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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현실에서 신상품 개발은 체계적이지 않다

이번 강연은 동아비즈니스리뷰(이하 DBR),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코리아 (이하 HBR Korea)조진서 기자님이 함께 해주셨다. 기자님께서는 이전에 진행하였던 신문사에서의 새로운 섹션 기획을 사례로 실제 필드에서 신제품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어떻게 개발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DML_Business Focus조진서 기자님의 중요한 메시지는 3가지였다.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또한 이번 강연에서 들었던 의문점은 좋게 말하면 제작과정의 유연성이고, 솔직하게 말하면 현실에서의 프로젝트 구현 과정이었다. 결국 현실에서는 신제품 개발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고 개발된 신제품의 성공에 대해서 다양한 인식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 책과 현실의 간극: 프로젝트는 중개자인가 매개자인가

책에 따르면 새로운 상품이 출시되기 까지 많은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사를 분석하고, 시장을 분석하고, 시장내의 니치 마켓을 찾는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를 수행하고, 산업을 분석하고, 기획안을 준비하고, 프레젠테이션을 수행한다. 하지만 실제 필드에서는 이러한 조사들이 신제품 개발의 작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현업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과업에 입문하기 전에 해당 업무에 관한 직∙간접적인 교육을 받는다. 강의, 사내 교육, 사수로부터 배우는 업무 교육 등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템의 기획을 시작한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의미 또한 배울 때와 일할 때 다르다. 대학이나 사내 교육을 듣는 배우는 입장에서 프로젝트란, 하나의 과정을 배우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로 단순한 중개자(Interpreter)일 뿐이다. 배운 분석 방법을 프로젝트를 통해 적용하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결과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결과물을 도출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다. 즉, 프로젝트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신상품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실무자들에게 프로젝트란 신상품을 개발하거나 제품을 개선하는 매개자(Mediator)이다. 이러한 경우 과정의 진행에 의미가 없다. 대신 신상품 개발이라는 공통의 통과지점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부서에서 참가한 실무자들이 팀이라는 네트워크로 움직인다. 프로젝트 자체가 하나의 도구로써 혼자서 의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의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에서는, 다른 여러 실무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주변의 여러 관계가 중요하다.

 

  • 필드가 가진 양날의 검: 제약조건

필드가 가진 관계의 중요성은 책에는 존재하지 않는 제약조건 때문에 생겨난다. 물적∙인적 자원의 한계와 시간 제약, 그리고 조직 내부의 의사 결정권이 갖는 여러 제약 사항들을 거쳐가면서 진행되는 것이 바로 필드의 프로젝트이다. 여러 제약 조건들은 결과물의 완성도를 낮추기도 하지만, 완벽을 포기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받아들이는 수준의 제품을 효율적으로 만든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이번 강연을 통하여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2.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3.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20150506_Jinseo Cho @ NPD(7)

 

  1. 좋은 모델을 벤치마킹 하라

전체 20여 페이지 남짓의 코리아 타임스 신문에 새로이 8페이지로 만들어지는 기획 섹션이었지만, 소수의 편집자들이 참여했으며 디자인을 전담하는 담당자 또한 없었던 상태에서 만들어 진 것이 바로 Business Focus였다. 이러한 강한 제약을 뚫고 새로운 섹션을 기획할 수 있게 한 힘이 바로 벤치마킹이었다. 인·물적으로 자원이 제약된 상황에서 Financial Times와 Weekly Biz를 자신들에 맞춰 재구성함으로써, 시행착오에 따른 한정적인 자원들의 제약을 넘어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섹션의 연재가 가능했다.

 

  1. 필요할 때는 전문가를 고용하라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제약 상황과 더불어 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에는 프로젝트 구성원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 역시 기업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구성원들이 아이디어로 어려움을 극복하려 할 때에, 기업은 그 아이디어를 받아주기 보다는 자원의 한계를 이유로 제약 조건을 더 넓혀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이러한 간격을 좁혀주는 사람이 전문가이다. DBR에서 HBR Korea를 런칭할 때, 초안의 디자인이 만족스럽지 않아서 담당자들이 고민한 경우가 있었다. 아쉽게도 기업에서는 업무 담당자들의 외침을 관심있게 듣지 않아서 내부적인 담당자의 컴플레인이 묵살되었다. 이 때에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폰트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전문성이라는 간판을 가지고 의사 결정 조직을 보다 쉽게 설득할 수 있었으며, 책임 소재 역시 분명해진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컨설팅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항상 옳지는 않지만 팀 내의 커뮤니케이션이나 과업 수행에 있어서 필요에 따라 이용하는 유연성은 필요하다.

