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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오프라인은 어떻게 마케팅이 되는가

교환학생으로 뉴욕에 머물던 중, 우연히 영화 〈위키드〉 팝업 스토어에 들어간 적이 있다. 당시 OST가 좋았다는 감상 정도만 있었지만 팝업을 구경하면서 공간이 가진 몰입감을 경험했고, 위키드 브로드웨이 티켓 구매와 현지 영화관 관람 등 충성도 높은 반복 소비자로 만들어주었다. 이 특강은 내가 뉴욕에서 한 선택의 이유에 언어를 붙여주는 시간이었다.

특강을 관통하는 핵심은 ‘소비자는 물건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경험하러 오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간이 주는 힘을 믿는다. 카페를 가도 그 공간을 온전히 채우는 사장님의 고유한 취향과 미감, 축적된 경험이 함께 느껴지는 것을 좋아한다. 커피의 맛보다 카페라는 공간을 향유했던 나를 기억하고, 팝업에서 산 물건보다 그 속에서 느꼈던 나의 감정과 취향을 더 오래 기억한다. 방문객들이 투웨니투데이 팝업이 사라질 때 아깝지 않느냐고 했던 이야기도 같은 맥락으로 이들이 아쉬워했던 것은 사실 그 팝업공간 안에서 향유했던 자신만의 고유한 감상과 경험이었을 것이다.

이 명제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것이 특강의 ‘와인색’ 색상 예시였다. 물리적으로 거의 차이 없는 두 색을 사람들은 전혀 다르게 읽는다. 바로 브랜드가 쌓아온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마케팅은 제품이 아니라 제품에 대한 인식의 축적이라는 특강 내용처럼 팔리는 것은 기능과 가격의 문제지만 소비자들이 기억하는 것은 결국 인식과 감정의 문제이다. 인식 설계란 결국 소비자의 자아 이미지와 브랜드를 겹치게 만드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추천하는 브랜드가 ‘나를 잘 표현해주는 브랜드’라는 것은 팝업이 단순한 판촉 도구가 아니라 정체성의 거울이어야 한다는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키드> 팝업은 나에게 바로 그 거울이었다. 콘텐츠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련 공간을 걷고 후기를 읽고 분위기를 직접 느끼며 다시 경험을 상기하는 걸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해주었다. 귀국 후에도 평론가의 글과 관람 후기를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고, 성수에서 열리는 드라마나 영화 콘텐츠 팝업도 직접 찾아가게 되었다. 팝업 방문으로 얻은 공간에 대한 인식이 내 취향의 메커니즘을 확립해준 것이다. 특강에서는 팝업의 성공을 방문객 수나 SNS 좋아요 수가 아니라 ‘공간을 나설 때 어떤 정서적 감동을 얻었는가’ 라고 말한다. 나는 더 나아가, 팝업의 진짜 성공은 ‘소비자가 공간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확정하는 경험을 하느냐’ 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내린 결론을 가장 강하게 믿는다. <위키드> 팝업 방문 이전 나의 관심정도나 취향은 그저 검증되지 않은 가설이었지만 팝업공간이 그 가설 위에 경험의 도장을 찍어주었기에 취향 확립이라는 확신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단순히 사람을 모으는 판촉형 팝업은 이 가설을 확정할 기회를 주지 못한다.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가 가설 단계에 머무는 한, 그 팝업은 결국 소비되고 잊힐 수밖에 없다.

특강을 들으며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던 질문이 있다. ‘AI가 기능적 경험을 거의 완벽하게 대체하는 시대가 온다면, 그럼에도 사람들은 오프라인 팝업으로 향할까?’ 였다. 특강이 끝나고 <위키드> 팝업을 떠올리면서 내린 나의 결론은 오히려 그럴수록 사람들은 더욱 오프라인을 찾게 되리라는 것이다. AI가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은 복제되지 않는 나만의 고유한 것들을 가지고 싶어할 것이고, 이는 결국 자신만의 취향과 정체적 확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기능은 대체할지라도 ‘이 공간에 있는 내가 어떤 사람인가? 무엇을 느꼈는가?’ 라는 인식은 대체되거나 복제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렌트는 모두가 온라인으로 달려가던 시기에 반대 방향을 택하며, 온라인이 채울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했다. 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기능의 경쟁은 의미를 잃고 인식을 설계하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 되기에 저마다의 고유한 인식은 온라인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는 팝업공간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특강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인식과 취향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공간을 기획하는 프로젝트 렌트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하고 단단한 방향성인지에 대해서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Written by 조예지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해외영업과 마케팅 관련 직무를 진로로 고민해온 나에게 이번 특강은 처음부터 흥미롭게 다가왔다. 브랜드가 소비자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공간이라는 채널이 어떤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내가 앞으로 마주할 글로벌 비즈니스 현장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이 후기에서는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내가 이해하고 재해석한 방식으로 기술해 보고자 한다.

