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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다, 경영도 과학이다… 상식에 의문을 품어라

DML_Cards카지노 최대 고객은 관광객일까?

과학적 회의주의는 경영에도 꼭 필요한 덕목이다. 경영 현장을 지배하는 직감과 상식에 의문을 품고 관찰과 사실에 근거해서 의사 결정을 하면 경쟁자의 무리에서 벗어나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큰 카지노 중 하나인 하라스(2010년 시저스로 개명)가 좋은 예이다. 이 카지노는 1998년 최고운영책임자로 카지노 업계 경험이 전무한 게리 러브맨(Loveman) 하버드 경영대 교수를 발탁했다. 그는 카지노 업계의 모든 통념에 회의를 품고 데이터에 기반한 사실만을 근거로 의사 결정을 하는 분석 경영을 도입했다. 우선 고객들에게 포인트 카드를 발급한 뒤 사용 이력을 조회해 고객의 카지노 출입 빈도, 게임에 쓴 금액 등의 데이터를 축적했다.

이를 통해 하라스는 ‘카지노를 가장 많이 찾는 사람은 관광객’이란 통념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실제로 하라스에서 돈을 가장 많이 돈을 쓰고 간 사람은 도박 자체를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도박을 즐기는 사람은 어떤 부류였을까? 도박 중독자? 이 또한 틀린 가설이었다. 카지노 인근에 사는 목수나 교사같이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이에 따라 하라스는 기존 카지노들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기존 카지노들은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꾸미고 여행사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이에 반해 하라스는 ‘근처 지역에 살며 지속적으로 카지노를 방문해 취미로 도박을 즐기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한 사회인’을 타깃 고객으로 잡았다. 가족과 함께 찾을 수 있는 카지노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근 레스토랑이나 기업과 다양한 제휴를 통해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기에 앞서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는 자사 웹사이트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수천 가지의 실험을 거쳐 사이트의 디자인을 바꿔왔다. 디자인을 새롭게 바꾼 사이트(실험군)와 기존 사이트(대조군)를 고객들에게 노출시켜 고객 반응과 경매 낙찰 숫자 등을 비교한다. 실험 경영에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가설 개발→실험 설계→실험 실시→분석→결론 도출→재검증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과학 실험과 다를 바가 없다. 하라스의 러브맨은 “실험 때 대조군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충분한 해고 사유”라고 했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실험을 실시하지 않고 웹사이트를 변경했다는 이유로 몇 명의 웹디자이너를 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