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ewoo Joo의 모든 글

Jaewoo Joo is a Professor of Marketing at Kookmin University. He also teaches in the Experience Design program at the Graduate School of Techno Design. Jaewoo holds a PhD in Marketing from the University of Toronto and earned his MBA and BA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During his doctoral studies in Canada, he developed an interest in design thinking and behavioral economics to overcome the limitations of conventional practices in design and marketing. Jaewoo currently collaborates with industrial leaders, marketing agencies, and startup founders. Through field experiments, he designs experiences that are both intuitive and strategic. He enjoys sharpening practical insights and contributing to academic research.

[특강] 경쟁하지 마라, 유일해라

오늘은 애경산업의 김윤덕 CM님께서 오셔서 신제품 개발과 브랜딩에 관한 마케팅 강의를 해 주셨다. 강의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케터의 역할과 책임이었다. 마케터는 회사가 추구하는 인지와 소비자가 생각하는 인지의 차이를 줄이고, 소비자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며, 경쟁하지 않고 유일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케라시스 퍼퓸 – 애경의 마케팅을 말하다

교과서에 따르면 마케팅이란 생산자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데 관련한 모든 체계적 경영활동이다. 하지만 책과 현장은 상당한 차이점이 있다. 흔히 마케팅 활동은 생산 원가 (cost) < 제품 가격 (price) < 고객 가치 (customer value)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여기서 진정으로 중요한 점은 소비자의 재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제품 가격이 소비자의 지불 가치보다 낮아야 한다는 점이다. 즉 생산 원가나 제품 가격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 가치이며, 따라서 고객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마케팅 활동인 것이다. 하나의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서 현장에서 많은 조사를 실시하지만, 종종 경험 부족이나 해석상의 오류로 소비자의 인식을 올바르지 못하게 인식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부딪히다 보면 마케터로서의 직관과 경험이 생기기 때문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정신을 강조하셨다.

기업의 마케팅 활동은 NPD (New Product Development: 신제품 개발) 와 Branding의 연속이다. 이는 애경 산업의 케라시스 퍼퓸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적으로 케라시스는 과학적이고 세련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경쟁자들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이미지가 약해졌고 대신 향이 좋다는 느낌은 남아있었다. 애경은 세계적으로 향수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케라시스와 향수라는 두가지 컨셉을 결합하여 케라시스 퍼퓸을 런칭한다. 그 후에 리미티드 에디션, 디자인 공모전, 명품 향수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우리가 주목할 만한 점은 자사 제품의 강점과 소비자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며 인지의 차이를 줄인 것과, 소비자에게 감성적으로 다가갔다는 점, 그리고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감성적으로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헤어 클리닉 시스템이라는 과학적인 이미지와 고급스러운 향에서 생겨나는 기존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놓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향을 넘어서는 또 다른 가치를 지속적으로 부여하였고, 따라서 타사가 모방할 수 없는, 차별화된 제품으로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소비자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충족해 주었을 때 마케팅은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니즈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며 최대한 이를 고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DML_Yoondeok Kim @ NPD

 

리큐 – NPD로 해결책을 제시하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컨셉 개발 및 상품화 단계를 거쳐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지만, 애경은 출시 후 관리 (Post-Launching Management)를 강조하여 이미 출시한 제품을 히트 상품으로 육성한다. 이에 관해서 김윤덕 CM님은 “9개월 동안 힘들게 고생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왜 방치하는가?” 라는 말로 설명하셨다. 지속적으로 수요가 창출되는지, 지속 가능한 공급 능력이 있는지 예측해야 하며, 프로모션 매체들과 커뮤니케이션 채널들간의 조화, 추가적인 HUT (Home Usage Test: 가정내 사용조사) 등 다양한 출시 후 관리기법을 통해 운영해야 한다.

이제는 애경을 대표하는 제품이 되었지만, 액체 세제 시장에서 리큐는 후발주자였다. 당시 애경의 마케터는 트렌드 분석을 위해 국내/국외 액체 세제 시장을 조사했고 여러 나라와 세분화된 시장 별 경쟁관계를 조사하고, 기술적 변화, 선진국의 메인 클레임 조사 등을 통해 약 30만장이 넘는 조사 결과를 수집하였다. 최상위 니즈부터 차상위 니즈까지 로직트리를 구성해 개선점을 도출하였다. 특히 계량이 불편하다는 의견과 끈적임이 남는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뚜껑으로 계량한 뒤 뚜껑을 통째로 세탁기에 넣을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에게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 수많은 조사 덕분에 소비자의 니즈를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었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리큐는 시장에 뒤늦게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가 될 수 있었다.

