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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디자인 이노베이션: 열쇠는 사람이다

이번 특강에는 SK Planet의 서승교 매니저님께서 찾아와 주셔서 디자인 이노베이션에 관한 특강을 해주셨다. 마케팅을 전공하셨지만 같은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국내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접근법이 다른 일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는데, 한마디로 고객을 깊게 연구하고 그들의 생활을 분석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한다고 하셨다. 매니저님은 LG 전자의 LSR 연구소를 거쳐서 현재 SK Planet 고객 인사이트팀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계신다고 하셨다.

 

 

  • 여러분은 어떤 셀카를 찍기를 원하나요?

고객을 잘 분석한 사례로는, 서양 사람들은 건강하게 보이길 원하지만 동양인은 하얗고 밝게 나오는 것이 잘 나온 셀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mega pixel camera phone을 출시할 때 나라별로 카메라 픽셀을 다르게 해서 수출했다고 한다. 고객을 잘 분석 하지 못한 사례로는 SKY의 ‘후’폰을 들 수 있다. ‘후’ 하고 바람만 폰으로 불어도 사진이 찍히는 제품이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지만, 일그러진 표정으로 사진이 찍히기 때문에 수요가 충분히 생기지 않아서 판매가 저조했다. 결국, 일반적으로 기술이 혁신을 이끄는 것은 맞지만, 그 기술을 고객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는가는 달라진다.

 

  • Design Thinking vs. 우리가 가진 기술

기술에 의한 혁신이 고객에게 환영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를 캐즘 (Chasm)이라고 부른다. 그래프로 그려 보면 하나의 신제품이 Innovator와 Early Adopter에게는 받아들여지지만, Early Majority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캐즘에 빠지는 경우는 무척 흔한데, 여기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많은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 왜 캐즘에 빠지는 걸까? 일반적으로 혁신에는 Human, Business, Technology 라는 3가지가 필수적이다. 물론 이 3가지를 완벽히 해결할 수는 없지만 기업은 이 3가지를 균형 있게 돌려야만 신제품이 캐즘에 빠져서 판매가 멈추는 것을 예방 할 수 있다. 결국 고객을 위해서 좀 더 나은 가치를 디자인하고,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혁신적인 방법론, 그리고 기존의 것과 다른 것을 실현하는 디자인 이노베이션이란 여러 다양한 전문분야의 협업으로 완성이 된다.

 

  • 융합시대에 인문학의 중요성과 역할

인문학은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 인간의 사상과 문화에 관해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된다. 최근 들어 여러 곳에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기술이나 공학이 인문학과 관련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인문학은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기술과 공학도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에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특히 혁신과 기술 자체가 사람에게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앞으로 인문학이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도 말씀하셨다. .

 

  • 혁신과 고객 니즈 발굴

혁신이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가죽을 벗겨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엄청나게 어렵고 험난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오늘 강의에서 꼭 명심해야 할 점을 얻게 되었는데, 혁신은 고객의 니즈 해결을 통해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어 주는 것이며, 고객이 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리도록 스스로 행동을 바꾸도록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업이 놀라운 기술을 적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신제품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신제품이 니즈를 해결하여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경험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 혁신으로서 의미가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애플이나 구글의 비전이 매출액이나 점유율이 아니라 고객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 지로 되어 있는 것을 보니, 기업이 진정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고객을 위해 혁신할 때 성과는 자동적으로 따라온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고객 니즈의 발굴에 관한 내용도 있었다. 고객의 니즈를 구분하자면 스스로 자각하는 Explicit needs, 습관이나 문화에 베어 있는 Tacit needs, 그리고 무의식적인 Latent needs가 있는데, 이 중에서 Explicit needs가 아니라 쉽게 발견하기 힘든 다른 두 가지 니즈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특히 Expedia를 방문하는 온라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웹사이트에서 Company Name 이라는 항목 하나를 없앤 것만으로 1200만 불의 수익이 증가했다는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 음양의 조화