  • 왜 지금 오프라인인가 — 채널의 붕괴와 공간이라는 미디어의 부상

대표님은 시장이 기능적 교환 → 편리함 → 경험 → 커뮤니티의 4단계로 진화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은 이미 쿠팡 플레이나 유료 멤버십처럼 커뮤니티 단계까지 도달한 반면, 오프라인은 여전히 편리함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그 빈자리가 기회였다.

기존 광고 채널의 붕괴도 오프라인의 역할을 더욱 부각시켰다. 현재 TV 시청률은 사실상 60대 이상에게만 유효하고, 소비자의 평균 집중 시간은 1.3초 이내로 줄어들었다. 전달해야 할 정보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지만 소비자의 집중력은 급감한 이 비대칭적 상황에서, 공간은 충분한 몰입과 정보를 동시에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미디어로 부상했다.

내가 준비하는 해외영업 관점에서도 이 논리는 그대로 적용할 수 있었다. 이메일과 카탈로그만으로 글로벌 바이어에게 브랜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어떤 채널로, 어떤 밀도로 상대방의 인식에 남을 것인가가 핵심이다.

  • 인식을 설계하는 것이 비즈니스다 — Need에서 Desire로의 전환

강의에서 가장 강렬하게 남은 개념은 소비 패러다임의 전환이었다. 대표님은 소비자는 더 이상 필요한 것(Need)이 없는 시대라고 단언했다. 중요한 것은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하는 것이다. 맛있는 셰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꼭 가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는 것처럼, 소비자의 Desire는 만들어지는 것이다. 자라가 36만 종의 디자인을 선보여도 “마음에 드는 옷이 없다”고 느끼는 이유도 같다. 소비자를 멈추게 만드는 건 디자인의 완성도가 아니라, 사야 할 이유와 명분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계했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이키 사례는 이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온라인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며 오프라인 유통을 축소한 나이키의 의도는 효율화였지만, 소비자가 느낀 것은 “나이키와의 거리감”이었다. 대표님의 말처럼, 생산자의 의도는 중요하지 않다. 느낀 사람이 느낀 것이 진실이다.

해외영업도 결국 인식의 설계다. 가격 경쟁력 이전에, 이 브랜드와 함께함으로써 바이어가 얻게 될 의미와 포지셔닝을 먼저 설계해야 한다. 무역에서도 물건을 수출하는 일련의 과정이 단순한 비즈니스 행위가 아니라, 상대방이 우리 브랜드를 통해 어떤 모습의 자신이 될 수 있는지를 상상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접근할 수 있겠다는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다.

  • 경험의 질이 성공을 결정한다 — 새로운 것보다 압도적으로 좋은 것

“사람들은 시설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경험하러 온다.” 강의에서 역시 인상깊은 말씀이였다. 스타벅스가 커피빈보다 맛이 없어도 선택받은 이유, 에르메스 버킨백에 수백만 원을 지불하는 이유가 모두 같은 원리다. 소비자는 제품이 아니라, 그 브랜드를 소비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사는 것이다.

대표님은 성과 측정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회수·방문객 수 같은 양 기반에서, 얼마나 깊이 소비자를 움직였는가라는 질 기반으로의 전환이다. CJ 팝업 분석에서 핵심 컨셉 ‘슬로우에이징’이 소비자 후기에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는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나의 관심사인 해외영업에서도 마찬가지로, 바이어와의 접촉 횟수보다 한 번의 미팅이 얼마나 깊은 인상을 남겼는가가 장기적 관계를 결정한다.

  • 결론

대표님의 특강은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강의가 끝난 후 내가 가져간 것은 훨씬 더 넓은 원리였다. 비즈니스의 본질은 제품이나 가격이 아닌, 소비자의 인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인식은 양보다 질, 새로움보다 압도적인 경험, 기능보다 의미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해외영업을 진로로 고민하면서 나는 더 좋은 제품을 더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수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번 특강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선택받는 브랜드는 더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더 강력한 의미와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깨달았다. 느낀 사람이 느낀 것이 진실이라면, 해외 파트너와 바이어가 우리를 어떻게 느끼게 할 것인가가 내가 앞으로 가장 깊이 고민해야 할 질문이 됐다. 실행의 디테일이 성공을 만드는 시대, 나는 그 디테일을 설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Written by 김정열 (국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특강] 디자인의 가치는 무엇인가요?

