제품이 되었지만, 액체 세제 시장에서 리큐는 후발주자였다. 당시 애경의 마케터는 트렌드 분석을 위해 국내/국외 액체 세제 시장을 조사했고 여러 나라와 세분화된 시장 별 경쟁관계를 조사하고, 기술적 변화, 선진국의 메인 클레임 조사 등을 통해 약 30만장이 넘는 조사 결과를 수집하였다. 최상위 니즈부터 차상위 니즈까지 로직트리를 구성해 개선점을 도출하였다. 특히 계량이 불편하다는 의견과 끈적임이 남는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뚜껑으로 계량한 뒤 뚜껑을 통째로 세탁기에 넣을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수많은 조사 덕분에 소비자의 니즈를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리큐는 시장에 뒤늦게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가 될 수 있었다.

애경의 NPD는 총 다섯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하나씩 단계가 넘어갈 때마다 필요한 자원의 규모가 증가하며 한번 넘어간 단계는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각 단계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필수적이며 동시에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요구된다. 총 다섯 단계 중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단계는 두번째 단계였다. 이 단계에서는 소비자와 시장을 조사하고 디자인 센터와 연구소의 협력을 결정하는 단계였는데, 무엇보다 소비자 조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세제라는 제품을 바라본 리큐는 두번째 단계에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액체 세제 사용을 꺼리거나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에스따르 – 마케터의 Ownership과 리스크 관리를 엿보다

에스따르는 마케터의 Ownership과 리스크 관리를 엿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 에스따르라는 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했지만 이 실패는 새로운 성공에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아이디어의 출발이나 성공 확률에 얽매이기 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서 마케터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케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과 이익을 완벽하게 구현해야 한다. 제조를 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센터나 연구소와 타협한다면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에스따르는 탈모 방지에 초점을 둔 고품질 헤어케어 제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샴푸는 한방 샴푸였다. 시장의 트랜드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 데에다 경쟁사의 전략까지 겹치며, 한방 샴푸와 상반되는 이미지로 인해서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 사례를 통해서 마케터의 시장 분석력도 중요하지만 경쟁사 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출시 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러한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애경에서는 Market risk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인가)와 Engineering risk (우리가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인가) 를 동시에 고려한 상품화 단계를 거친다. 이 두 가지 리스크는 마케터, 연구소, 디자인 센터가 다 같이 리뷰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마케터가 Ownership을 가지고 Market risk를 선행 연구한 뒤 연구소와 디자인 센터가 협력하여 Engineering risk를 연구하는 편이다. 따라서 마케터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맞추는 동시에 비용의 균형도 맞추는 등 책임이 많지만,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올바르게 수행하면 지속적인 수요의 규모가 창출되는,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에스따르 사례를 통해 마케터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외부의 경쟁사가 아닌 개인의 자만심과 잘못된 확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나의 생각이 정말 소비자의 생각과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또 검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진정한 마케터가 되자 

결과적으로 오늘의 강연 내용의 핵심 주제는 “경쟁하지 마라, 유일해라” 였다. 마케터는 직감과 역량으로 브랜드의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노력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사람들이었다. 소비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마케터의 자세를 배웠던 좋은 강연이었다.

 

Written by 권기정 응웬손하 박상진 김민석 나주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틀렸다, 경영도 과학이다… 상식에 의문을 품어라

DML_Cards카지노 최대 고객은 관광객일까?

과학적 회의주의는 경영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경영 현장을 지배하는 직감과 상식에 의문을 품고 관찰과 사실에 근거해서 의사 결정을 하면 경쟁자의 무리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큰 카지노 중 하나인 하라스(2010년 시저스로 개명)가 좋은 예이다. 이 카지노는 1998년 최고운영책임자로 카지노 업계 경험이 전무한 게리 러브맨(Loveman) 하버드 경영대 교수를 발탁했다. 그는 카지노 업계의 모든 통념에 회의를 품고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만을 근거로 의사 결정을 하는 분석 경영을 도입했다. 우선 고객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발급한 뒤 사용 이력을 조회해 고객의 카지노 출입 빈도, 게임에 쓴 금액 등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하라스는 ‘카지노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은 관광객’이란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 하라스에서 돈을 가장 많이 돈을 쓰고 간 사람은 도박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박을 즐기는 사람은 어떤 부류였을까? 도박 중독자? 이 또한 틀린 가설이었다. 카지노 인근에 사는 목수나 교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에 따라 하라스는 기존 카지노들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기존 카지노들은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꾸미고 여행사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에 반해 하라스는 ‘근처 지역에 살며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방문해 취미로 도박을 즐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회인’을 타깃 고객으로 잡았다.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카지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근 레스토랑이나 기업과 다양한 제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는 자사 웹사이트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수천 가지의 실험을 거쳐 사이트의 디자인을 바꿔왔다.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사이트(실험군)와 기존 사이트(대조군)를 고객들에게 노출시켜 고객 반응과 경매 낙찰 숫자 등을 비교한다. 실험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가설 개발→실험 설계→실험 실시→분석→결론 도출→재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과학 실험과 다를 바가 없다. 하라스의 러브맨은 “실험 때 대조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충분한 해고 사유”라고 했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웹사이트를 변경했다는 이유로 몇 명의 웹디자이너를 해고했다.

주재우 | 디자인 씽킹, 행동경제학, 현장 실험, 고객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