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구, 생활용품, 주방용품 등에 친환경 자연 소재를 사용하는 브랜드가 많아졌다. 기업 경영자들은 일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이 소비자에게 더 환영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같은 모양, 같은 가격이라면 나무로 만든 밥그릇이 플라스틱 밥그릇에 비해 더 잘 팔릴 것이라 믿는다. 미국 미시간대 디자인사이언스학과 연구팀은 이런 통념에 반박한다. 이들은 실험을 통해 소비자의 친환경 소재 선호도가 외부 자극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 대상자들을 반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자연의 긍정적이고 부드러운 모습(꽃, 호수, 석양)을 찍은 사진을 여러 장 보여주고 다른 그룹에는 자연의 부정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을 찍은 사진(뱀, 도마뱀, 폭풍우)을 여러 장 보여줬다. 그러고 나서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의자, 밥그릇, 책상, 침대 등 소재가 다른 다양한 제품에 관해 선호를 물어봤다. 그런 다음 피험자들에게 “추가 의견을 받아야 하니 새 종이를 한 장 가져오라”는 부탁을 하고 메모지를 넣어둔 종이 소재 폴더와 플라스틱 소재 폴더 중 어떤 폴더에서 메모지를 꺼내는지도 살펴봤다.
실험 결과 남성들은 어떤 사진을 보여주든지 간에 친환경 소재 선호도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반면 여성들은 뱀, 폭풍우 등의 사진을 본 다음 친환경 소재 제품의 선호도가 크게 떨어졌다. 또 종이 폴더가 아니라 플라스틱 폴더에서 종이를 꺼내오는 비율도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러나 본인들은 이런 심리 변화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이는 기업이 여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 제품을 출시할 때 설문조사 등을 과신하지 말고 신중한 전략을 짜야 함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신문 지상에 광고를 집행할 때 자연의 부드러운 인상을 강화하기 위한 내용이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재해 등 자연의 부정적 내용을 다룬 기사와 나란히 실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특히, 제품의 기능이나 성능 등 사용성 관점에서 탈피하여, 사용자 경험 관점으로부터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발견하는 데에 입장 바꾸기가 효과적이라는 점을 발견하였다. 사용자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은 경우 사용성 관점의 제품 성능 등과 연관지어 사용자 경험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강하지만, 사용자와 입장 바꾸기를 시도한 경우, 상황에 대한 사용자 행위를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을 설명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UX 디자인을 위해 선행되는 UX 리서치에 관한 논의를 진전시켰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UX 리서치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용자 경험 정보의 정형성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입장 바꾸기를 제안하였으며, 제안된 입장 바꾸기의 효과를 실험을 통해 실증적으로 검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pg. 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