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보관물: 디자인씽킹 사례

전세계 힙스터의 감성을 자극하다 – 에이스 호텔 (Ace Hotel)

Ace Hotel은 라이프 스타일 호텔 또는 디자인 호텔로 유명하다. 이 호텔은 ‘낯선 도시에 여행을 갔지만, 머무는 곳이 친구의 방처럼 친근하면 어떨까?’ 라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 1999년 알렉스 콜더우드가 동료들과 함께 미국 시애틀에 만든 작은 호텔로 시작해, 미국 내 8개 지점과 영국과 파나마 시티에 각 1개 지점까지 총 1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각 지점마다 지역 문화를 반영한 특색을 가지고 있고 도시 안에서도 저평가된 구역에 자리를 잡아서 여러 비즈니스와 협업을 하며 상권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제는 이 호텔이 도시의 젊은 크리에이터들과 호기심 넘치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 되었다. ACE Hotel을 디자인 웍스의 3기어로 이해해보자.

기어 1: 지역색을 반영한 힙스터들의 공간

-ACE Hotel의 관점: 창립자들은 이런 호텔이 있으면 내가 갈 것이라는 발상으로 호텔을 경영했는데, 특히 히피같은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호텔 안에 집어 넣었다. 깔끔하고 단정한 기존 호텔 모습을 따라가지 않았다. 대신 빈티지 하고 친근해서 매일 가고 싶은 호텔을 추구했다.

-지역 크리에이터의 관점: ACE Hotel 은 투숙객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호텔의 로비는 젊고 감각있는 지역 사회의 크리에이터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런던, 뉴욕, 시애틀, LA의 지역 음악가, 영화 제작자, 만화가들이 놀러와서 커피마시고 하루 종일 시간 보낼 작업장이 필요했고 ACE Hotel의 로비는 이들에게 일종의 공동 작업장 역할을 한다.

-여행객의 관점: 지역색을 강하게 느끼고 싶은 여행객이 있다. 이러한 니즈를 반영하여 지역 고유의 역사와 스토리가 담긴 곳에만 ACE Hotel이 지어졌다. 1909년 피츠버그 리버티에 지어진 YMCA 빌딩, 1927년 LA 다운타운의 화려한 양식으로 건축한 United Artist 극장, 1904년 Broadway West 29번가 교차로에 들어선 블레드린 호텔 건물. 100여년전 유명 사교계 인사들이나, 영화 제작자들이 드나들던 이 유서깊은 장소들은 모두 ACE Hotel이 자리한 곳이다.  

기어 2: 로비, 방, 조명 등의 인테리어 요소로 컨셉을 시각화

럭셔리 프렌차이즈 호텔은 깔끔하고 거대하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 보통 이상의 퀄리티를 지닌다. 그러나 이런 호텔에서는 지역의 특성을 알 수 없고 오래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에 착안하여, ACE Hotel 창립자는 호텔의 가치를 재정의 했다. 호텔이란 화려한 전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역과 융화되어야 하며, 여행객들이 만족하는 경험이란 호텔 자체에 대한 경험이 아니라 주변 지역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따라 호텔의 구석구석을 디자인하였다.

로비는 낮에 하루 종일 노트북을 켜서 타인과 협업도 할 수 있지만, 밤에는 클럽으로 변한다. 인테리어는 지역의 본질적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있는 제품으로 꾸몄다. 호텔의 위치도 지역의 독특한 문화색이 느껴지는 곳으로 정했다. 호텔방에는 아티스트들의 개성을 담았다. 인테리어 소품도 지역에서 공수한 제품이나 지역 아티스트의 작품으로 썼다. 지역의 특산물을 넣기도 했다. Ace Hotel New York은 한인 타운 근처에 있는 이유로 방마다 신라면이 있다.

기어 3: 지역색이 묻어나는 컨셉으로 비즈니스 성공

창립자들은 호텔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전직 이벤트 파티 플래너였다. 이들은 호텔 건물 자체보다 호텔이라는 공간의 활용도에 대해 생각했다. 호텔을 단순히 자고 가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문화를 창출하는 문화의 구심점으로 본 것이다. 진정성, 겸손함, 솔직함에 그 도시만의 특징을 얹어서 사업을 확장했다. 지점의 위치를 선정할 때에는 관광객 밀집 지역을 피하면서 지역 특유의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가 담긴 건물을 선정함으로서 임대료를 낮추었다. 대신 방, 로비, 조명, 커피숍, 리셉션 데스크를 지역 장인과 아티스트가 생산한 작품으로 꾸몄다. 200개의 방은 똑같은 방이 하나도 없다.

