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인구대비 이동통신 보급률은 2017년 기준으로 122%(6,328만명)를 넘어서며, 국내 이동통신사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가 된지 오래이다. 성숙기에 진입한 국내 통신시장의 주요 기업들은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할 때, 2015년 KT는 고객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KT의 로밍 및 요금제 상품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기어1), 문제를 해결 할 콘셉트를 시각화하고 (기어2), 마침내 올해 9월, 팝업스토어 ‘KT ON 식당’을 통해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제시했다 (기어3). 한달 동안의 팝업스토어를 통해 3200만원의 수익금을 번 KT는 이를 전액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에 기부하였다. 또한 팝업스토어 실시 두 달 만에 가입자 수 100만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리하여 현재 2018년 기준 KT는, 이동전화 31.42%(19,915,940명)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유선 매출 1위, 유선전화 99%, 무선 30%, 인터넷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기어1] : 로밍과 데이터 요금제의 문제의식_ 고객의 여행경험과 일상생활을 그린 여정지도
로밍 서비스
2017년 국민여행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여행 경험률은 90.1%에 육박하며 연중 평균 여행 참가횟수는 5.9회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중에서도 해외여행의 경험은 절반이 넘는 수준으로 해외여행 및 해외 출장이 보편화 되면서, 해외로 출국하는 국내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로밍 상품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로밍 서비스의 실제 이용률은 저조했는데, KT는 로밍 서비스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고객의 입장에서 여행의 과정을 그려보면서 문제점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여행 여정을 그려본 KT는 20~30대 직장인들이 해외에 나갈 때, 보통 유심 칩을 구매하는 것을 발견했는데, 그 이유는 KT고객들이 국내 로밍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 보다 유심이 훨씬 저렴한 가격이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내었다. 또한 비즈니스 업무상 음성통화 이용률이 높은 직장인 사이에서 유심 칩을 구매하는 것이 꽤 불편하다는 것도 발견했는데, 직장인들에게는 본인의 국내전화번호를 그대로 이용할 수 없고, 인터넷 환경에서 텍스트에 의존한(메신저) 비즈니스를 수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즉, 비즈니스맨들에게는 해외 업무를 하면서 깨끗한 품질의 음성통화가 필요하다는 통찰을 얻은 것이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2017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의 1인당 월 LTE 데이터 사용량은 2017년 기준으로 평균 7.5GB를 넘어섰다. 이는 15년도 대비 거의 평균 2배에 달하는 사용량으로, 국내 통신사 고객의 LTE 데이터 사용량은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KT는 고객들의 데이터 평균 사용량에 기반한 4G, 6G, 8G, 16G 등의 데이터별 다양한 선택사항을 제공했고, 높은 데이터의 사용량일수록,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한 요금제를 출시하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는 인터넷에 기반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범람하면서 웹툰, 유튜브 동영상 시청 등 이 보편화되었고 국내 고객들의 데이터의 사용량은 더욱 늘어났다. 이에 따라 KT는 고객이 휴대폰(데이터)을 사용하는 하루의 일상생활을 그려보면서 이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인싸이트(insight)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데이터를 사용하는 고객의 하루를 따라 그려본 KT는 고객의 성향에 따라서 아주 다양한 데이터 소비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단순히 메신저나 웹 서핑 위주로 비교적 적은 데이터 소비를 보이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압도적으로 동영상 컨텐츠를 많이 시청하는 고객도 굉장히 많이 증가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또한 무엇보다 이들 모두는 무제한 데이터를 저렴한 가격에 사용하고 싶다는 공통적인 욕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결국 KT는 더 이상 데이터 소비량에 따른 구분이 아닌, 고객들의 데이터 사용 목적에 따른 데이터 상품 출시의 필요성을 느꼈고, 또 동시에 이를 저렴하게 제공해야 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기어 2] : 식당에서 요금제의 가격적 이점 경험하기_ 콘셉트의 시각화
KT의 마케팅 전략 – KT ON 식당
이에 따라 KT는 새로운 서비스 개발의 필요성을 느끼고 로밍과 데이터에서 각각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했다. KT는 로밍에서 가격부담이 되는 로밍 요금을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초에 1.98원이라는 로밍 ON 상품을 출시하였다. 또 데이터부분에서는 데이터 이용패턴을 기반으로 톡(웹 서핑), 비디오, 프리미엄(톡+비디오)으로 각각의 요금을 따로 설정하는 데이터 ON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굉장히 색다른 접근을 하였다. 그것은 바로 홍대에 KT라는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KT ON 식당’을 일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KT는 ‘KT ON 식당’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고 한 것일까? 이 식당은 한시적인 홍보 목적용 이벤트로 시행하고자 한 것이다. 종류별로 다양한 음식과 함께 가격이 저렴한 뷔페의 형태인데, KT 로밍 ON 요금제인 초당 음성 요금 1.98원과 데이터 ON 요금제를 뷔페 이용가격에 대입하는 독특한 컨셉을 도입했다. 이러한 독특한 컨셉과 결합한 무제한 뷔페를 통해, 자신들이 개편한 ON요금제의 가격적 이점이라는 경험을 제공하면서, 홍보 효과를 거두고자 한 것이다. 게다가 팝스토어로 창출한 수익은 전부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대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도 다 하고자 하였다.