애경의 NPD는 총 다섯 단계가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하나씩 단계가 넘어갈 때마다 필요한 자원의 규모가 증가하며 한번 넘어간 단계는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각 단계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충분한 조사와 검토가 필수적이며 동시에 창의적이고 다양한 시도가 요구된다. 총 다섯 단계 중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단계는 두번째 단계였다. 이 단계에서는 소비자와 시장을 조사하고 디자인 센터와 연구소의 협력을 결정하는 단계였는데, 무엇보다 소비자 조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세제라는 제품을 바라본 리큐는 두번째 단계에서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액체 세제 사용을 꺼리거나 기대하던 소비자들에게 좋은 해결책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

 

에스따르 – 마케터의 Ownership과 리스크 관리를 엿보다

에스따르는 마케터의 Ownership과 리스크 관리를 엿볼 수 있는 제품이었다. 에스따르라는 제품은 시장에서 실패했지만 이 실패는 새로운 성공에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아이디어의 출발이나 성공 확률에 얽매이기 보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가능성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도전해 보는 것이 좋다는 말씀에서 마케터의 역할과 책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마케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성능과 이익을 완벽하게 구현해야 한다. 제조를 하는 과정에서 디자인 센터나 연구소와 타협한다면 결국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에스따르는 탈모 방지에 초점을 둔 고품질 헤어케어 제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샴푸는 한방 샴푸였다. 시장의 트랜드를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한 데에다 경쟁사의 전략까지 겹치며, 한방 샴푸와 상반되는 이미지로 인해서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한 채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 사례를 통해서 마케터의 시장 분석력도 중요하지만 경쟁사 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출시 후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이러한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애경에서는 Market risk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인가)와 Engineering risk (우리가 실제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인가) 를 동시에 고려한 상품화 단계를 거친다. 이 두 가지 리스크는 마케터, 연구소, 디자인 센터가 다 같이 리뷰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마케터가 Ownership을 가지고 Market risk를 선행 연구한 뒤 연구소와 디자인 센터가 협력하여 Engineering risk를 연구하는 편이다. 따라서 마케터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맞추는 동시에 비용의 균형도 맞추는 등 책임이 많지만,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올바르게 수행하면 지속적인 수요의 규모가 창출되는,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에스따르 사례를 통해 마케터의 가장 큰 적은 어쩌면 외부의 경쟁사가 아닌 개인의 자만심과 잘못된 확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나의 생각이 정말 소비자의 생각과 일치하는지 검증하고, 또 검증하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진정한 마케터가 되자 

결과적으로 오늘의 강연 내용의 핵심 주제는 “경쟁하지 마라, 유일해라” 였다. 마케터는 직감과 역량으로 브랜드의 성공적인 런칭을 위해 노력하고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사람들이었다. 소비자에게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진정한 마케터의 자세를 배웠던 좋은 강연이었다.

 

Written by 권기정 응웬손하 박상진 김민석 나주연,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틀렸다, 경영도 과학이다… 상식에 의문을 품어라

DML_Cards카지노 최대 고객은 관광객일까?

과학적 회의주의는 경영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경영 현장을 지배하는 직감과 상식에 의문을 품고 관찰과 사실에 근거해서 의사 결정을 하면 경쟁자의 무리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큰 카지노 중 하나인 하라스(2010년 시저스로 개명)가 좋은 예이다. 이 카지노는 1998년 최고운영책임자로 카지노 업계 경험이 전무한 게리 러브맨(Loveman) 하버드 경영대 교수를 발탁했다. 그는 카지노 업계의 모든 통념에 회의를 품고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만을 근거로 의사 결정을 하는 분석 경영을 도입했다. 우선 고객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발급한 뒤 사용 이력을 조회해 고객의 카지노 출입 빈도, 게임에 쓴 금액 등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하라스는 ‘카지노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은 관광객’이란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 하라스에서 돈을 가장 많이 돈을 쓰고 간 사람은 도박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박을 즐기는 사람은 어떤 부류였을까? 도박 중독자? 이 또한 틀린 가설이었다. 카지노 인근에 사는 목수나 교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에 따라 하라스는 기존 카지노들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기존 카지노들은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꾸미고 여행사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에 반해 하라스는 ‘근처 지역에 살며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방문해 취미로 도박을 즐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회인’을 타깃 고객으로 잡았다.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카지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근 레스토랑이나 기업과 다양한 제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는 자사 웹사이트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수천 가지의 실험을 거쳐 사이트의 디자인을 바꿔왔다.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사이트(실험군)와 기존 사이트(대조군)를 고객들에게 노출시켜 고객 반응과 경매 낙찰 숫자 등을 비교한다. 실험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가설 개발→실험 설계→실험 실시→분석→결론 도출→재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과학 실험과 다를 바가 없다. 하라스의 러브맨은 “실험 때 대조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충분한 해고 사유”라고 했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웹사이트를 변경했다는 이유로 몇 명의 웹디자이너를 해고했다.

