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제는 교수님의 경험담이라고요.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10여년 전 문을 연 프리미엄 식료품 판매 매장에서 파스타를 사다가, 반년 후 동일한 제품을 싸게 파는 일반 매장을 발견해서 그곳에서 구매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 아내는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프리미엄 매장에서 사자고 제안했어요. 동일한 제품에 돈을 더 내려는 비합리적인 이유를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어요.”
2023.08.10
#행동경제학 의 비밀
– #절정#대미 의 법칙 의미와 실생활 적용
– 최고의 순간과 마지막 순간의 기억을 위한 #마케팅
– #주재우 교수 (국민대 경영학과) #kbs1라디오#라디오#KBS라디오#시사라디오#KBS1Radio#성공예감이대호입니다#성공예감#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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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Redelmeier, D. A., & Kahneman, D. (1996). Patients’ memories of painful medical treatments: Real-time and retrospective evaluations of two minimally invasive procedures. pain, 66(1), 3-8.
Abstract
Patients’ memories of painfu lmedical procedures may influence their decisions about future treatments, yet memories are imperfect and susceptible to bias. We recorded in real-time the intensity of pain experienced by patients undergoing colonoscopy (n = 154) and lithotripsy (n = 133). We subsequently examined patients’ retrospective evaluations of the total pain of the procedure, and related these evaluations to the real-time recording obtained during the experience. We found that individuals varied substantially in the total amount of pain they remembered. Patients’ judgments of total pain were strongly correlated with the peak intensityof pain (P < 0.005) and with the intensity of pain recorded during the last 3 min of the procedure (P < 0.005). Despite substantial variation in the duration of the experience, lengthy procedures were not remembered as particularly aversive. We suggest that patients’ memories of painful medical procedures largely reflect the intensity of pain at the worst part and at the final part of the experience.
Keywords
Medical treatment and pain; Memory; Colonoscopy; Lithotripsy; Pain intensity

“We found no significant correlation between the duration of the procedure and retrospective evaluations—a striking illustration of Duration Neglect.” (pg. 6)
“Patients’ retrospective evaluations were strongly correlated with Peak Pain and End Pain.” (pg. 6)
“In accord with laboratory research, patients’ memories of the overall pain of both colonoscopy and lithotripsy were characterized by Peak and End Evaluation and Duration Neglect…” (pg. 7)
“The discrepancy between people’s real-time and retrospective evaluations is not surprising given the limitations of human memory and judgment.” (pg. 7)
“Peak and End Evaluation and Duration Neglect have significant implications for how clinicians conduct painful medical procedures.If the objective is to reduce patients’memory of pain, for example, lowering the peak intensity of pain could be more important than minimizing the duration of the procedure. By the same reasoning, gradual relief may be preferable to abrupt relief if patients retain a less aversive memory when the intense pain does not occur near the end of the procedure. In contrast, if the objectiveis to reduce the amount of pain actually experienced, conducting the procedure swiftly may be appropriate even if doing so increases the peak pain intensity and leaves patients with a particularly aversive memory.” (pg. 7)

이 이론은 일상적인 경험에도 명확히 적용된다. 나의 경우, 과거의 두 가지 연애 경험을 대조해 보았을 때 피크엔드 법칙의 작용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첫 번째 연애 상대였던 A와는 잦은 갈등으로 서로에게 많은 상처를 주었지만,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특별한 이벤트로 가득한 인상 깊은 순간(Peak)이 많았다. 또한 이별의 순간(End)마저 강렬한 감정적 여운을 남겼다. 반면, 두 번째 연애 상대였던 B는 늘 정서적 안정감을 주었으며 갈등 없이 배려하는 성숙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데이트 과정에서 감정의 고점이 될 만한 인상적인 추억은 부족했다.
