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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는 TV 부속품이라고? 백자 느낌에 조명까지… 독자 브랜드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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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무선통신사 SK텔레콤은 통신산업 성장 둔화로 인해 신시장 개척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경험은 많지 않았다. 2012년부터 시작해 2014년 초 출시된 고급형 셋톱박스 비박스(B box)는 경험 부족의 우려를 떨쳐버리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 전통적으로 TV의 부속품이며 차별화가 불필요한 제품이라 여겨졌던 셋톱박스를 독자적인 브랜드 상품으로 바꾸기 위해 이 회사는 다음의 방법을 썼다.

1) 매끈한 백자 도자기 느낌과 무드 조명 기능을 갖춰서 TV 장식장에 처박아두는 셋톱박스가 아니라 밖으로 꺼내놓고 싶은 셋톱박스를 만들었다. 리모콘의 고급화에도 신경 썼다.
2) 홈모니터링(CCTV 기능)처럼 편리한 무료 부가기능을 넣되 TV의 기본인 채널 시청과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화면 UI를 구성했다.
3) 스마트폰 업체, 인터넷 포털업체 등에서 채용한 개발자들을 상품기획 단계서부터 참여시켜 제품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제조원가를 맞췄다.

마케터여, 갈등 뒤에 숨지 말자

“…이번 호의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인 조시와 히메네즈의 ‘의사결정이 주도하는 마케팅은 이처럼 불명확한 상황을 영역 간 융합으로 돌파하려는 요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저자들은 마케터가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타 부서들과 협력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이 재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타깃의 마케팅 부서가 전략 부서와 협업하기 위해 전략 지침(strategy briefing)을 만들고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영업 부서와 함께 홍보 자료(collateral materials)를 만들고노드스트롬 마케팅 부서가 IT부서와 협력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인사이트를 공유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본인이나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저자들이 제안하는 배경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느리지만 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 시장의 변화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의 마케터들은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느리고 협력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의 마케팅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점과 제안을 두 가지만 추가로 소개하기로 한다.”

 

우울할 때 예쁜 제품 사면 기분까지 좋아진다는데

Townsend, Claudia and Sanjay Sood (2013), "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15-428.
Townsend, Claudia and Sanjay Sood (2013), “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15-428.

‘뷰티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다. 예쁜 제품이 시장에서 더 높은 값을 받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속설이다. 이는 생존 가능성이 외모에 비례한다는 진화론적 가설에 기반을 둔다.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진은 이를 뒤집어 생각해봤다. 예쁜 것이 사랑받는다면, 반대로 예쁜 것을 고르는 행위가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연구진은 우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디자인이 예쁜 커피메이커와 디자인은 덜 예쁘지만 품질은 더 좋은 커피메이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런 다음 동물을 의학용 실험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제3자의 글을 읽게 하고, 그 글을 쓴 사람이 얼마나 지적이며 그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적인지 평가하게 했다.

실험 결과, 디자인이 예쁜 커피메이커를 선택한 쪽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제3자가 지적이며 그의 주장이 설득적이라고 대답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이는 곧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가 타인의 의견에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는 걸 보여준다. 다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더 찾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우울하거나 타인에게서 상처를 받았을 때 가게에 들러 예쁜 제품들을 사면서 손상된 마음을 치유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쇼핑 행태를 비이성적인 중독 행위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위의 실험에서 보듯이 예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는 실제로 자존감을 높이고 남의 의견을 좀 더 개방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순기능이 있다.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기업, 정치, 공공정책 영역에서는 특히 예쁜 제품을 사용하거나 공공시설물을 아름답게 설계하는 것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

 

 

디자인과 마케팅이 어떻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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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케팅 학회 MOM (Master of Marketing): Lecture #14 June 10th 2014

“… 심리학, 행동경제학을 연구하고, 제품, 서비스를 기획, 런칭될 때까지 프로세스를 밟아 가는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비즈니스 위크에서 월드 베스트 디자인 스쿨 선정하는 패널리스트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신 교수님이셨습니다. 여러 가지 경험을 살려 디자인과 마케팅이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실무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으로 8개의 케이스 중심으로 강의를 준비해주셨는데요. 디자인과 마케팅 두 영역의 접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분들 많지는 않다는 점을 바탕으로 책에 나온 내용이 아닌 나름의 생각을 정리, 모듈화 하여 강의할 것을 약속하시며 선별해서 받아들여달라는 겸손의 말씀도 주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주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을까?