터치스크린이 마우스보다 소비심리 더 일으켜

데스크톱 컴퓨터 대신 휴대하기 편한 노트북 컴퓨터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태블릿 화면에 메뉴판을 띄우는 식당과 터치스크린 기기에 최적화된 온라인 패션몰도 점점 눈에 많이 띈다.

DML_Mouse touch
Brasel, Adam and James Gips (2014), “Tablets, touchscreens, and touchpads: How varying touch interfaces trigger psychological ownership and endowment,” Journal of Consumer Psychology, 24 (2), 226-233.

최근 미국 보스턴칼리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는 마우스 클릭으로 쇼핑할 때보다 손가락 터치로 쇼핑할 때 제품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 사람은 대체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물건을 소유하고 있지 않은 물건보다 더 귀중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해 물건을 구경하면 마우스를 잡고 움직여 클릭할 때보다 그 물건을 소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이를 증명했다. 이들은 미국 동부지역 56명의 학생을 3개 집단으로 나눈 후 각각 마우스, 터치패드, 터치스크린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똑같은 스웨터를 구경하게 했다. 그리고 먼저 최대 얼마까지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런 다음 만일 그 스웨터를 현재 소유하고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얼마를 받고 팔겠는가를 물었다.

마우스를 움직여 스웨터를 구경한 학생들은 평균 36달러에 구매해서 47달러에 판매하겠다고 했다. 반면에 터치스크린을 눌러가며 구경한 학생들은 평균 43달러에 구매해 73달러에 팔겠다고 답했다. 터치스크린 쪽이 마우스 쪽보다 구매 의향 가격도 높았고 판매 의향 가격은 더욱 높았다. 터치패드는 그 중간쯤이었다. 스웨터 외에 다른 제품군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화면을 직접 터치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동일한 제품에 대해서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할 용의를 보이고 애착도 높아진다. 온라인 쇼핑몰과 소매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터치스크린 기기를 피하고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초기 아이디어가 신사업 성패 갈라… ‘돼지의 귀’ 가설 입증

Kornish, Laura and Karl Ulrich (2014), “The Importance of the Raw Idea in Innovation: Testing the Sow’s Ear Hypothesis,”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 (February), 14-26
Kornish, Laura and Karl Ulrich (2014), “The Importance of the Raw Idea in Innovation: Testing the Sow’s Ear Hypothesis,” Journal of Marketing Research, 51 (February), 14-26

‘걸리버 여행기’를 쓴 영국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는 “돼지의 귀로 실크 지갑을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스위프트의 말처럼, 시장에서 성공하는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 즉 뛰어난 아이디어를 확보하는 상품기획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 경영자들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상품기획보다는 아이디어를 좋은 제품으로 완성시키는 상품개발 활동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경영자들도 있다. 과연 어느 쪽이 옳을까?

최근 미국 콜로라도대와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이 ‘돼지의 귀’ 가설이 비즈니스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즉 초기 아이디어의 수준이 완제품의 성공 여부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해봤다.

이들은 신제품 개발을 돕는 웹사이트인 쿼키(Quirky)를 대상으로 삼았다. 여기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판매된 149개의 가정용품과 공구, 사무용품의 초기 아이디어 스케치와 기획서를 구했다. 그리고 판매실적에 대한 정보가 없는 1438명의 일반 소비자들과 7명의 전문가들에게 초기 아이디어만 보여주고 완제품을 구매하고 싶은지 물었다. 그리고 이를 실제 판매량, 수익률, 판매 가격, 판매 기간 등과 비교했다.