4차 산업 시대가 다가오면서 기업은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 과거에 강조되었던 역량은 그룹 중심, 이성 중심, 시스템 중심 등의 Evidence of past였다고 하면, 미래에 강조될 역량은 개인 중심, 주관 중심, 직관 중심 등의 Clue for future라고 하셨다. 음양이론에 빗대어 전자를 양, 후자를 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의 기업에는 양의 사람들이 많으니 미래에는 음의 사람들이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하셨다. 즉, 예전에는 기업에서 생산하고 고객에게 잘 팔면 그만이었으나, 미래에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예전 그대로 생산하고 판매한다고 해서 생존이 어렵기 때문에, 음의 역량을 갖춘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우리 스스로도 그러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크리에이티브 4R

강의에서 제시한 사람의 이해와 혁신을 위한 4가지이다.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마음이 통하고 뭐든지 털어 놓고 말하며 서로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된다는 의미의 Rapport, 말 그대로 사람을 읽어내는 Read, 말의 표면과 이면 내용을 파악하는 Re-think, 최대한의 아이디어를 낸 다음 가능한 수준으로 컨셉을 맞추는 Radical creation가 있다. 먼저 허물없는 관계가 되어 어떤 사람을 이해하고, 겉으로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읽어 내며, 이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현실적으로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것이 혁신의 과정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 비즈니스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번 특강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사람에 대한 이해였다. 니즈는 고객을 제대로 이해해야 발굴할 수 있고, 기업이 니즈를 해결하여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혁신이며, 이는 기술만 가지고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인문학은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영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은 인문학적 소양, 직관적 사고 등을 갖춘 ‘음의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성공한 기업들은 고객을 제대로 이해했기 때문에 성공했고, 실패한 기업들은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했다. 생각해보면 비즈니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행위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사람에 대한 이해는 특강 전체를 꿰뚫는 핵심이었다.

 

  • 느낀 점

이번 특강과 지금까지 수업을 듣고 비즈니스는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기업들이 성공을 위해 수많은 수치들과 통계들을 통해 분석하고 판단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실마리는 거기에 없는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단지 작은 니즈를 하나 찾는 것만으로 큰 성공을 거두는 기업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조승기)

팀간의 의견충돌, 해결책, 인문학의 미래, 중동 출장.. 책에서 나오지 않는 살아있는 얘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던 특강이었다. 현장에서 직접 느낀 노하우나 일상 속에서 시야를 넓히는 방법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살아있는 강의 그 자체였다! (조하린)

이론을 배우고 실제사례를 분석하면서 2% 채워지지 않았던 디자인 이노베이션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 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실무에서는 디자인과 경영이 어떻게 접목되어왔고 진행되며 향후 방향을 알 수 있어 유익한 특강이었다. (오정석)

현실적으로 디자인 경영의 수업내용이 과연 대한민국 사회에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타파 할 수있었던 특강이었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대기업에서는 벌써부터 진행 되어 왔고, 음양의 조화를 이룬 인재가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라는 말에 영감이 깊었다. (김성모)

지금까지의 수업을 통해 디자인 웍스에 대한 개념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면 서승교매니저님의 특강은 이런 개념들을 어떻게 아이디어로 구체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실제 필드에서 일하시는 실무자들의 아이디어와 나와 같은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가장 큰 차이점은 ‘한정된 시간과 주어진 예산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가 아닌가’ 인 것 같다. 평소 기존에 없었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성공할 확률에 버금가는 실패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생각해왔다. 실무자들은 한정된 기회 안에서 전략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혁신적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느꼈다. 특강을 들은 후 나에게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은 일상생활에서 ‘사람과 상황에 대한 통찰력을 갖는 습관을 갖는 것’ 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신 부분이다. 참신한 인사이트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은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이런 습관을 지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날 수업이 끝나고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느라 두 눈과 귀가 조금 바빴다. (박차원)

 

Written by 김성모, 박차원, 조하린, 오정석, 조승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디자인 웍스” 번역서 출판

원서명: Design works / 저자 헤더 프레이저 / 역자 주재우, 윤영란 / 이콘 출판사 / 발행일: 2017년 3월 13일 / ISBN: 978-89-97453-82-5

 

 

  • 지은이와 옮긴이

지은이: 헤더 프레이저 Heather M. A. Fraser / 로트만 디자인웍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디렉터. 현재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디자인 실습과목을 진행하고, 디자인 기반 학생 프로그램을 만들며, 맞춤형 기업 교육을 이끌고 있다. 또한 전 세계의 기업, 공공 기관, 학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 디자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P&G, 오길비 앤 매터Ogilvy & Mather, 택시 광고 디자인 TAXI Advertising & Design 에서 근무한 바 있다.