 

  1. 적절한 아웃소싱이 필요하다

아웃소싱이란 기업 내부의 활동을 기업 외부의 제3자에 위탁해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인소싱(Insourcing)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은 이전과 같이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핵심 역량에 집중하면서 핵심이 아닌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한편, 외주 업체들과 강한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 특히 아웃소싱을 통한 거래 비용이 정보 기술의 혁신을 통해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아웃소싱이 더욱 적합하다. HBR Korea 역시 Harvard Business Review 원문을 변역할 때는 외부 업체를 통해 1차 번역을 한다. 언뜻 보면 HBR Korea판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인 번역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1차 번역된 문서를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여러 번 수정하고 탈고하는 과정을 통하여 적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한편, 단순 번역에서 오는 경제·경영 오류를 바로 잡고 원본 내용의 깊이 있게 재구성을 하여 기사의 질(quality)에 집중했다.

 

 

  • 네트워크 안에서 재정의 되어야 하는 성공의 의미

신상품 담당 부서는, 상품을 만드는 과정에도 신경써야 하지만, 만든 이후 상품의 성공 여부도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성공에는 여러 입장이 존재한다. 기획 단계의 예측 수량을 달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기존에 없던 컨셉을 시장에 도입할 수도 있고, 수익 측면에서는 손해지만 CSR측면에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고, 한계에 봉착한 시장에 CSV적인 가치를 창출하거나, 수익이나 점유율 성과는 없지만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신상품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증대나 점유율 증대 등 고정된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프로젝트 수행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관계에 따라서 다양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는 여러 제약 조건이 있다. 무한한 자원을 가지고 완벽한 조건을 이룬 상황에서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에는 여러 제약 안에서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 진행의 체계성이나 엄밀성도 중요하지만,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는 네트워크 안에서 형성된 관계들 간의 상대적인 입장과 여러 제약 조건들을 고려하면서 임기 응변으로 만들어진 결과물은 여러 방법으로 평가될 수 있다. 산출물의 결과를 다양한 방면으로 바라본다면 또 다른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Written by 박준우 박윤규 유하정 이지은 몽몽,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셋톱박스는 TV 부속품이라고? 백자 느낌에 조명까지… 독자 브랜드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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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무선통신사 SK텔레콤은 통신산업 성장 둔화로 인해 신시장 개척이 필요했다.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하드웨어를 직접 기획하고 개발한 경험은 많지 않았다. 2012년부터 시작해 2014년 초 출시된 고급형 셋톱박스 비박스(B box)는 경험 부족의 우려를 떨쳐버리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줬다. 전통적으로 TV의 부속품이며 차별화가 불필요한 제품이라 여겨졌던 셋톱박스를 독자적인 브랜드 상품으로 바꾸기 위해 이 회사는 다음의 방법을 썼다.

1) 매끈한 백자 도자기 느낌과 무드 조명 기능을 갖춰서 TV 장식장에 처박아두는 셋톱박스가 아니라 밖으로 꺼내놓고 싶은 셋톱박스를 만들었다. 리모콘의 고급화에도 신경 썼다.
2) 홈모니터링(CCTV 기능)처럼 편리한 무료 부가기능을 넣되 TV의 기본인 채널 시청과주문형 비디오 서비스의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놓고 화면 UI를 구성했다.
3) 스마트폰 업체, 인터넷 포털업체 등에서 채용한 개발자들을 상품기획 단계서부터 참여시켜 제품의 개발 가능성을 높이고 제조원가를 맞췄다.