DML_Innovation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은 실체가 불명확하다. 디자이너 개인의 독특한 사고방식이기도 하고, 디자인 팀의 업무 프로세스이기도 하고, 디자인 조직의 경영 기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디자인 씽킹이 혁신의 한 방법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이처럼 디자인 씽킹이라는 용어가 경영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된 데에는 IDEO스탠퍼드 D 스쿨(Institute of Design at Stanford)의 창립자인 데이비드 켈리(David Kelley)토론토 로트만 경영대학(Rotman School of Management)의 전 학장인 로저 마틴(Roger Martin)의 활약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다음은 이 두 사람이 2014년 2월 6일 로트만 경영대학에서 출판 기념회 겸 대담을 한 내용이다…

… “제 평생의 질문은 어떻게 하면 주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가입니다 (My life-long question is how to innovate routinely).” 데이비드 켈리는 스탠퍼드 대학에서 여러 전공의 학생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현실화시키는 학생들을 만났는데, 평범한 학생도 단계별 접근을 한다면 혁신적인 학생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자신의 창의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creative confidence), 학교나 조직에서 작은 성공을 여러 번 경험하면(guided mastery), 다른 사람들과 열린 사고를 가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디자인 씽킹이 가능하다고 했다(design thinking). 즉,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제로 만드는 것을 여러 번 성공하면, 결국에는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이러한 단계별 접근은 그가 최근에 출간한 책인 Creative Confidence (한국어판 제목: 유쾌한 크리에이티브)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읽어보라고 했다…

[특강] 디자인이 경영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강의 시작 전에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마침 책을 다 읽어서 뒷부분에 쓰여진 작품해설을 보고 있었죠. 내가 책에서 느끼고 해석한 내용과 전문가가 작성한 해설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전문가의 해설은 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틀리게 해석한 것 인가. 오늘 강의 해주신 대신증권 김봉찬 이사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저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제가 생각한 것도 답일 수 있고, 전문가의 해석이 답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강연자 김봉찬 이사님께서는 본래 디자인을 공부하셨으나, 현대카드 디자인팀에서 오랫동안 일하셨고, 현재는 대신증권 브랜드 전략실 실장을 업(業)으로 삼고 계십니다. ‘브랜드측면에서 디자인과 경영의 협력’이 오늘의 강의주제입니다. 부제로 ‘답은 하나가 아니다’라는 것도 잊으면 안될 것 같습니다.

 

  • 다르다와 틀리다

김봉찬 이사님께서 말씀하시길, 디자이너는 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정형화된 틀을 고수하지 않고 다양한 가능성의 존재를 말씀하신 듯 하였습니다. 반면에 비즈니스는 답만 추구한다고 하셨습니다. 단 하나의 답만 알기 위해 노력하는 것 같다고. 이 차이로 인해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다르다’가 쉽게 사용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틀리다’가 더 많이 쓰인다고 하셨어요.

경영학부생으로서 이 말씀에 공감할 수 있었는데요, 비즈니스는 특성상 수치에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숫자 하나가 있고 없음으로 해서 기업의 흥망이 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경영에서는 명시적으로 ‘틀렸어’라고 짚어야 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면 디자인에서는 다름이 쉽게 용인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은 명확한 하나의 답이 없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디자인에 답이 하나인 경우는 입시시험 말고 또 있을까요.

저는 이러한 사고의 차이가 김봉찬 이사님을 비즈니스업계로 이끌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디자인을 전공하셨음에도 카드업계로 진출 하신 것을 보면, ‘정답’이라는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추구하시는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브랜드에도 답은 여러 개