옮긴이: 주재우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조교수, 테크노디자인대학원 경험디자인학과 참여교수. 토론토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판단과 의사결정 심리학을 바탕으로 디자인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 있으며, 디자인마케팅랩을 운영하고 있다.

옮긴이: 윤영란 / SK 텔레콤에서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매니저로 일하고 있으며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지금도 다수의 사내외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와 협업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상품 기획과 마케팅 파트에서 일한 바 있다.

 

 

디자인 웍스 구매 @ 이콘 출판사 웹사이트

 

 

  • 간단 소개

이 책은 로트만 디자인웍스 센터가 비즈니스 디자인을 연구하고 실제 기업에 적용하며 얻은 결과물로, 비즈니스 디자인의 사례와 방법론을 담고 있다. 문제 해결에 필요한 새로운 전략을 생각해야 하는, 즉 혁신을 갈구하는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권한다. – 로저 마틴 (세계의 경영사상가, 전 로트만 경영대학원장)

“프로젝트 진행 방식과 결과물이 궁금했던 나는, 헤더의 초청으로 학교 캠퍼스 바깥에서 새롭게 리노베이션 하는 건물에 구경가기 시작했다. 빨간 벽돌을 가진 1층과 지하실의 문을 없애고, 채광이 잘 되는 커다란 유리창을 달고, 벽을 칠판처럼 칠해서 마커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고, 바퀴 달린 책상과 의자를 여러 개 가져오고, 냉장고 한 대와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 하나,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 밝은 연두색과 짙은 파란색이 더해진 화사한 공간에는 로트만디자인 웍스 (Designworks) 스튜디오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후 일주일에 한두번 정기적으로 놀러가기 시작했다…” (역자 서문 중에서)

 

  • 디자인 웍스 3기어

 

 

 

 

  • 디자인웍스의 한 기법: 마인드 매핑 (Mind Mapping)

 

평균에 저항하라

2009년 여름, 캐나다에서 한창 박사과정 중일 때 대중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이사를 가면서 자동차를 사야 했다. 돈이 많지 않았던 나는 싸고 예쁘면서 유지비가 적게 드는 중고차를 원한다는 어려운 요구를 했고, 딜러는 경매 물품으로 나온 자동차 2대를 제안했다. 하나는 수많은 중고차 구매자가 평균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깔끔한 폭스바겐이었고, 다른 하나는 약 10년 동안 12만 킬로미터를 달려서 유지비가 많이 들 것이 분명한 아우디였다. 나는 오랜 고민 끝에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선호하지는 않지만 눈길에서 더 안전할 것 같은 아우디를 선택했다. 부디 고장 나지 말라고 엔진 소리를 본 뜬 ‘붕붕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고, 겨울에는 손을 호호 불어가며 손 세차도 하면서 사랑을 듬뿍 쏟았다. 이후 붕붕이는 캐나다 동부의 폭설을 헤치며 나의 삶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수없이 제공했다. 이처럼 평균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나는 선택은 삶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이는 경영 현장에서도 혁신을 일으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Aeron chair_Herman Miller