짜장면을 스마트폰으로 배달시키자; 키치 옷 입은 앱, 월 300만건 신화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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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이는 브랜딩과 보이지 않는 브랜딩의 조화

과거 기업이 진행하는 브랜딩의 역할은 광고, 패키지, 리테일 등을 통해 고객의 경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실제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고객에게 브랜드라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이는 브랜딩(visible branding)’에 집중했다. 그런데 최근 트렌드는 ‘보이지 않는 브랜딩(invisible branding)’이다. 우선 기업 내부의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이 투영된 제품과 서비스 등 ‘소비자 경험’이 지속해서 생산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보이는 브랜드와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역할이 조화를 이룰 때 기업 브랜드가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만들어 내고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보이는/보이지 않는 브랜딩이 조화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 내 조직 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강한 의지가 필수적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보이는/보이지 않는 브랜딩을 균형 있게 통합적으로 구축한 국내의 드문 사례다. 디자이너 출신의 대표는 기업의 핵심 비전이 조직원들과 최대한 공유되는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디자인스러운 방법들을 다양하게 사용했다. 이를 통해 구축된 조직 문화는 기업의 핵심 상품인 배달의민족 앱을 브랜딩하는 과정에도 자연스럽게 반영돼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도 독특한 조직 문화를 느낄 수 있다.

또, 배달의민족 브랜드의 성공 이면에는 브랜드 가치를 지속해서 만들어 낸 이 회사만의 재미있는, 함께하는 조직 문화가 있다. 브랜드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이 지속적으로 진화, 발전해야 하기 때문에 각 조직원이 브랜드 챔피언으로 변화하고 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적 비전과 퍼포먼스가 동반돼야 한다. 우아한형제들은 조직원들과 비전을 함께 논의하고 공유하기 위해 각종 포스터, 사원증 등 시각적으로 실체화된 구체적인 비전을 회사 곳곳에 배치했다. 또 다양한 형태와 크기의 공간에 재미있는 가구를 배치했다.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는 글들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다양한 사내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조직원들은 함께 비전을 만들고 다듬어 나아가는 체험을 했다. 조직원들은 대표의 비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함께 전파하고, 개선하면서 기업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재미난 문구들이 적혀 있는 사원증도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조직원들의 적극적인 요구로 만든 것이다.

 

DML_Delivery people(1)2. 페르소나(Persona) 기법이 적용된 ‘찌질한 형아’ 캐릭터와 기업 서체 개발

디자이너가 프로젝트에 임하는 가장 중요한 태도는 공감 능력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들은 기존 배달음식 전단지가 무분별하게 뿌려지고 있다는 문제점을 발견했다. 이렇게 해서는 업주들이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없다. 이렇게 업주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배달 음식 앱을 개발했다. 이들은 주 고객층인 20대가 편안하게 즐기는 ‘키치스럽고 B급스러운’ 이미지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로 정했다. 이에 따라 동네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찌질한 형아’ 모습의 시각적으로 강렬한 캐릭터가 웹툰 스타일로 태어났다. 이는 디자이너들이 흔히 사용하는 페르소나(Persona) 기법이다. 연상 가능한 구체적 타깃을 설정하고 보여줘서 이를 본 고객들이 쉽게 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추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캐릭터 중심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 서체인 ‘한나체’도 개발했다. 기업 서체는 삼성전자, KT, NHN, 현대카드와 같이 규모가 큰 기업에서 보고서와 광고를 통해 보여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작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한나체를 사용한 언어적 유희가 가미된 포스터와 사무용품들을 직원과 고객에게 선보이면서 더욱 일관성 있고 확장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DML_Delivery people(2)3. 통합적 경험을 갖고 있는 ‘경영하는 디자이너’가 리드

일반적으로 디자이너는 직관적 사고에 익숙하고 경영자는 분석적 사고에 익숙하다고 여겨진다. 이 두 사고가 통합적으로 이뤄질 때 혁신적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 있으나 성공 사례는 많지 않다. 두 가지 다른 사고방식의 통합이 어려운 이유는 두 분야의 사람들이 받아왔던 교육 방식이나 교육 내용과도 연관이 있다. 통상적으로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정답이 없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합적 사고를 하도록 장려되는 반면 경영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대형 강의를 통해 복잡한 경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좁혀서 분석하는 것에 익숙하다.

아쉽게도 기존의 디자인 경영 연구나 디자인 싱킹(Design Thinking) 연구는 디자인을 경험하지 않은 경영자들이 디자인을 어떻게 수용해야 하는가에 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김봉진 대표는 정규 디자인 교육을 먼저 받은 뒤에 오랫동안 기업에서 실무를 익히고 또 개인 사업을 운영하면서 경영을 배운 사람이다. 즉, 일반적인 경영자가 경영을 먼저 배우고 나중에야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과는 반대의 방법으로 얻은 통합적 경험이 있다. 이는 자연스럽게 그를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의 조화를 이룬 ‘경영하는 디자이너’로 만들었다.