브랜드의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셨습니다. 브랜드는 고객이 받아들이는 인식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고객과 만나는 모든 접점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덧붙이셨어요. (저번 주 강연자이신 신명섭 디자이너와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으신 것 같아요.) 모든 접점이 중요하다는 말씀이 곧 답은 하나가 될 수 없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증권은 금융업계인 탓에 직원의 손톱, 바짓단 등의 사소한 것이 고객과의 접점이 됩니다. 사소한 것으로 느껴져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중요한 브랜드 형성의 도구입니다. 과거에는 광고, 전단지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했다면, 이제는 주된 방식이 바뀌어 버린 것이죠. 기업 로고가 바뀌어도 브랜드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하셨는데, 같은 맥락입니다. CI (Corporate Identity) 는 그저 고객과의 접점 하나가 바뀐 것이기 때문에, 그것 하나가 전체 브랜드를 바꾸어 놓을 수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 애플, 나이키, 코카콜라 등을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 맞을 겁니다. 즉, 답은 하나가 아니고 다양한 답이 존재하는 것이죠. 김봉찬 이사님께서 소녀시대를 예로 들어주셨어요. 소녀시대가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생각해보니 ‘단 하나의 이유’로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는 노래를 잘 불렀고, 춤을 잘 추었고, 연기를 잘했고, 외모가 빼어났어요. 이렇게 다양한 요인들이 두루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를 만들 때에는 하나의 방향성만 설정 한 뒤, 목적지까지의 ‘과정’을 중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행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나만의 여행이 되려면, 여행 책을 답습하지 않아야 합니다. 책만 따라가면, 내 여행이 아니라 책을 기록한 사람의 여행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여행을 한 것이 되고 말겁니다. 목적지(방향)만 설정 한 뒤, 그곳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이 더 기억에 남으면서 나만의 독특한 여행이 될 수 있습니다.

 

Bongchan Kim @ NPD

 

  • 현대카드와 브랜드

김봉찬 이사님께서는 예전에 현대카드에서 일을 하셨고, 현재는 대신증권에 몸담고 계십니다. 현대카드에서 일하실 적에 디자인팀장으로 계셨습니다. 현대카드의 브랜드를 만드는 다양한 접점 중에 디자인을 담당하신 것입니다. 현대카드는 디자인을 브랜드에 잘 접목시킨 기업 중 한 곳입니다. 특히 예쁜 신용카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카드사임에도 불구하고 ‘예쁘다’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어요. 결과적으로도 예쁜 디자인이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키는데 많은 공헌을 했습니다.

그러나 예쁜 카드를 개발해도 경영진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쁜 카드는 생산 단가가 상승하기 마련인데, 이를 쉽게 받아들일 경영진은 없기 때문이죠. 또한 디자이너들의 특성상 예쁜 결과물을 만들기는 잘해내지만, 이것을 가지고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하셨어요. 김봉찬 이사님께서도 디자이너들이 이런 부분은 고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히셨습니다. ‘나의 더 좋은 디자인이 왜 좋은 것인지’ 충분히 타당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상대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함을 역설하셨습니다.

현대카드는 지금도 예쁜 카드로 소비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데, 이는 현대카드만의 디자인 철학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디자인의 출발점은 논리입니다. 우리의 디자인은 스타일에 기초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현대카드에 있다고 하셨어요. 흔히 디자인은 논리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대카드는 점을 하나 찍는 데에도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굳이 이 곳에 점을 찍음으로 해서 왜 소비자가 더 만족하는지를 고민하는 겁니다. 여러 개의 답 중에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내는 그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대신증권과 브랜드

대신증권으로 이직한 이후 크레온이라는 주식거래 시스템의 브랜드 구축을 진행하셨습니다. 당시 크레온은 뱅키스 (한국투자증권)와 피가로 (하나대투증권)에 밀려 온라인 HTS (Home Trading Service: 인터넷 주식거래) 시장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김봉찬 이사님께서는 전략을 수정하여 MTS (Mobile Trading Service: 휴대폰 주식거래) 시장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하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방향을 수정하였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 방향이 필요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광고를 새롭게 제작하고 앱의 UI (User Interface)를 리뉴얼 했습니다. 브랜드의 방향을 수정하고 나니, 존재감 없던 크레온이라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인지되고 시장점유율도 확대되었습니다.

크레온 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존 경쟁사들과 같은 방향을 표방하지 않았다는 사실. 뱅키스와 피가로는 모두 저렴한 수수료를 기치로 내건 브랜드였습니다. 기존업체들과 같은 방향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얻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여 진행했던 것이 성공의 열쇠였습니다. 즉, 해답을 기존의 업체들처럼 저렴한 가격에서 찾지 않고, 다른 답을 추구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결과였던 것이죠. 답은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둘째,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편리함과 만족감을 주었다는 사실. 크레온은 레드닷 어워드(Red-Dot Award)에서 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브랜드로 자리잡았습니다. 크레온 앱은 소비자의 행동패턴과 습관 등을 분석하여 최대한의 편리함과 만족감을 제공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가령 스마트폰 화면에 접지되는 면적이라던가, 화면 상/하단에 어떤 기능이 포함되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하였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성공적인 상품으로 재탄생 했습니다.