1992년 허먼 밀러가 고용한 빌 스텀프(Bill Stumpf)와 돈 채드윅(Don Chadwick)은 기존 의자와 다른, 인체 공학적으로 완벽한 의자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완성된 의자는 고탄성 카본 프레임을 사용한 결과 ‘선사시대의 거대한 곤충 뼈’처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회사 근처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초기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조금 편안하긴 하지만 너무 못생겼다는 반응을 얻었다. 초기 결과물을 지속적으로 개선한 후, 이 의자는 편안함의 척도에서는 10점 만점에 8점까지 다다랐으나 예쁨의 척도에서는 6점에도 도달하지 못할 만큼 낮은 평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편안함과 예쁨은 상관관계가 높게 나오기에 이러한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이듬해에 실시한 전문가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나왔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은 이 의자가 어떤 부분에서 기존의 의자와 다른지 이해했지만, 실제 구매를 결정하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나 인체 공학 전문가들은 대부분 못생겼다는 이유로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먼 밀러는 좋아하는 응답자와 싫어하는 응답자의 점수를 합쳐 평균을 낸 뒤 그에 따라 의자를 바꾸는 대신, 본능을 믿고 그대로 출시했다. 그 결과 에어론(Aeron)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 의자는 1990년대 후반 허먼 밀러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의자로 선정되었다. 이후 약 7백만 개가 판매되었고, 지금도 17초에 한 대씩 생산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흥미롭게도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전시된 이후 추가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예쁨에서도 8점을 받았다.

 

Resolve_Herman Miller

허먼 밀러는 2000년대 들어서는 의자를 벗어나 사무용 가구에 도전했다. 그리고 직원들이 편안하게 업무를 보는 동시에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4각형 박스(Cubicle) 형태가 아닌 5각형 벌집(Honey comb) 형태의 혁신적인 사무실 가구를 생각해냈다. 색다른 접근법을 검증받기 위해서 가상으로 사무실을 만든 뒤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어봤을 땐 찬성과 반대가 극명하게 나뉘면서 평균적으로는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허먼 밀러의 리서치 디렉터인 짐 롱(Jim Long)은 조사 결과를 “건설적으로 거부(Constructive rejection)”한다면서 프로젝트를 변화 없이 그대로 진행했다. 사람들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이유 모두가 ‘새롭다’는 동일한 사실에 기반한다는 점을 알아낸 뒤에는 “너무 많은 사람이 우리의 아이디어를 좋아한다면 혁신적이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 사무용 가구는 리졸브라는 이름으로 출시돼 같은 해 네오콘(NeoCon) 금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또 다음 해에는 경쟁사가 카피 제품을 출시하는 등 사무용 가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이처럼 일상생활이나 경영 현장에서 평균을 거부하면 색다른 결정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의도적으로 평균을 거부하는 경우 뒤따르는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온전히 본인이 져야 한다. 붕붕이 자동차는 타이밍 벨트도 직접 교체해야 했고, 아무도 없는 시골길에서 점화플러그가 망가져서 차가 멈추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책임이 어쩌면 당신의 인생에 풍미를 더해줄 수도 있다.

 

 

“디자이너와 일반직원 대화 금지”… BMW는 왜?

레고 블록을 조립해 본 적이 있는지. 어른 세대가 기억하는 레고는 자기 마음대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 블록이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설명서를 차근차근 따라 하며 포장 박스에 그려진 대로 멋진 성이나 자동차 따위를 만드는 ‘키트’가 중심이다.

하지만 레고를 설명서대로 조립하는 것이 창의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까? 미국과 노르웨이 경영학자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는 창의성이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아예 회피하게 만든다.

Lego

 

연구진은 실험으로 이를 확인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셋으로 나눠서 1번 그룹에는 레고 달 탐사선 키트를 만들게 했다. 반면 2번 그룹에는 같은 블록들로 아무것이나 자유롭게 만들게 했다. 마지막 3번 그룹에는 레고를 주지 않았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논리력 시험과 창의력 시험을 실시했다. 논리력 시험 성적은 비슷했지만, 창의력 시험에선 정해진 설명서대로 블록을 쌓았던 1번 그룹만 유독 성적이 나빴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도 했다. 이번에는 참가자들을 둘로 나눴다. 한 그룹에는 곱셈, 퍼즐 맞추기처럼 ‘분명하게 잘 정의된’ 문제를 풀게 하고, 다른 그룹에는 효과적인 쓰레기 재활용 방법처럼 ‘잘 정의되지 않아(ill-defined)’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제에 답하게 했다. 그런 다음 모두에게 2개의 레고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하나는 설명서대로 달 탐사선을 만들 수 있는 키트였고, 또 하나는 무작위로 레고 블록이 들어있는 가방이었다. 그 결과, 잘 정의된 문제를 푼 참가자들은 67%가 달 탐사선 키트를 택한 반면에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제를 푼 참가자들은 44%만 키트를 골랐다. 이는 잘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창의적 문제를 아예 선택하지 않도록 방해하는 경향이 있음을 드러낸다.