예를 들어, ACE Hotel London은 산업시대의 창고와 공장 건물을 그대로 사용하였고, 리셉션 데스크는 이스트 런던에서 태동된 자전거 부품을 사용하여 사이클숍 처럼 꾸몄다. ACE Hotel New York 로비에는 지역민들에게 환원하자는 설립자의 생각에 바탕을 두어서, 유명한 커피숍이 입점해 있다. ACE Hotel 덕분에 한층 젊어진 지역 분위기로 인해서 호텔 주변 상권인 멀티숍, 카페, 꽃집도 유행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이 붐비고 주변 임대료가 상승하여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이 된다는 불만도 있다.

Picture from Dezeen, Ace Hotel New Orleans occupies art-deco building extended by Eskew+Dumez+Ripple

현재와 미래

지금의 대표는 ACE Hotel을 가리켜 큰 일을 하는 작은 회사라 정의했다. 성장하고 있지만 이들에게는 지키고 싶은 핵심가치가 있다. 사람을 우선시하고 각각의 호텔에서 제공하는 경험이 특별하길 원하는 것. 이들은 ACE Hotel이 겸손하고 조용하며 너무 화려하지 않기를 원하지만 사람들이 “발견했다”고 느끼는 장소가 되길 바라고 있다.

참고

B 매거진 <ACE 호텔편>, 2014년 9월

B 캐스트 <ACE 호텔편>, 2017년 7월

‘힙’과 ‘핫’ 사이, 시작된 언더의 역습, 한국경제매거진, 2018년 9월

안준철의 트렌드 읽기. 말을 걸어오는 호텔, NextDaily, 2017.05.23.

에이스 호텔 공식 사이트

ACE Hotel Review, 브런치, Jeanne, 2018년 9월

시애틀에서 시카고까지, ACE가 일으킨 창조의 바람, 브런치, 김아영, 2017년 6월

뉴욕 에이스호텔, 브런치, Panda, 2016년 2월

힙스터를 위한 미국 에이스호텔 체인 1탄, 브런치, 호텔스컴바인 맥스, 2018년 5월

Written by 윤병훈, SADI (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

나는 랩 비즈니스를 한다 – 스윙스 저스트뮤직 (Just Music)

힙합은 더 이상 비주류 하위 문화가 아니라 대중문화로 자리잡았다. 예전 과도기에 있던 여러 대한민국의 힙합 레이블 중에서, 2009년에 정식 창립된 스윙스(문기훈)의 저스트 뮤직(Just Music)을 다뤄보았다. 항상 자신은 ‘랩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스윙스의 언행들이 흥미로워 디자인 싱킹 3기어에 맞추어서 이해해보려 한다.

Hiphople LE_Magazine 인터뷰 (http://hiphople.com/interview/9887172)

기어 1: 팀 빌딩과 니즈 파악

현재의 저스트 뮤직은 창립 당시 멤버와 많이 다르다. 처음엔 제이통, 싸이코반 등의 멤버들과 시작했지만, 제대로 된 앨범을 내지 못한 채 대부분 탈퇴하였다. 스윙스는 자신의 리더십이 문제였다고 말하면서 용기있게 부족함을 인정했다.

이 때 한가지 큰 변화가 일어난다. 당시에는 이미 존재하는 힙합 레이블에 들어가길 원하는 래퍼들이 스스로 지원하여 소속되는 형태였다. 하지만 스윙스는 이와 반대로 직접 래퍼들에게 찾아가며 팀 빌딩을 진행했다. 그는 이때 ‘솔직함’과 ‘대범함’이라는 방향성을 확고히 잡았고,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멤버들을 저스트 뮤직이라는 브랜드로 묶었다.

당시의 힙합 씬은 소규모였기에, 비주얼 퀄리티가 조금만 높아도 대형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될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대중성을 강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이었다. 대신 힙합 본연의 솔직하고 강렬한 매력이 반감되었다. 저스트 뮤직은 힙합에 대해서 채워지지 않은 니즈를 파악했고, August frogs라는 스튜디오와 함께 수준 높은 뮤직비디오 작업과 브랜딩 작업을 진행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저스트 뮤직의 첫 번째 컴필레이션 앨범 ‘Ripple Effect (파급효과)’는 힙합 마니아층을 넘어 일반 대중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고, 이를 통해 대중의 니즈를 확인했다.

