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할 필요 없습니다 잘하면 됩니다 (Effort heuristic)

열쇠 수리공의 역설 (Locksmith paradox)이 무엇인가요?

– 초기에 경험이 부족해서 열쇠를 잘 열지 못할 때에는, 잠긴 열쇠를 열어달라는 요청에 30분동안 끙끙거려서 문을 열어주면 지켜보던 집주인이 고생했다면서 수고비와 팁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많이 쌓인 후에는, 잠긴 열쇠를 금방 열어주면 지켜보던 집주인이 팁도 주지 않고 수고비도 적게 주려고 합니다.

– 노력 휴리스틱은 벗어나기 어렵고, 특히 한국에서 강하게 작동합니다. 결과가 얼마나 좋은가 만큼이나 과정상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인데, 문제는 과정상의 노력이 눈에 보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업무를 효율적으로 마무리 짓고 일찍 퇴근하면 눈에 보이는 노력이 부족해서 나쁘게 평가를 받고, 똑같은 시간을 일해도 아침 일찍 나와서 하는 대신 저녁 늦게까지 남아 있으면 노력하는 모습이 보여서 평가를 좋게 받습니다.

2023.10.26

#행동경제학 개론
노력 휴리스틱
#노력 에 대한 어림짐작이 가져오는 왜곡된 판단
#노력휴리스틱#마케팅 활용과 #경영 노하우 등
#주재우 교수 (국민대 경영학과) #KBS1라디오 #경제라디오 #성공예감이대호입니다 #성공예감 #이대호

***

Reference

Kruger, J., Wirtz, D., Van Boven, L., & Altermatt, T. W. (2004). The effort heuristic. 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 40(1), 91–98.

The research presented here suggests that effort is used as a heuristic for quality. Participants rating a poem (Experiment 1), a painting (Experiment 2), or a suit of armor (Experiment 3) provided higher ratings of quality, value, and liking for the work the more time and effort they thought it took to produce. Experiment 3 showed that the use of the effort heuristic, as with all heuristics, is moderated by ambiguity: Participants were more influenced by effort when the quality of the object being evaluated was difficult to ascertain. Discussion centers on the implications of the effort heuristic for everyday judgment and decision-making.

“열심히 할 필요 없습니다 잘하면 됩니다 (Effort heuristic)”의 3개의 생각

  1. 사람은 바쁘고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을 통해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상황에 대한 기대를 조정합니다. 이 글은 제가 현재 일하는 음식점과 과거 나이키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황을 비교해 본 사례로, 신호의 효과가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일단 현재 일하는 음식점에서는 직원들이 많지 않아 가끔 주문이 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저는 서빙용 헤라를 닦고 주방을 둘러보며 동선과 작업 흐름을 점검하는 한편, 바에 있는 술병과 음료를 정리했습니다. 의도적으로 바쁘게 보이려는 신호를 연출하였습니다. 앞치마를 재정돈하고 손님의 위치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움직이며 신호를 보냄으로써 손님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다 이뤄졌다는 확신을 주려 했고, 주방과 홀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확신에 찬 톤과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대기 고객님에게 곧 나간다는 확언으로 신뢰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 신호에 대해 대다수 손님은 긍정적으로 반응했고, 대기 시간에 대한 인식이 다소 완화되는 경향이 관찰되었습니다. 다만 과도한 바쁨은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손님들이 눈치를 보며 자유로운 대화를 자제하는 모습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표면적으로는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신뢰와 기대를 형성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하지만, 신호의 강도가 지나치면 피로도 증가와 흐름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또한 사장님은 이러한 신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결과적으로 시급 상승이라는 보상 구조와 연계되었습니다. 이는 신호의 질과 근무 환경의 개선 여부에 좌우되는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나이키에서 근무를 할 때는 약간 달랐습니다. 나이키에서는 개인별로 하루 매출 목표와 특정 설문조사를 몇 개 이상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일하는 음식점과는 달리 노력하는 모습보다는 결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하였습니다. 심지어 바쁘게 움직인다면 손님은 바쁜 것으로 판단하고 다른 직원에게 넘어가는 경우도 존재하였습니다. 그렇다고 바쁘게 움직이지 않고 있으면 점장님이나 매니저님들이 무전으로 경고를 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어느 행동을 하여야 할지 불분명하였고 결국 오히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였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노력 휴리스틱은 맥락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달라진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제가 현재 일하는 음식점에서는 적절한 바쁜 척이 고객의 인내심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반면, 나이키처럼 목표 구조와 보상 체계가 신호의 효과를 좌우하기에 단순한 외형적 노력이 항상 이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게되었습니다.