이 연구 결과는 기업이 혁신을 추구할 때 조직 문화를 분리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국의 디즈니는 일상 업무를 하는 직원과 상상력이 필요한 일을 하는 직원을 구분해 관리한다. 즉, 두 가지 종류의 일을 한 사람에게 맡기지 않는다. 독일의 BMW도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일반 사무직 직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도록 분리해 뒀다. 논리력과 창의력이 필요한 문제는 전혀 다른 사고방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강] 신상품 인사이트를 찾기 위한 관찰 조사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이번 강의는 The Idea Group의 김은영 대표님이 오셔서 실무에서 수행되는 관찰 조사를 알려주셨다. 강의의 주제를 한 마디로 줄이자면 관찰 조사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 기획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자, 자동차, 화장품, 유통 회사들과 함께 수행한 다양한 경험이 녹아들어, 그림도 그리고 토론도 하면서 수업이 매우 흥미롭고 색다르게 진행되었다.

 

관찰 조사를 통해 어린이용 칫솔을 만든다면?

관찰 조사 기법을 중시하는 IDEO는 Oral B의 어린이 칫솔을 개발하여 큰 성과를 거둔 사례가 있다. 이 사례는 제품에 기반한 가설로 일을 시작하지 않고 실제 사용자(사람)에 대한 관찰 조사로 일을 시작해야 진정한 혁신이 이루어 짐을 보여준다. 어린이용 칫솔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가설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과 가설없이 관찰 조사 기법을 사용한 IDEO의 사례를 중심으로 두 기법의 차이를 설명해 주셨다. 두 기법의 차이를 설명함에 있어, (1) 제품 본연의 기능, (2) 제품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그리고 (3) 제품 판매를 증진시키는 마케팅 활동 등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해서 비교해 주셨다.

먼저 가설을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경우, 어린이용 칫솔이 갖춰야 할 본연의 기능으로는 부드러운 솔, 작은 크기가 있다. 감성적인 부분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 캐릭터 등이 있다. 이러한 접근은 어린이용 칫솔을 가정한 머리 속에서 일어난 상상의 결과물들이다.

이와 반대로 관찰 조사 기법을 통해 어린이용 칫솔을 만든다면, 우선 ‘어린이용 칫솔’ 이란 개념을 배제한 채 어린이가 치솔질을 하는 모습을 실제로 또는 사진이나 비디오로 관찰 조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1) 본연의 기능을 중심으로 관찰해 보면, 어린이들은 어른과 달리 손가락을 유연하게 쓰지 못한다. 마치 주먹 쥐듯이 칫솔을 잡고 양치질 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또한, 엄지(힘의 지지대)의 위치가 어른과 다름을 알 수 있다. 주먹 쥐듯 잡는 손에 힘의 전달을 쉽게 해주고 안정감을 주는 요소가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관찰 결과는 가설에서 기반한 아이디어와 달리, 어린이용 칫솔이 기존의 성인용 칫솔보다 손잡이가 두껍고 커야하며 엄지 지지대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도출된다. 물론, 어린이의 작고 약한 입을 위해 머리 부분은 작게, 그리고 칫솔 모는 부드럽게 만들어야 했다. (2) 감성적인 부분은 가설에 기반한 접근 방식과 큰 차이가 없었다. (3) 또 다른 회사는 경험을 혁신하여 흥미로운 마케팅 활동을 만들어냈다. 이론적으로 양치질은 3분 정도 해야 하지만 어른들도 3분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며 어린이가 3분을 견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 그 회사는 견딤을 기다림으로 변화시켰다. 손잡이를 잡았을 때 손잡이에 생기는 온도가 3분 동안 유지되면 그에 따라 캐릭터가 나오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3분을 견뎌야 하는 시간이 아닌 캐릭터를 만나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으로 인지하고 3분 동안 양치질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기존의 마케팅 조사 기법들과 달리 IDEO, The Idea Group의 혁신 과정에는 관찰과 이해가 선수단계로 존재하며, 전체 제품 개발 중에서 아이디어 개발에 약 1/3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투여되지만 관찰과 이해에 기반한 기회 발견에는 그 두 배에 해당되는 약 2/3 정도의 노력과 시간이 투여된다고 볼 수 있다. 약 2/3에 해당되는 관찰과 이해 과정은 인류학적 접근법에 기반한 소비자 관찰조사 (Ethnography) 기법을 통해 수행하는데, 이는 한 분야에 편중된 시각을 지양하고 편견 없이 모든 분야를 유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이다.