분석 결과, 초기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이 실제 제품의 판매량 및 수익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돼지의 귀’ 가설이 옳았던 것이다. 특히 해당 분야 전문가의 평가보다 일반 소비자의 평가가 더 정확했다. 심지어 단 20명의 일반인 반응 평가만으로도 완제품의 최종 판매량을 예측하는 데 충분했다.

DML_Sow's ear기업 경영자들은 ‘미다스의 손’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손에 대는 것마다 황금으로 만들었다는 미다스처럼 ‘평범한 사업 아이템도 우리 회사가 시작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신사업의 성공은 얼마나 수준 높은 초기 아이디어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상당부분 좌우된다. 톡톡 튀는 인재를 상품기획에 활용하고 때로는 외부에서도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

사용자 경험 평가를 개선하는 물리적 입장 바꾸기

 

 

연구배경 본 연구에서는 사용자 경험 (UX) 연구자가 사용자 경험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진단가(Diagnosticity)가 낮은 정보들을 함께 고려함으로서 오류가 발생한다고 가정한다. 이에 따라 진단가가 낮은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여 사용자 경험을 더욱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한 기법으로 물리적 입장 바꾸기를 제안한다.

연구방법 사용자 경험 평가의 오류와 물리적 입장 바꾸기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하나의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동일한 자동차 경주 게임 영상을 두 개의 입장 중 (1인칭 시점 vs. 3인칭 시점) 하나의 입장에서 시청한 뒤, 두 개의 진단가가 낮은 정보들 중에서 (긍정적 여행 vs. 부정적 여행) 하나의 정보가 더해진 동일한 공항 이용 경험을 평가하도록 했다.

연구결과 실험 결과, 진단가가 낮은 긍정적인 정보가 더해진 공항 이용 경험에 관해서는 (멕시코의 휴양지에 놀러 가는 경우), 1인칭 시점으로 영상을 시청한 실험 참가자들이 3인칭 시점으로 영상을 시청한 참가자들에 비해, 공항 이용을 덜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이와 반대로, 진단가가 낮은 부정적인 정보가 더해진 공항 이용 경험에 관해서는 (심심한 도시에 비즈니스 미팅을 하러 가는 경우), 1인칭 시점의 참가자들이 3인칭 시점의 참가자들에 비해 공항 이용을 덜 부정적으로 평가하였다.

결론 본 연구는 사용자 경험 (공항 이용 경험) 을 평가할 때, 물리적 입장 바꾸기 방법이 진단가가 낮은 정보 (공항 이후의 경험)를 통제함으로써, 평가 목표로 삼은 사용자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DML_Mechanial perspective-taking“사용자 경험 조사자는 사용자의 특정 경험뿐만 아니라 특정 경험 이후의 사용자 경험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특정 사용자의 경험만을 평가할 때에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 경험 조사자가 특정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물리적 입장 바꾸기를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하나의 실험을 통하여, 물리적 입장 바꾸기의 사용자 경험 평가에 관한 효과를 검증하였다. 실험을 통하여, 물리적 입장 바꾸기는 경험 정보 취득의 초기단계에서 진단가가 낮은 경험을 통제함으로써, 공항을 이용한 이후에 이루어지는 긍정/부정 경험들이 공항 경험을 평가할 때 끼치는 영향을 줄여준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물리적 입장 바꾸기는 사용자 경험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사후 행위들에 대한 사용자의 주관적 판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사용자 경험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결론을 도출함으로써, 물리적 입장 바꾸기가 사용자 경험 조사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pg. 228)”

 

불경기때 더 강렬해지는 ‘한정판매’의 유혹

일정 기간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파는 ‘희소성 마케팅’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던킨도너츠는 ‘무민’이라는 핀란드의 유명 캐릭터를 한정 판매했다. 행사 기간 15일 동안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증가했다. 커피점 스타벅스는 한정판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연말 이벤트를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화장품, 자동차 업계에서도 희소성 마케팅이 유행이다.

Sharma, Eesha and Adam L. Alter (2012), "Financial Deprivation Prompts Consumers to Seek Scarce Good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October), 545-560.
Sharma, Eesha and Adam L. Alter (2012), “Financial Deprivation Prompts Consumers to Seek Scarce Good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October), 545-560.