 

  • 마치며

디자인은 하나의 답을 쫓지 않는 까닭에, 하나의 답만 추구하는 경영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외길을 걷던 경영에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도록 조언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배웠던 내용을 상기한다면, 브랜드를 형성하는 요인에 디자인만이 중요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강의시간에 김봉찬 이사님이 오셨기 때문에, 브랜드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광고 전문가가 오셨다면, 광고의 영향을 배웠을 것입니다. (자주 등장하지만) 답은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최근에 디자인이 부각되면서 브랜드를 구축하는 과정에 디자인이 강조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 동안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는 소비자와 만나는 모든 접점을 통해 형성되는 것이므로 우리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물론, 주된 브랜드 메시지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김봉찬 이사님께서 하신 말씀중에 “브랜드는 자기가 잘하는 싸움의 방식을 정해야 한다”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크레온(동영상 광고)의 경우-김봉찬 이사님의 영향이겠지만-디자인이 주된 싸움의 방식이었던 것이에요.

오늘 강의 도중에 “멋있잖아요, 좋잖아요”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습니다. (디자이너이시기에 이런 표현들이 익숙하신 것 같아 보였습니다) 답은 여러 개라는 주장을 본인 안에 이미 품고 계셨습니다. 가령, 친구는 A가 좋고 나는 B가 좋다면, 다르게 좋아하면 됩니다. 때로 둘 다 좋아할 수도 있구요.

강의를 듣고 나니, 저도 제 진로의 답을 찾아야 한다라는 과제가 주어진 것 같았습니다. 남들과 같지 않을 길이기에,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려 합니다. 명확한 한 개의 답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설정한 방향이 이미 이 자체로 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천편일률적인 길을 모색하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을 창조하시는 김봉찬 이사님의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많은 깨달음을 안겨준 강의 역시 아주 ‘좋았습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답이 여러 개임을 느껴보라”시던 말씀이 마음속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Written by 박왕선,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dhkdtjs01@naver.com)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브랜드 경험 디자인은 뭐에요?

이번 강의는 Plus X Co-founder이자 creative director이신 신명섭 대표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신명섭 디자이너는 안그라픽스 디자인사업부, NHN 경험 디자인팀에서 근무하셨다가 플러스 엑스를 설립하셨습니다. 기업, 브랜드 편집 및 그래픽 디자인 경험이 많습니다.

  • Brand experience strategy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란 브랜드의 가치와 개념에 상응하는 디자인적 표현들을 시각적, 경험적으로 일관되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강연을 통해 브랜드 경험 전략이란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가치적으로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 지와 브랜드가 어떤 모습과 목소리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정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브랜드 고객 경험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이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인식하고, 조그만 경험에도 많은 것을 안다고 단정짓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부분에도 브랜드가 잘 녹아져 있어야 하는데, 대표님께서는 무인양품 사례로 브랜드 경험 전략의 중요성을 설명해주셨습니다. 무인양품은 minimal, practical이라는 브랜드 철학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이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제품뿐만 아니라 분위기, 소리, 향까지도 일관된 정체성을 갖고 고객을 맞이합니다.

이런 예를 듣고 보니 한국의 브랜드 전략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주인이나 대표자가 바뀌면 기업 쇄신이라는 명목 하에 브랜드 전략을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 자체보다는 외적인 수익, 매출목표 달성에 우선하기 때문입니다. BMW, Apple, Nike 와 같은 브랜드들이 고객들에게 가치 있는 이유는 오랜 시간 일관된 브랜드로 지속되어 왔고, 이를 고객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한국의 브랜드 전략도 장인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를 풀어가는 방식에 있어 올바른 컨셉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일관성 있게 유지될 때 고객이 인식하는 브랜드 가치도 높아지고, 신뢰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 Brand making process

과거 공급자가 단조롭고 소비자 선택이 폭이 좁았다면 지금은 공급자가 많아지고, 제품의 폭도 다양해졌습니다. 때문에 고객들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스토리와 인사이트를 중시하게 되었고, 이에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먼저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Planning manufacture를 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세일즈, 홍보 등을 고려한 서비스/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고 판매, 영업, 유통을 고려한 Operation management를 합니다. 그리고 제품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서 고객만족을 고려하여 소비자에 맞는 R&D과정을 거칩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향상하기 위해서 사회적 공헌도 고려하고, 브랜드 가치를 담은 내부 디자인 (Internal branding) 활동까지 더해서 다양한 프로세스를 통해 브랜드를 만듭니다.