 

20141104_Eunyoung Kim @ Design Marketing (5)

 

관찰 조사 원칙

관찰 조사 기법을 익히기에 앞서서 관찰력을 위한 네 가지 원칙이 존재한다.

  • 우선, 사전 지식, 경험이 없는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로부터 옷이 두껍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있는 그대로를 본 것이지만, 두꺼운 옷을 입었으니 겨울일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두꺼운 옷)을 바탕으로 유추(겨울)하는 것이다. 옷이 두껍다는 사실만을 봐야 한다.
  • 둘째, 사물이 중심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사람의 반응을 중심으로 봐야 한다. 어린이용 칫솔이라는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칫솔이나 양치질에 대한 어린이의 반응을 유심히 보아야 한다.
  • 셋째, 개인적 사건은 배제하고 객관적 사실만을 찾는 것이다. 어린 시절 불편했던 칫솔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관찰을 통해 알게 된 사실만을 봐야 한다.
  • 넷째, 이렇게 찾아진 사실 중에서 의미 있는 사실을 찾아야 한다. 의미 있는 사실을 찾는데 4개의 렌즈가 도움이 된다. 4개의 렌즈는 Key Player, Tools, Environment, Behavior로, “누가(Key Player) 무엇을 가지고 (Tools) 어디에서 (Environment) 어떻게 한다 (Behavior)”를 구성하는 4가지의 요소이다. 이러한 4개의 렌즈에 입각하여 하나의 관찰 기회에 대한 관찰 카드를 쓰고 모아진 관찰 카드들을 통해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기회를 도출하는 과정을 거친다.

 

관찰 조사 과정

관찰 조사의 첫 단계에서는 관찰을 통해 하나의 대상이나 분야에 대한 500개 이상의 관찰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관찰 카드 작성에 필요한 6가지 방법으로는 Town watching, Natural in-situ Groups, Alternative insight, Home Visiting, Shadow Tracking, Video Ethnography 등이 있는데 순서에 따라 관찰 대상의 범위가 구체적이된다.

  • Town watching은 사람이 많은 곳에서 막연하게 관찰을 시작하는 것을 뜻하며, 주제가 모호할 경우 자주 쓰인다.
  • Natural in-situ Groups는 기준에 맞는 그룹을 구성하여 그 속에서 특정 그룹의 특이한 점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 Alternative Insight는 관찰 대상의 특성이 관찰자와 너무 멀어서 이해가 어려울 경우 집단의 구성원과 함께 관찰하는 것이다.
  • Home Visiting은 가정을 찾아가서 관찰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놓여지면 평소의 행동들을 잊고 부자연스럽게 행동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상황 관찰을 통해 보다 객관적인 사실과 본질적인 문제를 탐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Shadow Tracking은 관찰 대상을 쫓아다니며 심도 있는 관찰과 이해를 하는 것인데, 특정 상품에 대한 구매부터 폐기 까지를 연속선상에서 볼 수 있다.
  • Video Ethnography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다. 분석하는 시간이 촬영 시간보다 더 많이 걸려서 자주 권장되지는 않는다.