 

 

4. 소통을 위한 수평적 공동체 문화와 효율성을 위한 수직적 업무 질서의 조화DML_Delivery people(3)

디자인 중심의 조직 문화는 조직원이 자발적으로 필요한 제품, 기술, 직무를 지속해서 만들어 내게 하는 학습 사이클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유연한 기업 문화는 정해진 업무의 결과에 기반한 수직적 인사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는 전통적 산업의 기업들에 시사점을 준다. 디자인이 혁신을 이뤄낸다는 점이 주목을 받으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유연한 조직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개인-팀-부서가 각각의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로 평가받는 수직적 인사 평가 시스템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우아한형제들의 인사 정책은 단순한 디자인 중심의 조직문화가 아니라 수평-수직 인사 정책이 적절하게 혼합된 형태를 보인다. 우선 수평적 형태의 인사 정책은 한 사람이 상대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대표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예상보다 일을 많이 했거나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경우, 다른 기업들처럼 인센티브에 근거한 경제적 보상을 하는 대신 대표가 직접 잘했다고 인정해주거나 같은 팀에 속한 사람들이 박수를 쳐 주는 사회적 포상을 하기도 하고 직원이 원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동남아시아 여행권, 호텔에서의 네일아트 서비스 등)를 선물로 주는 개인적 포상을 실시하기도 한다. 또 경제적 보상이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저해한다는 의견에 따라 영업팀에서도 개인별 성과급 제도를 없애고 영업팀이 다 함께 해외여행을 가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기도 한다. 받은 선물을 나누거나 청소 당번을 뽑을 때도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전 직원이 똑같은 확률의 제비뽑기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량적이고, 명문화되지 않고, 조직원 개인의 니즈에 맞춰진 성과 보상 체계는 고용주와 비고용주의 인위적인 차이를 없애려는 대표의 노력으로 볼 수 있다.

이 회사 경영진은 수직적 인사 정책도 함께 강조한다는 점에서 일반 디자이너 중심의 기업들과 차별된다. 이 회사에는 ‘9시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표어가 있다. 일반적으로 밤에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개발자와 디자이너들의 근태 관리를 중시한다.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과 정규직으로 입사한 사람들 간의 차이도 존재하고, 최근에 몇몇 기업에서 시행하는 ‘직급명 없애기’ 운동과는 반대로 직급명을 강조하기도 했다.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최소한으로 명문화된 인사 정책은 본인과 주변사람들의 경험에 근거해 ‘성실한 디자이너가 성공하더라’는 대표의 주관적 의견이 강하게 반영된 것이다.

이렇듯 ‘우아한형제들’은 수평적 공동체 구조에 수직적 업무 구조를 동시에 만들어 나가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디자인적 사고가 잘 구성된 조직구조에 적용될 때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서 패턴과 관계를 만들어 내고, 이렇게 찾아낸 패턴과 관계로부터 가이드라인과 원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우아한형제들 역시 회사의 비전과 일하는 방식 등 여러 관계와 패턴을 조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파악하고 여기에 대표의 경험이 합쳐져 효율적인 수직적 업무 구조를 만들어 가는 형식을 보인다. 수직적 구조의 룰을 만들어 조직원들에게 전달할 때에도 언어적 유희를 사용, 강압적 형태를 보이지 않아 저항을 줄였으며 조직원이 의사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귀를 기울인다.

고수(高手)될 뻔한 미생(未生) 장고 끝에 나온 최고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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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재적인 창작자들이 일하는 방법은 다르다. 이들에겐 외적 동기보다 내적 동기가 더욱 중요하다. 인세, 계약금, 혹은 독자들의 반응에 따라서 연재시기를 조정하거나 작품의 스토리를 바꾸는 것보다는 작가 본인이나 본인과 같은 창작가 커뮤니티가 납득할 만한 수준 높은 작품, 혹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 박정서 다음 웹툰 PD에 따르면 다음, 네이버, 파란, 야후 등에서 웹툰을 담당하거나 담당했던 기획자들은 대부분 <보물섬> 만화잡지를 보며 자란 30대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작가들과 오랜 기간 교류하면서 인간적인 친분을 맺고 그들과 외부 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 이들 보물섬 세대는 회사의 이해관계와는 별도로 스스로가 만화를 좋아하고 한국 만화산업에 대한 애정이 크다….