브랜드를 도출해 내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서, 많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념 상으로는 프로세스가 문제 없이 흘러가지만, 실무에서는 한 단계를 거치는데 많은 사람들과 계속해서 피드백을 하고, 때로는 갈등을 겪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담당자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서 무조건 의견을 피력해서는 안되고, 디자이너는 왜 이런 디자인을 생각했는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명확히 얘기하며 서로의 관점과 목적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Myungsup Shin

  • Brand experience design process

기업에서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다양한 마케팅 접점에서 사용자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경험이 기획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브랜드의 가치를 찾고, 브랜드의 경험을 계획하고, 매체와의 접점에서 designing을 실행해야 합니다. 사실 이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지만, 대표님께서 진행하신 YG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셔서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Brand experience design process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브랜딩을 할 때, Value chain에 수억을 들였다고 해서 고객들의 반응이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더 좋은 것보다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Brand experience design에서 중요한 것은 역지사지로 경험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파트너 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상대의 입장에서 소통하고 이해하기 위해서 함께 일하는 파트너와 협력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Conclusion

지금까지 저는 브랜드라는 것은 잘 만들어진 로고나 심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강의를 통해 브랜드란 로고나 심볼이 여러 매체를 통해 고객과 만났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를 생각하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영학도로써 디자인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들의 것들을 공유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융합 학문이 대두 되는 지금, 디자인 감성을 모르는 경영학은 실체화 될 수 없는 이론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강연은 이번 학기 신제품 개발론 수업 중에 가장 신선하고 새로운 수업이었습니다. 다양한 브랜드에 대한 통합적인 브랜드 경험 디자인이 필요한 지금, 이러한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하는 Plus X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3시간 동안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소통해주신 신명섭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Written by 김나은 (farbetter@naver.com)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Honor class (특강 위주 프로그램)*

[특강] 상품 기획은 어떻게 하나요?

이번 강의는 예전에 삼성전자 북미 TV Product Manager 로 일하신 후, 현재 SK텔레콤에서 상품기획 PM으로 일하고 계시는 윤영란 매니저님께서 강연해 주셨습니다. PM은 무슨 일을 하는지, PM이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면 좋은지, 그리고 최근 런칭하셨던 TV 셋탑박스인 B-Box를 통해 상품 기획 과정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 상품기획자는 무슨 일을 하나요?

상품기획자란 시장변화에 맞추어 자사의 상품이나 브랜드를 기획, 개발, 고객에게 전달하기까지 전 과정을 일관되게 진행하는 코디네이터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LinkedIn에 나와있는 Google Play가 말하는 Product Marketing Manager와 Amazon Webstore가 말하는 Product Manager를 비교해서 보여주셨습니다. 영어로 각각 여러 설명을 하고 있었지만, 두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는 유사했습니다. 특히, PM은 제품 자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용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SK 텔레콤이 모바일, 요금제 등 무형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삼성전자가 TV, 카메라처럼 물리적 상품을 제공하는 것처럼, 어느 회사,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상품 기획자가 하는 일은 다양할 수 밖에 없습니다.

Ran Yoon

  • 상품기획은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상품기획이 무엇인지 물어보셨을 때 생각났던 것은 단순히 ‘이런 상품을 만들자’는 것을 기획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상품기획이라는 것은 단순히 기획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기획한 뒤 시장에 런칭하고 성장시키는 것까지 포함하는 과정입니다. 더 나아가 출시 직후 1~2달 동안 지켜본 이후 운영팀에게 일을 맡기며, 상품에 대한 문제가 있으면 다시 돌아와서 문제를 처리하는, 상품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를 ‘책임’지는 것을 말합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낳기만 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어른으로 성장시키는데 기여하는 것과 같습니다.

  • 상품기획 과정 각 단계별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게 되나요

상품 기획은 보통 과제 제안 → 상위기획 → 상세기획 → UI 설계 → GUI 디자인 → 마케팅 리서치 → 브랜딩의 단계로 진행이 됩니다.