기어2: 콘셉트의 시각화

첫 컴필레이션 앨범을 통해 검증된 대중의 반응을 토대로 저스트 뮤직은 콘셉트를 굳혀 나갔다. 힙합은 젊은 세대의 유행을 이끄는 동시에 유행에 예민하다. 오늘의 새로운 것은 내일의 지루한 것이 되어버리기에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야 했다. 그는 이 시점 힙합 플레이어(커뮤니티)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한다. “우리는 저스트뮤직이고, 현재 9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되어 있어요.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는 집단이에요.”

그는 각자의 개성을 팀에 녹아드는 것이 아닌, 팀 안에서 자유롭게 활개치도록 했다. 뭉쳐지지 않는 모습 자체를 저스트 뮤직의 모습으로 만들려 했다. 이렇게 저스트 뮤직은 솔직함과 대범함을 ‘새로움’과 ‘자유로움’으로 구체화시켰다.

기어3: 전략적 비즈니스 디자인

저스트 뮤직의 비전이 녹아있는 활동은 3가지로 정리된다.

a.다작 – 도전:새로운 것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현 시대 미디어의 특성인 대중 매체의 접근성을 적극 활용하여 스윙스는 1년에 2개의 정규앨범을 냈고, 그 외 멤버들의 앨범, 피처링, 컴필레이션 앨범 작업, 믹스테이프 등 성공과 실패를 따지지 않고 계속해서 음악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모습은 대중에게 도전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b. 3개의 레이블 – 확장: 저스트 뮤직은 새로운 멤버를 기존 저스트 뮤직에 흡수시키지 않았다. 대신 기존 레이블에서 방향이 일치하는 일부 멤버만 새로운 멤버와 따로 합쳐져서 팀을 만들었는데, 마치 회사의 TF 같기도 하고 세계관을 공유하는 마블의 영웅들같기도 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이렇게 하여 생긴 것이 인디고 뮤직 (Indigo Music)위더플럭 레코즈드(WEDAPLUGG RECORDS)이다.

c. 미디어 활동 – 변화: 위에 언급한 여러 레이블을 합쳐 부르는 이름인 IMJMWDP는 힙합 뿐만 아니라 대중매체를 적극 활용한다. 스윙스와 멤버들은 매년 Mnet 에서 방송하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인 쇼미 더 머니에 도전자나 프로듀서로 참가하여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도전자로 나온 멤버들은 솔직함을, 프로듀서로 나온 멤버들은 대범함을 보여주며, 모두 다 함께 자유로움을 그려냄으로써 대중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각인시킨다. 또 딩고(dingo)라는 회사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멤버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유튜브에 개시하여 대중과 소통한다. 이러한 활동은 ‘팬과 음악’이란 관계를 ‘팬과 아티스트’의 개념으로 바꿔 팬층을 더욱 두껍게 만들었다. 다양한 미디어 활동은 더불어 과거 호랑이 같던 스윙스의 모습도 잊게 할 정도로 이미지메이킹에 성공했다.

마무리

디자인씽킹의 대상으로 힙합 레이블을 넣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이질감이 들진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저스트 뮤직이라는 힙합 레이블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획자와 디자이너와 마케터들은 배울 점이 많다. 저스트 뮤직의 첫 시작은 허세였지만, 곧 이어 찌질함을 말하는 솔직함에 대중이 공감했다. 솔직함을 세상에 외치는 자유로움으로 대중을 주도했고 결국 성공했다. 이러한 레이블의 형태와 활동은 동시대 또는 이후에 생겨난 다른 힙합 레이블인 aomg, 일리네어 레코즈 등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한다. 저스트 뮤직이 시장에서 성공한 데에는 대중이 원하는 니즈를 파악했고, 니즈를 구현하는 상품을 런칭했으며, 런칭된 상품을 다양한 형태로 확장했고 여러 창구로 의사소통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참고문헌

힙합 플레이야 인터뷰 (http://hiphople.com/interview/9887172)

hiphople (http://hiphople.com/news_kr/12728276?fbclid=IwAR1NYaa_NtuYWgHDO5fwnKmNoNFkB14G6YSa-5oP2uZcQ1a0Oinfkf-6j38)

August frogs (http://a-frogs.com/)

Wikipedia (https://ko.wikipedia.org/wiki/%EC%A0%80%EC%8A%A4%ED%8A%B8%EB%AE%A4%EC%A7%81)

Written by 오승빈, SADI (Samsung Art and Design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