싸이 빅뱅 같은 스타가 이미지 좌우? ‘YG다움’은 뭘까, 고민을 디자인하다

YG by Plusx
By 플러스엑스

“싸이 빅뱅 같은스타가 이미지 좌우? ‘YG다움’은 뭘까 고민을 디자인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305) pdf-icon

사업 확장에 따라 보유한 브랜드의 수가 늘어나면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도 그에 맞게 바꿔야 한다. 회사가 보유한 여러 브랜드 간의 통합과 자율의 적정선을 찾는 것이 중 요하다. 싸이, 빅뱅, 2NE1 등 개성 강한 스타들을 보유한 연예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회사의 정체성도 살리고 스타들의 이미지도 망가뜨리지 않는 브랜드 전략을 수립했다. 6개월이 걸린 이 작업은 브랜드 전략뿐 아니라 YG가 ‘우리 회사 브랜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리해보는 계기가 됐다. 사내용으로 만든 브랜드 가이드북은 해외 어워드도 수상했다.

합리적 가격의 ‘착한 제품’: 주방세제에 구수한 바람을 일으키다

ed8ab8eba6acec98a4-eab3a1ebacbcec84a4eab1b0eca7802011“합리적 가격의 ‘착한 제품’: 주방세제에 구수한 바람을 일으키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01302)pdf-icon

2008년 출시된 ‘트리오 곡물설거지’는 우윳빛을 띠고 구수한 누룽지향이 나는 제품으로 ‘주방세제는 투명하고 상쾌한 과일향이 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애경은 원료에서 계면활성제의 비율을 낮춰 기존 ‘마일드’ 세제들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가지면서도 저자극, 친환경이라는 느낌을 주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곡물 콘셉트를 이용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 포화될 대로 포화된 시장, 사내의 회의적인 시선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연평균 50% 가까운 성장세를 달성했고 1년 만에 CJ, LG생활건강 등 경쟁사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저가마일드’라는 시장의 새로운 카테고리가 형성됐다.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모든 CEO가 Design Th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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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tman Designworks

기업경영에 Design Thinking이 꼭 필요하다면 경영자에게 디자인 마인드를 가르치는 것이 효과적일까, 아니면 디자이너가 경영자 수업을 받도록 해야 할까? 이미 스탠퍼드(미국)와 인시아드(프랑스) 등 대부분의 해외 명문 비즈니스스쿨들은 MBA 학생들에게 Design Thinking 관련 과목들을 가르치고 있다. 반대로 파슨스(미국), 임페이얼 칼리지 오브 아트(영국)와 같은 유명 디자인스쿨은 기업경영 관련 코스를 늘리고 있다. 전자의 대표격인 토론토 대학교 로트만 스쿨 (Rotman School of Management)의 DesignWorks 프로그램 디렉터인 헤더 프레이저 (Heather Fraser) 교수와 후자의 대표격인 뉴욕 Parsons School for Design의 에린 조(Erin Cho) 교수를 만나 Design Thinking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들어본다.

 

더 깊이 공감 더 많이 공유: 여성면도기의 신화쓰다

Panasonic lady shaver by Rosenthal and Capper 2006
Panasonic lady shaver by Rosenthal and Capper 2006

신제품 개발에는 많은 투자가 들어가지만 일반적으로 시장에 출시돼 살아남는 제품은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많은 연구자들과 실무자들이 새롭게 개발되는 제품의 시장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데 엔지니어들이 자주 사용하는 품질의 집(House of Quality)과 마케터들이 쓰는 컨조인트 분석 등이 있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부터는 디자이너가 포장, 광고, 브랜드 등 제품 개발 이후의 부수적인 업무를 뛰어넘어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 콘셉트를 개발하는 등 제품 개발의 핵심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신제품 개발에 디자인에 대한 투자나 디자이너 채용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디자이너의 역할이 제품개발의 전 영역으로 확대됨에 따라 디자이너들이 흔히 사용하는 기법들도 기존의 제품개발 프로세스에 접목되면서 체계적으로 정리되기 시작했다. 요즈음 디자인과 경영을 통합적으로 가르치거나 적용하는 학교들과 기업들은 시장조사와 콘셉트 개발에서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는 (1) 공감 기법과 (2) 프로토타이핑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거나 적용하고 있다. 이 두 기법은 Design Thinking을 실무에 적용할 때 가장 흔히 쓰이는 도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