  2. 작년 11월, 나는 현재 소속되어 있는 풍물 동아리의 두 번째 공연 무대에 올랐고 전혀 다른 성격의 두 가지 무대를 선보였다. 하나는 두 달 동안 연습하여 동기들과 완벽하게 합을 맞춘 10분짜리 사물 합주이고, 다른 하나는 동기들과 함께 무거운 북을 메고 무대를 빠른 속도로 뛰어다니며 연주하는 10분짜리 북 합주였다.

    그중 사물 합주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순서였다. 자리에 앉아서 장구, 꽹과리와 같은 악기들과 함께 북을 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력 소모가 덜했고 꽹과리의 소리를 들으며 정박자를 계산해 큰 실수 없이 깔끔하게 무대를 마쳤다.

    반면 북 합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두 달간 공들인 사물 합주에 비해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급박하게 준비한 무대였고, 10분 내내 무거운 북을 맨 채 뛰어다니며 대형과 동작을 끊임없이 바꿔야 했다. 특히, 북을 든 채 도는 고난도 동작까지 소화해야 했기에 중반부부터는 체력이 완전히 방전되어 땀이 쏟아졌다. 심지어 숨이 너무 차서 스텝이 엉킬뻔한 위기도 있었다. 대형을 맞추느라 허둥대기도 했고 누가 봐도 위태위태한 모습으로 헉헉대며 힘겹게 무대를 끝마쳤다.

    공연이 모두 끝난 후 뒤풀이 장소에서 주변 지인들의 평가를 들을 때 당연히 결점이 적었던 사물 합주에 칭찬이 나올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인들은 하나같이 북 합주에 대해 주로 언급하며 ‘올해 공연 중 가장 멋있는 무대’라며 칭찬을 하였다. 반면 사물 합주에 대해서는 ‘깔끔했다’ 정도의 평이한 감상만 돌아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명확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미세한 호흡 조절, 박자의 정확성 같은 속성은 아주 오랫동안 풍물을 쳐온 사람이 아니면 평가하기 까다롭고 추상적인 요소이다. 반면 무대 위에서 가빠진 숨소리와 상기된 얼굴은 ‘시각적으로 당장 확인 가능한 노력의 지표’로서 훨씬 직관적이었다.

    동아리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사람들이 왜 완벽한 합주보다 위태로운 합주에 열광했는지를 생각해 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사람들이 결과물의 객관적인 완성도보다 ‘고생의 흔적’에 더 마음을 뺏긴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스스로의 성과를 평가할 때도 과정의 고통을 진짜 실력으로 착각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3. 나는 평소 중고거래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최근 이어폰을 구매하면서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비슷한 가격대의 같은 모델 제품이 여러 개 올라와 있었는데, 그중 하나의 판매 글이 특히 눈에 들어왔다. 판매자는 “직접 분해해서 내부까지 청소했고, 접촉 불량 부분도 손봐놨다”고 상세하게 설명해두었다.

    사실 나는 해당 제품의 내부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없었고, 다른 판매자들의 제품과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정보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제품이 다른 것들보다 상태가 더 좋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판단했고, 별다른 고민 없이 해당 판매자의 물건을 선택했다. 심지어 가격이 약간 더 비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느꼈다.

    이러한 판단은 행동경제학의 ‘노력휴리스틱(Effort Heuristic)’으로 설명할 수 있다. 노력휴리스틱은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더 많은 노력이나 시간이 들어갔다고 인식될수록, 그 결과의 가치나 품질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을 의미한다. 즉, 객관적인 성능이나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공을 들였는가’를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게 된다.

    내 경우에도 판매자가 강조한 ‘분해’, ‘청소’, ‘수리’와 같은 표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러한 정보는 실제 품질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는 인상을 주었고, 그로 인해 제품의 상태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 결국 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품질 대신, 눈에 보이는 노력의 흔적을 기준으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거래 이후에도 이러한 인식이 유지되었다는 것이다. 사용하면서 특별히 더 좋은 점을 느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그 제품이 ‘잘 관리된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초기의 노력에 대한 인식이 이후 평가에도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사례를 통해 나는 일상적인 소비 상황에서도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생각했던 선택이 실제로는 심리적 편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노력휴리스틱은 객관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더욱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단순히 ‘얼마나 공들였는가’가 아니라 실제 성능과 상태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해인에 답글 남기기 응답 취소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Akismet을 사용하여 스팸을 줄입니다. 댓글 데이터가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