1) 상위기획에 앞서 과제제안(Project Proposal)을 하거나 받는데, 종종 경영자의 지시에 의해 시작을 하게 됩니다. 과제를 제안받더라도 애매하거나 이해가 안가는 부분은 경영자의 의중을 확인하고 생각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상위기획(Project Planning)에서는 프로젝트 전체를 정리하고, 상품 정책에 대해 무엇을 만들 것이며(What), 왜 만들며(Why), 어떻게 만들지(How)에 대한 방향을 잡고, 단계별 일정을 결정합니다.

3) 상세 기획(Product Design)에서는 기획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합니다. 상품/서비스의 컨셉과 용어를 정리하고, 주 사용고객은 누구이며, 이들의 니즈(Needs)는 무엇이고, 어떤 기능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 등 세부 기능, 데이터 구조, 운영 프로세스를 설계합니다.

4) UI(User Interface)를 설계하고 GUI(Graphical User Interface)를 디자인하는 (혹은 포괄적으로 UX (User eXperience)를 디자인하는)  단계에서는 전체 서비스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상세히 계획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수정과정을 거치며, 상위기획이 수정될 때에는 보고를 합니다.

5) 상품이 개발되면 마케팅 리서치를 합니다. 예를 들어 B-Box의 경우, 런칭 전에 주요 고객으로 예상되는 어린 자녀가 있으신 30, 40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사용하게 해보고 어떤 기능이 마음에 드는지, 디자인은 어떤지 등 FGI조사를 한 뒤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세우고 런칭을 하였습니다.

6) 마지막으로 기획, 개발한 제품을 경쟁 제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하여 브랜딩(Branding) 작업을 합니다.  회사 내에서 후보를 정해 설문 조사를 하고, 외부 업체를 통해서 하기도 합니다. B-Box의 경우, 여러 방면에서 많은 고심을 한 끝에 최종적으로 이름이 결정되었습니다.

  • 상품 기획이나 서비스 기획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기획 분야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장점과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용자의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공감을 해야 하고, 문제 해결 능력에 기반한 객관화, 계량화, 논리적 사고도 필요하며, 일반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 뿐만 아니라 호기심, 체력, 대인 관계 능력 등도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사용자 관점에서 관심을 가지는 자세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을 잘 할 수 있는 대인 관계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를 하셨습니다.

  • 수업 시간 질문 2가지

Q. PM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컨설팅과 달리 PM은 상품 기획 결과의 피드백을 바로 체감할 수 있어요.

Q. 상품기획 부서로 들어가기 전에 연관되는 혹은 도움되는 일은 무엇인가요?

A. 상품기획은 전체과정을 아우르는 것이에요. 아이디어를 더 낼 수 있는 사람과 기술자들도 많이 와요. 회사의 기술을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산업, 직무, 회사, 트렌드 경향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크게 작용해요. 개발에 필요한 개발자 언어도 전문적으로 알 필요는 없지만, 언어에 대한 이해 유무는 차이가 나요.

  • 마무리

짧은 강의가 아쉬울 정도로 이론과 협업의 준비과정을 입체적으로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상품 기획에 관심이 많아서, 현장에서 일하시는 PM님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질의 응답하는 시간이 더욱 좋았습니다. 어떤 분야에 대한 관심을 가지거나 경험만 하지말고, 관찰도 하고 생각도 해보면서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Written by 문성준 (goodgoodhage@gmail.com), *국민대학교 경영대학의 Honor Class (특강 위주 강의)*


우아한 형제들 社內 분위기가 장난스러운 까닭은

스마트폰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 민족’은 재치 있는 광고문구와 귀여운 디자인으로 젊은층의 눈길을 끈다. ‘살찌는 것은 죄가 아니다’ ‘오늘 먹을 치킨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등의 슬로건을 내세우고, 코믹해 보이는 한글 글자체도 직접 만들었다. 배우 류승룡이 등장하는 TV 광고도 웃음을 준다. 이렇게 재미를 강조하는 브랜딩 전략이 먹히면서 하루 10만 건의 음식 배달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성장했다.

이 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이란 회사는 광고와 앱 디자인처럼 외부로 보여주는 모습뿐 아니라 회사 내부 환경에서도 장난스러운 느낌을 유지하려 애쓴다.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으로 사업 초기부터 ‘키치’를 강조했다. 키치는 독일어로 ‘저속한 예술’을 뜻하지만 요즘은 ‘젊은층이 좋아하는 싼티 나면서 재밌는 것’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김 대표는 사무실 인테리어와 사무용품, 사원증에도 키치스러운 디자인과 문구를 집어넣었다.