최근 미국 뉴욕대 연구진은 사람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나쁠수록 희소한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선 참가자들에게 과거 혹은 주변 사람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족하다고 느끼는지를 물었다. 그런 다음 M&M 초콜릿 20알을 주고 원하는 만큼 먹으라고 했다. 이때 초콜릿 15알은 단일 색깔이었고 5알은 각각 다른 색깔이었다. 실험 결과, 자신의 경제 상황이 현재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고 느끼는 그룹이 더 많은 초콜릿을 먹었고 특히 희소한 색깔의 초콜릿을 더욱 많이 먹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참가자를 두 무리로 나눴다. 한 무리에는 자신의 경제 상황이 어려웠던 시기를 떠올리게 했고 다른 무리에는 윤택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런 다음 자동판매기에 들어 있는 2개의 초콜릿(허시, 트윅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때 2개의 초콜릿은 가격과 내용물에서 차이가 없지만 한 종류는 자동판매기 10칸 중 8칸을, 다른 하나는 2칸을 차지하도록 했다. 경제 상황이 나빴던 기억을 떠올린 그룹에서는 71%의 피험자가 2칸만 차지하고 있는 희소한 초콜릿을 선택했지만 경제 상황이 좋았던 기억을 떠올린 피험자에서는 이 비율이 36%에 불과했다.

이처럼 희소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은 경기가 나빠지는 시기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는 불필요한 제품의 과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마케팅 분야의 신제품개발과 혁신관리에 대한 국내 연구성과 검토와 향후 연구방향에 대한 제언: 2000년부터 2014년을 중심으로

본 논문은 지난 15년간 국내에서 수행된 신제품개발과 혁신관리에 관한 연구동향을 살펴봄으로서, 연구방법과 연구영역의 보완을 통해 향후 10년간의 연구방향을 제안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북미에서 게재된 4편의 주요 리뷰 논문을 바탕으로 하여, 2000-2014년 동안 5개의 국내 주요 학술지(마케팅연구, Asia Marketing Journal(구 한국 마케팅 저널), 경영학 연구, 소비자학 연구, 광고학 연구)에 게재된 신제품개발과 혁신관리에 관한 40편의 논문을 연구 방법과 연구영역에 따라 분류했다. 분류의 결과, 연구 방법에 있어서는 절반 이상의 논문이 설문 조사를 사용했으며, 뒤를 이어 실험, 데이터 분석, 그리고 인터뷰 등 정성적 분석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연구 영역에 있어서는 소비자 행동과 기업 전략이 주된 연구 영역이었고 뒤를 이어 인사조직에 관한 논문도 다수 있었다. 기존 국내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북미와 유럽 주도의 선행연구를 뛰어넘기 위해서 다음 네 가지의 제언을 한다. 첫째, Wind and Mahajan(1997)이 제시한 7개의 전통 주제에 관한 연구가 시급하게 요청되며, 둘째, 급변하는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하는 7개의 새로운 주제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며, 셋째, 현업 매니저들과 최고경영자들이 안심하고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식적인 대표기관이 필요하며, 넷째, 외국기업들이 Benchmarking할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과 혁신관리에 관한 성공 사례를 발굴해서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DML_NPD IM review“… 대부분의 연구대상이 점진적 혁신(incremental innovation)을 활용하고, 개인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전자 제품으로 한정되었다는 아쉬움이 있다. 게다가 전자, 제약 등 전통 대형 산업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수의 소비자가 경험하지 못한 비약적인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활용한 비전자적인 제품(예, 구글의 무인 자동차, 애플의 가상 화폐), 새로운 서비스 (예, 버진의 우주 관광), 사회에 이득이 되는 새로운 아이디어(예, 태양 전지로 작동되는 길거리 쓰레기통) 등 다양한 종류의 신제품을 연구 대상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신제품의 대상을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제품이 속한 산업도 확장해서 소규모 산업, 창의 산업, 공공 서비스 등도 신산업 연구로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혁신 컨설팅 업계나 1인 강사업계가 생존하는 방법, 공방, 음악, 미술, 연극 등 창의 산업이 융성하는 방법, 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프로젝트가 개발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대형 프로젝트 결과물에 대한 시민과 국민의 반응에 대한 이해도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pg. 17).”

[특강] 2014년 정리와 감사

2014년 한 해동안 경영대학의 [디자인 마케팅]과 [신제품 개발] 수업에서 특강을 진행해주신 외부 강연자 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강을 통해서 배운 관찰조사, 상품기획, 디자인, 퍼소나, 브랜드, 마케팅, 프로세스에 관한 인사이트를 슬라이드로 정리했습니다.