약 500여장의 관찰 카드가 모이면 이해 단계로 넘어가 행동이나 사실 사이의 패턴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관찰 대상에 대해 심리적, 수직적으로 깊이 연구한다. 그 후, 기회 단계로 넘어가서 아이디어의 실마리가 되는 새로운 기회를 찾게 된다.

 

마치며

나이키가 닌텐도를 경쟁상대로 규정하고 나섰다는 사례를 최근에 접했다.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아디다스, 퓨마, 리복 같지만 오히려 연결고리가 없어 보이는 산업 군의 기업을 경쟁상대라 하였기에 흥미로웠고 그만큼 관심도 많이 받았다. 요지는 나이키의 주 고객인 청소년층이 닌텐도로 인해 집 밖에 나가 운동하는 시간이 줄었기에 나이키 운동화의 소비가 감소했다고 하는 것이다. 결국 고객의 시간을 더 많이 차지하는가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다. 이 사례가 머릿속을 맴돌던 중 디자인과 마케팅 수업에서 관찰 조사를 주제로 한 강의를 듣게 되었다. 본 강의는 나이키-닌텐도 사례를 다른 방향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관찰 조사 기법을 적용시켜보면, 나이키가 경쟁상대를 생각함에 있어, 가설에 기반하여 신발을 중심으로 본 것이 아니라 신발을 신는 사용자를 관찰 조사하여 그들의 행동을 이해했고 이를 통해 닌텐도가 경쟁상대임을 알아 냈다고 볼 수 있었다. 이번 강의는 관심을 갖고 있던 사례와 연결되어 있기도 했고 그 사례의 본질적인 원리를 이해하게 도와준 강의여서 어느 때 보다 의미 있는 강의로 남는 것 같다.

어린이 칫솔 사례와 함께, 김은영 대표님의 강의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아주머니들과 학생들이 어떤 가방 매장 앞에 서 있는 사진을 보고 사진에 담긴 다양한 관찰 요소들을 발견하고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가방 사진을 통한 의견 나누기를 하면서 관찰 조사를 통해 흥미로우면서 직관적인 무언가를 잡아낸다는 것이 매력적이면서 놀라웠다. 특히, 사용자의 인터페이스를 완벽히 고려하기 위해 아주 유용한 기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본질적으로 다가가는 전략이 점점 더 필수적이게 되어갈 것이며 또한 관심 있는 분야와 연결되는 만큼 관찰 조사 기법은 의미 있고 소중한 강의였다. 소중한 강의 해주신 김은영 대표님께 감사 드린다.

 

Written by 유도원,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어떻게 하면 주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을까?

DML_Innovation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실체가 불명확하다. 디자이너 개인의 독특한 사고방식이기도 하고, 디자인 팀의 업무 프로세스이기도 하고, 디자인 조직의 경영 기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디자인 씽킹이 혁신의 한 방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처럼 디자인 씽킹이라는 용어가 경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된 데에는 IDEO스탠퍼드 D 스쿨(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토론토 로트만 경영대학(Rotman School of Management)의 전 학장인 로저 마틴(Roger Martin)의 활약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음은 이 두 사람이 2014년 2월 6일 로트만 경영대학에서 출판 기념회 겸 대담을 한 내용이다…

… “제 평생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주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가입니다 (My life-long question is how to innovate routinely).” 데이비드 켈리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여러 전공의 학생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현실화시키는 학생들을 만났는데, 평범한 학생도 단계별 접근을 한다면 혁신적인 학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창의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creative confidence), 학교나 조직에서 작은 성공을 여러 번 경험하면(guided mastery), 다른 사람들과 열린 사고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디자인 씽킹이 가능하다고 했다(design thinking). 즉,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제로 만드는 것을 여러 번 성공하면, 결국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러한 단계별 접근은 그가 최근에 출간한 책인 Creative Confidence (한국어판 제목: 유쾌한 크리에이티브)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읽어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