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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여, 갈등 뒤에 숨지 말자

“…이번 호의 스포트라이트 아티클인 조시와 히메네즈의 ‘의사결정이 주도하는 마케팅은 이처럼 불명확한 상황을 영역 간 융합으로 돌파하려는 요즘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저자들은 마케터가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타 부서들과 협력을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의사결정 과정이 재설계돼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타깃의 마케팅 부서가 전략 부서와 협업하기 위해 전략 지침(strategy briefing)을 만들고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부서가 영업 부서와 함께 홍보 자료(collateral materials)를 만들고노드스트롬 마케팅 부서가 IT부서와 협력해 고객 생애 가치(customer lifetime value인사이트를 공유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본인이나 전문가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저자들이 제안하는 배경이 다른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느리지만 협력적인 의사결정은 장기적으로 효과적이다. 시장의 변화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의 마케터들은 빠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에 느리고 협력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기업의 마케팅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부딪치는 문제점과 제안을 두 가지만 추가로 소개하기로 한다.”

 

우울할 때 예쁜 제품 사면 기분까지 좋아진다는데

Townsend, Claudia and Sanjay Sood (2013), "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15-428.
Townsend, Claudia and Sanjay Sood (2013), “Self-Affirmation through the Choice of Highly Aesthetic Products,”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9, 2, 315-428.

‘뷰티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다. 예쁜 제품이 시장에서 더 높은 값을 받고, 예쁘고 잘생긴 사람이 더 오래 살고 더 많은 돈을 번다는 속설이다. 이는 생존 가능성이 외모에 비례한다는 진화론적 가설에 기반을 둔다.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진은 이를 뒤집어 생각해봤다. 예쁜 것이 사랑받는다면, 반대로 예쁜 것을 고르는 행위가 사람의 기분과 행동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연구진은 우선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디자인이 예쁜 커피메이커와 디자인은 덜 예쁘지만 품질은 더 좋은 커피메이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런 다음 동물을 의학용 실험 도구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제3자의 글을 읽게 하고, 그 글을 쓴 사람이 얼마나 지적이며 그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적인지 평가하게 했다.

실험 결과, 디자인이 예쁜 커피메이커를 선택한 쪽이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 제3자가 지적이며 그의 주장이 설득적이라고 대답하는 사례가 더 많았다. 이는 곧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가 타인의 의견에 좀 더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는 걸 보여준다. 다른 실험에서는 사람들이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더 찾는다는 것도 확인했다.

현대의 소비자들은 우울하거나 타인에게서 상처를 받았을 때 가게에 들러 예쁜 제품들을 사면서 손상된 마음을 치유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쇼핑 행태를 비이성적인 중독 행위라고 비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위의 실험에서 보듯이 예쁜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는 실제로 자존감을 높이고 남의 의견을 좀 더 개방적으로 받아들이게 해주는 순기능이 있다.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는 기업, 정치, 공공정책 영역에서는 특히 예쁜 제품을 사용하거나 공공시설물을 아름답게 설계하는 것이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