Written by 박은혜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

Design Marketing + New Product Development

假說 없이 관찰하고 경험하라

친구들에게 집에서 저녁을 먹고 가라는 제안을 하면 대부분은 “제수씨가 요리하는 것을 귀찮아할 테니 밖에서 먹자”고 한다.

하지만 친구들의 예상과 달리 아내는 요리해서 손님을 대접하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요리 프로그램을 보며 메모하기도 하고, 난도 높은 음식에 필요한 양념과 향신료를 구하러 멀리 가기도 한다. 덕분에 우리 집에서 저녁을 먹은 극소수 친구들은 고급 식당에나 있을 법한 신비스러운 요리 도구와 싱싱한 식재료로 요리된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서, 조용한 음악을 배경으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 삶에서 가설(假說)은 도움이 안 될 때가 있다. 특히 경영 현장에서 새로운 접근을 해야 할 때에는 오히려 가설을 피하는 것이 나은 경우가 종종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잔돈은 가지세요”

BoA2000년대 초반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비자(Visa)와 손을 잡고 비자 직불카드를 선보인 뒤 다양한 프로모션을 구사했다. 하지만 새로운 고객이 충분히 생겨나지 않았다. 그래서 고위 임원 2명을 포함한 5명의 혁신팀을 꾸렸고, 디자인 컨설팅 회사인 아이데오(IDEO)에 컨설팅을 의뢰했다. 아이데오에서는 디자인 디렉터 로시 기벤시를 포함한 4명이 참가했다.

이 팀은 카드 발급이나 카드 사용과 관련해 가설을 만들고 검증하는 방식 대신, 사람들이 돈을 어떻게 쓰는지 가설 없이 진심으로 이해해보기로 결정했다. 모두 9명으로 구성된 조사 담당자들이 애틀랜타, 볼티모어, 샌프란시스코의 3개 도시에 가서 아기 엄마들이 식품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돈을 어떻게 지불하는지 직접 관찰하고 인터뷰했다.

관찰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빨리 편하게 계산하기 위해서 달러 이하의 돈을 반올림해서 지불한 뒤 점원에게 “잔돈은 가지세요((keep the change)”라고 말한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아이를 위해 예금계좌에 저축하고 싶은데 의지가 부족해서 잘 안 되네요”라고 대답한다는 것이었다.

혁신팀은 이 두 가지 인사이트를 묶어서 새로운 서비스를 고안했다. 비자 직불카드를 통해서 결제하면, 자동으로 반올림된 금액이 지불되고, 차액은 예금 계좌로 빠져나가는 서비스가 그것이다. 예를 들어, 3.43달러짜리 커피를 구매하면 고객의 일반계좌에서 4달러가 지불되고, 차액 57센트는 예금계좌에 저축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는 ‘잔돈은 가지세요’라는 이름으로 2005년 10월에 등장했고,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1년 뒤인 2006년 10월에 확인해 보니, 프로그램에 새롭게 가입한 고객이 250만명이었고, 70만개의 일반계좌와 100만개의 예금계좌가 개설됐다. 가입 고객은 뒤에 1200만명에 이르렀고, 31억달러의 예금액을 올렸다.

 

오랄비의 어린이용 칫솔 ‘Gripper’

가설이 아닌 관찰과 경험을 통해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한 다른 사례로 오랄비가 있다. 약 20년 전 이 회사가 5~8세 어린이들을 위한 특별한 칫솔을 개발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그들에겐 고정관념이 있었다. 아이들은 손이 작으니 어린이용 칫솔은 어른용 칫솔보다 크기가 작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데오의 토머스 오버튠이라는 디자이너가 어린이들이 이를 닦는 상황을 직접 관찰하니, 어른들만큼 손이 자유롭지 못해서 칫솔을 모든 손가락을 이용해서 주먹으로 꽉 쥔 채 얼굴을 때리듯이 괴롭게 이를 닦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관찰에 기반을 둬서 만들어진 ‘꼭 쥐다(Grippber)’라는 이름의 어린이용 칫솔은 손잡이 부분을 어른용 칫솔보다 크고 두툼하게 디자인했고, 손잡이 부분에 거북이 등딱지 모양이 돌기를 집어넣었다. 이 제품은 1996년 출시 이후 18개월 동안 어린이용 칫솔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이후 출시된 많은 어린이용 칫솔의 기준이 됐다.