이렇게 ‘보이는 브랜딩(visible branding)’과 ‘보이지 않는 브랜딩(invisible branding)’을 조화시키는 게 요즘 잘나가는 기업들의 트렌드다. 과거 기업이 진행하는 브랜딩은 광고, 제품 포장, 유통채널 등 소비자들이 볼 수 있는 것들에 집중됐다. 고객에게 브랜드라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보이지 않는 브랜딩은 우선 내부의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이 투영된 제품과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아한 형제들’은 기업의 핵심 철학인 키치를 조직원들이 공유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들이 만든 ‘배달의 민족’ 앱에도 그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에 소비자가 볼 때 어색하지 않다. 이 회사의 사례처럼 보이는 브랜드와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기업 브랜드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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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번 강의는 팬택에서 디자인 전략 기획을 담당하신 후, 이제는 스텔라 무브(Stellamove)에서 Rappy라는 3D 프린터의 마케팅을 담당하고 계시는 배종하 이사님께서 진행해주셨습니다.

  • 이론 vs. 실무

강연이 시작되는데, 이사님이 준비해오신 슬라이드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사님께서는 이런 일이 실무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론과 실무의 차이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결론은 ‘이론과 실무 간에는 예측이 불가능하다’ 였습니다. 개념 상에서는 너무나 쉬운 일이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공항 안에서 출국 심사를 통해 목적지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과정을 상상하는 것은 1초면 가능하지만, 실제 그 과정을 수행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제품 개발론 강의에서 ‘이론과 실제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라는 말씀을 들어왔지만 실무에 계신 이사님께 구체적인 차이를 들으니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할 일은 개념을 배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실무에 적용할 때는 어떤 문제점이 생길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지 까지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것

이사님께서는 신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것을 2가지로 말씀해주셨습니다. 첫 번째는 서로 다른 의견을 이해하라 이고, 두 번째는 모든 것에 견해를 가져라 입니다. 실제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의 중요성을 애플의 예시를 통해 말씀해주셨습니다.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출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저게 될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애플은 아이폰의 겉모양을 중요시했고,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한 대에 5000만원 정도 하는 NC(수치제어방식의자동공작기계)를 5000대 들여놓고 제작하는 실행력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기계를 들여놓는다는 것. 이 자체는 쉽지만 누가 실행할 수 있는가? 이 실행력이 차이를 만든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프로세스가가 아무리 체계적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linear하게 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앞서 이사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프로세스 자체를 도식화하는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이것과 실제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입니다.

DML_Jongha Bae @ NPD

 

  •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것 vs. 신제품 개발을 한다는 것

신제품을 개발한다는 것과 신제품 개발을 한다는 것. ‘–을’이라는 조사의 위치에서 이 두 문장의 개념은 전혀 달라집니다. 소니와 애플이 신제품을 개발했다면, 삼성은 신제품 개발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 개념을 정의 내리는 것에서도 다른 의견이 제시될 수 있지만 Originality를 기준으로 나눈다면 소니와 애플은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기업이고, 삼성은 시장 가치가 있는 신제품을 기업의 능력으로 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사님께서 이 차이를 설명해주신 이유는, 우리의 관건은 ‘누가 기발한 생각을 했는가’이고, 그걸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라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틀 없이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지금 우리나라 회사 시스템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의 목적에 급급해 새로운 개발보다는 성공이 보장된 일을 독려하고, 개발한 신제품의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 싶으면 바로 사라지는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한 신제품 개발을 어디까지 지원할 지에 대해서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쓰는 브랜드의 가치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 지 모르고, 지금은 당연시해온 통념이 미래에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작용할 지 모릅니다. 우리가 현상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시하지 않고, 정체된 사고로 일관한다면 새롭고 창의적인 발전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사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 Conclusion

생각해보니 저는 실제 상황이 되면 알 수 없는 실수가 벌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실제 상황을 전제로 수많은 연습과 노력을 하는데 잘못될 일은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강연을 통해 이론과 실제의 차이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감을 키워야 한다’는 이사님의 당부의 말씀에 더욱 공감이 되었습니다. 감이 좋다는 것은 업무에 대한 기본기가 갖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이 시도해 봐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또한, 다른 이들이 해석해 놓은 해석본을 보지 말고 원문을 보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달은 지금, 이사님이 하고 계신 3D 프린터 개발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시간 동안 귀한 시간 내주신 배종하 이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Written by 김나은, 국민대학교 경영학부 (farbet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