두 관계를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평가한다면, 정서적 소모가 적고 평온했던 B와의 연애가 훨씬 건강한 관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회상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결과는 달라진다. 감정적 고점(Peak)이 높았고 이별의 여운(End)이 강했던 A와의 연애를 더 그리워하며, 당시의 힘들었던 기억조차 미화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 이론을 접하기 전까지는 A를 더 깊이 회상하는 이유가 단순히 교제 기간이 더 길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경험에 대한 평가는 경험의 길고 짧음보다는 강도가 중요하다는 점과 함께, 인간의 뇌가 얼마나 강렬한 인상과 마지막 순간의 휴리스틱에 취약한지 깨닫게 되었다. 이제 나는 과거의 경험을 평가할 때 피크엔드라는 감정적 편향에 휩쓸려 본질을 놓치지 않도록 경계하려 한다. 나아가 마케팅적 측면에서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는 고객 여정 전반의 평균보다는 강력한 임팩트를 주는 한순간과 깔끔한 마무리가 필수적임을 이해하게 되었다. 이 이론은 실생활에서 타인이 평가하는 나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유용한 전략적 열쇠가 될 것이다.
지난 2월,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되었던 서브컬처 종합 행사 ‘일러스타 페스’에 방문했었다. 나는 평소에 서브컬처 문화를 적극적으로 향유하고, 취향이 확립되어 있어 행사에서 구매를 노리고 있었던 굿즈가 명확히 정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해당 굿즈들을 여유롭게 구매하기 위해 행사 시작 시간 이전에 킨텍스에 도착했다. 하지만 당시 운영상의 문제로 입장줄 관리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아 줄을 서는 데만 무려 3시간이 소요되었다. 반면 행사장에 입장해서 굿즈를 구매하고 행사장을 쭉 둘러본 시간은 2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입장 시간이 늦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구매하고 싶었던 굿즈는 전부 구매했었지만, 객관적인 수치를 보면 고통스러웠던 대기시간이 행사를 즐긴 시간보다 훨씬 길었기 때문에 부정적인 경험으로 남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날의 경험들은 아직까지 나에게 즐거웠던 경험으로 남아있다.
이는 행동경제학의 피크-엔드 룰 (Peak-End Rule)로 설명할 수 있다. 행사장에 도착해서 행사장을 나가기까지의 5시간 중에서, 나에게 제일 최고였던 기억(Peak)은 역시 사고 싶었던 굿즈를 사고 좋아하는 작가님께 직접 사인을 받았던 긍정적 기억이었다. 마지막 기억(End) 또한 행사장을 나오면서 예쁘고 멋진 옷을 입은 코스플레이어들을 보면서 ‘덕후’로서의 고양감을 느꼈던 긍정적 기억이었다. 결국 나의 뇌는 고통스러웠던 ‘3시간의 대기’ 보다는 강렬했던 ‘굿즈 구매, 사인’과 마지막의 ‘고양감’을 더 강하게 저장한 것이다. 이처럼 피크와 엔드의 강렬한 긍정적 정서는 더 길었던 고통의 시간을 압도하고 일러스타 페스를 ‘다시 가고 싶은 행사’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영상에서 언급되었던 “동영상이 아닌 사진으로 기억한다”라는 점도 이 경험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대기줄을 서는 3시간 동안은 길게 늘어선 줄 사진을 한 장만 찍었지만, 행사장 입장 후 2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에는 흥미로운 굿즈, 예쁜 일러스트를 볼 때마다 사진을 찍고 다녔었다. 이후에 갤러리를 넘기다가 당시 행사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다시 보았는데, 줄을 섰을 때의 고통보다는 원하는 굿즈를 샀을 때의 짜릿함과 예쁜 일러스트를 봤을 때 느꼈던 긍정적 경험이 더 강렬하게 느껴졌다. 즉 우리 뇌는 그 날을 ‘3시간짜리 지루한 동영상, 2시간 미만의 즐거운 동영상’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한 장의 지루했던 순간, 수십 장의 즐거웠던 순간’으로 보는 것이다.
이 경험은 경영학을 전공하며, MD를 꿈꾸는 나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주었다, 그 어떤 비즈니스에서도 고객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좋은 경험만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나의 사례처럼 확실한 ‘피크’와 좋은 여운을 남기는 ‘엔드’를 전략적으로 설계한다면, 불가피한 약점조차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발걸음을 다시 이끌게 하려면, 합리적인 계산만이 아닌 사람들의 기억에 가장 남는 순간을 최대한 쾌적하고 즐거운 경험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