 

우리는 대부분의 문제에 대해 예상 가설을 기반으로 대답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하지만 당연해 보이는 그런 가설들이 진정한 해결책에 방해될 수도 있다. 만약 다음에 친구가 “집에서 저녁을 먹고 가라”고 제안하면, ‘제수씨가 요리하는 것을 귀찮아할 것’이라는 가설을 접고 스스로 직접 관찰하고 경험해보시기 바란다. 어쩌면 우정이 더욱 깊어지는 놀라운 경험을 할지도 모른다.

 

[특강] 제품 디자인은 무엇을 하는 건가요?

이번 강의는 제품 디자인의 진행 과정을 주제로 Play Lab의 정현 대표님께서 해주셨다. 생활과 밀접해있지만 어렵다 생각되어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던 제품 디자인에 대해 알게 된 매우 흥미로운 강의였다. 국내 제품 디자인 산업은 북미, 유럽에 비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업체 수는 다른 디자인 선도 국가들에 버금갈 정도로 많이 있는데, 이러한 경쟁 속에서 한국의 제품 디자인 업계를 이끌어 온 Kodas Design 의 제품 디자인 사업 부문이 분사하여 설립된 Playlab의 여러 사례를 소개해 주셨다.

 

제품 디자인이 이루어지는 과정

  • 클라이언트가 제품 디자인 전문회사에 디자인 개발의뢰를 하면, 제품 디자인 전문회사는 해당 제품의 특징과 업무 범위 등을 검토하여 예상 비용 및 소요 일정에 대해 클라이언트에게 제안을 하고 상호 협의를 통해 계약을 맺음으로써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 경쟁사 제품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용도로 쓰이며 그 특징은 무엇인지 등 제품 자체에 대한 리서치를 수행하고,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들의 사용행태는 어떠한지 등 사용자 경험 리서치를 수행하면서, 디자인 개발 방향 (Research & Design concept) 을 정한다.
  • 디자인 개발 방향에 부합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의 형태를 시각화 (Idea Sketch, Rendering) 하고
  • 채택된 아이디어에 대한 구체화 (2D Drawing, 3D Modeling) 과정을 거쳐
  • 실제 양산될 제품의 외관과 똑같은 형태/크기의 모형 (Design 또는 Dummy Mock-up)을 제작한 뒤
  • 사용성과 디테일에 대한 검증을 통해 수정/보완 사항을 반영한 최종 이관데이터/CMF 시방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디자인 개발이 완료된다.
  • 이 후 기구설계와 양산과정에 대한 Follow-up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만약 의료기기를 조사한다 하면, 유사 제품을 분석하고, 실제 병원을 방문하여 기계는 어떻게 작동이 되고 의사들은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인터뷰와 관찰을 하며 개선할 점을 찾는다. 특히 흔히 접할 수 없는 제품이라면 현장 방문과 관찰은 더욱 필요한 과정이다. 이런 조사를 통해 개발 방향을 정하면 이를 클라이언트와 공유하여 아이디어 스케치를 하게 되는데, 디자인을 어떻게 하는지의 비중이 매우 크다.

정말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제품이라면 경쟁사가 없기 때문에 디자인을 어떻게 하든 상관이 없을지 모르나, 대부분의 보통 제품은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기 때문이다. 즉, 눈에 보이는 외관상의 디자인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사용성에 대한 디자인 (사용하기 쉬운) 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품은 디자인 제품이냐, 기술 제품이냐에 따라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다른데, 디자인 제품은 브랜드가 큰 영향을 미치지만 기술 제품은 기술력이 큰 영향을 미친다.

특정 제품이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고 해도 문화적 특성이나, 마케팅 컨셉, 그리고 시장 상황에 따라 디자인을 달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IREVO와 ASSA는 모두 디지털 도어락 (Digital Doorlock) 제품이며 같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외관 디자인은 철저히 달랐다. 동일한 기능의 도어락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미니멀한 디자인과 미국에서 선호하는 장식적인 디자인은 이미지 만으로도 확연히 다르다.

 

20141125_Hyun Jung @ Design Marketing (1)

 

사용자를 생각하는 디자인

대표님께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사례들 중 2가지를 소개해 주셨다. 프로젝트는 위에서 정리했던 과정대로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인도의 온수기 디자인을 의뢰 받은 경우에는 Research를 위해 직접 인도로 가서 실제 온도기는 어디에, 어떻게 설치가 되는지, 그리고 설치되는 공간의 크기는 어떤지 등 환경에 대한 조사를 우선적으로 진행하셨다고 한다.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Sketch, Rendering 등의 과정을 통해 디자인 안을 제시하였는데, 인도 사람들이 인도 풍의 패턴이 들어간 제품을 좋아한다는 것을 반영하였으며, 하나의 디자인으로 고가용과 저가용 제품을 따로 만들었다고 하셨다. 이렇게 만든 제품을 인도로 보내서 타사 제품과 비교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이 어떤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선호도와 그 이유를 조사하셨다고 한다.