통신비와 뷔페 이용가격의 관계 – 콘셉트의 시각화
KT는 자사의 통신요금을 뷔페 이용시간에 따른 이용가격에 대입하였다. 로밍ON 가격표와 데이터 ON 가격표를 토대로 뷔페를 이용하는 시간을 최대 1시간으로 정해서 초당 1.98원의 음식값을 지불하거나 인원수 별로 음식값을 정하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고객이 요금제의 저렴한 가격을 식당에서 경험하도록 하자’라는 콘셉트가 시각화 된다. 자사 통화료를 음식값에 투영해 그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 것인지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먼저 뷔페에 찾을 때 가격이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놀라고 그 저렴한 가격이 통화료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게다가 뷔페와 핸드폰 요금제를 연관 지어 시각화 시킨 KT의 발상이 얼마나 참신한지는 다음에서도 알 수 있다. 무제한이라는 뷔페의 특성에 맞게 KT의 전화와 데이터 사용 또한 무제한이라는 것도 동일하다. 또한 사람이 뷔페에 가면 초반에는 먹는 속도가 빠르다가 점점 배가 차고 후반부가 가면 먹는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한다. KT 데이터 요금제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데이터 사용량은 무한이지만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고 나면 속도제어가 진행되어 데이터 속도가 느려진다. 이 또한 KT의 데이터라는 무형의 컨셉을 뷔페에서 식사하는 유형의 것으로 시각화 하는 방식인 것이다.
- [기어 3] : 통신요금제를 식당에서 마주하다_ 비즈니스 전략
이렇게 KT는 ‘로밍 ON 요금제’와 ‘데이터 ON 요금제’를 식당에 저렴한 가격 경험으로 접목시켰다. 통신상품을 식당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고객입장에서 굉장히 특별한 경험이다. KT는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20일까지 한달 간 홍대에서 통신업계 최초로 ‘ON식당’을 개업함으로써, 고객경험을 통한 통신상품의 가치를 알리는 데에 많은 노력을 하였다. 다음으로는 KT의 ON식당이 두 가지 요금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식당에 접목시켰고, 어떠한 고객경험으로 접목시켰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ON식당에 담은 로밍 ON 요금제
KT의 로밍ON요금제는 해외에서 로밍을 사용할 경우, 1초당 1.98원의 저렴한 통신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신상품이다. KT는 이러한 요금제의 특성을 ON 식당에 반영하여 식당가격을 1초당 1.98원, 30분 3,565원, 60분 7,130원으로 계산하여 모든 음식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했다. 또한 로밍 ON 요금제가 적용되는 국가를 요일 별 디너메뉴로 출시함으로써 이를 고객에게 서비스 가능 지역을 재치있게 인지시켰다. 예를 들어, 화요일은 미국의 스테이크, 수요일은 일본의 연어회, 목요일은 베트남의 반미, 금요일은 중국의 딤썸, 토요일은 러시아의 샤쉴릭, 일요일은 태국의 캬오팟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고객은 각 나라의 음식을 먹어보면서, 로밍 ON 요금제가 적용되는 국가를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ON식당에 담은 데이터 ON 요금제
데이터 ON 요금제의 특징 중 하나는, 사용패턴에 따라서 요금제를 달리 했다는 것이다. 웹 서핑을 주로 하는 고객에게는 톡 요금제, 동영상 시청이 많은 고객은 비디오 요금제 그리고 데이터 사용량이 압도적으로 많은 고객을 위한 무제한인 프리미엄 요금제가 있다(Figure 2. 참조). 이러한 데이터 요금제와 가격을 KT ON 식당에 접목시켜 단체고객을 위한 가격할인혜택을 제공하였다. 1인당 1초당 1.98원의 가격도 저렴하지만, 6명 이상이 방문 할 경우 이보다 더 저렴하게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6-8인은 49000원(톡 요금제), 9-11인은 69000원(비디오 요금제), 12인이상은 89000원(프리미엄 요금제)의 가격을 제공함으로써 가격적 이점을 제공 할 뿐만 아니라, 데이터 ON 요금제의 종류도 홍보한 것이다.
- 출처
- 아시아투데이, “이통사 음성 로밍 경쟁 돌입”,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80930010015872, (2018.09.30)
- “KT”, 『네이버백과사전』, 굿모닝미디어(2018)
- “KT” , 『나무위키』, KT(2018)
- 매일경제, “KT고객관점이용형태”,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586980 (2018.09.18)
- 매일경제, “KT ON식당 한달 간 8000명 찾았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8&no=597125 (2018.09.21)
Written by 조현회, 최민정, 박종욱, 형지원, 이홍한, 욱계적 | 디자인경영 | 국민대학교 경영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