이번 강의는, 예전에 LG전자와 현대카드에서 근무하신 후, 지금은 브랜드 컨설팅 스튜디오 Framewalk를 운영하고 계신 최원석 대표님께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 What is value?

경영학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점진적으로 발전해왔다면 디자인은 급진적으로 발전해왔습니다. 10년 전의 디자인과 현재의 디자인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하고 있고 계속해서 그 역할이 바뀌고 있습니다.

변화 속에서 변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개념은 가치입니다. 가치라는 단어는 앞에 어떤 단어를 붙이느냐에 따라서 그 의미가 달라지는데요. 과거 디자인은 생산자 단계에서의 Packaging(포장)을 의미했으나 지금은 소비자의 관점에서 소비자가 어떻게 인식하고, 만족을 느끼는지에 초점을 둔다고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의 사례를 들어주셨습니다 (Joshua Bell playing violin in DC Metro Station) . 지하철 안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했을 때, 사람들은 1달러를 바이올린 케이스에 넣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이튿날 멋진 공연장에서 한 바이올린 연주는 티켓 한 장 당 120~1500달러를 지불해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사람, 같은 연주, 같은 바이올린. 모두 다 같지만 음악 외적인 것에 차이가 있었습니다. 100배가 넘는 가격차는 음악 외적인 것에서 작용한 것입니다. 소비자의 가치는 물리적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것에 영향을 받고, 판매의 개념이 확장돼 의식과 가치를 판매하는 것까지 연계되고 있는 것입니다. 고객을 파악하지 않는 가치는 더 이상 납득되기 어려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What is Design?

Design의 개념이 Decoration에서 Artwork로 변했습니다. 필요(Need)의 개념에서 무엇을 원하는가(Want)가 중시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Design thinking은 문제와 해결점을 찾는데 있어 문제 의식과 문제에 대한 창의적인 접근이 중요해졌습니다. 때문에 디자인에서도 프로세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140501_Wonseok Choi @ NPD (4)

 

그러면서 중시되는 것이 통섭(Consilience)입니다. 협력을 통해 4P전략을 설립하고, Branding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고, 이를 디자인을 통해 실제화하고 이러한 결과물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4P에서부터 Actualization Visualization까지 Total service design이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실제 직무에서는 사업계획서를 보고 제품을 출시할 지 결정 하는 것이 아니라 Man power를 보고 결정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 Changing behavior by Design thinking

디자인이 가장 매력적인 이유는 소비자들의 행동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와 닿았던 대표님의 말씀은 소비자가 물건을 산다는 의미는 그 안의 process를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들고 다니는 신용카드 한 장에도 소비자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소비자의 Pride와 Value를 탐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장을 리드하기 위해 고객과 처음 만나는 MOT (Moment Of True) 그리고 인식이 시작되는 지점의 전략 (Anchoring strategy)을 짜고, 소비자들이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단순히 하고 (Nudge), 마지막으로 디자이닝을 하고 (Design/Designing Book) 이 과정을 계속해나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마크 제이콥스의 가방을 살 때 단지 디자인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마크 제이콥스의 세계관을 사는 것이다. 라는 말씀이 정말 와 닿았는데요. Process를 통해 나온 산출물에는 이 모든 노력과 가치관이 담길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Conclusion

‘디자인은 행동의 변화를 이끈다.’ 오늘 강의를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것은 평소 제가 갖고 있던 Design이라는 개념과 실제 Design 개념간의 괴리였습니다. 저는 경영학도로써 디자인을 그저 예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었지만, 그것은 Design의 개념이 아니라 Designing의 개념일 뿐이었고, 제가 알고 있던 디자인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들이 단순히 제품의 형태를 결정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은 큰 충격이었습니다. 디자인은 혼자 하는 작업이고, 개인 적인 업무가 대부분일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여러 프로세스를 거치며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경영과 디자인이 융합했을 때 나오는 시너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각 분야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라는 것은 소비자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라는 가정하에 기존의 내용을 벗어나고 끊임없이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학문, 사람을 놓고 시작하는 학문이 디자인이라는 것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 내내 기분 좋은 미소로 강의하시는 대표님을 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시간 강의 내내 의미 있는 강의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Written by 김나은,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farbett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