두 번째로는, 야쿠르트의 electric cart, 즉 리어카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는 보관이나 이동에 문제가 있었다. 이에 야쿠르트는 제품을 보관하는 아이스박스가 냉장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아주머니들이 좀더 편하게 리어카를 끌면 좋겠다는 것을 의뢰하였다. 이에 회사는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리어카가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고, 아주머니들은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를 하는지를 조사했다. 그리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일본 등 해외에서는 리어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조사했다. 아주머니를 따라다니며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관찰 조사를 통해 리어카 수납 공간이 정리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 신제품을 홍보하는 광고판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이동과 휴식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아주머니들의 평균 신장을 고려하여 제품은 어떻게 꺼내고 보관을 하시는지, 광고판은 어떻게 관리를 하시는지, 리어카를 끌 때의 시야는 얼마나 확보가 되는지, 그리고 리어카의 핸들은 어디에 있으며 그립감은 어떤지 등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 예전 리어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새로 디자인을 할 경우 제품이 꼭 갖고 있어야 하는 기능 (예, 안전장치나 눈, 비를 막아주는 캐노피 등)을 포함한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디자인을 한 뒤 다른 업체를 통해 만든 리어카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도 판매 지역에 따라 노면상태나 경사 등 기타 항목에 대한 리서치를 계속 진행하면서 이들을 디자인에 반영하였다. 이렇게 발전시킨 스케치로 너무 첨단이 아니면서도, 아주머니가 끌기에 어울리고, 특히 야쿠르트의 정겨운 이미지에 어울리는 디자인, 즉 향후 10년 동안 쓸 수 있는 제품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개발하셨다고 한다.

 

강의를 들으면서

대표님께서는 회사에서 진행했던 포트폴리오를 보여주셨는데 가전 제품, 디지털 제품, 산업 제품, 의료 기기 등 다양한 제품들을 보여주셨다.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것은 제품 디자인이 현재 쓰이는 제품의 디자인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선행 디자인이라고 해서, 미래 제품을 디자인한 것도 보여주셨는데, 이는 5년이나 10년 뒤에 생산해서 판매할 법한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지금 기술로는 해결이 안되지만 향후 나올 것 같은 제품을 디자인한 것인데, 지금은 보급화되기가 힘들지만 소비자들이 사용하기 쉽도록 디자인을 한 제품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신선한 충격이라고 한 이유는 제품 디자인이라 하면 현재 사용자들이 쓰기가 불편하기 때문에 소비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에 문제를 삼고 이를 개선할 점을 의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재 만들어진 제품만이 아니라 기술력이 확보되고 나서의 미래 사용자들까지 고려를 한다는 것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이번 강의를 들으면서 앞선 시간에 들었던 다른 강의들이 생각이 났는데, 10월달에 PxD 이재용 대표님께서 해 주신 퍼소나 (Persona)에 대한 강의The idea group의 김은영 대표님이 설명해 주신 관찰 조사기법 (Ethnography)이 떠올랐다. 소비자의 사용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사용 패턴을 파악하는 퍼소나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인사이트를 찾는 관찰 조사기법이 정현 대표님이 말씀해 주신 제품 디자인과 일맥 상통한다고 느꼈다.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제품을 디자인하기 위해 제품을 쓰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거나 직접 관찰함으로써 그들의 사용상황을 보고 불편한 점을 파악하는 것이 결국 관찰 조사기법을 통해 퍼소나를 발견한다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강의는 마지막 특강인 만큼 가장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총 5번의 특강을 들으면서 배웠던 내용들이 실제로 반영이 되면 어떤 결과물이 보여지는 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내용의 이론들을 들으면 ‘저런 과정으로 인사이트가 발견이 되는구나’를 알 수 있었고, 실제로 대표님이 진행하셨던 프로젝트를 보면서는 ‘그런 이론들이 반영이 되면 저런 결과물이 나오는구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 좋은 강의를 해 주신 정현 대표님께 감사드린다.

Written by 백다혜,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